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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 소환된 용사의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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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뢰의사신
작품등록일 :
2016.11.24 22:57
최근연재일 :
2019.09.3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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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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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21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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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3-1

DUMMY

시간이 지나 흩어졌던 모두가 다시 한 자리에 모였다. 그 과정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결국 돌아와야 할 곳으로 나는 돌아왔다.

쇼핑을 갔던 여자들도 모두 만족한 표정으로 돌아와 흩어졌던 모두가 한 자리에 모였다. 처음엔 사이가 나빠 보였던 나에와 에스메랄다도 한 마차를 타고 함께 행동하는 동안 제법 가까워 진 듯해서 지금은 함께 쇼핑해온 전리품들을 보며 소녀처럼 들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염려했던 것처럼 그녀들의 한 가운데서 한껏 관심을 받으며 울먹거리고 있던 라뮤는 한계라는 것을 모르는 것처럼 끝도 없이 귀여워져 있었다.

어떻게 봐도 여성복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옷에 치렁치렁한 리본을 머리에 단 라뮤는 어엿한 미소녀가 되어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이대로 라뮤를 납치해서 세상의 끝까지 도망치고 싶었지만 나는 꼼짝도 하지 못하고 서 있을 뿐이었다.

그냥 이대로 아무도 나를 눈치 채지 못해줬으면 얼마나 좋을까...

차라리 라뮤에게 관심이 쏠려 있는 사이 도망이라도 쳐 버릴까. 응, 그러자. 그게 좋겠어.

그런 생각을 실행으로 옮기려고 했지만 내 소매에 족쇄처럼 들러붙은 무언가가 나를 방해했다.

그리고 그 잠깐의 틈이 결국 내 발목을 잡고 말았다.

나를 마치 없는 사람 취급하던 모두의 시선이 어느덧 나에게로 향해 있었다.


“그래서... 그 애는 누구죠?”


방금 전까지의 화사했던 분위기가 무색해질 정도로 심상치 않은 느낌의 에스메랄다가 나를 보며 물었다. 어째선지 플루아에 있었던 시절의 그녀가 떠올랐다.

잘못한 것도 없건만 괜시리 몸이 움츠러들었다. 이거 뭔가 숨겨둔 자식을 들켜서 추궁당하는 남편 같지 않아?


“야...! 너 이번엔 또 어디서 유괴해 온 거야?!”


나에는 당연하다는 듯이 나에게 누명을 씌웠다. 또라니 누가 들으면 습관적으로 유괴를 일삼는 것처럼 들리잖아. 내 존재조차 의심스러운 명예를 위해서라도 그런 발언은 그만둬 줬으면 좋겠다. 아무리 나라도 상처받는다고.


“미아인가요?”


처음 보는 아이라도 무심코 안심해버릴 듯한 포근한 미소를 지은 세라씨가 물끄러미 내 소매에 달라붙은 아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생각한 정답과 가장 근접한 세라씨의 말에 이 파티에도 아직 상식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며 기뻐하고 있었더니 이 사태의 주역이 내 소매를 잡아당기며 입을 열었다.


“나는 미아가 아니다.”


모르는 어른들이 잔뜩 있는 자리에서도 아이는 움츠러들지 않고 당당하게 말했다. 겁이 없는 거든가 아니면 이런 상황이 익숙한 것일 지도 모르겠다.


“그럼 역시 납치 된 거지?!”


아이의 말을 들은 나에가 내 멱살을 움켜쥐었다. 그러니까 어째서 그런 결론이 나오는 거냐고.

나에는 완전히 나를 범죄자 취급하며 당장이라도 나를 경비병에게 데려갈 기세였다. 나에 대한 신뢰는 1도 없는 거냐.


“...흠흠. 놀라서 조금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말았네요.”


숨 막힐 듯 한 압력을 뿜어내던 에스메랄다가 다시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와서 중얼거렸다.


“그렇죠. 설령 피가 한 방울도 섞이지 않았다고 해도 사랑만 있다면 친자식처럼 키울 수 있는 걸요. 암 그렇고 말구요.”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아무래도 건들지 않는 게 좋아 보였다.


“아가씨는 이름이 어떻게 되시나요?”


키가 작은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쪼그려 앉은 세라씨가 특유의 완벽한 미소를 띠우며 물었다.


“내 이름은 벨리아다. 원래는 더 긴데 특별히 벨리아라고 부르도록 허락할게!”


벨리아는 에헴하고 헛기침을 하며 가슴을 폈다. 다른 사람이 했으면 재수 없게 보였을 법한 행동이었지만 어린 아이다운 천진함이 묻어 있어서 귀엽게 보였다.

지금 상황만 아니었으면 나 또한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에게 멱살이 잡힌 채 유괴범 취급을 받으며 에스메랄다의 알 수 없는 중얼거림을 듣고 있는 지금의 나로서는 그럴 여유가 없었다.


“벨리아양은 무슨 일로 여기에 오셨습니까?”


지금까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마빈이 사람 좋은 표정으로 벨리아에게 물었다. 벨리아는 그런 마빈을 향해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낭군님을 따라 왔다!”


벨리아의 말에 이 공간의 공기가 순간 얼어붙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결국 이렇게 되어 버리는 건가.

정말로 사실과는 전혀 무관하지만 벨리아의 말만을 들었을 때는 나는 의심의 여지가 없이 범법자였다. 물론 나는 절대로 아니라고 주장할 테지만 주위의 모두가 유죄를 외치는 이 판국에선 티끌만큼도 먹힐 것 같지가 않았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단 한 가지. 손자병법의 서른여섯 번째 계책뿐이다.


“어이, 뭐라도 얘기해 보시지.”


오랜만에 내 두 다리가 아직 성한지 어떤지 시험해 보려던 순간 내 멱살에 가해지는 힘이 강해졌다.

그 앞에는 먼저 잡고 있던 나에가 질려서 물러날 정도로 굉장한 기백을 내뿜고 있는 에스메랄다가 있었다.

이 아가씨 캐릭터가 너무 많이 변하는 거 아니냐?


“자, 잠깐만 이거 놓고 이야기 합시다...! 뭔가 단단히 오해하고 있으신 거 같은데 말입죠...”


신상의 위협을 느껴 필사적으로 버둥대며 변명거리를 찾으려 머리를 굴렸다. 그런데 내가 왜 변명을 해야 하는 거지?


“오해가 아니다! 우리는 서로 운명의 상대인 것이다!”


에스메랄다가 뭐라고 반응하기도 전에 벨리아가 당당히 외쳤다. 에스메랄다의 저 서슬 퍼런 기색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말할 수 있는 건 솔직하게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단지 그 내용만은 여러 가지로 짚고 넘어가고 싶었지만.


“...그건 무슨 소리죠?”


“잘 봐라! 이게 그 증거인 것이다!”


에스메랄다의 질문에 벨리아는 맘에 드는 장난감을 자랑하는 어린아이처럼 눈을 빛내며 잡고 있던 내 소매를 놓고 내 손을 붙잡았다.


“끄아악!”


“으야아아-!”


아무런 대처도 하지 못하고 손을 잡힌 나는 뇌리를 꿰뚫는 강렬한 충격에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이 꼬맹이가 갑자기 무슨 짓이야!


“자 어떠냐!”


나보다 충격이 덜한 건지 금방 회복한 벨리아가 다른 사람들을 향해 기세등등하게 외쳤다.

어떠냐고 물어봤자 어른과 아이가 손을 잡고 사이좋게 비명을 질러댄 것 밖에 없는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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