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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연가(還生戀歌)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로맨스

독초쥬스
작품등록일 :
2017.02.10 00:02
최근연재일 :
2018.08.11 22:51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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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1.01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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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2화. 여신이 찾아오다

DUMMY

순식간이 벌어진 일이었다.

기과한 바람은 인간의 형태를 띤 괴물이었다. 그 괴물들의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도 실려 있지 않았고 대연무장을 바라보고 있던 이들을 처참하게 도륙하기 시작했다.

내 외침에 재빨리 반응한 정파의 명숙들이 괴물들을 상대했지만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기에 결국 피해가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중 도저히 인간이라고 할 수 없는 차가운 기운을 가진 한 인영이 이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가게.”

“진인. 저건 인간이 아닙니다.”

“알고 있네. 아마도 강시겠지. 그런데 상당한 힘이로군.”

“괜찮으시겠습니까?”

“자네가 나를 걱정할 때인가?”

그 말에 나는 입술을 거칠게 깨물었다.

“이곳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네. 자네가 누구인지 얼마나 강하지는 아직 모르지만 이곳에 있는 이들은 전부 정파무림에서 이름만 들어도 아는 실력자들뿐이네. 설마 저 강시들에게 당할거라고 생각하는가?”

“하지만 일반 백성들이······.”

“자네가 발을 디디고 있는 이곳이 어디인지 잊었는가?”

“······?”

“제갈세가의 이름은 가볍지 않네. 보게나. 이미 대응을 시작한 듯하군.”

용호진인의 말대로 각지에서 무형의 기운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아마도 제갈세가를 지키는 진법일 것이다.

“저 심상치 않은 강시는 내가 상대해야겠군.”

무당일검의 이름에 어울리는 청명한 기운을 끌어올린 용호진인이 일직선으로 강시를 향해 날아갔다. 저 정도의 실력이라면 저 강시도 상대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나는 땅을 박차려고 했다.

그런 그때

“어디를 가려고!”

“······.”

“나와 결판을 지어야지!”

붉게 충혈된 눈으로 나를 째려보는 당소문은 이 상황보다 나와의 대결을 중요시여기는 듯 보였다. 그것을 증명하듯 당소문의 손에는 얇은 실침들이 들려 있었다.

“상황파악이 안 돼?”

“흥! 저런 버러지들 몇 명 죽는게 뭐가 대수라고!”

“······뭐?”

“닥치고 나랑 싸워! 이제부터 진짜 내 힘을 보여줄 테니까!”

“진짜 힘이라······.”

어린아이보다 못한 당소문의 행동에 기가 찬 나는 한숨을 내쉬며 손가락을 튕겼다.

“컥!?”

고통스러운 신음과 함께 당소문이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힘은 무슨.”

가볍게 당소문을 제압하고 다시금 하늘을 올려다본 그때. 저 멀리서 느껴지는 거대한 기운에 눈을 부릅떴다.

‘이건?’

중원에서 만난 강자

수많은 강자들을 본 내가 이렇게 당황할 수밖에 없는 거대한 기운이 순식간에 제갈세가 전체를 뒤덮었다. 문제는 이 기운이 너무나도 친숙하다는 것이 문제였다.

“노야!?”

선녀스승의 힘

그것과 비슷한 기운이 제갈세가 전체를 뒤덮은 것으로 부족해 폭발적으로 사방으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이 정도의 힘을 과연 노야가 정상적인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빌어먹을!”

그와 동시에 노야의 힘이 터져 나온 곳으로 예상되는 곳에서 소름 끼치는 기운이 폭발했다. 이 정도의 괴물이 왔다는 걸 왜 몰랐던 거지?

하지만 지금 이 문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비무대가 무너질 정도로 강한 힘을 바탕으로 땅을 박찬 나는 한 줄기의 빛이 되어 힘이 폭발하고 있는 근원지로 향했다.

그렇게 점점 가까워지는 근원지에 누가 있는지 뒤늦게 알아챈 나는 입술을 깨물며 더욱더 힘을 끌어올렸다.

그런 그때

“!?”

세상이 멈췄다.

그리고 나는 어느새 땅에 서 있었다.

눈치채지 못한 것이 아니라 마치 내가 처음부터 이곳에 서 있었던 것처럼 세상이 그렇게 변해 있었다.

그런 멈춰버린 세상에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주위를 살펴보고 있던 그때. 이 멈춰버린 세상과는 어울리지 않는 꽃밭이 내 뒤에 펼쳐져 있었다.

그 꽃밭은 멈춰버린 세상과는 달리 정상적으로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꽃밭의 정중앙에는 다른 꽃들과는 크기와 형태가 다른 새하얀 꽃이 있었는데 그 꽃 위에 반짝이는 노란 나비 한 마리가 내려앉았다.

