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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연가(還生戀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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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초쥬스
작품등록일 :
2017.02.1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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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1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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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20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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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화. 만나다

DUMMY

긴 이야기가 끝이 나고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구원의 손길이 다가왔다.

“도련님.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 말과 함께 방문이 열리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그녀. 제갈미려가 황급히 방으로 들어와 내 손을 잡았다.

“미, 미안해요.”

“왜 그러십니까?”

눈동자가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행동에 나는 무언가 일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고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섰다. 그리고 선녀스승과 남궁일지가 있는 옆방으로 향했다.

덜컥! 거리며 거칠게 열린 문을 뒤로하고 침상으로 다가가려던 나는 선녀스승이 펼쳐놓은 벽에 가로막혔다.

“어머니!”

“왔어?”

“들어가게 열어주십시오.”

“아······음. 잠깐만 기다려봐.”

손과 시선이 남궁일지에게서 떨어지지 않는 선녀스승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생각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은 듯 보였다.

그리고 이 상황을 읽은 황보월연이 내 옆에서 힘없이 주저앉아버렸다.

“아아······아아!”

그 눈에 비치는 광경은 처참했다.

남궁일지의 입가는 토해낸 피로 더러워져 있었다. 거기에 손과 발이 선녀스승의 힘으로 억눌려 있어서 들썩거리는 몸이 기이한 각도로 꺾이려 하고 있었다.

결국 기다리지 못한 나는 선녀스승의 집중이 끼지지 않는 선에서 벽에 충격을 가했다. 살짝 금이 간 투명한 벽을 손으로 깨트린 나는 그 틈을 이용해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내 뒤를 따라 들어오려는 그녀와 요화. 황보월연을 가로막으며 “들어오지 마십시오.”라고 말한 후 재빨리 침상으로 다가갔다.

“이건······.”

가까이서 본 남궁일지의 상황은 더 안 좋았다. 몸부림친 나머지 봉합한 상처는 벌어졌고 입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문제는 그 피에서 지독한 악취가 난다는 점이었다.

-어머니. 이건 설마?

-그 설마야. 정말이지 최악의 최악이 겹겹이 쌓여버리네. 왜 하필 지금이야?

선녀스승과 전음을 주고받은 후 남궁일지의 팔목을 잡았다. 몸 안에서 두 기운이 맹렬히 싸우고 있었다. 그 싸움의 여파가 온몸에 퍼진 결과가 이 참상이었다.

-도와주십시오.

-도와주고 있잖아! 이 빌어먹을 아들놈아! 좀 어떻게 해봐!

선녀스승이 버럭 화를 내며 고운 입술을 깨물었다. 천하의 선녀스승이라 할지라도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맹렬히 싸우는 두 기운

남궁일지가 지금까지 살면서 익혀온 남궁세가의 신공절학의 결정체인 내공과 선녀스승이 먹인 태환단의 기운이 서로를 향해 검을 휘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태환단의 기운이 너무 거대해 남궁일지의 내공이 절벽 끄트머리에 몰린 점이다. 그런데 그 몰린 장소가 단전이 아닌 심장부위라는 점이었다.

“윽!?”

태환단의 기운을 억누르고 있던 선녀스승이 괴로운 신음을 흘리며 들썩였다. 똑같은 태환단의 기운을 수십 년 동안 갈고닦은 선녀스승은 이미 태환단의 기운을 하나로 합친 상태였다. 그런데 태환단은 똑같은 기운이 자신을 가로막자 오히려 더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다.

“아들!”

“조금만 더 버텨주십시오!”

태환단의 기운을 억누른 지금. 빈틈을 이용해 내 기운을 남궁일지의 몸속에 침투시켰다. 그리고 심장부근의 맥을 방어하고 있는 남궁일지의 내공을 그대로 밀어냈다.

기다렸다는 듯이 선녀스승이 기운을 거두어들였다. 활짝 열린 길을 보며 환호하는 태환단이 엄청난 속도로 마지막 격전지인 심장을 점거했다.

“컥!”

의식이 없는 남궁일지의 입에서 고통의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와 동시에 검붉은 피가 뿜어져 나왔다.

이 이상의 출혈은 환자인 남궁일지에게 위험했다. 그리고 얼마 후 태환단의 모든 기운이 심장에 모여들자 내 손이 재빨리 남궁일지의 가슴을 찔렀다.

“큭!”

절대로 늦어서 안된다.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 살려야 했다.

그 생각만으로 내 본능은 몸을 지배해 남궁일지를 구했다.

“······.”

“아아. 빌어먹을. 설마 지금 날뛸 줄이야.”

“어머니.”

“응?”

