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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 소환된 용사의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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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뢰의사신
작품등록일 :
2016.11.24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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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 프롤로그

DUMMY

사람은 누구나 길을 잃고 헤매인다. 길고도 짧은 인생의 길에서 발을 헛디뎌 경로를 벗어나는 일은 흔하디흔한 일이다.

중요한 것은 돌아갈 곳을 잃지 않는 것이다. 아무리 길을 벗어나더라도 다시 돌아올 수만 있다면 이 또한 앞으로 살아갈 인생의 양식으로 삼을 수가 있는 것이다.

나 또한 그렇게 될 거라고 믿으며 이 길을 나아가고 있다.

그건 그렇고 여긴 어디지...?

바쁘게, 혹은 느긋하게 걸어 다니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 나는 어느 쪽에도 끼지 못한 채 이리저리 밀리고 치이며 서 있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금 나는 길을 잃었다는 것이다.

어째서 지금 나는 홀로 이렇게 정처 없이 떠돌고 있는 것인가.

떠올려보면 그것은 너무나도 장황하고 스펙터클한,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대서사시.


-네놈은 날이 갈수록 허풍만 늘어가는군.-


시끄러 닥쳐.


어흠, 흠흠. 어쨌든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플루아를 떠나 마차로 이동하길 이틀. 우리는 작지만 활기가 넘치는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의 크기에 비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완전히 인구과밀 상태였다.

박식한 마빈의 설명에 따르면 큰 도시로 상품을 실어 나르던 상인들이 쉬어가던 중에 여행자들에게 조금씩 물건을 팔던 게 어느새 판이 커져서 이렇게 시장을 이루게 되었다고 한다.

덕분에 평범한 마을이었던 이 곳이 이렇게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곳이 되었다는 것이다.

단지 정착하는 사람은 그다지 없어서 마을 자체는 아직도 작은 채라는 듯 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이렇게 사람들로 미어터지게 된 거겠지.

원래대로라면 우리는 이 마을을 지나쳐 갈 예정이었다. 아직 해도 높았고 플루아에서 묶여 있던 동안 낭비한 시간도 만회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세상이 예정대로 모두 진행될 리가 없다. 어떤 사소한 일에도 예정은 틀어지고 계획은 무너지고 만다.

그리고 그 붕괴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은 줄곧 마차에 갇혀 있어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던 나에였다.

누군가 건들기만 해도 나를 물어뜯을 것처럼 사나워져있던 나에가 폭발하기 직전 발 디딜 틈 없이 빽빽이 늘어선 시장을 발견했다.

그 결과 나에는 나를 무는 것 대신 말릴 틈도 없이 여자들과 라뮤를 끌고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시장으로 달려갔다.

각종 생필품이나 무구류를 비롯해서 여자들이 좋아할 법한 옷이나 장신구들도 많이 팔고 있었기에 절호의 쇼핑찬스였다. 나에가 눈이 돌아 갈만도 했다.

세라씨와 에스메랄다도 흥미를 보이며 따라갔으니 당분간은 돌아오지 않겠지. 부디 함께 간 라뮤가 내가 자제하지 못할 만큼 귀여워져서 돌아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멀어져가는 여자들과 라뮤를 보며 길은 예상 외로 가만히 있었다. 일정을 서두르고 있던 터라 당연히 말릴 줄 알았는데 말야.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마빈도 마침 잘됐다며 식재료나 소모품들을 보충하겠다며 근처에 마차를 맡기고 시장으로 향했다.

결국 타이밍을 놓친 나와 길만이 덩그러니 남아 자리를 지키게 되어버렸다.

으음... 아무래도 이 녀석이랑 단 둘이 있는 건 거북하단 말이지.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게다가 플루아에서의 일전 이후로 길 녀석이 나를 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았다. 찔리는 구석이 있어서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불편했다.

그런 내 속내를 아는지 모르는지 길은 다른 곳을 쳐다보며 날씨 이야기를 꺼내듯이 태평하게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응?”


“그 날 물리쳤던 악마는 어째서인지 이미 빈사상태였던 것 같더군.”


“으,응? 그랬나아?”


예고도 없이 훅 들어온 묵직한 질문에 나도 모르게 수상쩍게 대답해 버리고 말았다. 제길 식은땀이 나잖아.


“도시 하나를 좌지우지하던 악마가 그렇게 간단히 죽다니 이상하지 않나?”


“어,음... 글쎄에...?”


심중을 알 수 없는 고요한 눈빛으로 나를 지긋이 쳐다보며 길이 물었다. 이 정도 되면 사실 이미 눈치 채고 있는 거 아닐까?

나는 필사적으로 시치미를 떼며 눈을 피했다. 젠장 누가 봐도 수상한 태도구만.

