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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연가(還生戀歌)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로맨스

독초쥬스
작품등록일 :
2017.02.10 00:02
최근연재일 :
2018.08.11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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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1.15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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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46화. 첫 시험이 끝나다

DUMMY

선녀스승

이제 내게는 어머니인 선녀스승의 배려에 나는 거친 숨을 내뱉으면서도 흥분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었다.

그리고 선녀스승이 만들어낸 거대한 환영 속에서 나는 씩 웃었다.

“이제 우리들뿐이네.”

내 말에 수라혈신이 똑같이 씩 웃었다.

“그래서 결과가 바뀌냐? 조금 더 나아졌다고 나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이기지 못하겠지.”

“근데 그렇게 쳐 웃어?”

“이제 네 손아귀에 그녀들이 없으니까.”

“······.”

“밖에 있는 저 녀석들은 어머니를 이길 수 없어.”

“하! 어차피 버리려고 데려온 것들이야.”

“······그녀도 버리려고 데려온 거야?”

대답 대신 주먹을 뻗은 수라혈신

그 주먹은 거대한 산처럼 부풀어 올라 나를 덮쳤다.

“이까짓 환영진이 나한테 뭐가 대수라고? 오히려 환영이야. 너를 완벽하게 짓밟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네 녀석이 나랑 있는 한 저 빌어먹을 년도 도망가지 않겠지. 그러니 잠깐의 여흥이다. 제대로 덤벼. 네 모든 걸 쏟아 부어봐. 현실이 얼마나 잔혹한지를 내가 직접 알려줄 테니까.”

“그러니까 내 질문에 답부터······.”

“답은 무슨! 화려한 싸움에는 관객이 있어야지. 이 어여쁜 여자는 나만의 관객이야. 공격하든 말든 상관없어. 애초에 네 녀석의 나약한 주먹은 닿지도 않겠지만.”

“관객이라······좋네. 네 강함은 인정해. 나보다 더 높은 곳에 있는 게 확실하니까.”

“하하하하! 패배 선언이냐?”

“하지만 지금의 너한테 질 자신이 없다.”

“······뭐?”

“날 응원해주는 여자가 세 명이나 되니까.”

폭주하던 세 신공

불성스승의 금강공(金剛功)과 도천스승의 패황무적신공(覇皇無敵神功). 그리고 마지막으로 검신스승의 천마신공(天魔神功)의 기운이 연기처럼 사라졌다.

그 많던 기운이 증발해버리자 수라혈신의 눈매가 들썩였다. 아무래도 충격적인 거겠지

“큭······.”

하지만 폭주했던 힘을 억지로 제압한 여파는 그대로 내 몸을 망쳤다. 입가를 따라 흘러내리는 붉은 선혈이 그 증거였다.

한없이 무거웠던 몸이 더 무거워졌다. 마치 두 팔 두 다리에 수련할 때 쓰던 모래주머니를 달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도 마음이 가벼웠다.

이곳이라면 걱정 없이 싸울 수 있다.

피해를 걱정할 필요 없다.

그녀들이 다칠 걱정이 없다.

그렇게 여유로워진 나는 이 세상에 나와 처음으로 내 검을 뽑아 들었다.

“······역시 그 녀석의 제자라 이건가?”

“스승님에 비하면 한없이 부족하지만 지금의 너를 상대하려면 이걸 사용할 수밖에 없어.”

“그래. 내 최악의 상성이었던 천마검(天魔劍)이라면······아니. 지금 시대의 인간들은 그걸 심검(心劍)이라 부르더라. 좋아. 네 녀석의 그 심검. 내 최강의 수라(修羅)로 상대해주지.”

그 대답과 함께 수라혈신의 등 뒤에 두 개의 귀면(鬼面)과 검상으로 뒤덮인 두 쌍의 팔이 나타났다. 두 쌍의 팔에는 제각각 검과 창이 들려있었는데 화려한 전사의 팔과 어울리는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이것이 수라혈신

검신스승과 함께 세상을 평정했던 무신의 반열에 오른 악신

초대 혈교주

그 이름을 모르기에 그저 남겨진 별호로밖에 칭할 수 없는 저 악신을 상대로 나는 내가 뽑을 수 있는 최강의 심검을 잡고 자세를 취했다.

