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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 소환된 용사의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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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뢰의사신
작품등록일 :
2016.11.24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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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3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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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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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6.25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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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2-43

DUMMY

디 그리스의 공격을 검으로 막은 알렉스가 튕겨져 날아갔다. 땅에 부딪히기 전에 자세를 바로잡고 착지했지만 위태로워 보였다.

반면에 디 그리스는 상처 하나 입지 않았다. 힘의 차이가 너무나 역력했다.


“어서 아가씨를 데리고 가십시오!”


비틀거리며 검을 지팡이 삼아 일어난 알렉스가 다급하게 외쳤다. 그 소리에 반응한 디 그리스가 휘두른 손톱을 알렉스는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빠져나왔다.

알렉스가 디 그리스를 유인한 덕분에 예배당을 빠져나갈 길이 생겨 있었다. 가려면 지금 가야 했다.


“으...응..”


전투의 소음 탓에 늘어져있던 에스메랄다가 천천히 눈을 떴다. 나는 부축하고 있던 손을 조심스레 놓아서 에스메랄다를 땅에 앉혔다.


“여긴...”


정신이 든 에스메랄다의 눈이 디 그리스와 싸우고 있는 알렉스를 포착했다.


“...알렉스!”


“큭, 아가씨!”


두 사람의 시선이 교차하고 선혈이 튀어오른다. 잠시 에스메랄다에게 정신을 팔린 사이 디 그리스의 손톱이 알렉스의 가슴에 얕은 상처를 남겼다.


“드렉씨! 뭐하고 계십니까?! 어서 아가씨를!”


“......”


알렉스는 에스메랄다를 놓은 나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하지만 나는 움직이지 않고 상황이 흘러가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

지금부터 일어날 일의 의미를 확인해야 한다. 그 어떤 비극이 되더라도 눈을 돌리지 않고 귀를 막지도 않은 채 있는 그대로.

알랙스는 곧 한계에 달했다. 여기에 오기 전부터 부상을 당해 있었던 터라 지금까지 버틴 게 기적같을 정도였으니까.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든지 꺾인 무릎에 억지로 힘을 넣으며 알렉스는 검을 들었다. 하지만 이미 더 이상의 전투는 무리였다.

디 그리스의 무자비한 공격이 알렉스를 강타했다. 들고 있던 검으로 막았지만 검은 기세를 버티지 못하고 부서져 비산했다.


“드레에에엑!”


원망이 가득 담긴 노호성을 내뱉으며 알렉스는 매섭게 나를 노려봤다. 약속대로 움직이지 않은 나에 대한 감정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 했다.

하지만 다음 순간 알렉스의 눈에서 빛이 사라졌다. 무자비한 디 그리스의 손이 알렉스의 가슴을 꿰뚫고 있었기 때문이다.


“알렉스으으으으으!”


에스메랄다의 비통한 절규가 예배당을 가득 메웠다. 막무가내로 알렉스에게 달려가려던 에스메랄다였지만 얼마 못 가 다리가 풀려 넘어지고 말았다.

알렉스는 축 늘어진 채 디 그리스의 팔에 매달려 있었다. 알렉스와 에스메랄다의 모습에 가슴이 술렁였다. 그렇지만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눈 앞에 펼쳐진 너무나도 잔혹한 현실에 흔들리지 않으려 있는 힘껏 주먹을 쥐었다. 예상했던 비극이었지만 현실이 되니 역시 냉정하게 있을 수가 없었다.


“아,알렉...스...!”


에스메랄다는 잔해에 긁혀 상처가 나는 것도 아랑곳 않고 기어서 알렉스에게 가려고 하고 있었다.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난 거지? 도대체 무슨 목적이 있어서 끔찍하디 끔찍한 일을 벌인 거냔 말이다.

이런 상황이 일어날 거란 건 예상했지만 어째서 이런 상황이 일어나야 했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괴로울 거란 걸 알고서도 기다렸다. 하지만 여전히 알 수가 없었다.

더는... 참을 수가 없다.

알렉스의 시체릉 매단 채 디 그리스가 우리쪽으로 몸을 돌렸다. 알렉스의 몸이 힘 없이 흔들렸다.


“이제 그만해. 더 이상 뭘 하려는 거냐? 디 그리스...아니.”


나는 이를 악물고 튀어나오려는 욕지거리를 집어 삼키며 말했다.


“알렉스.”


“이런이런. 들켜버렸나요?”


나를 향해 다가오려던 디 그리스가 움직임을 멈췄다. 그 대신 디 그리스의 손에 꿰뚫려 있던 알렉스가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


“...에...?”


에스메랄다가 넋이 나간 것처럼 알렉스를 올려다봤다. 머리가 상황을 따라가지 못해서 사고가 정지한 거겠지.


“신경 써서 빈틈 없이 연기했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어떻게 아신 거죠?”


있을 수 없는 형태로 머리를 꺾어 나를 똑바로 쳐다보며 알렉스가 말했다.


“알려주시겠습니까?”


“...처음 만난 날. 넌 곧장 내게 와서 의식에 대해서 물었었지.”


테스카가 멋대로 치룬 의식이 끝난 후에서야 찾아온 알렉스가 그것에 대해 아는 것이 계속 마음에 걸렸었다. 그 의식에 대해 아는 건 나와 테스카... 그리고 플루아의 악마 뿐일 터였으니까.


“그것만이 아냐. 저택의 모두가 저주를 받아 변해버렸지만 딱 한 사람 예전과 변함 없는 사람이 있더군. 그게 바로 너였어.”


카티아가 말한 과거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에서 별 차이를.느끼지 못했다. 집사장의 말대로라면 알렉스도 저주때문에 뭔가 변한 점이 있어야 하거늘 말이다.


“게다가 넌 늘 에스메랄다에게 붙어다니면서도 한 번도 사고를 당한 적이 없었다더군.”


에스메랄다가 스스로 고립되기를 원했던 이유. 그건 자신의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고로 모두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누구보다도 가까이 있던 알렉스가 그런 적이 없다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게다가 처음 저택에 왔을 때에 나는 악마의 공격을 받았다. 하지만 방금 전 길이 에스메랄다에게 검을 휘둘렀을 때는 아무런 일도 없었다.

그 두 일의 차이점을 생각해 봤더니 전자는 알렉스가 움직이지 않았었다. 반면에 후자의 경우엔 알렉스가 검을 뽑아 길을 위협하고 있었다.

알렉스가 직접 움직였을 땐 악마가 공격해오지 않은 것이다. 에스메랄다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고 말이다.


“흐음. 겨우 그 정도로 잘도 제 정체를 알아챘군요. 칭찬이라도 해 드려야겠습니다.”


“뭐 사실 그런 것보다 더 확실한 이유가 있었지.”


“호오. 그게 뭡니까?”


“나는 이유 없이.웃으며 다가오는 것들은 믿지 않거든.”


물론 새라씨는 제외다.


“흣, 흐하하하하핫!”


알렉스의 모습을 한 디 그리스가 정말로 재밌다는 듯이 광소를 터트렸다.


“그거 참. 제가 큰 실수를 했군요. 다음부터는 조심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이 있다면 말이지. 그것보다 이젠 내가 물을 차례다.”


절로 말라가는 목으로 마른침을 삼키며 말을 이었다.


“어째서 이런 일을 벌인 거지? 뭐가 목적이야?”


“아. 목적 말입니까? 그건 말이죠. 바로-”


디 그리스의 얼굴에 기분 나쁜 미소가 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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