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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 소환된 용사의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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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뢰의사신
작품등록일 :
2016.11.24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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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8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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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6.16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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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2-36

DUMMY

완전히 끊어내지 못한 걱정을 사슬마냥 매단 채 걸어서 저택에 다다랐다. 이제는 숨길 생각도 없는 건지 아낌 없이 뿜어져 나오는 불길한 기운 때문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앞서가던 일행들은 우리를 집어삼킬 듯이 뻐끔히 열린 문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중간에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던 건 그만큼 라뮤를 믿는다는 뜻인 걸까. 그렇다면 나는 라뮤의 동료로서는 이들보다 훨씬 뒤쳐진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라뮤에 대한 사랑만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으니 상관 없지.


“이쪽으로.”


저택의 어둠에 녹아들 듯 케티가 소리 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확실친 않지만 어제도 걸었던 기분이 드는 길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길은 역시 기억에 있는 곳에 닿아 있었다.

케티가 낡은 문고리를 돌리자 문 너머에서 스산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타난 방 안에는 어제와 같은 자세로 앉아있는 집사장이 있었다.

우리를 본 집사장은 어째서인지 놀란 표정이었다.


“연락도 없이 갑자기 어쩐 일이신지...? 일단 들어오십시오.”


집사장의 허가를 받고 우리는 방 안으로 들어갔다. 어제도 느꼈었지만 저택을 관리하는 지위에 있눈 사람의 방치고는 너무 좁고 허름했다.

우리 네 사람이 들어가자 사람 한 명 빠져 나오기도 곤란할 정도로 방 안이 가득 찼다.

우리가 모두 방 안으로 들어가자 케티가 문을 닫았다. 처음부터 기척을 느끼기 힘들었던 터라 닫힌 문 너머에 케티가 있는지 이미 돌아갔는지 알 수 없었다.


“준비가 안 되어서 대접해 드리지 못해 송구합니다.”


말과는 달리 집사장은 우리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책상 위의 서류만을 눈으로 훑고 있었다. 명백히 불청객 취급이구만.

불안한 마음애 슬그머니 옆을 살펴봤더니 벌써부터 나에의 상태가 심상치 않아 보였다. 여전히 끓는점이 낮은 아가씨였다.

혹시라도 다짜고짜 손을 쓰는 일은 없겠지만 괜히 열을 내봤자 너구리 같은 집사장의 페이스에 말릴 뿐이다. 냉정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뭐라고 하면 결과적으로 나만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을 것 같으니 세라씨가 잘 커버해 주길 빌 수밖에.

염을 담아서 세라씨에게 눈빛을 보내자 세라씨는 생글생글 웃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전혀 전해지지 않은 것 같지만 귀여우니까 그냥 넘어가도록 했다.


“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십니까?”


“어젯밤이라. 어떤 일을 말하는 건지 모르겠소만.”


집사장은 아무런 표정의 변화도 없이 말을 넘겼다. 하지만 한 순간 써내려가던 펜이 멈춘 것을 놓치지 않았다.


“시치미 떼지마 이 영감탱이야!”


말릴 틈도 없이 나에가 집사장에게 소리쳤다. 나야말로 소리치고 싶은 기분이었지만 나에를 보고는 머리가 식었다.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나에의 무례한 말에도 집사장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특별한 용건이 없다면 오늘은 돌아가 주시지 않겠소? 일이 밀려 있어서 말입니다.”


본론을 꺼내기도 전에 집사장은 우리를 쫓아내려했다.


“하아? 먼저 우릴 부른 건 당신이잖아!?”


“제가 말이오? 그런 적 없소만.”


화난 나에의 말에 집사장은 그제야 손을 멈추고 우리를 봤다.

역시 그랬던 건가. 지금 집사장이 연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니라면 일의 양상이 달라진다.

어제는 분명 케티가 ‘집사장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오늘은 ‘주인님이 기다린다.’고 말했다.

이 저택의 실질적인 주인이 집사장이라면 틀린 말도 아니겠지만 지금 집사장의 태도를 봐선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케티가 말한 주인이란 누구일까. 이미 사망한 남작을 말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이 모든 사태의 원흉. 플루아를 뒤틀어버린 존재.

모두를 바꾸어버린 악마가 케티가 말한 주인님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렇다면 악마는 도대체 왜 우리를 집사장과 만나게 한 거지?

...아니, 지금은 생각 해도 알 수 없는 일에 신경을 쏟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어찌됐든 집사장도 숨기고 있는 것은 있을 테니 그걸 알아내는 게 먼저지.

일부러 꼬아서 말하는 것은 특기지만 지금은 그럴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다.


“이 자들은 용사들입니다. 이러면 무엇 때문에 온 건지 아시겠죠?”


내 말에 드디어 집사장의 표정에 변화가 생겼다.


“당신들도 이 곳에 악마가 있다는 헛소문을 듣고 찾아온 것이오?”


집사장의 얼굴에 떠오른 것은 불쾌함으로 덕지덕지 덧씌워 기운 초조함이었다. 용사라는 이야기를 듣고 보인 반응으로 봐선 집사장 역시 우리들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되겠지.


“어째서 헛소문이라고 단정 짓지?”


“제 말이 틀렸다고 생각한다면 이 늙은이를 베시오. 그러면 다 알게 될 테니.”


길의 추궁에 집사장은 단호한 태도를 취했다.


“나는 당신이 악마라고 한 적 없다. 그래 예를 들면... 남작 영애는 어떻다고 생각하지?”


“아가씨에게는 손 끝 하나 대지 마시오...!”


도발하듯 말하는 길에게 집사장이 굳은 표정으로 쏘아붙였다. 하지만 그 태도만으로 이미 내가 원하던 대답이 어느 정도 보였다.


“어째서지? 내가 봤을 때 가장 수상한 건 남작 영애이다만?”


“그럴 리 없소. 내가 보장하지.”


“그녀가 아니라면 다음은 당신인데.”


“흥. 그 헛소문을 믿는다면 아까도 말했듯이 날 베어도 좋소.”


집사장은 태도를 바꾸지 않고 강건하게 버텼다. 들었던 바로는 집사장은 애스메랄다를 탐탁치 않게 여겼다고 했던 것 같은데...

이 저택을 얻는 데에 가장 방해가 되는 것이 남작의 자식인 그녀였을 테니까. 하지만 지금의 태도를 봐선 오히려 그녀를 지키려는 것처럼 보였다.


“어째서 그녀를 감싸지? 지금껏 눈엣가시로 여기지 않았나?”


“그건...”


내 생각을 대변하는 듯한 길의 공세에 집사장의 말문이 막혔다. 여기서 더는 빠져나갈 구멍을 줘선 안 된다. 조금의 틈이라도 보인다면 어떤 식으로든 빠져나갈 지도 모르니까. 그랬다간 또 이야기가 귀찮아질 거다.

본의는 아니지만 지금은 길을 응원해야지.


“이제 그만하도록 해요.”


그 때 지금껏 잠자코 있던 세라씨가 천사 같은 미소와 함께 불쑥 입을 열었다.


“...무슨 짓이지?”


맥이 끊긴 길의 짜증 섞인 목소리에도 세라씨는 웃음을 지우지 않았다. 그리고 모두의 주목을 받으며 집사장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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