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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사래
작품등록일 :
2016.12.01 20:40
최근연재일 :
2019.03.02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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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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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1.2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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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 살인이에요

DUMMY

1주일만이다. 다시 명성반점의 아지트. 오늘은 사명철은 빠지고 나머지 인원은 그대로다. 결국 강력2팀에서 내부적으로 수사하기로 합의를 보고 진행하였다.

손계장님의 은근한 협조 덕택에 강력2팀은 이번 주 시시껄렁한 보이스피싱 사건을 담당하게 되었다. 거의 다 확보해 놓은 거나 마찬가지인 조선족 거점을 발이 부르트도록 찾아 다니는 설정인지라 거의 매일 모든 인원이 잠복을 하는 걸로 보고 되었다.

일단 동석은 문경으로 내려가 티 나지 않게 녹록치 않은 삼촌을 잘 구슬려 죽은 군인인 김 형석의 집안과 장례를 치룬 후 의 동태, 아울러 군인 체육대회에 대해서도 소상히 알아오기로 하였다. 1주일 동안 동석은 경찰서에 아예 코빼기도 비치치 않았다.

종배와 성준은 마침 예전에 같이 근무했던 형사가 김형석의 사건을 담당한 경찰서에 근무중이라 역시 비밀리에 사건 전반을 알아보기로 하였다. 뭐 말로는 생사를 같이한 전우같은 막역한 사이라 꼬치꼬치 캐묻지 않고 협조했다고 한다. 누가 알겠는가 협박을 했는지.. 술이라도 진탕 맥였는지. 아무튼 뒤탈을 없을 거라고 장담했다.

팀장님은 매일 출근을 해서 보이스 피싱 관련해서 이미 진즉에 확보된 자료를 잘 배분해서 그날 그날 보고서로 제출하며 팀 동향을 계장님과 의논하고 있었다.

정인은 자료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일단 군인 체육대회에 대해 상세히 조사했다. 그리고 최근 군대 관련해서 벌어진 사건 사고를 취합해서 관련되는 사건이 있는 지도 조사했다.


그렇게 다들 다른 분야에서 열심히 조사를 해서 일주일 만에 가지고 온 자료를 가지고 모인 것이다.

“ 음메 1주일 만에 보니께 엄청 더 반갑구만... 히히...”

누가 보면 놀러 갔다 온 줄 알겠다. 성준은 뭐가 그리 신나는지 콧노래 까지 부르면서 물컵들을 나르고 있다.

정인이 눈을 흘기자

“ 음마 가시나야.. 너는 너무 매사 심각한 것이 문제여.. 아무리 채운이 아부지 일이라고 혀도 쪼매 우스면서 해라.. 그라고 인상쓰고 한다고 일이 더 잘 풀리는 것도 아닌디...”

지금이 웃을 때냐고 한마디 하려다가 어이가 없어 그냥 웃고 만다.


동석은 지 몸에 부칠 만큼 자료를 한아름 가지고 들어온다. 결국 나중에 쓸모 있는 걸로 판명된 건 그중에 몇 장에 지나지 않았다.

“ 마 뭐가 뭔지... 그냥 관련 있겠다 싶은 건 마 몽조리 챙겨와 비맀슴니더..마 잘 추려보이소... 그랴도 그 중에 뭐 하나라도 건질 건 있겠지예...”

머리를 긁적이며 딴에는 변명을 하는 동석이 어이없고 또 순진하기도 해서 다들 크게 웃고 만다.

정인은 딱 봐도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보고서를 사람 수대로 복사해서 가져왔다.

오늘도 맨 꼴찌는 계장님이다. 아주 습관이다.

“ 아 미안미안.. 일이 많아서...”

이것도 늘 갖다 대는 핑계다.. 아무리 많아야 현장에서 뛰는 우리보다 많을까... 계장님이 되시더니 은근히 지위를 즐기시는 건지...


아무튼 대강 식사를 마치자 바로 본론으로 들어간다.

일단 가장 먼저는 종배와 성준의 보고다. 물론 종배가 한다. 성준은 그저 조용히 있어 주는 게 도와주는 거다.

