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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연가(還生戀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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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초쥬스
작품등록일 :
2017.02.10 00:02
최근연재일 :
2018.08.11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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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15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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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화. 이야기하다

DUMMY

미녀로 소문이 자자한 황보월연의 미모를 그대로 물려받은 남궁일지는 말 그대로 미소녀였다.

황보월연과 쌍둥이가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로 쏙 빼닮았으며 아버지인 남궁호를 닮아 키도 훤칠했다. 거기에 무공에 대한 재능까지 첫째인 남궁거손에 필적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들 정도로 대단했다.

하지만 그 진실은 남궁세가 내에서 단 네 명밖에 알지 못했다.

태상가주이자 무림맹의 맹주로 군림하고 있는 검성과 장로를 대표하는 대장로. 그리고 가주와 황보월연이었다. 문제는 무공에 대한 재능이 너무나도 압도적이라는 점이었다.

남궁거손은 남궁세가의 기초무공부터 천천히 시작해 지금은 상승무공을 이어받을 수 있는 자격을 손에 쥐었다. 그런데 그런 남궁거손보다 어린 남궁일지는 이미 상승무공의 대부분을 이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있었다.

과한 재능은 사람의 욕심을 끌어냈다.

남궁세가는 무가다.

그것도 정파무림을 대표하는 안휘의 패자다.

그런 남궁세가에 무조건 남자가 가주가 되라는 법은 없다. 강한 자가 가주가 되는 것은 강자존의 법칙으로 살아가는 무림의 세계에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당연히 대장로는 남궁일지를 소가주로 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런 대장로의 의견을 정면으로 거부한 이가 있었는데 그는 바로 남궁일지의 어미인 황보월연이었다.

황보월연은 소가주의 자리에 남궁거손을 앉혀야 하고 가문 또한 남궁거손이 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 의견에 남궁호는 침묵했다. 이미 사전에 이야기를 끝낸 상황이었고 검성 또한 황보월연의 의견을 받아들인 상태였다.

결국 대장로의 뜻은 꺾였고 소가주는 남궁거손이 되었다.

그리고 남궁일지가 열한 살이 되던 해

우려하던 일이 현실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가주와 선택받은 이만 익힐 수 있는 제왕신공을 비롯한 남궁세가의 모든 신공절학을 익히고 있던 남궁일지가 결국 모든 무공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그것을 증명하듯 남궁세가를 대표하는 고수인 대장로가 남궁일지에게 패했다.

그것도 반시지만에 결판이 나버렸다.

이 이상 가문에서 배울 것이 없다. 라고 판단한 황보월연은 무효대사가 말한 때가 지금이라는 것을 깨닫고 남궁일지를 데리고 아미산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사성의 일인인 영요신니에게 남궁일지를 맡겼다. 어린 남궁일지를 눈에서 뗄 수 없었던 황보월연이었지만 몸이 약한 그녀로서는 아미산의 산 기운을 이길 수 없었고 결국 다음 날. 남궁일지를 두고 남궁세가로 돌아갔다.

그렇게 세 개의 계절이 지나고 일 년이 조금 지난 시간

하늘에서 새하얀 눈이 내리는 추운 계절. 남궁일지는 남궁세가에 돌아왔다.

열두 살의 나이로 이룬 성과는 대단했다.

남궁세가의 신공절학의 극의를 깨우치고 영요신니의 가르침을 받아 그 신공절학을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믿겨지지 않는 성과를 이루어낸 남궁일지를 바라보며 남궁호는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황보월연은 걱정이 앞섰다.

같은 물에 어울리지 못하는 물고기가 되어버리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황보월연은 결단을 내리고 남궁일지의 허리춤에서 검을 빼앗았다. 그 결단에 남궁호와 대장로조차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예상외로 남궁일지는 아무런 반항조차 하지 않았고 조용히 황보월연의 곁을 지켰다.

어린 나이에 지고한 경지에 올라선 남궁일지였지만 결국 남궁일지는 어린 여아일 뿐이었다. 그런 남궁일지를 보살피며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보내던 황보월연은 평소처럼 자신의 방에서 차를 마시는 딸아이를 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엄마.”

“응?”

