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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 소환된 용사의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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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뢰의사신
작품등록일 :
2016.11.24 22:57
최근연재일 :
2019.09.3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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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17,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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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31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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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3-6

DUMMY

“제안에 흔쾌히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이쪽으로.”


말을 마치고 돌아서는 안나발트와 우연히 눈이 마주친 순간 나도 모르게 한 걸음 뒤로 물러서고 말았다.

정말로 짧은 찰나의 순간이었을 뿐이었지만 내 착각이 아니라면 그 눈빛에선 일말의 호의도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차갑게 타오르고 있는 적의마저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금세 안나발트는 우리에게서 몸을 돌려 건물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랬기에 방금 보았던 것이 진짜라고 단정할 수가 없었다.

어쩌면 요즘 피곤해져서 내가 잘못 본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히 그렇겠지. 그도 그럴게 이 사람들 입장에서 우리는 소중하디 소중한 성녀를 되찾아 온 은인이니까.

게다가 처음 본 사이라 뭔가 원한을 질 일이 있었을 리도 만무하고 말이지.

어쩌면 소싯적에 학교에서 여자애들에게 받았던 눈빛을 안나발트에게서 느꼈던 것일지도 모른다. 뭐야, 그럼 평소랑 다를 바 없으니 아무 문제없는 거잖아.


“왜그래요 형?”


나의 꿈같던 시절을 곱씹느라 멍하니 서 있었더니 라뮤가 나를 올려다보며 말을 걸었다. 희미하게 걱정이 서린 앳된 얼굴이 사랑스러웠다. 응, 역시 남동생이 최고야.

나는 내 안에 자리 잡기 시작한 원인 모를 불안감을 애써 누르며 앞서 가는 용사들의 뒤를 따랐다.

안나발트의 안내에 따라 우리들은 걸어 응접실 같은 공간에 도착했다.


“이 곳에서 잠시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방 안에 우리들을 남겨 놓고 안나발트는 벨리아만을 데리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이러다 갑자기 경비원들이 들이닥치면서 우리를 유괴범 취급하며 체포하지는 않겠지?

판타지 소설 같은 데서는 워낙 흔한 이야기라 그런 전개도 있을 법하다며 홀로 두근대고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도 그런 이벤트는 일어나지 않았다. 김빠지는구만.

결국 할 일이 없어져 천장에 묻은 얼룩이나 세려고 위를 올려다봤지만 평소에 관리가 철저한지 하나도 보이질 않았다.

음... 뭐 당연한가.


“근데 길. 그 애가 성녀인 건 어떻게 안 거야?”


갑작스레 찾아온 한가함에 어쩔 줄 몰라 하다가 앞으로 찾아올 라뮤와의 미래를 망상하고 있자니 지금껏 침묵하고 있던 나에가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벨리아가 직접 말한 적도 없는데 길은 처음부터 벨리아가 누구인지 알고 있던 것처럼 행동했었다. 어떻게 알고 있었던 거지?

나에의 질문에 다른 모두의 시선도 길에게로 향했다. 역시 다른 사람들도 모두 모르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의자에 앉아서 명상을 하듯 눈을 감고 있던 길은 나에의 물음에 무심히 내뱉었다.


“하얀 머리에 벨리아라는 이름.”


“으, 응?”


길은 감았던 눈을 뜬 후 다른 사람들을 한차례 둘러보며 옅게 한숨을 쉬었다.


“이 세계에서 여신 아벨리아의 이름을 쓸 수 있는 자는 여신의 종뿐이다. 게다가 저런 하얀 머리는 성녀 외에는 없지. 너도 라인할트의 성에서 배웠을 텐데?”


차분한 길의 말에 나에의 시선이 허공을 헤엄쳤다.


“어, 어어...? 으, 응 그랬었지? 아하하... 나, 나도 알고 있었거든?!”


저 반응을 보니 100퍼센트 몰랐었구만. 물론 나도 몰랐습니다. 공부라고 해봐야 베티에게 얻어맞은 기억밖에 없으니 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빛나던 시절이었구먼.

