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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연가(還生戀歌)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로맨스

독초쥬스
작품등록일 :
2017.02.10 00:02
최근연재일 :
2018.08.11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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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1.10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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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4화. 강림하다

DUMMY

왜일까?

왜 항상 늦는 걸까?

왜 항상 잃어버리는 걸까?

왜 항상 놓치고 마는 걸까?

단 한 번만이라도 먼저 손을 내밀고 싶었고 지켜주고 싶었다. 눈치가 없어 내가 지켜야 할 연인이라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고 결국 실수를 반복하고 말았다.

그렇게 나는 또 무언가를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으아아아!”

스승들의 가르침 아래에서 한 번도 폭주하지 않았던 내 힘이 들끓어 올랐다. 분화하는 화산의 분화구처럼 온몸이 날뛰었다.

반짝이는 여의는 어느새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내뱉는 숨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웠다.

불성스승의 무학과 검신스승의 무학. 거기에 더해 도천스승의 무학까지 마치 굶주림에 미쳐 날뛰는 야생의 호랑이처럼 시야에 보이는 먹잇감을 향해 날카로운 발톱을 들이민다.

내 앞을 가로막았던 백강시들조차 발톱을 막아내지 못했다.

사내의 수라에 처음으로 상처를 만들어냈다.

“하하하하! 이거 제대로 미친놈이 됐구나!”

“닥쳐!”

내 앞을 가로막는 수라의 형체를 그대로 찢어발기고는 사내와 순식간에 거리를 좁혔다.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였지만 이상하게도 그 이상 사내와 거리를 좁힐 수 없었다.

“좋아! 아주 좋아! 이 정도는 해줘야지! 그래야 이곳이 화려해지지!”

“미친새끼가!”

“그래! 그 미친새끼가 원하는 대로 날뛰어봐!”

사내의 손에서 무형의 기운이 흘러나와 어딘가로 날아갔다. 그리고 뒤이어 내가 쓰러트렸던 백강시들이 삐걱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들이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왜 강시가 무서운지 알려주마!”

“칫!”

들끓는 기운을 통제하지 못해서일까? 평소보다 몸이 가볍게 느껴져서 거리를 조절하지 못했다. 그 결과 그녀들을 한참 지나 아무도 없는 벽쪽으로 날아오고 말았다.

“빌어먹을!”

흥분을 가라앉히려는 노력은 불필요했다.

지금의 나는 폭주한 상태다.

억지로 기운을 억누르면 역효과가 날 것이다. 하물며 저 사내와 혈교도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힘을 아낄 수 없었다.

차라리 폭주한 지금

위험요소를 전부 처리해버리자

‘우선은 저 강시들부터!’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을 이끌고 그녀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순식간에 좁혀진 거리에서 나보다 먼저 도착한 백강시들의 날카로운 공격을 남궁세가의 무인들이 힘겹게 막아냈다.

그 틈으로 보이는 남궁일지를 보고는 머리가 지끈 아파왔다.

제발······제발 죽지 말기를

차라리 내 목숨을 가져가고 그녀를 살려주기를

조금 전 만났던 여신에게 빌며 나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결국 무리하게 기운을 사용했다.

점점 삐걱거리는 몸

아프다고 비명을 지르는 근육들

손아귀는 이미 찢어져 붉은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으며 한계를 훌쩍 넘는 힘으로 땅을 여러 번 박찬 두 다리는 덜덜 떨리고 있었다.

누가 봐도 나는 정상이 아니다.

그리고 나 또한 정상이 아님을 인지하고 있었다.

“하아······하아!”

거친 숨을 내뱉으며 그녀들의 곁에 도달한 나는 순식간에 백강시들을 멀리 쳐내고는 이들의 대표로 보이는 자에게 다가갔다. 그는 어깨에 큰 상처를 입은 중년 사내였고 한 자루의 검처럼 날카로운 기운을 내뿜으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저곳으로 피하십시오.”

“그게 무슨 말인가?”

“이곳은······위험합니다.”

“노야께서 크게 다치셨네! 이 상태에서 노야를 옮기란 말인가!? 거기에 일지 또한 관통상일세!”

“그렇다고 이곳에서 다 죽을 생각입니까!”

나도 모르게 버럭 화를 냈지만 중년 사내는 오히려 차분하게 내 어깨를 잡으며 말을 이었다.

“곧 있으면 제갈세가의 원군이 도착할걸세.”

“이미 근처에 와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떨거지들로 저들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습니까?”

“······.”