“요즘 들어 계속 같은 꿈을 꿔.”

“꿈? 혹시 그 신기한 세상을 말하는 거니?”

황보월연의 대답에 눈을 크게 뜬 남궁일지가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응! 정말 신기해! 그런데 난 그 세상을 알고 있다? 물론 엄마는 믿지 않았지만!”

“······이 어미는 예쁜 우리 일지의 말을 전부 믿고 있는데?”

“에이~거짓말! 처음에 내 말을 듣고 웃었잖아? 말 없는 마차랑 하늘을 나는 철 덩어리는 있을 수 없다면서?”

“그, 그건 너무······.”

처음 남궁일지에게 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황보월연은 웃을 수밖에 없었다. 현실성이 너무 떨어지는 이야기였기에 평범한 황보월연으로서는 당연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남궁일지에 대해서는 평범한 시선으로 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시선을 바꿔 최대한 남궁일지의 이야기를 받아들였다.

“뭐. 나밖에 모르는 거니까. 엄마가 그런 반응을 보이는 건 당연한 거지! 후후후!”

“이 어미는 일지의 말을 믿는단다. 그러니 그다음 이야기를 해주겠니?”

“다음? 음······이걸 말하면 엄마는 분명 화낼 텐데······.”

“화?”

“응.”

“어떤 이야기인데 그러니?”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어. 아니. 꼭 만나야 해.”

“그게······누구니?”

“내가 사랑하는 사람.”

그 대답에 황보월연의 손이 허공에서 멈췄다. 입가에 다가와야 할 찻잔은 갈 길을 잃어 허공에서 헤매고 있었다.

“사, 사랑하는 사람?”

열두 살의 남궁일지가 성숙하게 답하자 당황한 황보월연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응.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지켜주고 싶은 사람.”

“······.”

“엄마. 난 지금보다 더 강해져야 해. 그리고 돈도 많이 벌어야 해.”

“······.”

“그 사람을 지켜주고 먹여줘야 하거든. 후후! 이번 기회를 계기로 검은 잠시 내려두고 사업을 하나 해볼까 해.”

“사, 사업!?”

“응! 그런데 돈이 없네? 용돈으로는 한계가 있고······엄마. 미안한데 돈 좀 빌려주면 안 될까?”

열두 살의 나이라고는 볼 수 없는 남궁일지의 거침없는 이야기에 황보월연은 모든 것을 내려놓게 되었다.

특별해도 너무 특별했다.

어디로 튈지 몰라 잠시나마 품에 안고 있으려 했던 자신의 의도는 이미 무너진지 오래였다. 결국 남궁일지의 부탁을 받아들이기로 한 황보월연은 돈이 아닌 다른 것을 주기로 했다.

남궁호와 대화를 나눠 돈 대신 남궁세가가 꾸리고 있는 상단의 일부분을 남궁일지에게 맡기기로 한 것이다.

이 일은 대장로만이 아는 사실이었다. 만약 이 일이 알려지게 된다면 모두가 눈을 부릅뜨고 달려들 것이다.

물론 상단 일에 남궁일지는 정면으로 나서지 못했다. 나이도 나이였지만 남궁세가의 금지옥엽이라는 자리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은 지위였기 때문이었다. 결국 남궁일지를 대신해 평범한 중년 사내가 꼭두각시가 되어 상단을 이끌었다.

그리고 틈틈이 황보월연에게 신부수업을 받았다.

간단한 요리는 물론이고 자수와 옷을 만드는 법 등. 여인이 배워서 손해 볼 것이 없는 것들을 조금씩 배워갔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남궁일지는 자연스럽게 검화라는 별호를 얻게 되었고 조금씩 밖에서 활동하게 되었다.

물론 황보월연의 뜻에 따라 실력의 구 할을 숨기며 생활했다. 무림맹에서의 활약도 검성의 도움으로 제한되었고 비무대회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은 올라가지 않았다.

철저하게 이중생활을 하며 남궁세가의 상단의 오 할을 남궁일지가 이끌며 세를 키웠다.

무력과 재력을 쌓으며 남궁일지는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엄마.”

“응?”

“제왕단을 빌려줘.”

“제왕단?”