“왜 지금입니까? 전 분명 태환단의 기운을 묶어두었었습니다. 제가 힘을 거두지 않는 한 태환단은······.”

“이게 그분의 뜻이겠지.”

“······?”

“그분은 이 아이를 선택했어. 그러니 절대 죽지 않을 거야. 이렇게 태환단의 기운이 날뛴 것도 어쩌면 이 아이를 살리기 위한 선택이었을지도 몰라.”

선녀스승의 대답에 나는 다시금 남궁일지의 손목을 잡았다.

그리고 선녀스승의 대답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건······.”

“결국 살았으면 된 거잖아? 나도 만능은 아니라고? 이 세상의 본질은 볼 수 있어도 그분의 마음까지는 읽을 수 없어.”

“······.”

심장에 모인 태환단의 기운이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

똑같이 남궁일지가 품고 있었던 신공절학의 기운도 사라져버렸다.

“아아. 어쩌면 더 괜찮은 무인이 될지도 모르겠네.”

빈자리를 채운 것은 태환단도 신공절학도 아닌 청아한 물이었다. 그 청아한 물은 남궁일지의 몸에 존재하는 공간을 전부 메꿔버린 상태였다.

본능적으로 남궁일지의 상처가 있는 자리를 살펴보았다.

벌어졌어야 할 상처는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고 새하얗던 얼굴에 혈색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이것은 기적이다.

아무리 태환단이라 할지라도 이런 기적을 일으키는 것은 불가능했다.

“······.”

“시간이 조금 필요하겠지? 이 어미는 눈치가 빠르니까!”

손가락을 튕겨 벽을 허문 선녀스승이 멍하니 이곳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와 황보월연. 그리고 요화를 데리고 방을 나섰다. 천천히 닫히는 문틈으로 선녀스승이 “힘내!” 라고 말했다.

그리고 모두가 방을 나서자 기다렸다는 듯이 남궁일지의 몸에 변화가 찾아왔다.






***






교복을 입고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한 후 집을 나선다.

늘 반복되는 일상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 시간이 행복해졌다. 집을 나서고 사거리를 지날 수 있는 횡단보도 앞에 서자 맞은편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연인이 보였다.

“어? 네가 왜 여기 있어?”

“가볍게 운동하고 나오는 길이야.”

“가볍게 운동했다면서 땀은 왜 그렇게 흘려?”

짧은 거리였기에 서로 말을 나눌 수 있었다. 그리고 신호등이 바뀌자 재빨리 달려온 그가 내 머리를 헝클어트렸다.

“윽!? 뭐 하는 짓이야!”

“뭐긴? 여자친구 머리 망가트리고 있지.”

“아 정말! 나 요즘 머리 관리한단 말이야!”

“어이구 그러셔?”

그리고는 내 가방을 빼앗아 어깨에 걸린 그는 씩 웃으며 내 손을 잡았다.

“느긋하게 가야지~”

“하아. 오늘 수업 있는 날이잖아? 이렇게 느긋해도 되는 거야?”

“휴가야 휴가~”

“육사에도 휴가가 있어?”

“거기도 사람이 공부하는 곳인데 당연히 있지. 군인은 뭐 사람 아닌가?”

이 사람은 내 연인이자 나보다 한 살 위로 통칭 육사.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여 군인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이었다.

학교 선후배로 만나 그 인연이 연인으로 발전하여 이제는 어엿한 삼 년차 연인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우리는 서로의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었다.

이 사람. 하후는 나라를 지키는 군인의 길을

나는 간호사가 되기 위하여 보건대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실 부모님과 학교에서는 급이 낮은 보건대학보다 차라리 의대로 진학하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이었다.

내 성정은 상위권

최상위권은 아니지만 고교생활을 착실하게 보낸 탓일까? 선생님들의 평가도 좋았고 성적도 상위권이니 자연스럽게 간호사가 아닌 의사를 권유받고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나는 의사가 아닌 간호사를 목표로 정했다.

“아아. 그러세요? 그래서. 다음 주부터 훈련이라며? 몸 상태는 어때?”

“죽여주지. 너는 모르겠지만 나 육사에서 평판 엄청 좋다?”

“······우리나라 괜찮은 거야?”

“에? 그건 또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이야?”

“네가 평판이 좋다니······우리나라는 인재가 그렇게 없는 거야?”

말은 이렇게 해도 이 사람은 평판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고교시절 전교 십위권 내에 항상 들었고 운동신경도 발군이었다. 축구부와 농구부 두 곳에서 엄청나게 활약하는 말도 안 되는 전설을 일군 일명 주인공 캐릭터였다.

