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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 소환된 용사의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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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뢰의사신
작품등록일 :
2016.11.24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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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6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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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6.2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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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2-41

DUMMY

가장 먼저 우리에게 도달한 괴물은 길의 검에 깔끔하게 두 동강이 났다. 하지만 그 시체가 땅에 닿기도 전에 다음 또 다음으로 계속해서 괴물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너무나도 압도적인 수의 폭력이 우리를 덮쳐왔다. 눈 앞이 껌껌해질 정도로 아득한 수였다. 눈을 한 번 감았다 뜨는 것만으로도 순식간에 검은 격류에 휩쓸릴 것 같았다.

그러나 어둠을 찢어발기는 세 자루의 빛과 날카로운 은색 궤적에 막혀 산화했다.

끝 없이 짓쳐드는 창과 비할 바 없이 견고한 방패의 공방과 같은 형세였다. 이대로는 어느 쪽이 먼저 꺾일지를 겨루는 소모전이 이어질 뿐일 것이다.

단지 내 착각일지도 모르겠지만 꽤나 많은 수의 괴물들이 쓰러졌지만 수가 줄은 것 같지가 않았다.

수가 너무 많아서 티가 나지 않는 걸지도 모르지만 뭔가가 다른 기분이 들었다.


“하아앗!”


강한 기합과 함께 길이 검을 크게 휘두르자 길의 앞 공간이 하얀 빛에 휩싸이며 폭발했다. 폭발에 휩싸인 괴물들은 블록 장난감처럼 조각나서 사방으로 비산했다. 쓰러진 괴물들이 있던만큼 빈 공간이 생겼지만 오래지 않아 다른 괴물들로 채워졌다.


“쯧. 역시 그런가.”


길은 시야를 가득 메운 괴물들을 마음에 들지 않는 듯이 보며 혀를 찼다.


“적들이 너무 많아요!”


“어머어머. 이대론 끝이 없겠네요.”


“그래. 이대론 안되겠지.”


나와 같은 결론에 도달한 모양인지 길은 큰 기술로 괴물들을 베는 대신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공격을 막고만 있었다.


“잘 들어라. 우리가 벤 괴물들은 금방 다시 살아난다. 그러니 힘을 낭비하지 말고 방어에 전념해라.”


“네,넷!”


“라저~예요.”


길의 지시에 라뮤와 세라씨는 재빨리 물러나 길의 옆에 섰다. 그 뒤를 이어 알렉스도 크게 베어 괴물들을 떨쳐내고는 합류했다.

나를 둘러 싸듯 아치 형태로 자리를 잡은 네 사람은 압도적인 괴물들의 수에도 밀리지 않고 버텨냈다.

지금으로썬 이렇게 진형을 유지한 채 다음 수를 생각할 시간을 버는 게 최선일 것이다. 나도 길의 생각과 마찬가지로 괴물들이 계속해서 생겨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있는 이 공간은 현실의 남작 저택과 똑같았다. 그렇다면 넓이도 똑같을 것이다. 저택 부지 내에 아무리 많은 괴물들이 밀집해 있다하더라도 네 사람이 쓰러뜨린 수를 생각하면 줄어들지 않는 게 이상한 거다. 하지만 실제로 그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아무리 쓰러뜨려도 밟을 땅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빼곡히 들어찬 괴물들의 수가 줄어들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생각할 수 있는 건 한 가지다. 줄어든 수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괴물들이 채워지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네 사람이 쓰러뜨리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노 딜레이 리스폰이라니 밸런스 조절에 실패해도 한참을 실패한 게임이 아니라고.

이 상황에서 걸 수 있을만 한 건 악마의 힘이 다 해서 이 미친 리스폰이 끝날 때까지 버티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용사님.”


“길이면 돼. 뭐지?”


“그럼 길님. 부탁이 있습니다. 잠시면 되니 저택까지 길을 열어주실 수 없을까요?”


“...무슨 생각이지?”


“제가 직접 아가씨를 구하러 가겠습니다.”


“너에겐 무리다.”


길은 알렉스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다. 확실히 이 괴물들의 바다를 뚫고 저택 인으로 들어선다 해도 알렉스 혼자선 디 그리스에게 당해낼 수 있을리가 없다. 길이 반대하는 건 당연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알렉스는 거기서 물러서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대로 있을 수는 없잖습니까?”


“기다려라. 이대로 디 그리스의 힘을 소진시키면 저 괴물들도 사라질 거다.”


“그럴 수 없습니다! 그 때까지 아가씨가 무사하실리 없다구요!”


“그녀는 인질이다. 우리를 해치울 때까지 손을 댈 리 없어.”


“하지만...!”


길의 말에도 알렉스는 납득하지 못했다. 애스메랄다 때문에 평정을 잃은 알렉스에게선 평소의 마이페이스적인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길, 세라씨, 라뮤. 세 사람이라면 알렉스가 저택까지 갈 동안은 충분히 길을 열 수 있을 거야.”


“드렉, 너...”


“네 생각은 알겠지만 디 그리스의 힘이 다하기 전에 우리들이 먼저 쓰러질 경우도 생각해야 돼. 아가씨가 인질이 아니라 목적 그 자체라면 이렇게 시간을 끄는 동안 모든 게 다 끝나 있을 수도 있고.”


길의 눈총을 받으며 있을 법한 일들을 적당히 내뱉었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아무래도 좋았다. 단지 이렇게 고착되어서 내 발이 묶이는 걸 원치 않았을 뿐이었다. 대단원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이야기를 움직이게 해야한다.


“...길게는 못 버틴다. 우리가 저 괴물들이 저택에 들어가는 걸 막는 동안 남작 영애를 구해와라.”


“네...! 반드시.”


길이 검을 고쳐쥐며 알렉스에게 말했다. 다행히 생각을 바꿔 준 모양이었다.


“세라. 라뮤. 준비는 됐겠지.”


“네~”


“준비 됐어요!”

두 사람의 대답을 들은 길이 나를 돌아봤다.


“살고 싶으면 우리에게서 떨어지지 마라.”


“말 안 해도 그럴 셈이야.”


“그럼 간다. 셋...둘...하나!”


길의 신호와 동시에 세 명의 용사가 발하는 빛의 양이 크게 늘어났다. 눈이 부셔서 똑바로 처다볼 수 없을 정도였다.

다음 순간 세 명의 기합소리가 겹쳐지며 지축을 뒤흔들 정도로 위력적인 공격이 괴물들의 한 가운데를 꿰뚫어 열었다.


“지금이다!”


길의 외침과 동시에 우리들은 뻥 뚫린 정원을 달려나갔다. 나는 뒤쳐지지 않도록 전력을 다해 달렸다.

워낙 위력적인 공격이었기에 뚫린 길이 다시 막히기까지 어느 정도는 시간을 벌 수 있었다. 중간 중간 방해하는 괴물들론 달려가는 네 사람을 막을 수 없었다.

모세의 기적처럼 열린 길을 무사히 건너 저택에 도달하자 용사들은 저택을 등지고 성난 파도처럼 몰려오는 괴물들을 막아섰다.

알렉스는 그런 그들을 뒤로하고 계속해서 달려 저택의 문을 열었다.


“드랙씨!”


저택 안으로 들어가기 전 알렉스가 내 이름을 불렀다. 함께 가자는 건가. 나는 그런 알렉스를 향해 이유를 묻지 않고 달렸다.


“드렉 형!”


예상치 못한 나와 알렉스의 행동에 세 사람이 놀란 듯 돌아봤지만 달려드는 괴물들 때문에 내 행동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윽고 저택의 입구에 도달하자 알렉스가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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