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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연가(還生戀歌)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로맨스

독초쥬스
작품등록일 :
2017.02.10 00:02
최근연재일 :
2018.08.11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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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01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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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37화. 재미있다

DUMMY

그의 이름이 대연무장에 크게 울려 퍼진다. 그 의미가 어떤 의미인지는 눈이 보이지 않는 나여도 알 수 있다.

그가 일지를 이긴 것이다.

남궁세가의 검화를 그가 이긴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환호성을 지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내 옆에는 제갈세가를 이끄는 가주님과 대부인. 거기에 본가를 대표하는 장로분들이 자리를 함께하고 계신다. 거기에 정파에서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명숙들께서 자리를 지키고 계신다.

즉 이곳은 내가 함부러 행동해서는 안 될 장소라는 뜻이다.

‘대단해요.’

그가 강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뭐라해도 사익가가 주군으로 모시는 사람이지 않은가? 거기에 당소문의 더러운 손과 천상회라는 정체불명 집단의 습격에서도 그가 구해줬다.

그는 강하다.

내 마음속에서 그보다 강한 사람은 없다.

그렇게 믿었기에 지금의 이 승리가 무엇보다도 기뻤다.

아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이렇게까지 강하구나

정파 최강세력으로 군림하고 있는 남궁세가

그런 곳의 직계혈족이자 검화라 불리는 일지가 상대하 할지라도 결국 그가 승리를 쟁취하였다.

“······축하해요.”

아무도 듣지 못할 정도로 작게 속삭인 나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조용히 찻잔에 손을 가져갔다.

지금의 이 행복을 눈으로 보았다면 어땠을까?

평소 이런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게 내 운명이기에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와의 만남으로 인해 내 마음속에서 한 가지 욕심이 태어나고 말았다.

이 눈으로 그가 보는 세상을 보고 싶어

그의 멋있는 모습을 보고 싶어

이 욕심이 십수 년간 감고 있던 눈을 뜨게 만드는 명분이 될 수 있을까?

나도 알고 있다.

나는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다.

봐서는 안 될 것을 보기 때문에 감은 것이다.

나 스스로가 감당할 수 없기에 감았던 것이다.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 명. 아버지인 가주님뿐이다. 그런 내게 신니께서 찾아오셔서 말씀하셨다.

감당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신니는 내가 눈을 감은 진짜 이유를 모른다.

감당할 수 없는 것도 있지만 거기에 더해 내가 눈을 감은 것은 죗값이다.

‘사랑이 사람을 이렇게 만들어버리는구나.’

슬쩍 뜨려던 눈은 어느새 제자리로 돌아간 상태다. 하지만 눈을 뜨고 그를 보고 싶다는 욕심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게 아쉬움을 뒤로하고 따뜻한 차를 한 모금 입에 담았다.

그런 내게 대부인. 남궁후연이 다가와 귀에 대고 속삭였다.

“대단하네?”

“······.”

이 질문은 무슨 의도로 내게 던진 걸까?

“아까워. 호령문에서 썩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니? 그렇다고 남궁세가에 주기에는 좀 그렇고. 애초에 오라버니가 인정할 리가 없어. 신분이 미천하니까.”

“······.”

“네 생각은 어떠니?”

“왜 제게 그런 말을 하시는 건가요?”

남궁후연의 의도를 모르겠다.

“왜일까? 이상하게 이 자리. 아니 이 가문의 누구보다도 저 아이에 대해서는 네가 가장 잘 알 것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

“······.”

“내가 잘못 생각한 거니?”

“······.”

“뭐. 그렇다 치고 네 생각이 듣고 싶은걸? 넌 저 아이를 어떻게 생각하니?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을 것 같니?”

계속된 질문공세에도 나는 입을 열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 어떤 대답을 하든 나에게 득 될 것은 없다. 거기에 그에게도 득 될 것은 없다.

그렇게 판단한 나는 입가에 미소를 지우고는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잘 모르겠어요.”

“······그래? 그럼.”

그 뒤에 이어진 남궁후연의 말에 나는 들고 있던 찻잔을 떨어트릴 뻔했다.

“당가와 하후. 과연 어느 쪽이 이 가문에 득이 될까? 네 대답에 따라 네 미래가 달라질지도 모르겠는걸?”

“······어머니.”

“네가 이렇게 당황하는 모습은 처음 보는걸? 그만큼 바위처럼 튼튼한 네 마음을 흔들 정도의 인물이라는 뜻이려나?”

“가문의 뜻은 이미 정해졌어요. 그렇지 않나요?”

“그 가문 뜻을 정하는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나인걸? 특히 네 일에 관해서는 말이야.”

이 여자는 어디까지 나를 흔들어놓으려는 걸까?

이 질문의 의도는 명백하다

넌 저 사람을 좋아하니 이 말에 반응을 해라

그리고 웃어줄테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난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평소처럼 숨을까? 아니면 정면으로 남궁후연이라는 제갈세가의 실세에게 덤빌까?

그 후폭풍이 내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모른다. 이미 가문의 뜻은 정해졌고 내가 남궁후연에게 그이를 사랑하고 있다고 한다 해도 결과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이 마음만큼은 숨길 수 없다.

“제 대답을 듣고 싶으신 건가요?”

“듣고 싶은걸?”

“그렇군요. 그럼 어머니의 뜻대로 대답해드릴 수밖에 없네요.”