“그게 패황무적신공의 오의냐?”

“······.”

“지금의 혈교주가 그렇게 꺾고 싶어 하는 무공이 그거야? 별 볼 일 없어 보이는데?”

팔짱을 낀 채 여유롭게 서 있는 수라혈신을 향해 심검을 휘둘렀다.

바람소리가 사라지고 환영으로 가득 찬 세상이 검의 궤적으로 조금 비틀어졌다.

그리고 그 심검을 수라혈신의 등 뒤에 나타난 팔이 받아 쳐냈다. 그 여파로 수라혈신과 내가 서 있는 자리가 움푹 파였다.

“흠? 꽤 괜찮네. 지금 세상에 널 상대할 수 있는 놈은 별로 없겠어.”

“언제까지 여유로울 수 있을까!”

내 심검과 수라혈신의 수라가 거친 공방을 이어가던 그때. 수라혈신의 시선이 옆으로 향했다.

“······스승님. 이제 멈추셔야 합니다.”

“뭐?”

수라의 거대한 팔이 그대로 내 심검을 움켜쥐었다.

“이곳은 제갈세가입니다.”

허공에 떠 있는 여인은 여전히 축 늘어진 채 말문만 열어놓았다.

“그래서?”

“선녀께서 강림하셨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목적의 절반 이상은 달성하신 것 아닙니까?”

“이놈이랑 저년들을 다 죽이고 그 영혼을 취해야지 내 목적이 달성······.”

“스승님께선 항상 제게 의견을 요구하셨지요. 그러면 제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감겨있던 눈을 뜨고 잔잔한 호수처럼 차분한 눈동자가 수라혈신이 아닌 나를 지그시 바라본다. 그 눈빛에 소름이 돋은 나는 무심코 심검을 회수하고 거리를 벌렸다.

“몸을 보존하셔야 합니다.”

“닥쳐.”

“스승님······.”

“여기까지 왔어. 이런 기회가 또 올까? 억지로 미래를 뒤튼 후유증은 얼마든지 감수해주지. 하지만 이번 기회를 놓칠 생각은 없어. 모조리 손에 쥐여주마. 선녀의 지식도! 저놈과 저년들의 영혼도 전부 내꺼야!”

그 대답과 동시에 수라혈신이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러니까 죽어서 그 영혼을 나한테 넘겨!”

바로 옆에 나타난 수라혈신이 수라의 팔을 휘둘렀다. 환영진속에 뿌연 먼지로 뒤덮였고 시야가 가려진 나는 기척만으로 수라의 공격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틈이 나면 심검으로 수라혈신을 베려고 노력했지만 그때마다 수라의 거대한 창이 내 심검을 막아냈다.

‘저 무구들. 전부 여의에 버금갈 정도의 신물(神物)들인 건가!?’

검신스승의 이야기를 떠올리고 여의보다는 심검이 더 좋을 것 같아 뽑아 들었다. 그런데 저 수라가 들고 있는 무구들이 전부 신물이라면 상성도 무용지물이 된다.

‘어떻게 해야 하지?’

스승들과의 끝없는 비무속에 그 해답이 들어있을 거라 생각했던 나는 기억을 떠올리며 수라와 밀리지 않는 공방을 펼쳐갔다.

그리고

나는 불성스승의 말을 떠올리게 되었다.

“무엇이 너를 그리 초조하게 만드는 것이냐?”

단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은 채 내 공격을 손가락 하나로 막고 있던 불성스승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스승님. 전 강해져야 합니다. 그리고 꼭 이겨야 합니다.”

“왜 강해져야 하느냐?”

“그녀를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그녀라. 그럼 그 아이를 지키기 위해 단 한 번도 패배해서는 안 되는 것이냐?”