“ 음.. 정말로 처음에 정인이가 말한 게 전부더라구요.. 사거리라 평소에도 사람이 많이 붐비는 곳인데 그 녀석이 갑자기 모퉁이에서 튀어나오더니 그대로 차도로 돌진했다고 하더군요. 뭐 일단 참고인 진술에 많은 사람이 동일하게 진술을 했더라구요.”

그러더니 말을 멈추고 좌중을 둘러본다.

“ 뭐에요.. 설마 딸랑 그 진술서만 들고 온 거에요? 그거면 내가 가져온 것 만도 충분 하잖아요..”

정인이 핏대를 세우자 성준이 왠일로 느긋하게 정인을 달랜다. 아주 여유만만이시다. 뭐 대단한 거라도 한 건 가져오셨는지.

“ 아야.. 니도 어지간히 성미가 급해져부렀어야.. 예전엔 안글드만.. 설마하니 우덜이 고것만 갖고 왔겄냐.. 숨은 좀 돌리야제...”


그제야 정인은 종배를 보며 눈을 흘기고 종배는 컵을 들어 물을 한 잔 하더니 서류를 다음 장으로 넘긴다.

“ 사거리인데다가 가게도 많아서 일단 cctv를 볼 필요가 있었어요.. 그런데 영민이 이자식이 그거는 안된다고 하는 거에요.. 뭐 자기네 서에는 비밀로 하고 협조하는 건데 cctv를 뒤지다 보면 아무래도 소식이 들어갈 거라고.. 하 짜식이 예전에는 안그랬는데 애가 생기더니 확실히 간이 쪼그라들었더구만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제 동생을 팔았습니다. 아시죠 팀장님은? 광역수사대에 있는...”

“ 어 진희씨.. 진희씨를 어떻게?”

성준은 뭐가 웃긴지 옆에서 키득키득 거린다. 종배는 성준에게 한 번 눈을 흘기더니 빠르게 포기한다. 종배도 성준의 행동이 이해가 된다는 의미이리라.

“ 뭐 걔가 한 성깔 하잖아요.. 경찰 제복 입고 와서 지갑을 잃어 버렸는데 분명히 소매치기를 당한 것 같다. 그 날 영상이 필요하다고 하니까 바로바로 보여주더라구요.. 참 그 지랄같은 성깔이 도움이 될 때도 있더라구요..”


다들 심각한 가운데서도 어이가 없어서 슬며시 웃음 짓는다.

종배는 다시 한번 물 컵을 들어 마시고는

“ 아무튼 그날 그시간 cctv를 그 근처 것은 전부 복사를 해뒀습니다. 그런데 다른 건 전부 차도로 뛰어 드는 모습밖에 찍히지 않았는데 골목에 있던 편의점 cctv에는 차도로 뛰어들기 전부터 찍혀 있었어요. 뭐라 설명해도 직접 보는 거 보다는 못할 거 같아서 사장님께 부탁해서 연결해 놨어요.. 잠깐만요.. 여기를 어라.. 어떻게 하는 거지? 설명서에는 이렇게...”

종배가 리모콘을 연신 누르는데 화면에는 아무것도 나오질 않는다. 정인이 바로 빼앗고는 앞에 있는 모니터의 뭔가를 건드리자 바로 화면이 나온다. 다들 역시 하는 표정으로 정인을 쳐다본다. 그러거나 말거나 정인은 화면에 집중한다. 다들 정인에게서 얼굴을 거두어 화면을 쳐다본다.


꼭 귀신이라도 본 듯한 표정이다. 분명히 좀 전에 골목길로 들어갔는데 바로 다시 나온다. 얼굴빛은 사색이 되어서는.. 아니 얼이 빠졌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공포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얼굴빛이 되어 정말로 맹렬히 차도로 뛰어든다.

뭐지 저 표정은? 뭔가를 본건가? 도대체 뭘?

정지시킨 화면에서 다들 눈을 떼지 못한 채로 고개만 갸웃거리고 있는데 정인이 다시 화면을 앞으로 돌린다. 한 번.. 또 다시 한 번.. 그러더니 이젠 아예 모니터 앞에 붙듯이 앉는다. 그리곤 다시 한 번.. 그러나 이번엔 정지 시점이 아까와 틀리다. 처음 군인이 카메라 잡힌 화면이다. 다들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며 정인이 설명해 주길 기다리고 있다.


