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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 소환된 용사의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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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뢰의사신
작품등록일 :
2016.11.24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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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8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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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3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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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

DUMMY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그 곳은 어딘지 알 수 없는 채로 아벨과 아진을 따라 우리는 걸었다.

솔직히 내 비루한 체력과 순두부 같은 멘탈은 한시라도 빨리 교단의 신전으로 돌아가서 사바세계와 작별을 고하라고 내게 이르고 있었기에 이들을 따라가는 발걸음이 결코 가볍지는 않았다.

그냥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말이다.

하지만 내 옆을 걸어가고 있는 세라는 시종일관 미소 띤 얼굴로 거침없이 걸음을 옮기고 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나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아벨이 우리에게 해가 될 일을 할 것 같은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지금까지의 이세계 경험으로 봐서는 내 안위에 영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것은 자명했다.

죽을 것을 알면서도 사지로 걸어 들어가는 장수의 마음이 이러할까. 제발 누가 좀 도와줘요.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우리는 허름한 건물 앞에 도착했다.

오랜 시간 방치된 듯 건물의 외벽에는 이끼와 덩굴이 군데군데 자리 잡고 있었고 여러 번 수리를 한 듯 한 흔적이 보였다. 빈 말로라도 살기 쾌적한 환경이라고 할 수는 없어 보였다. 여기선 보이지 않지만 지붕도 멀쩡할 것 같진 않았다. 비가 새는 정도는 기본이겠지.


“자, 도착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저희들의 집에.”


그럼에도 아벨은 아무런 망설임 없이 우리에게 말했다. 오히려 자랑스러워하는 것처럼도 보였다.


“멋진 집이네요.”


세라는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집을 보며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 다른 사람이 말했다면 비꼬는 것처럼 들렸을 지도 모를 말이었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게 들리지 않았다. 아마 말 그대로 세라는 그렇게 느끼고 있는 거겠지.

그런 세라의 말에 아벨과 아진은 마주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모습에 나는 조금, 아니 꽤 많이 부끄러워졌다. 있는 그대로를 보는 눈은 남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건 그저 나만의 생각이었던 모양이었다.

무언가 말을 해야 할까.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내뱉는 것은 간단하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짜내야 하는 말조차 보이지 않아 입술을 달싹거리는 것조차 망설이고 있었다.

그저 하염없이 눈알만 굴리고 있으려니 벽에 난 미세한 틈 사이로 보이는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다.

나와 눈이 마주친 누군가는 화들짝 놀라더니 곧 보이지 않게 되었다. 음. 요즘 피로가 좀 쌓였던 걸까.

최근엔 계속해서 여러 가지 사건들이 이어졌었기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탓인지도 모르겠다.


-어제도 10시간은 잤을 텐데?-


닥치게나. 10시간으론 턱없이 부족하다구. 전성기엔 20시간은 거뜬히 잤었으니까. 하루에 4시간이나 활동했다니 그 때의 난 참으로 열정적인 인간이었구나.


“그럼 들어가시죠.”


한창 왕성했던 때의 나를 떠올리고 있자니 아벨이 앞장서서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갔다.


“자 어서 들어와.”


세라의 말이 기뻤던 건지 아진도 아벨의 뒤를 따르며 우리에게 손짓했다. 방금 전에 눈이 마주친 누군가가 꽤나 신경 쓰였지만 아무런 거리낌 없이 두 사람을 따라가는 세라를 보니 혼자서 빠져나갈 수만도 없을 것 같았다.

이렇게 된 이상 각오를 다질 수밖에.


“어머? 오빠. 갑자기 무슨 일인가요?”


“지금은 아무 말도 하지 말아줘.”


최대한 듬직한 표정을 지으며 나는 세라의 옆에 서서 걸었다. 한 손으론 세라의 옷자락을 잡은 채였다. 이런 때에도 결코 피부에 직접 닿지 않는 것이 내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우후후. 어리광쟁이네요.”


세라는 그렇게 말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내 손을 잡았다. 아아 애써 지켜온 내 자존심이... 하지만 부드럽구나.