“예.”

내 대답에 불성스승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손가락을 튕겼다.

“큭!?”

풍압에 밀려나 버린 나를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내려다보던 불성스승이 말을 이었다.

“불패신화를 쓴 검신도. 도천도. 선녀도 지금까지 단 한 번의 패배도 하지 않았을 것 같더냐?”

“그건 당연히······.”

“졌다.”

“······예?”

“그 강인한 검신도. 패기 넘치는 도천도. 모르는 것이 없는 선녀도 모두 패배한 적이 있느니라. 그리고 나 또한 패배를 한 적이 있느니라.”

“······.”

“인간은 완벽할 수 없으며 또한 완벽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인간이 완벽하다면 세상의 균형은 깨지고 그 완벽한 인간이 모든 것을 집어삼키겠지.”

“······.”

“그러니 너는 완벽해져서는 안되느니라. 애초에 패한다고 그 아이를 못 지킨다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있느냐?”

불성스승의 이해할 수 없는 말

하지만 지금은 이해할 수 있는 말이었고 나는 불성스승에게 또 하나 배우게 되었다.

“져도 된다. 그리고 진 다음 이기거라. 그러면 되는 것이 아니더냐?”

마지막 말을 떠올리고 내 모든 것을 심검에 담아 수라를 향해 휘둘렀다.

그리고 수라의 거대한 창이 다시금 내 심검을 쳐냈다. 그 여파로 산산히 부서지는 내 심검을 바라보며 수라혈신이 씩 웃었다.

“하하하하! 결국 여기까지였냐!”

거대한 수라와 함께 나를 향해 달려오는 수라혈신

그리고는 두 쌍의 팔과 수라혈신의 오른손이 내 전신을 때리기 위해 다가온다.

“······한번 졌으니.”

“!?”

“이겨야지.”

왼손에 쥐고 있던 여의를 어긋난 방향으로 땅에 박은 다음 작게 속삭였다.

“밀어버려. 여의.”

내 말을 기다린 여의는 내 의지에 따라 길쭉하게 늘어났다.

“이자────시익이!”

여의의 끝에 걸려 쭉 밀려나는 수라혈신을 향해 다시금 손에 쥔 심검으로 검신스승의 무학을 펼쳤다.

“크윽!?”

처음으로 수라혈신의 몸에 피가 튀었다. 어깨부터 배까지 이어지는 길쭉한 검상에서 흘러나오는 막대한 양의 피가 땅을 적셨다.

하지만 수라혈신은 쓰러지지 않았다.

사람이었다면 의식을 잃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의 출혈이었다. 문제는 눈앞에 있는 저 수라혈신이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하······하하하하! 오랜만이네. 오랜만이야! 내 몸에 상처를 내다니!? 최근 내 몸에 상처를 냈던게 아마 제갈선. 그년이었었지!?”

“······뭐?”

“좋아! 아주 좋아! 그렇게 발버둥 쳐야 사냥할 맛이 나지!”

“──!?”

바닥을 적시고 있던 피가 길쭉한 창이 되어 내 옆구리를 베었다.

“내 최강의 힘 중 하나를 네가 불러내다니!”

그리고 그 창을 쥔 붉은 손을 본 순간 나는 입술을 거칠게 깨물게 되었다.

“자 혈군(血軍)들아! 저 녀석의 사지를 찢어버려라!”

수라혈신의 발밑에서 솟아오른 붉은 형체의 괴물들이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크윽!?”

그 괴물들을 여의로 쳐냈지만 형태를 잃게 되면 다시금 그 형태로 돌아가는 속도가 너무 빨랐다. 불사의 괴물들이 점점 숫자를 늘리면서 내 주위를 포위하면서 하나의 진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난 그 진이 완성될 때까지 가만히 있을 생각이 없었다.

“──이새끼!”