정인이 모니터에서 cctv영상이 담긴 usb를 빼더니 자신의 노트북에 꽂는다. 그리곤 손가락이 빨라진다. 다들 이제는 정인의 노트북으로 몰려든다. 하지만 조그만 노트북 화면은 모든 사람들이 보기엔 너무 부족하다. 한참을 자판을 두드리던 정인이 능숙하게 케이블 선을 연결해서 노트북에 있는 화면을 앞에 있는 모니터에 띄운다.

화면은 둘로 나뉘어져 있다.

왼쪽은 죽은 군인이 처음 골목에서 나오던 모습을 조금 확대한 사진. 그리고 오른쪽은 어딘가에서 캡쳐한 듯 한 전혀 모르는 한 남자의 모습

정인은 아무런 설명 없이 두 개를 한 화면에 띄우고는 팔짱을 끼고 바라본다. 다른 사람들도 어리둥절한 채로 화면을 들여다본다. 그렇게 1분이 지나고 2분이 지나도 정인은 여전히 팔짱을 낀 채 아무 말이 없다.


“ 뭐여 시방.. 숨은 그림 찾기라도 하라는 거여 뭐여.. 말을 혀봐.. 뭐... 두 사진의 공통점이라도 찾아보란 것이여 뭐여...”

역시나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 성준의 투덜거림

“ 네.. 한 번 찾아보세요.. 같은 데가 어딘지..”

정인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차분하게 답을 한다. 역시나 팔짱을 풀지 않은 채.. 얼굴은 잔뜩 찌푸리면서

“ 글쎄.. 뭔가 분위기가 비슷하긴 하구나.. 어쩐지 뭔가 잔뜩 공포에 질린 듯한 표정이..”

“ 글게.. 뭐여.. 저 눈 봐봐.. 똑 같잖여... 워매 눈알이 튀어나오겄구만”

“ 어... 그러고봉께 마 저 손... 손이 쪼매... 뭐라고 하는교.. 저런 손을...”

“ 잉 손? 손이 워째서.. 잉 쪼매 요상시럽긴 하네.. 뭐여 쩌건...워매 살짝 꼬고 있는것이여 시방?”

“ 어 그러고 보니 눈도 손도 그리고 발 모양도 어쩐지 똑같은 느낌이구나.. 저 발도 어쩐지 부자연스러워 보이는데....”

다들 한마디씩 하는 가운데 김 팀장이 요약하듯 말을 하고는 정인을 쳐다본다. 결론을 내려 보라는 듯.

정인이 여전히 팔짱을 풀지 않고 무심한 듯 그러나 확신에 찬 어투로

“ 저건 살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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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갸가 아닌것 같심뎌 17.01.23 181 0 9쪽
» 저건 살인이에요 17.01.22 346 1 9쪽
27 안돼요.. 안돼 17.01.17 347 1 10쪽
26 증거로 사용 못해요 17.01.16 398 1 10쪽
25 그 대학교 나왔다믄서? 17.01.14 307 1 9쪽
24 그래도 나가 얘기는 17.01.13 300 1 11쪽
23 안뺏겨.. 절대 17.01.05 224 2 12쪽
22 한 아이가 있었는데.. 17.01.02 303 3 11쪽
21 겨우 10살이었다. 17.01.01 325 3 9쪽
20 꼭 그때 같았어..아빠..그때 16.12.31 280 5 10쪽
19 여자? 엄마 여자였어? 16.12.30 291 5 8쪽
18 근디 와요? 16.12.27 278 4 9쪽
17 삼촌? 이분이 삼촌이셔? 16.12.26 264 4 8쪽
16 나 잘한 거지? 16.12.25 360 4 10쪽
15 더이상은 못해 16.12.23 314 3 9쪽
14 저놈.. 수상해 16.12.22 298 3 10쪽
13 엄마야.. 넌 누꼬? 16.12.21 480 4 8쪽
12 머리가 빙빙 돈다 16.12.20 364 4 8쪽
11 감이 그래요 +2 16.12.19 339 4 7쪽
10 나 왔어.. 오빠 16.12.18 468 3 9쪽
9 나 여기 가봤는디 16.12.17 304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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