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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 소환된 용사의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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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뢰의사신
작품등록일 :
2016.11.24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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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3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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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01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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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DUMMY

구름이 드문드문 드리운 따사로운 오후의 한 때.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이 이끄는 대로 발걸음을 옮겨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혹여나 교단 측 사람들로 인해 행동에 제약이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했었지만 기우로 그쳤다.

밖으로 나오기까지 몇 번이나 다른 사람들과 마주쳤지만 그저 가볍게 목례를 하며 스쳐지나갈 뿐 나를 제지하는 사람은 없었다.

어쩌면 신성력이라곤 한 톨도 느껴지지 않는 나를 단순한 하인 정도로 여겨서 경계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찌됐든 나를 막는 사람이 없는 것은 다행인 일이다. 혹시라도 밖에 나가는 것조차 금지 당했다면 기껏 생긴 의욕도 꺾인 채 예전처럼 침대 속에서 하루하루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을 테니까.

...어라? 그거 참 괜찮은 인생 아닌가요? 덧붙여서 라뮤가 함께한다면 더할 나위 없는 지상 최고의 낙원이다.

조만간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나의 인생에 치얼스.

하지만 지금은 흔치 않게 외출을 하게 되었으니 그 일생일대의 계획은 조금 더 뒤의 일로 미뤄 두도록 하자.

그건 그렇고 날씨가 참 좋구나. 확실히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방에만 처박혀 있기엔 아까운 날씨다. 그렇다고 뭔가를 능동적으로 할 생각은 들지 않지만.


“어머어머.”


어떻게 이 잉여로운 시간을 최대한 허비할 수 있을지 골똘히 생각하고 있자니 귀에 익은 목소리가 귀를 잡아당겼다.

듣고 있기만 해도 절로 마음이 포근해지는 목소리를 따라 뒤돌아보니 세라씨가 타박타박 내게로 걸어오고 있었다.


“외출이신가요?”


“아, 예 뭐...”


뭔가 의욕 없는 회사원 같은 말투가 돼 버리고 말았다. 회사를 다녀본 적은 없지만.

그도 그럴 게 여기서 만날 거라곤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으니까. 딱히 해야 할 일이 없었기에 모두가 적당히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터인데.

하필이면 이 타이밍에 마주칠 줄이야. 짧지 않은 시간동안 함께해 왔지만 지금까지 단 둘이서 제대로 이야기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솔직히 꽤나 어색했다. 이 좋은 날씨에 식은땀이 날 것 같다고.

더군다나 세라씨같은 미인이 옆에 있으면 나 같은 부류는 긴장해서 어디로 보나 거동이 수상한 사람처럼 되어버리고 만다.

도와줘 라뮤에몽.

하지만 라뮤는 벌써 외출해 버린 건지 먼저 방을 찾아갔을 때도 없었었다. 그래서 혹시나 밖에서 운명처럼 만나지는 않을까 해서 용기를 쥐어 짜내 스스로 외출하기로 마음먹은 거였는데.

아무 이유 없이 속이 타들어가는 내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세라씨는 평소처럼 그저 웃고 있었다. 지금은 그 미소마저 눈부셨다.

뭐라고 말을 꺼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우물쭈물 거리다 끝내 생각해낸 것은 손자병법의 서른여섯 번째 계책이었다.


“어... 그럼 전 이만...”


됐어. 자연스러웠어.

어떻게든 상황을 모면하고 라뮤를 찾아 여행을 떠나려는 나를 세라씨는 그대로 놓아주지 않았다.


“저도 같이 갈래요.”


“...네?”


고운 목소리가 똑똑히 귀에 박혀 들어왔지만 나는 굳이 되물었다. 안 돼, 이런 현실이 있을 수가 있나...


“후후훗. 우리 어디로 갈까요?”


초조함에 불타는 나를 무시하며 세라씨는 내 손을 잡아 이끌며 눈부시게 웃었다. 아아 이대로 보다간 실명할 것 같은 찬란함이야.

어떻게든 생각을 다른 곳으로 돌려서 침착해지려 했지만 그럴수록 몸은 더 뻣뻣해지고 사고는 저 먼 발할라를 향해서 달려가고 있었다. 아이는 둘이면 충분할까요?

아차. 나도 모르게 저 먼 미래의 일까지 광속으로 망상해버리고 말았다. 조금만 더 갔다간 행복한 노후까지 그리고 말았을 거다. 하지만 갑자기 손을 잡다니 이런 스킨쉽 앞에선 어쩔 수가 없다고.