내 말에 말문이 막힌 중년 사내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저쪽에 환영진을 만들어두겠습니다. 그러니 그곳으로 피하십시오.

-······알겠네

그 대답과 함께 품속에서 짧은 쇠봉들을 뽑아 중년 사내에게 가라고 말했던 위치로 재빨리 던졌다.

임시방편이긴 하지만 이들을 짊어지고 싸울 수는 없었다. 오히려 내 힘을 이기지 못하고 상처를 입을 것이 분명했다.

“빨리 움직이십시오!”

그렇게 외친 후 다시금 달려드는 백강시들을 쳐내기 위해 봉에 힘을 담았다. 그리고 그 짧은 순간. 내 몸에서 이질적인 기운이 스며들어왔다.

“윽!?”

몸속에서 금강공과 맹렬하게 싸우는 끈적한 기운. 그 기운의 정체는 바로 수라혈신의 혈기였다.

“하하하하! 고작 저런 환영진 하나 만들려고 그렇게 발버둥 친거냐!”

“크윽!”

억지로 신음을 되삼키려 했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몸은 솔직했다. 이미 한계를 넘어선 내 몸은 서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할 지경이었다.

“······난 맹세했어.”

삐걱거리는 팔을 움직여 봉을 고쳐 쥐었다.

“그녀를 지키겠노라고.”

그리고 바닥에 나뒹구는 검 한 자루를 주워 두 손을 무기로 채웠다.

“이 목숨을 걸고서라도.”

들끓는 내공을 그대로 풀어두고

“세상 전체를 적으로 돌릴지라도.”

미쳐 날뛰는 힘에 몸을 맡긴 채

“시체로 산을 쌓을지라도.”

나는 앞으로 달려갔다.

“그녀를 지켜보겠노라고!”

여의가 앞으로 쭉 뻗어갔다. 그 일격에 백강시 한구가 허망하게 몸의 절반을 잃어버렸다.

이가 많이 나간 검을 역방향으로 움직여 허공을 베었다. 검신스승의 무학중 하나인 절기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자 다른 백강시 한구가 허무하게 두 다리를 잃어버렸다.

처절한 사투 속에서도 내 마음은 그녀들에게 향해 있었다.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나보다 크게 다친 남궁일지와 뜻하지 않게 눈을 떠버린 그녀. 제갈미려가 너무 걱정되었다.

‘빨리 정리하지 않으면······.’

나를 비롯한 이곳에 있는 전원이 위험해진다. 제갈세가의 포위망이 점점 좁혀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정 수준 이하의 무인들은 있어봤자 오히려 독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최소한 대연무장에 있었던 명숙들과 제갈세가의 장로들이 아니고서는 이곳에서의 전투를 버티지 못한다.

그리고

‘헛것이 아니라 진짜라면······큰일이다.’

마른하늘

그 중심에서 반짝이는 하나의 별은 언제 이곳에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어떻게 해서라도 그것만큼은 막아야 했다.

“하아아압!”

이미 백강시의 절반 이상을 정리했다. 조금만 더 나아간다면 백강시와 혈교도들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아까부터 저 자리에 서 있는 사내. 수라혈신이었다.

수라를 강림시킨 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내는 마치 불구경을 하듯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저 사내를 꺾을 방법은 존재한다. 하지만 그 방법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생각해내!’

점점 지쳐가는 몸으로 백강시의 구할 이상을 처치한 지금. 결단을 내려야 했다.

그리고 나는 결단을 내렸다.

한계의 한계를 넘어서 인간의 영역을 아득히 초월한 속도로 단 한걸음. 사내를 향해 나아갔다.

“호오? 이게 네 전력이야?”

세상이 제자리를 되찾으려 했고 그 반동이 그대로 내 몸을 때렸다.

욱신거리는 팔을 움직여 사내의 목을 향해 봉과 검을 휘둘렀다.

불성스승의 무학과 검신스승의 무학. 거기에 더해 도천스승의 무학이 더해진 내 일격이었다.

바람이 찢어지고 허공에 두 줄기 선이 그어졌다. 마치 붓으로 허공에 선을 그은 듯 그 선은 한동안 사라지지 않았다.

“흐음. 확실히 내가 보았던 그 녀석의 검보다 날카롭네. 하지만 그때는 무려 천년 전의 일이야. 지금의 그 녀석이라면 손가락 하나로 네 검을 막을 수 있을걸? 그리고 그 녀석이 손가락 하나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나도 가능해.”

