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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 소환된 용사의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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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뢰의사신
작품등록일 :
2016.11.24 22:57
최근연재일 :
2019.09.30 20:06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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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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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29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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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3-3

DUMMY

에스메랄다와 조심스럽게 속닥거리고 있는 사이 사태를 방관하고만 있던 길이 감고 있던 눈을 뜨며 입을 열었다.



“볼 일이 끝났으면 어서 움직이자.”

길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가볍게 정리하고는 마차에 올라타려 하고 있었다.


“잠깐만!”


“뭐지?”


뭐긴 뭐야? 이 상황에서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갈 수 있는 건지 내 쪽이 더 묻고 싶었다.

오죽했으면 태클담당인 나에가 나서기도 전에 내가 먼저 나섰을까.

비단 이런 생각을 한 건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이런 곳에서 시간을 끌 여유는 없다고 말하지 않았나?”


“아니, 잠깐 너 말야...”


방금 전까지 자칫하면 유혈사태가 일어날 뻔했을 정도로 긴박했던 상황이었던 걸 알고는 있는 걸까. 어쩌면 방금 전에 눈을 감고 있었던 건 그냥 잠이나 자고 있었던 게 아닐까?


“야. 저 애는 어쩔 거야?”


기가 막혀 말문이 막힌 나를 대신해 나에가 벨리아를 가리키며 길에게 물었다. 이렇게 직설적으로 대신 말 해줄 사람이 있어서 정말로 다행이다.

나에의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옮긴 길이 심중을 알 수 없는 눈으로 벨리아를 보더니 말했다.


“데려간다.”


“아무리 그래도 버리고 가는 건... 뭐...?”


길의 말에 대꾸하던 나에가 갑자기 말을 멈췄다. 그리고는 고개를 한 번 갸웃거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아무리 갈 길이 바빠도 이런 어린 애를 버리고 가는 건 아니잖아? 우리도 엄연히 용사고 말이야.”


뭐야 잘못 들은 거였나. 순간 길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아무래도 내 귀가 잘못 되었던 모양이었다.

어울리지 않게도 아이를 좋아하고 남을 돌보는 게 특기인 나에가 벨리아를 혼자 두고 갈 수 없다고 길을 설득하려 하고 있었다.

나도 이 험한 세상에 저런 어린 아이를 두고 떠나는 거에 대해선 거부감이 들었다. 적어도 파출소에라도 맡겨둬야 뒷맛이 찝찝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이 세계에도 파출소가 있나?

길은 그런 나에를 보며 담백하게 말했다.


“그러니까 ‘데려간다’라고 말했을 텐데.”


“에...?”


길의 말을 들은 나에가 바보처럼 입을 헤 벌리고 멍청히 서 있었다. 그런 나에를 비웃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옆에서 보면 나도 똑같은 표정을 짓고 있을 게 뻔하니까.


“어머. 나에도 참.”


벌어진 나에의 입에서 침이 한 방울 흐르자 세라씨가 손수건으로 침을 닦아주었다. 그럼에도 나에는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에에에에에에!?”


잠시 후 마법이 풀린 것처럼 멍하게 서 있던 나에가 괴성을 질렀다.


“뭐야뭐야 어디가 아픈 거야? 머리가 이상해진 거야? 저 녀석에게 로리콘이라도 옮은 거야?”


한 번에 말을 쏟아내고는 나에는 자신의 몸을 감싸며 길과 나에게서 슬금슬금 물러섰다. 길의 반응이 평소와는 다르다는 것은 인정하는 바이다만 어째선지 자연스럽게 나를 로리콘으로 확정짓고 있지 않습니까.

은근슬쩍 나에게까지 데미지를 가하는 점이 나에답다면 나에답다고 해야 할려나.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원래라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벨리아를 버릴 터인 길이 어째서 저런 예상외의 대답을 한 것일까?

나에의 말대로 정말로 로리콘이 되어 버린 걸지도 모른다. 음 이게 제일 가능성이 높은가.


“...네가 그런 눈으로 나를 보는 건가. 충격이군.”


무심코 범죄자를 보는 눈빛으로 길을 바라보고 있자 길이 드물게 인상을 찌푸렸다. 왠지 모르겠지만 화가 나는군. 싸우자는 건가.

어떻게 하면 길에게 한방이라도 먹일 수 있을지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자니 에스메랄다가 손을 번쩍 들면서 앞으로 나섰다.