그리고 저 나비를 본 순간 나는 알 수 있었다.

그냥 나비가 아니다. 소년의 모습으로 내 앞에 나타난 신을 본 그때처럼 내 본능이 외쳤다.

“이번에는 소년의 모습이 아닌가?”

이 나비는 인간이 아니라고

[그와 나를 착각하다니. 아직 부족한 거야? 아니면 무능한 거야?]

“뭐?”

[한심해. 아무리 그가 손을 댔다고 해도 이렇게 한심할 줄은 몰랐어. 난 너를 위해 최대한의 환경을 제공해줬어. 그 환경에서 너는 신이 될 수 있는 자격을 손에 넣었어. 그런데 넌 그 자격을 대체 무엇을 위해 사용하는 거야?]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목소리

남자인지 여자인지조차 구분할 수 없는 중성적인 목소리였다. 문제는 이 목소리가 소년의 목소리와는 전혀 다르다는 점이었다.

“넌 누구야?”

[나? 이 세상을 창조한 신. 정확히는 모두의 어미이자 아비.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와 함께 태초에 태어난 의지야.]

“그라는 말은 나를 이 세상에 데려온 망할 신을 말하는 건가?”

[네 입장에서 보면 망할 신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넌 그를 망할 신이라고 부를 자격이 없어.]

노란 나비가 날갯짓으로 허공에 날아올라 나를 향해 다가왔다. 그리고 내 발 위에 내려앉은 나비를 본 순간 눈을 감을 수밖에 없는 새하얀 빛이 세상을 뒤덮었다.

“이 모습이 너와 대화하기에 편할지도 모르겠네. 이렇게 만난 건 처음이지? 반가워.”

눈부신 빛이 사라지고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낸 신은 무지갯빛으로 반짝이는 화려한 궁장을 입은 여신이었다.

“반갑다고 해야 할지는······.”

“넌 반가워 해야 해. 지금의 네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자는 나밖에 없으니까.”

“구원의 손길이라.”

“너도 느꼈겠지? 저곳에 있는 아이가 얼마나 강한지를.”

“······노야를 압도하는 자는 누구야?”

“한때 너처럼 신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가졌던 아이야. 지금은 그 자격을 박탈당하고 자신의 욕심에 취해 악신이 되는 길을 걷고 있지. 한때 너의 스승과 겨루었던 호적수였고. 그런 저 아이를 지금의 인간들은 이렇게 불러. 초대 혈교주. 수라혈신이라고.”

그 이름을 듣는 순간 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곤륜산에 있을 시절. 검신스승이 귀에 딱지가 자리 잡을 정도로 지겹게 말했던 한 인물이 있었다. 자신과는 다른 길을 걸었고 끝내 행복해지지 못했던 자가 있었다고

그가 바로 지금 이 시대에 수라혈신이라 불렸던 초대 혈교주였다.

“설마 살아있었을 줄이야.”

“농담도 잘하네? 네 스승도 수라혈신과 동시대의 인물이야. 네 스승이 살아있다면 그 시대에 어깨를 나란히 했던 저 아이가 살아있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잖아?”

당당한 목소리의 여신을 바라보며 나는 뒤늦게 깨달았다.

이 세상을 창조한 신

그리고 모두의 어미이자 아비라고 자신을 소개한 여신

그렇다면 저 여신이······

“맞아. 네 스승들을 그곳에 모아둔 장본인이 바로 나야.”

“······.”

“네 스승들은 이미 자격을 갖췄고 때를 기다리고 있는 자들이지. 너도 어느 정도 눈치는 채고 있었지? 네 스승들이 이제는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그곳은 인간의 틀을 벗어나게 만드는 공간이라는 건가?”

“맞아. 내가 직접 그 아이에게 가르쳐줬어. 너무나도 훌륭하기에 내 가르침을 배로 받아들였지. 난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했고 한편으로는 지금 내 또 다른 선택이 잘못된 것이 아닌가 후회하고 있어.”

“나를 보면서?”

“잘 아네.”

씩 웃으며 꽃밭에 앉은 여신은 나를 올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넌 뭐가 되고 싶어? 신? 아니면 악신? 그것도 아니면 평범한 인간? 무엇이든 될 수 있기에 그렇게 망설이는 거야?”

“······.”

“하아. 난 그를 지지했어. 그의 방식도 틀리지 않으니까. 나와 똑같은 입장에 서서 누군가를 편애하는 그의 방식을 나는 몇 번을 생각해도 똑같은 결론을 내. 그런데 이제는 의문이 들어. 이렇게까지 하면서 너희들을 편애해야 하는지를.”