이제는 웬만한 일로는 놀라지도 않는 황보월연은 뜬금없이 찾아와 제왕단을 빌려달라는 남궁일지의 부탁에 고민조차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필요하다면 힘을 빌려줘야겠지. 하지만 이 일은 나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잠시 기다려주겠니?”

“아빠 허락은 이미 받았어.”

“그럼 왜 이 어미에게 말하는 거니?”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내 말을 믿고 들어준 엄마니까 말해야 할 것 같아서.”

“······.”

“이번에 그이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그 말에 황보월연의 눈이 크게 떠졌다.

“그······러니?”

“응. 그런데 혼자라고 장담할 수 없을 것 같아서. 그이는 사람이 좋거든. 이미 혼인했을지도 모르고 나이가 엄청 많을지도 몰라.”

“······.”

“그래도 난 그이의 곁을 지키고 싶어. 그러니까 엄마만큼은 날 지지해줬으면 좋겠어.”

천하의 남궁일지가

남궁세가의 금지옥엽으로 자란 남궁일지가

누군가의 정실이 아닌 후처가 된다?

그것도 이름 모르는 누군가의?

특별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그 누구도 이 뜻을 받아들여주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황보월연은 지금까지 남궁일지의 편만 들어주었다.

마음 같아서는 반대하고 싶었지만 황보월연은 자신의 속마음을 숨기고 남궁일지의 손을 잡았다.

“이 어미는 언제나 네 편이란다.”

“정말?”

“네가 말하는 상대가 마인일지라도. 사파인이라 할지라도 이 어미는 반대하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말렴.”

“엄마······.”

“하지만 이거 하나는 약속해주렴.”

“응? 뭔데?”

“행복해야 한단다.”

이름도 모르고

나이도 모르며

어디에 사는 누구인지도 모르지만

황보월연은 그 누군가와 만나려 하는 자신의 딸이 행복하길 원했다.

“응! 나 행복해질 수 있어! 그러기 위해서 강해졌는걸? 그리고 부자가 되었는걸! 나, 난 절대로 실패하지 않을 거야! 그 누구보다 행복해지겠어!”

“그래. 그러면 되는 거란다. 그리고 때가 되면 이 어미에게도 소개해주겠니? 이것저것 준비는 해놓을 터이니.”

“응! 기다려줘!”

그렇게 남궁일지는 가문을 떠났다. 제왕단은 나중에 가문을 떠나 제갈세가에서 합류하기로 결정되었다.

문제는 이번 비무대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 거라는 점이었다. 그러지 않고서는 평소 가문에 잘 의존하지 않는 남궁일지가 제왕단을 빌려달라고는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황보월연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가문의 일은 남편인 남궁호가 전부 처리하고 있었고 자신은 연약한 몸으로 밖을 나서는 것조차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저 방에서 하늘에 기도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

부디 자신의 딸이 무사히 그와 만날 수 있기를 말이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날씨가 점점 추워지던 어느 날

남궁세가가 발칵 뒤집혔다.

비무대회가 열리는 제갈세가가 혈교의 공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공격에 제왕단이 피해를 보았고 남궁일지가 크게 다쳤다는 점이었다.

소식을 뒤늦게 전해 들은 황보월연은 병약한 몸을 이끌고 가주전을 찾아가 남궁호에게 간절히 부탁했다.

제갈세가에 같이 데려가 달라고

평소 외출 자체를 허락받지 못하던 황보월연의 애절한 부탁에 남궁호는 결국 황보월연을 데리고 제갈세가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황보월연은 남궁일지가 말하는 그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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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54화. 벌을 받고 눈을 뜨다 +3 17.12.31 789 16 11쪽
55 53화. 만나다 +1 17.12.20 779 12 12쪽
» 52화. 이야기하다 +1 17.12.15 788 13 11쪽
53 51화. 이야기를 나누다 +1 17.12.13 759 14 13쪽
52 50화. 자리를 떠나다 +1 17.12.01 838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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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2화. 여신이 찾아오다 17.11.01 1,032 17 12쪽
42 41화. 눈을 뜨다 17.10.31 1,006 15 11쪽
41 40화. 희망을 간직한 채 +1 17.10.28 1,155 1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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