“저는 저 애를 데려가는 것에 반대합니다! 그도 그럴게 근처에 부모가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우리가 데려가서 헤어져 버리면 안 되잖아요?”


말을 마친 에스메랄다는 슬쩍 나를 보며 윙크를 했다. 내 말을 듣고 벨리아가 내게 위험한 존재라는 사실을 충분히 이해해 준 모양이었다.

게다가 하는 말도 딱히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우리 세계의 상식으로 생각해보면 이 경우엔 단순히 유괴 밖에 되진 않을 테니까.


“그거라면 문제없다.”


하지만 길은 물러서지 않고 벨리아를 보며 말했다.


“목적지는 세인테르비로 괜찮겠지?”


“우오오?! 어떻게 알았지? 아! 맞아 세인테르비! 빨리 돌아가지 않으면 안나한테 혼나는 거다!”


길의 말에 갑자기 떠올랐다는 듯이 벨리아가 안절부절 못하기 시작했다. 진짜냐...

마침 우리가 다음에 향할 곳도 세인테르비였다. 여신 아벨리아를 모시는 신성왕국 엔테르비와의 동맹의 증표로서 세워진 이 도시는 우리가 소환된 나라 렉시온보다는 엔테르비의 색이 짙게 배인 종교도시로서의 색채가 강했다.

과연 저 신성력으로 봐서는 엔테르비 쪽 사람이라고 생각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우리가 있는 지금 이 곳에서 엔테르비는 거리가 제법 멀기에 그보다 가까운 세인테르비를 떠올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

하지만 그건 벨리아의 신성력에 대해서 알고 있지 않다면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길은 이미 벨리아의 힘을 알아챘던 건가.

다른 사람들의 반응으로 봐선 알아챈 건 나와 길, 에스메랄다 정도뿐인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 무지한 나에는 이제는 안색이 새하얗게 변한 채로 뒷걸음치고 있었다.


“시, 싫어어... 이제는 스토킹하는 버릇까지 옮아버린 거야...?”


굳이 누구에게서라고 말하진 않았지만 평소에 나에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충분할 정도로 알 수 있었다. 조만간 저 녀석이 아끼는 향수에다가 물을 잔뜩 타 줄 테다.

길은 깊게 한숨을 내쉬고는 마빈에게 준비를 서두르게 했다. 의아하게 여길만도 하건만 마빈은 길의 말을 듣고 뭔가 깨달은 듯 더 이상 묻지 않고 마차에 올랐다.

과연 아는 게 많은 마빈 씨는 우리와는 다른 방식으로 벨리아의 정체를 깨달은 모양이었다.

벨리아의 말로 주장에 힘을 잃은 에스메랄다는 더 이상 반박하지 못하고 시무룩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나로서도 꽤나 위험한 상황이지만 더 이상 물고 늘어질 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에스메랄다에게 한 것처럼 내 정체를 밝힐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휴. 세인테르비까지만 조심하자.”


“네....”


할 수 없이 우리들은 길을 따라서 마차에 몸을 실었다. 에스메랄다를 먼저 태우고 마지막으로 라뮤와 나만 남았을 때 라뮤가 쭈뼛거리며 내 손을 잡았다.


“응? 왜 그래?”


라뮤가 손을 잡아주는 것은 언제든지 환영해 마지않을 일이지만 그리 자주 있는 일이 아닌지라 물었더니 라뮤가 시무룩해져서 웅얼거렸다.


“우웅... 찌릿찌릿하지가...”


어쩐지 계속 조용하다 했더니 아까 벨리아가 했던 말을 신경쓰고 있었던 건가.

지금 이 순간 라뮤의 사랑스러움에 제 심장은 100만볼트의 전기가 흐르는 것 마냥 찌릿찌릿거리고 있습니다. 제길 숨이 잘 쉬어지지가 않잖아.

한동안 라뮤의 손을 움켜잡고 호흡곤란에 빠져 있던 나는 나에의 불호령과 벨리아의 진짜배기 전기충격 덕분에 무사히 마차에 오를 수 있었다.


작가의말

늦어졌습니다. 


결코 3개월에 한 편씩 올리면 선작이랑 추천이 많이 올라간다는 학회의 통계 때문에 그런 건 아닙니다. 진짜로요.


그냥 잘 안써져서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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