“······.”

“있잖아? 넌 대체 뭘 하고 싶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거야? 그리고 너도 다른 아이들처럼 어긋난 길을 걸을 거야? 그렇게 되면 내가 곤란해져. 이 이상 균형이 깨지면 이 세상은 처음으로 돌아가야 하거든. 난 지금까지 수많은 아이들을 보살펴왔고 지금 이 세상에 살아가는 아이들을 누구보다도 사랑해.”

“······.”

“그러니까 이 자리에서 결정해줘. 무엇이 될지. 저곳에 있는 네 연인들을 지킬지. 아니면 후회할지.”

복잡해진 머리가 여신의 말에 번뜩였다.

네 연인들?

“어? 뭐야. 너 설마 모르고 있었던 거야?”

“그게 대체 무슨 말이야?”

“······하아. 한심함의 끝을 달리는 아이였네. 너는.”

“그러니까 그게 무슨 말이냐고!”

“왜 나한테 화를 내? 난 아무런 잘못도 없는데. 오히려 잘못한건 너잖아?”

“······뭐?”

뒤에 이어진 여신의 말이 나를 처참하게 만들었다.

“왜 한 명이라고 생각했어?”

“!?”

“이제야 안 거야? 그렇다면 넌 한심한 남자야. 너무 한심해.”

“······.”

“그런 한심한 너에게 마지막 기회를 줄게. 자. 네 선택은 어느 쪽이야?”

여신이 두 손을 펼치자 그 위에 새하얀 꽃과 새까만 꽃이 피어 있었다. 그리고 나는 한 송이의 꽃을 꺾었다.

이런 내 모습을 지켜보던 여신은 피식 웃으며 미소를 지었다.

“그게 네 선택이구나? 좋아. 네 선택을 존중해줄게. 그러니까 이번 생에서는 지켜봐. 그리고 저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줘.”

그 말을 끝으로 여신은 다시금 나비로 변해 허공에 날아올랐다. 그렇게 여신을 배웅하듯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나는 세상이 점점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려 하자 등을 돌렸다.

그리고 내 손에 쥐어진 꽃을 바라보며 웃었다.

“이게 내 선택이다. 빌어먹을 신아.”






***






구름 위에서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던 소녀는 이곳으로 올라오는 나비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왔어?”

소년의 말에 나비의 모습을 한 여신이 한숨을 내쉬었다.

[먼저 중립을 깬건 너야. 그러니까 나도 내 마음대로 했을 뿐이고.]

“내가 나쁜 놈이긴 하지. 하지만 그렇게 하는 편이 재미있잖아?”

[하아. 언제까지 그 가면을 쓰고 있을 건데? 이제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어?]

소년의 곁에 내려앉은 나비는 하후의 앞에서 변했던 것처럼 아름다운 여신의 모습으로 변해 화려한 꽃방석에 털썩 앉았다.

“그러니까 이제 그만해.”

“뭘?”

“저 아이들을 위해 네 시간을 희생하는 짓.”

“희생? 이게 과연 희생일까?”

“희생이 아니면 뭔데? 그 증거로 넌 지금 네 세계가 아닌 내 세계에 와있어. 지켜야 할 네 자리를 내팽개치고.”

“······.”

“너무 편애하지 마. 지치는 건 오히려 너니까.”

“······난 지쳐도 돼. 왜냐하면 저 아이들은 나보다 더 지쳤거든. 아비 된 입장으로서 자식을 위해 지치는건 인간세계에서 당연한 일이잖아?”

“넌 인간이 아닌데?”

“어떤 의미로는 너도. 그리고 나도 인간이야.”

“이해할 수 없어. 난 인간이 아니야.”

“이해하지 않아도 돼. 애초에 넌 이해할 수 없을 테니까. 그리고 미안하다. 귀찮게 해서.”

“······.”

“그리고 늘 고마워. 내 아이들을 사랑해줘서.”

“응.”

그렇게 소년과 여신은 서로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

“자. 이제 선택을 했으니 그 길을 걸어야겠지. 어디 한번 해봐. 늘 지켜봐줄 테니까.”

소년은 시선을 옮겨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곳에는 피비린내 나는 전장과 다름없는 제갈세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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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55화. 술자리에 찾아오다 +1 18.01.03 736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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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1화. 이야기를 나누다 +1 17.12.13 769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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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46화. 첫 시험이 끝나다 +1 17.11.15 932 1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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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화. 여신이 찾아오다 17.11.01 1,043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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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7화. 재미있다 +1 17.10.01 1,181 2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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