허둥대는 나에를 보며 길은 질렸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그건 몰랐다고 하더라도 그 애에게서 느껴지던 신성력으로 알아채지 못했나?”


“으으...”


힐난하는 투로 변한 길의 말에 나에는 울상이 되어서 세라씨의 뒤로 숨어버리고 말았다.


“착하지 착하지.”


세라씨가 나에의 머리를 쓰다듬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닫혀 있던 방문이 천천히 열렸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문이 열리며 아까와 같은 모습의 안나발트가 먼저 방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메이드들이 차와 다과를 가져와 테이블 위에 늘어놓았다.


“대접이 늦어 죄송합니다.”


세팅을 마친 메이드들이 일사분란하게 퇴장하고 나자 안나발트가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갑작스럽게 들이닥쳐서 준비할 시간도 없었을 테니 어쩔 수 없었을 테지.

그나저나 벨리아는 같이 오지 않은 건가? 아까 안나발트와 함께 사라졌기에 올 때도 함께 올 거라 생각했었는데.



“성녀님이라면 다른 신관들에게 다친 곳은 없는지 검사를 받고 있습니다.”

무심코 두리번거리는 모습을 봤는지 안나발트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우리는 뭘 하면 되는 거지?”


길은 그런 안나발트를 보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길의 말을 들은 안나발트도 그다지 불쾌해 하는 기색 없이 비어있던 자리에 앉으며 대답했다.


“아까도 말씀 드렸다시피 그저 성녀님을 발견하셨을 때의 상황을 듣고 싶을 뿐입니다. 먼저 성녀님을 발견한 곳이 어딘지 여쭤 봐도 될까요?”


“이 곳으로 오는 도중의 시장 거리였다.”


대표로 대답한 길이 처음 벨리아를 만난 상화에서부터 이곳에 오기까지 안나발트에게 간략하게 설명했다. 안나발트는 길의 설명에 때론 고개를 끄덕이고 때론 질문을 하며 끝까지 설명을 들었다.


“감사합니다. 이쯤이면 되겠군요.”


“그런가.”


“네. 덕분에 상황은 파악이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성녀님을 무사히 모시고 와 주신 것에 대해 교단을 대신해서 감사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안나발트는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방을 준비해 드릴 테니 편히 쉬시다 가시지요.”


“아니, 됐다. 우리는 이만 떠나도록 하지.”


자연스럽게 우리를 묵게하려는 안나발트의 말에 길은 곧장 거절했다. 하지만 안나발트는 안색 하나 변하지 않았다.


“교단의 은인 분들을 이대로 보내드릴 수는 없지요. 부디 거절하지 말아주십시오.”


말투는 정중했지만 안나발트의 태도로 보아 강제로라도 우리를 잡아두려는 것처럼 보였다. 아직 우리에 대한 의심이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는 건가.

하지만 길이 수긍하지 않으...


“그러도록 하지.”


...라는 법도 없나. 솔직히 거절하려 했다면 애초에 이 곳까지 순순히 들어오지도 않았을 테지.


“불편한 점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저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그럼 저는 이만.”


별다른 저항 없이 우리가 승낙하자 안나발트는 볼일이 끝났다는 듯이 걸어가 방문을 열었다.


“그런데...”


막 문을 나서려는 안나발트를 향해 길이 입을 열었다.


“성녀를 납치했던 자들에 대해서는 묻지 않는 건가?”


지나가듯 평온하게 묻는 길의 질문에 안나발트는 순간 멈춰 서서 고개만 돌려 우리 쪽을 바라봤다.


“...부디 편히 쉬시길.”


그리고는 그대로 방을 나가며 문을 닫았다.


작가의말

어느덧 올해의 마지막날이 되어버렸네요.


올 한해 못다한 일들 잘 마무리 하시고 다가올 새 해에도 좋은 일들이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제 글을 읽고 사랑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내년에는 추천도 늘고 선작도 늘어서 베스트에도 가보고 했으면 좋겠네요.


그러면 연재 속도가 아주 조금은 빨라질지도 모르지요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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