좀 전과는 다른 의미로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려 애쓰며 집안으로 들어가자 바깥보다는 조금 더 꾸며진 방 안에 먼저 들어간 아벨과 아진만이 서 있을 뿐이었다.

그렇다면 좀 전에 내가 봤던 건...!


-악마도 쓰러뜨린 녀석이 귀신을 무서워하는 건가? 어이가 없군.-


아앗, 이 자식 사람이 기껏 언급하지 않으려 했던 걸 잘도...!

평소에는 귀신같은 건 믿지 않는 나지만 아까 같은 걸 보고 나면 아무리 신경 쓰지 않으려 해도 마음 한 구석에서 공포심이 스멀스멀 기어 올라오는 건 어찌할 수가 없었다.

귀신이나 유령 같은 건 누군가가 인식하는 순간 생겨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어쩌면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귀신이 나로 인해서 지금 생겨났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


무슨 말이라도 하라고!


-한심한 놈이로다.-


닥쳐!


내가 미지의 공포와 미지의 악마 사이에서 반쯤 착란하고 있을 때 아벨이 손뼉을 치며 말했다.


“손님이니 괜찮습니다. 모두들 나오세요.”


아벨의 말이 끝나고 잠시 후 아무도 없었을 터인 방 안에서 조금씩 인기척이 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잠시 후 방 안에 놓여 진 몇 없는 가구들 사이에서 쭈뼛거리며 하나 둘씩 작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대부분이 내 허리께까지 밖에 오지 않을 정도로 작은 아이들이었다. 아진과 비슷해 보이는 또래의 아이들은 처음 보는 사람이 있어서인지 경계하며 아벨과 아진의 주위로 몰려나오고 있었다.

아벨의 주위에 모습을 드러낸 아이들은 총 6명이었다. 아진을 포함하면 7명이나 되는 것이었다.

그 아이들이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나와 세라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나도 제자리에 서서 마주 아이들을 보았다.

내가 무서워했던 것의 정체는 이 아이들이었던 것이다. 결국 누구나가 무서워하는 미지의 존재의 정체란 것도 알고 보면 이런 법이다.

괜히 무서워했었구만.

귀신이 무서운 것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나에게 무엇을 할지 내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말이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좋았어. 7대 1이 되겠지만 미취학 아동과의 대결이라면 이하 생략.

숨겨왔던 나의 비장의 수로 승리를 거머쥘 것이다.

나와 대치하고 선 아이들을 향해 나아가려고 했지만 마음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저기 세라 양?”


조금 초조해져서 세라를 돌아보았지만 세라는 여전히 방글방글 웃고 있을 뿐이었다.

아이들의 정체를 확인한 순간 나는 손을 놓으려고 했지만 세라가 여전히 내 손을 잡고 놓으려 하지 않고 있었다. 아직 눈치 채지 못한 것인가.


“싫어요.”


할 수 없이 직접 말로 하려고 한 순간 내 말보다 먼저 세라가 입을 열었다. 한 치의 유예도 없이 나온 너무도 올곧은 대답이라 나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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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 소환된 용사의 옆을 지나가던 나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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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2-41 17.06.22 459 11 7쪽
81 2-40 +2 17.06.21 449 8 7쪽
80 2-39 +1 17.06.20 467 9 7쪽
79 2-38 17.06.19 454 11 8쪽
78 2-37 +1 17.06.18 461 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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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2-35 +2 17.06.14 543 14 7쪽
75 2-34 17.06.14 492 11 7쪽
74 2-33 17.06.13 565 1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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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2-31 +3 17.06.11 809 11 7쪽
71 2-30 +2 17.06.10 562 10 8쪽
70 2-29 +1 17.06.10 605 12 7쪽
69 2-28 +3 17.06.09 612 11 7쪽
68 2-27 +1 17.06.08 558 11 7쪽
67 2-26 +3 17.06.07 632 14 7쪽
66 2-25 +1 17.06.06 1,381 1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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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2-1 +2 17.05.22 1,242 1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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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에필로그-이세계에 소환된 용사의 옆을 지나가던 나 +3 17.01.01 1,467 18 7쪽
39 38 +1 16.12.31 989 14 8쪽
38 37 +1 16.12.30 1,053 12 7쪽
37 36 16.12.29 916 1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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