일직선으로 쭉 나아간 여의를 붙잡고 앞으로 나아간 나는 수라혈신 바로 코앞에 내려앉은 뒤 곧바로 심검를 휘둘렀다.

“크윽!?”

“칫!”

혈군을 조종할 여유를 주지 않게끔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그 과정에서 나와 수라혈신의 몸에 많은 상처가 생겨났다.

끝없이 이어지는 치열한 혈투

여유로웠던 수라혈신의 표정은 어느새 굳어져 있었고 내 몸은 비명조차 못지를 정도로 피폐해져갔다.

힘이 아닌 의지만으로 손을 움직이고 발을 움직였다. 몽롱한 의식 속에서도 수라의 일격을 뚜렷하게 인지하고 피했다.

그것을 끝없이 반복한다.

한 시진

두 시진

몸으로 느끼는 체감으로는 세 시진 가까이 이어진 것 같은 이 혈투속에서 결국 나는 한쪽 무릎을 꿇게 되었다.

“헉! 헉!”

거친 숨을 내쉬는 수라혈신과 다르게 나는 거친 숨조차 쉴 수 없을 정도로 지쳐버렸다.

“이 개새끼가! 감히 날 운동시켜!?”

수라의 거대한 창을 맨손으로 집은 수라혈신이 붉게 충혈된 눈으로 나를 내려다본다.

“빌어먹을 새끼! 반항은 여기까지냐?”

“······.”

“그래. 이제 끝────!?”

말이 끝나기 전에 수라혈신의 몸이 크게 흔들렸다.

흐릿하게 사라져가는 내 심검의 칼끝이 수라혈신의 어깨를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이익! 이 새끼가 끝까지!”

거친 말을 내뱉으며 땅을 박찬 수라혈신이 창을 있는 힘껏 던졌다. 하나의 점처럼 보이는 거대한 창이 맹렬한 속도로 나를 향해 떨어진다.

“흡!”

없는 힘을 최대한 끌어모아 마지막 발악처럼 심검을 던졌다. 거대한 창을 빗겨나간 심검은 그대로 수라혈신의 오른쪽 허벅지에 박혔고 수라혈신이 던진 창은 내 여의의 봉 끝에 막혀 둔탁한 소리를 냈다.

“이, 이 새끼가아아아아아아아아!”

비명과도 같은 외침

수라혈신의 두 눈에서 붉은 피가 주르륵 흘러나왔다. 그리고 폭발하듯 등 뒤에 또 하나의 귀면과 한 쌍의 팔이 돋아났다.

“죽어!”

새로 자라난 한 쌍의 팔에는 거대한 대부(大斧)와 거친 표면의 대도(大刀)가 들려 있었다. 그 두 자루의 대부와 대도가 내 코앞에 도달했고 몸을 살짝 비튼 것만으로 죽음을 피했다.

“······.”

“크으으윽! 빌어먹을 새끼!”

땅에 내려앉은 수라혈신은 연신 거친 숨을 내쉬며 내 심검에 당한 부위를 손으로 가렸다. 마치 술독에 난 구멍에서 술이 흘러나오는 것처럼 수라혈신의 몸은 이미 피로 물들어 있었다.

“······스승님.”

“왜!”

“스승님의 패배입니다.”

“뭐? 너까지 왜 그래!”

“밖을 보십시오.”

“밖은 또 왜······.”

수라혈신과 내 시선이 한곳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정파의 명숙들과 함께 서 있는 여인이 보였다. 그리고 그 반대쪽에는 제갈세가주와 대부인을 비롯한 제갈세가의 장로들이 날카로운 기세를 일으키며 당장 달려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칫.”

“스승님. 살아남은 자들도 챙겨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미 피해가 막심합니다.”

“······저 개새끼라도 죽인다.”

“스승님!”

“어쭈? 네가 감히 나한테 목소리를 높──!?”

“이제 그만하셔야 합니다!”

수라혈신의 품에 안긴 여인이 굵은 눈물을 흘렸다.

“너──.”

“벌은······돌아가서 받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니 몸을 보존하소서.”