점점 조이듯 압박하는 길의 시선에 늘어나는 식은땀을 느끼며 어떻게든 화제를 돌리려 머리를 굴려 봤지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에에잇 이렇게 된 이상 이판사판이다.


“으아앗! 저기 네오 암스트롱 사이클론 제트 암스트롱 포다아아앗!”


영혼마저 떨릴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해 소리를 지르며 애먼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뭔지도 모를 소리를 지르는 내 절규에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한 곳으로 쏠릴 때도 길은 여전히 내 쪽을 향하고 있었다.

절망적인 순간, 하지만 나는 보았다. 길의 시선이 아주 살짝이지만 움직이는 장면을.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나는 곧장 주변의 지나가는 사람들 틈에 섞여서 특기인 기척을 지우며 걷기를 시전했다.

내 존재감은 이렇게 사람들 틈에 섞이는 것만으로도 쉽사리 흐려진다. 다른 사람들이 돌아올 때까지 잠시 주위를 돌아다니자. 당분간은 길과 단 둘이 되는 것은 피해야겠다.

그리고 그렇게 길과도 헤어져 사람들의 틈바구니에 끼어 있은 지도 제법 된 시간이 흘러 지금에 이른다.

그리고 지금 나는 길을 잃었다. 이른바 인생의 미아라는 것이다.


-미아보다는 낙오자가 더 어울리지 않은가.-


셧업


테스카의 신랄한 말을 자르며 인파에 쓸려가지 않기 위해 구석 쪽으로 힘겹게 걸음을 옮겼다. 이제부턴 어떻게 한담.

마빈이 돌아왔기를 빌며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갈 것인지, 아니면 쇼핑 삼매경일 여자들을 찾아 돌아다닐 것인지, 아니면 그냥 이대로 떠돌아다닐 것인지 정해야 했다.

으음... 어쩌지.


“아코.”


생각에 잠긴 채 천천히 걸어가던 중 배 언저리에 작은 충격이 느껴졌다. 딴 생각하느라 부딪힐 때까지 눈치 채지 못한 모양이다.

내려다보니 나풀거리는 옷을 입은 하얀 머리의 여자아이가 넘어져 있었다.

빈말로라도 우람하다고 할 수 없는 내게 부딪혀서 넘어질 정도로 가녀리고 작은 여자아이였다. 왠지 전에도 이런 구도를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일말의 불길함을 느끼며 넘어진 여자아이를 일으켜 주려고 손을 뻗었다. 여자아이도 딱히 거부하지 않고 내 손을 잡았다.

그 순간 눈에서 불똥이 튈만큼 강렬한 충격이 온몸을 덮쳤다.


“뜨하악!”


“우야앗!”


나만 충격을 받은 건 아닌지 여자아이도 이상한 비명을 지르며 펄쩍 뛰어 올랐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흐음... 이건 신성력인가.-


그 와중에도 테스카는 냉정하게 상황을 분석하고 있었다. 부디 내게도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해 주길 바라는 바다.


-저것의 신성력과 내 힘이 반발한 것뿐이다.-


친절한 설명 참 감사합니다.

그것보다도 신성력에 닿으면 이렇게 되는 건가. 플루아에서의 일 이후로 왠지 좀 더 악마적인 부분이 강해진 것 같아서 걱정이 앞설 따름이다.

그리고 테스카의 말에 따르면 내 손에 닿았던 손을 부여잡고 얼빠진 표정을 짓고 있는 이 아이는 신성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겠지.

역시 불길한 예감은 빗나가질 않는다. 엮이기 전에 얼른 도망가야지.

하지만 그렇게 마음먹은 순간에는 이미 모든 게 끝나 있었다. 어느 새인가 다가온 여자아이가 내 옷 소매를 꼭 부여잡고 어째서인지 반짝이는 눈으로 나를 올려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다.”


“야,야 이것 좀 놓고 이야기 하,하자.”


다시 힘이 반발할까봐 직접 손을 대지는 못한 채 소심하게 반항하고 있자 여자아이가 별이라도 뿜을 것처럼 눈을 빛내며 외쳤다.


“나는 찌릿찌릿을 느낀 것이다! 책에서 읽은 것이다! 이것은 운명의 상대인 것이다!”


“에에...?!”


요즘 아이들은 무슨 말을 하는지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너무 무섭다. 누가 좀 구해줘요...


작가의말

3권 소녀와 악마편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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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3-3 +2 18.11.29 156 10 8쪽
93 3-2 +4 18.09.05 213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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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2-40 +2 17.06.21 452 8 7쪽
80 2-39 +1 17.06.20 471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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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2-35 +2 17.06.14 547 14 7쪽
75 2-34 17.06.14 496 1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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