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넨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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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햄스터살려
작품등록일 :
2016.12.09 18:48
최근연재일 :
2018.08.1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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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14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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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넨티어 134

안녕하세요. 국문과 출신 소설가 지망생입니다. 저의 첫 작품,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DUMMY

[···하여 월광 김소연 전무의 휘하를 벗어난 특수팀 주력은 궤멸당하였습니다. 이는 일곱광휘의 계략에 의한 것으로, 사망자들은 전원 생전의 전투능력 대부분을 온존한 채 언데드가 되었습니다. 움직임이나 명령에 대한 대응 정도를 보아 판단할 때, 이들은 단순한 좀비, 패밀리어 수준이 아닌 야행자(NightWalker)급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사령마법이 전염성을 지녔는지 판단할 수 없는 이 때에 우리의 관찰력은 ‘별빛’에 집중된다 하더라도, 한 개 대대 병력 또는 전력의 집행부대는 이들의 세계간섭이나 일반에의 노출을 대비하여 대기하여야 한다고 보입니다. 초기 관찰자 상부의 결정과는 반대로 그들은 이미 회유할 수 없는 적의 병력이 되어버렸고, 터널에서의 전투 이후 사망한 집행자와 이세계 살수들까지-이미 죽은 시체들이- 활성화 된 것으로 보아 일반적인 바이러스성 사령화 무기와도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관찰 본부는 상황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판단해 주시길 바라며, 더 이상은 이세계 정보조직인 실렌 시흐와 공조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위험하기까지 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물론 일곱광휘와의 협력관계는 UOM과 동시 공조를 이루고 있는 상황 이상으로 빠르게 정리되어야 할 상황입니다.···]


보고서를 읽던 노년의 초입에 들어선 사내가 안경을 벗고 눈을 문지르더니, 자신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 앞의 남자에게 물어본다. 검은 머리는 한 가닥도 없는 흰머리에 답답해 보이는 인상처럼 축 처지는 로브를 입은 남자는 눈동자도 돌리지 않고 상사를 보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세계 대응팀장님 말대로라면, 관찰자는 이미 우리를 갖고 놀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되는군요. 언제부터 알게 된 겁니까?”

“원장님께는 보고가 되지 않은 것 같지만, 저희 UOM에서는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습니다. 시흐가 위탁 교육을 제안하기 이전부터 관찰자와의 협력 구조는 완성되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다만 마법세계는 이러한 정보가 범국가적으로도 어느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 여겨서 따로 공개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실무자가 일을 다 말아먹고 죽어버렸으니 책임을 추궁할 사람도 없어졌군. 팀장님 부서의 말단 직원 둘은 뭘 한답니까?”

“냄새를 맡은 것 같습니다. 특히 무림맹 파견 직원의 경우 UOM까지 드나들면서 고급 정보를 수집하고 있더군요. 제가 정보를 통제한 덕분에 관찰자가 오히려 우리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음 파악하지 못했지만, 그것도 알아내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겁니다.”

“영희라고 했던가요? 그 직원은 어떤가요. 신경쓰이는 전승자라고 보고받았는데.”

“그녀에 대해선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민씨 집안과는 사이가 좋지 않은 가문의 방계 출신입니다. 철수 요원이 UOM과 접촉하는 것만 보셔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원장이라고 불린 사람은 담배를 하나 빼서 불을 붙였다. 하지만 연기를 들여 마시진 않고 그저 재떨이에 타지도 않은 담뱃대를 계속해서 두드렸다. 소리가 실제로 나진 않았지만 이세계 대응팀장의 시선이 처음으로 상사의 얼굴에서 벗어났다.


“그래도 ‘선생님’이나 시흐의 남은 피험체가 우리 편에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군요. 사실 그자는 김소전의 편 아니었습니까?”

“그자는 누구의 편도 아니었습니다. 관찰자도 그자를 완전히 믿진 않을 정도니까요.”

“아하. 월광의 움직임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습니까?”

“이번에 저희의 도움이 컸습니다. 관찰자 무력부대의 주력과 거의 비슷한 속도로 목표물에 접근중입니다. 저희 요원들은 이미 해당 지점에 매복해서 지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좋아요. 실수 없게 하세요. 남의 국토에서 일을 저지르면 어떻게 되는지 침략자 놈들에게 확실히 보여줍시다. 물론 놈들을 잘 구슬릴 패 하나 정도도 이번 기회에 빼돌려 놓읍시다.”