“······.”

거대한 수라가 눈 녹듯 사라지고 일대를 뒤덮었던 붉은 안개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라혈신은 여인의 뺨을 손으로 쓰다듬고는 씩 웃으며 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흉측한 그림의 가면이었다.

“가려.”

“스승님······.”

“됐어. 나도 상황파악 정도는 한다고.”

“······감사합니다.”

“아아. 오랜만에 들끓었는데. 격하게 움직이고 피도 흘리고. 사람처럼 반응도 보였는데 말이야. 그런데 이렇게 끝내야 한다니. 너무 아쉽네. 그렇지?”

나를 바라보며 어린아이처럼 웃는 수라혈신

그 모습 뒤에 숨어있는 짙은 살기를 느낀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여의를 고쳐 쥐었다.

“제자의 부탁이기도 하니 여기까지 하는 거야. 하지만 다음에 만나면 끝을 봐야겠지? 그때는 세상 사정을 무시해서라도 모두 죽여줄게. 숨소리가 들리지 않게끔 말이야.”

“······.”

“그리고 너. 아니 썅년. 나랑 같은 반열에 올랐다고 기고만장한데 과연 네가 서 있는 그곳이 정말 정점일까?”

질문이 선녀스승에게로 향하자 당사자인 선녀스승이 피식 웃으며 답했다.

“정점이지. 어떤 의미로는.”

“······그 사기꾼에게 제대로 낚였나 보네.”

“한때 너도 왕모께······.”

“아아. 거기까지. 보는 눈이랑 듣는 귀가 너무 많아. 여긴.”

“······.”

“조만간 내 사자를 보내도록 하지. 이렇게 난장판을 친것에 대한 보상은 해야 할 테니까.”

“됐네요.”

그 대답과 함께 선녀스승이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새하얀 빛이 기둥들이 반짝이는 눈으로 변하고 세상이 뒤틀렸다.

“이 정도로 제갈세가가 망할까?”

“하하하하! 과연! 네년의 힘을 볼 때마다 감탄사밖에 안 나온다니까?”

“그거 고맙네. 빌어먹을 수라혈신.”

“아아. 그래. 이번에는 순순히 물러나 주지. 그리고 마지막 제안이야. 내 손을 잡아라. 제갈선.”

선녀스승이 있는 방향으로 손을 내민 수라혈신은 대답을 기다렸다.

그리고

“꺼져.”

“······그때와 같은 대답이네. 뭐 좋아.”

선녀스승이 그 제안을 거절하자 수라혈신은 피식 웃으며 주위를 둘러봤다. 살아있는 혈교도의 숫자는 삼할에 불과했다. 그중 남궁일지와 혈투를 벌인 혈교의 장로. 철요는 의식을 잃은 듯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혈교도의 등에 업혀 있었다.

“다들. 오늘 있었던 일은 잊는 게 좋을 거야. 기억해봤자 좋을 게 없을 테니까. 특히······.”

“오랜만에 뵙는군요. 수라혈신.”

“······이곳을 찾아왔다는 건 아미산은 내 부탁을 들어주지 않겠다는 뜻이려나?”

“전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그저······.”

“지켜봤지.”

내 앞에 나타난 영요신니는 어두운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저희 아미파는 중립이에요.”

“중립? 어느 쪽의 중립?”

“그 어디의 뜻도 따를 생각이 없어요.”

“흐음······그래?”

“네.”

“알았어.”

그 대답을 끝으로 등을 돌린 수라혈신은 자신의 품에 안겨있는 흉측한 가면의 여인을 두 팔로 안아 들고는 작게 속삭였다.

“다음에 보자.”

수라혈신

재앙과도 다름없는 그의 등장으로 인해 세상은 들썩이게 되었고 나는 첫 시험으로부터 그녀를 지킬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다른 쪽의 연인은 지키지 못했다.


작가의말

오늘 포항에서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포항에 계신 지인분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포항에 계신 분들 힘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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