허공에 그어진 두 줄기 선은 사내의 손가락에 막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재미있네. 네 인생이 어떤 인생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너는 그 녀석들의 제자야. 우리들과 다른 길을 걷는 너에게 조금 기대하고 있었는데. 결국 기대감은 배신감으로 돌아왔네.”

툭! 하고 내 어깨를 친 사내가 점점 시야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커────억!?”

등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고통

삐걱거리는 몸이 이제는 절규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흔들리는 눈동자로 저 멀리 서 있는 사내를 보며 절망했다.

믿을 수 없었다.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한 수가 고작 손가락 하나에 막혀버렸다.

‘이게 끝이라고?’

여신이 말한 강함이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절망해야 할까? 아니면 이대로 포기해야 할까?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던 내 머릿속에 다시는 보고 싶지 않는 기억이 떠올랐다.

죽었다.

또 죽었다.

그 최악의 기억은 계속해서 반복되었고 마치 바퀴를 굴리듯 머릿속에서 똑같은 장면들이 굴러가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아!”

온 힘을 다해 두 다리로 지면을 박찼다. 무리한 돌격이었지만 이럴 때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되어 있었다.

그렇게 마지막 백강시를 쓰러트리고 뒤늦게 나선 혈교도인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한 나는 붉은 피를 뒤집어쓴 채 앞을 가로막고 있는 수라를 바라보았다.

뜯고 베고 꺾더라도 다시금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수라

불사신의 힘을 자랑하는 수라를 다시금 넘어 오만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는 사내를 향해 다시금······봉과 검을 휘두른다.

“그만하자.”

“······.”

“이런 상황인데도 올 생각이 없나 보네. 그러면 내가 이곳에서 시간을 보낼 이유는 없지. 다 정리하고 저년들의 영혼만 가져갈게.”

그 대답과 함께 사내의 바로 앞에 멈춰있는 검이 산산조각 났다.

파편으로 변해버린 검을 멍하니 바라보던 나는 뒤늦게 사내가 사라졌다는 것을 깨닫고는 곧바로 그녀들이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붉게 변한 손을 들어 올린 사내가 보였고 그와 동시에 사방에서 나를 압박해오는 혈교도인들이 붉은 안광으로 나를 죽일 듯 째려보고 있었다.

최악의 상황 속에서 나는 결국 패배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이 싸움은 나의 패배다.

이 이상 반항해봤자 의미가 없다.

그래서 나의 패배를 인정하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죄송합니다.”

반짝이는 별을 향해 사과했다.

그리고 내 사과와 함께 반짝이는 별이 하늘에서 뚝 떨어졌다.

“죄송은 무슨? 넌 최선을 다했어.”

앞으로 두 번 다시 듣지 못할 것 같았던 그 목소리가 들려왔고 삐걱거리는 내 몸을 진정시켜주었다.

“······스승님.”

내 말에 혈교도인은 물론이고 그녀들과 남궁세가의 무인들. 마지막으로 사내가 나를 바라보았다.

아니

정확히는 내 앞에 나타난 아름다운 선녀를 바라보았다.

“스승님은 무슨? 내가 말했지? 넌 사랑스러운 내 아들이라고. 세상 사람들이 알고 있는 기본 상식이 있어. 아들은 어미를 뭐라고 부를까?”

“······.”

“어머니. 라고 부르면 돼. 그리고 아들은 어미에게 미안해할 필요 없어.”

그 대답과 함께 내 스승이자 나를 키워주신 어머니. 선녀스승이 찰랑거리는 머리를 손으로 슬쩍 넘기며 뒤를 돌아보았다.

“자. 오랜만에 날뛰어볼까?”

그리고 하늘과 땅에 새하얀 빛의 기둥이 떠올랐고 진득한 혈향이 꽃향기로 바뀌었다.

“오랜만이지? 빌어먹을 수라혈신!”

“하하하하! 네년이 내려오기만을 기다렸다! 제갈선!”

오천무신(五天武神)의 일인

세상의 진실을 보는 눈과 세상의 법칙을 깨트리는 힘을 지닌 고금제일미 선녀(仙女) 제갈선의 강림(降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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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1화. 이야기를 나누다 +1 17.12.13 757 1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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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46화. 첫 시험이 끝나다 +1 17.11.15 919 15 16쪽
47 45화. 큰 별이 지다 +1 17.11.12 1,071 1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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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2화. 여신이 찾아오다 17.11.01 1,032 17 12쪽
42 41화. 눈을 뜨다 17.10.31 1,005 1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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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8화. 검화가 찾아오다 +1 17.10.13 1,212 21 15쪽
38 37화. 재미있다 +1 17.10.01 1,166 2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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