“마법세계가 원장님의 요청에 응답한 것도 바로 그것 때문입니다. 실수 없도록 제가 다시 한 번 살피도록 하지요.”

“흠흠. 전임자도 그렇게 말했지만 결국 좌천당했지. 당신은 외부인이니까 그런 일은 없겠지만은 스스로의 영달에 유익이 되는 방향으로 움직이리라 믿겠소.”

“이익이 달린 일이라면 마법사를 신뢰하셔도 좋습니다.”


이세계 대응팀장이 나간 뒤에 기다렸다는 듯 다른 사람이 들어왔다. 소윤도 잘 알고 있는 설연이었다. 그녀의 표정은 씁쓸했고, 절차를 기다리지 않고 하는 말도 그러했다.


“원장님의 말씀대로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아하. 무공비급에 대한 소문이 잘 퍼져 나갔나보군?”

“그 정도가 아닙니다. 홍문파와 전쟁이라도 불사할 분위기입니다.”

“판이 커졌군. 다른 쪽의 움직임은 어떤가?”

“아직 지켜보고 있는 중입니다. 현재는 그들도 남쪽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주력부대를 쉽게 움직이진 않을 겁니다.”

“그럼 무언가 계기를 줘보게. 마법사나 일반인도 흥미를 가질 만한 것으로 말이지.”

“...지시 전달하겠습니다.”

“알겠네. 나가보게.”

“네 원장님.”


설연은 문을 닫고 다시 바깥으로 나왔다. 밖에는 이세계 대응팀장 – 마법사가 가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자네는 이번 임무가 맘에 들지 않는 모양이지?”

“그런 건 아닙니다. 조직의 위기라는 자각도 있습니다. 국내의 이능 세력끼리 충돌하여 전력을 깎아낸다면 국가나 ‘순수관찰의 망령’들에겐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자네는 거짓말을 하지 않잖나. 유명하지.”


설연은 입술을 꾹 깨물었지만 나오는 대답은 전혀 감정이 실려 있지 않았다. 오히려 표정과는 달리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차가웠다.


“팀장님 때문이지요. 제가 원래 하던 일을 하고 있었다면 지금 조직의 힘은 온전히 집중되어 침략자들에게 대응할 수 있었을 겁니다.”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진 말게. 나도 UOM의 전력이 깎여나가는 걸 감수하고 이번 작전을 수행하는 중일세.”

“저와는 사는 세계가 다르니까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휘말려버린 자는 평생을 고통받게 됩니다. 사람들은, 특히 무를 숭상한다고 하는 자들은 진실에는 관심이 없죠. 그들에게는 명예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아집과, 비원이라는 달콤함에 담춘 탐욕밖에 없는 자들입니다. 그들이 별빛에 대해 실망하고 나서 멈출까요? 이번 일은 그동안의 평화에 끝을 고하는 신호탄이 될지도 모릅니다.”

“가짜 평화는 언제든 깨지기 마련일세. 자네가 말한 것처럼 무림인들이 탐욕 덩어리라면 마법사들은 실제로 보이는 욕심보다는 광기에 휩싸인 자들이지. 그래, 싸우지 않으면 그들은 존재할 이유가 없어.”

“궤변이에요. 모두 인간입니다. 자신이 사는 나라, 사람에 대한 인정이 조금만 있더라도 그런 극단적인 선택은 피할겁니다.”

“그렇지 않다는 건 자네가 더 잘 알고 있겠지?”


설연은 입을 다물었다. 이 남자에게는 말로는 이길 수 없다. 그래, 오히려 자신의 말은 궤변 투성이다. 괴물밖에 없는 이능력자들의 세계, 정보의 세계에서 사람처럼 있겠다는 건.


그녀는 작게 머리를 흔들었다. 무너지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녀 역시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아이들의 작은 미소를 기억한다.


“나중에 뵙지요.”

“곧 볼걸세.”


두 사람은 각자의 방향으로 걸어갔다. 설연은 자신이 원장의 명령을 전달해야하는 담당 부서의 인물들의 면면을 떠올렸다. 한숨이 나왔지만 어쩌랴, 두 사람에게 최대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게 지금의 최선이었다.




.


작가의말

ㅇㅇ.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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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아넨티어 152 18.07.23 126 2 9쪽
157 아넨티어 151 18.07.17 198 2 10쪽
156 아넨티어 150 18.06.22 191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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