그 말과 함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의 내 행동은 이곳에 계신 명숙들의 시선을 끌 것이다. 그리고 이건 내 의도였다.

“전 그이를 사랑해요. 제 마음. 이 몸까지 바칠 수 있어요. 이제 저는 그이의 것이에요.”

선언과도 같은 말

아니 선언 그 자체였다.

하지만 남궁후연과의 대화를 듣지 못했던 이들은 다른 의미로 해석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노린 허점이었다.

“그렇구나. 그게 네 뜻이었어.”

“네.”

“그렇다면 어미로서 네 마음을 지지해줘야겠구나.”

“······.”

“뜻대로 하렴. 이제 다 큰 어른이니. 네 미래도 네가 그려야 하지 않겠니?”

지금까지 대화를 나누었던 남궁후연은 사라지고 제갈세가의 대부인의 목소리가 이 자리에 울려 퍼졌다.

그런 남궁후연의 대답에 주위에서 따뜻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허허허! 폐월수화가 독룡에게 빠지긴 빠졌구먼 그래!”

“한편으로는 아쉽군요. 제 아들도 폐월수화에게 빠져있는데 이 정도라면 포기하라고 해야겠습니다.”

“호호호! 같은 여인으로서 독룡이라는 사내는 포기할 수 없겠죠. 암! 당연해요! 왜냐하면 당가의 미래를 이끌 재목이니까요!”

지금의 정파에서 당가의 이름은 높은 하늘에서 남궁세가와 최강의 자리를 경쟁하는 경쟁자이다.

그런 가문의 소가주이니 명숙들에게 있어서는 탐스러운 보물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리고 그 명숙들의 반응에 나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

그 보물에 정상인이 아닌데

그저 몸만 탐하며 내 미모를 이용할 생각밖에 없는 추잡한 사람

빈틈을 일부러 만들어 나를 덮치려 했던 비열한 사람

그런 사람을 정파의 명숙들은 당가의 이름만 듣고 칭찬한다.

나와 엮으려 한다.

“하하하! 역시 제 약혼녀는 저를 사랑하고 있었군요!”

그런 그때. 뒤쪽에서 끔찍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으음? 자네 괜찮은 건가? 안색이 별로 좋지 않구먼 그래.”

“하하하! 비무대회가 기대되어 가만히 있을 수 없지요. 제 호위들과 가볍게 몸을 풀려고 했는데 조금 과했습니다. 결국 이런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허허. 젊구먼.”

“감사합니다. 대인.”

“본 상회에서도 자네에게 건 사람들이 많네. 그러니 이 기대를 만족감으로 채워주길 바라네.”

“당연하지요. 이번 비무대회를 위해 칼을 갈았습니다. 이번만큼은 결과가 다를 것입니다.”

“허허허! 말만 들어도 듬직하군!”

그 대화가 끝나기가 무섭게 당소문의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그리고 끝내 그 발소리는 내 앞에서 멈췄고 느끼고 싶지 않은 그의 손길이 느껴졌다.

“소저. 이번 비무대회에 의원으로 지원했다 들었소.”

“······네.”

“소저의 따뜻한 행동은 듣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소. 하지만 당가의 안주인이 될 사람이 그런 일을 해서는 안되는 것이오. 알겠소?”

당가의 안주인?

마치 나와 혼인을 한 것처럼 말하는 당소문의 말에 나는 몸을 떨었다. 거기에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상황을 마무리하려고 했다.

하지만 당소문은 물러나지 않았다.

“그것보다 대단하군. 내 상대로 부족하지 않아.”

“······?”

“아. 내 다음 상대가 바로 저자요. 호령문의 대제자 하후.”

그리고 그 뒤에 이어진 말은 내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철저하게 부셔주마. 내 이름과 당가의 이름을 걸고. 왜 내가 당가의 소가주인지 알려주겠어

이 사람은 왜 이렇게 어리석을까?

무엇을 위해 이렇게 집착하는 걸까?

당가의 자존심?

당소문으로서의 자존심?

아니면 이기심?

나를 가지기 위한 욕심은 이해하지만 도가 지나친다.

거기에 자신의 이름과 당가의 이름까지 걸고 그를 이기려 한다. 그 뜻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나는 남궁후연의 말보다 이 말이 더 가볍게 느껴졌다.

그가 당소문에게 패배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당가의 무시무시한 독도 그에게는 통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당소문의 날카로운 암기와 침들도 그의 앞에서는 무용지물일 것 같다.

왜일까?

본 적도 없는데 왜 확신할 수 있는 거지?

그렇게 속으로 생각하며 나답지 않게 겉으로 피식 웃은 나는 당소문에게서 등을 돌려 바람이 들어오는 방향을 향해 작게 속삭였다.

“이길거라고 믿어요. 당신이라면.”

이 말이 당소문이 아닌 그에게 향했다는 것을 내 양옆에 있는 이들은 알 것이다.

그래서일까? 당소문의 손길이 거칠게 흔들렸다.

그런 그의 반응에 나도 모르게 미소를 머금었다.

아아

난 어쩌면 괴짜일지도 모르겠네

지금의 이 상황이 너무 재미있어


작가의말

전 사이다보다 고구마가 더 맛있습니다. 하지만 고구마만 먹을 수 없지요.


그리고 독자여러분들 추석 잘 보내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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