“드렉씨?”


대답이 없는 나를 이상하게 생각한 것인지 세라씨가 고개를 갸웃하며 나를 올려다봤다. 다른 사람이 했다면 가식적으로 보일 행동이었지만 신기하게도 세라씨가 하자 엄청 자연스러웠다.

나도 모르게 그 모습에 멍해졌지만 라뮤를 떠올리며 어떻게든 정신을 차렸다.


“어, 어흠.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런가요? 그럼 가요.”


내 대답을 들은 세라씨는 그대로 내 손을 잡은 채로 걸어갔다. 나도 할 수 없이 그 손길이 이끄는 대로 걸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그곳은 어딘지 알 수가 없다.

정말로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나는 그저 라뮤를 만나고 싶었을 뿐인데...

하지만 다른 생각을 하려고 해도 내 손에 닿아있는 세라씨의 감촉 때문에 제대로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다. 이젠 그냥 될대로 되라지.

세라씨의 손에 이끌려 건물 밖으로 나온 우리는 발길이 닿는 대로 그저 걸음을 옮겼다. 딱히 목적지가 정해지진 않았기에 어디로 가도 상관은 없었지만 역시 도시 안이라 그런지 어디로 가도 사람들이 있었다.

신성도시라는 이름답게 다른 곳 같은 활기와 소란은 없었지만 그래도 사람이 모이면 나름의 소음은 있는 법이라 그런 사람들의 관심은 거북할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세라씨 같은 흔치 않은 미인이 지나다닌다면 교단의 신자들이 모여 있는 이런 곳에서도 주의가 집중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덕분에 악세사리처럼 세라씨의 손에 붙들려 있는 나는 죽을 맛이었다. 정작 주목을 받고 있는 세라씨는 태연해 보였지만. 저런 여유가 정말 부럽구나.

그렇게 거침없이 사람들 사이를 헤쳐 지나가던 세라씨의 걸음이 갑자기 느려지더니 곧 멈췄다. 뭐야? 뭐가 일어나는 거지?

사람들 틈에서 더욱 지쳐있었던 터라 다가올 사태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던 나는 지레 겁부터 먹었다. 하지만 곧 세라씨가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눈치 챘다.

지구에서 보던 것과 다소 차이는 있었지만 저건 아이스크림이었다. 젤라또와 유사하게 보이는 그것을 세라씨는 우두커니 서서 쳐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지구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었던 거니 신기할 것도 없을 텐데. 단순히 먹고 싶은 것뿐인가.

일단 잘 모르는 생명체와 친해질 때는 먹을 것으로 길들이는 게 최고다. 여자는 잘 모르는 생명체 카테고리 한 가운데 존재하기에 이 이론이 통할 것이다.

나는 각오를 다지고는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는 가게로 걸어갔다. 내 손을 잡고 있던 세라씨도 자연스럽게 내 뒤를 따라 걸어왔다.


“어서오십셔~”


가게에 다가가자 주인으로 보이는 젊은 남자가 가벼운 말투로 인사했다. 나는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며 말했다.


“아이...가 아니라 그거 두 개만 주세요.”


무심코 아이스크림이라고 말하려다가 말을 삼켰다. 생각해보니 이 세계에서는 아이스크림을 뭐라고 부르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주인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아이스크림 같은 것을 건네주었다. 나는 그 중 한 개를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세라씨의 손에 쥐어주었다.


“노예입니까?”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주인은 어째선지 세라씨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런데 어째서 나를 힐끔 처다 보는 거지? 이 상황에서는 남자친구냐고 물어보는 게 정상 아니냐?

무례한 주인의 발언에 화가 날 것 같았지만 객관적으로 내 모습을 한 번 보고 세라씨를 다시 봤더니 납득할 만한 발언이었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과연 대단한 눈썰미로구나 주인장.


“아뇨, 이 사람은...”


부정할 근거를 찾지 못해 침묵하고 있는 나를 대신해 입을 연 세라씨는 말을 채 맺지 않고는 의미심장하게 미소 지었다.

그리고는 뒷말을 잇는 대신 갑자기 내 팔짱을 끼고는 아이스크림 가게를 뒤로 했다.

나는 갑작스런 어택에 혼비백산해서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했다.


작가의말

어쩌다보니 100편까지 쓰게 되었네요. 별 의미는 없지만요.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읽어주실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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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39 shoe0901
    작성일
    19.03.01 08:13
    No. 1

    남주 노예취급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밌게 보고있습니다 작가님 ㅋㅋㅋㅋ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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