“하하하하! 야야! 이 남친님께서 얼마나 대단한데!”

“뭐가 대단────뭐, 뭐하는 짓이야!?”

허공에 붕 뜬 내 몸

땀으로 젖은 옷에서 흘러나오는 진득한 땀 냄새

가뜩이나 아침이라 사람이 많은 이곳에서 나를 공주님 안기로 들어 올린 그가 나를 한번 허공에 던지며 말했다.

“자! 가자!”

“으아아아! 너 정말!”

“하하하하! 오랜만에 김밥장인좀 만나야겠는데!?”

“기, 김밥장인한테 이 모습 보여주기만 해봐! 죽여 버릴 거야!”

“아아. 김밥장인이 네 담임이었지?”

“이 미친 인간아!”

무서운 나머지 본능적으로 그의 팔을 붙잡은 나는 바람에 망가지는 머리를 정리하다 결국 포기하고 그의 품에 얼굴을 숨겼다.

아아

너무 창피해!

“자. 도착!”

이십 분은 걸어야 하는 거리를 불과 오 분만에 도착한 나는 망가져버린 머리를 뒤로 넘겨 팔에 묶어둔 고무줄로 고정한 후 그를 째려보았다.

그리고

“윽!?”

“멍청이!”

정강이를 발로 찬 나는 씩씩거리며 학교 정문을 지나갔다.

이미 정문까지 그의 품에 안겨 온 탓에 모두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고 아이고. 우리 멍청한 제자님들~ 아침부터 아주 영화를 찍어 주시네요!”

“오! 김밥장인!”

“김밥장인은 무슨! 그리고 군인이 되겠다는 놈이 아침부터 아주 지랄을 해요. 지랄을!”

“선생이 너무 말이 거친 거 아니야? 진정해 진정. 그리고 아침부터 영화 좀 찍으면 어때? 내 여자친구인데.”

“야야. 너 머리 그렇게 하고 여고생을 안고 뛰는 게 제정신이냐? 누가 보면 너 납치범으로 알아!”

“납치범은 무슨! 임자 있는 몸이구만!”

“에효······한 마디도 안 져요. 그래서. 무슨 일로 온 거야?”

포머드로 머리를 깔끔하게 정리한 중년 남성

이름보다 별명으로 더 많이 불리는 이 선생님은 우리 학교의 명물인 김밥장인이었다.

참고로 내 담임이다.

“특별한 이유는 없어. 그냥 여자친구랑 아침부터 장난 좀 치고 싶었거든~”

“하아. 학교를 졸업해도 결국 애는 애네. 여기는 관계자 외 출입 금지야!”

“나 관계자인데?”

“뭐라고?”

“──의 일일 보디가드. 어때 멋지지?”

“너!?”

“아아. 참고로 교감쌤이 허락해줬거든? 그 대신 오후에는 후배놈들이랑 공 좀 차야 하지만~”

“칫! 발 빠른 녀석!”

김밥장인과 하후의 대화를 들으며 연신 웃고 있던 나는 이 행복한 순간이 떡 하고 멈춰버리자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걸로 대체 몇 번째일까?

똑같은 환상을 벌써 수백 번은 보고 있었다.

아니

이게 정말 환상일까?

죽어버려서 지옥에 온 후 이걸 보면서 내 잘못이 무엇인지 깨달아야 하는 걸까?

멈춰버린 세상에서 바닥에 주저앉아 쓸쓸히 무릎을 껴안은 나는 연신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한참을 울던 나는 멈춰버린 세상이 느릿느릿하게 움직이기 시작하자 뒤를 바라보았다.

그곳은 학교 운동장으로 인조잔디가 깔끔하게 깔려있어야 할 곳이었다. 그런데 그런 운동장 정 중앙에 작은 꽃밭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 꽃밭의 정중에서 유독 빛이 나는 새하얀 꽃 위에 앉아있는 반짝이는 노란 나비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그때 내 머릿속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고통을 지우기 위해 가장 행복한 기억을 보여준 거야.]

“너는······누구야?”

[모두의 어미이자 아비. 그리고 태초에 태어난 의지. 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유독 이 이름으로 많이 불려.]

“······.”

[왕모. 서왕모(西王母). 너도 나를 왕모라 부르도록 해.]

눈부신 빛이 내 시야를 가렸다. 하지만 그 빛은 한순간에 사라졌고 눈을 뜬 나는 내 앞에 나타난 아름다운 여신을 보며 답했다.

“아아. 나한테 말을 걸던 사람이 바로 너구나?”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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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61화. 공방을 펼치다 +1 18.07.07 351 11 11쪽
63 60_2화. 찾아오다 18.07.01 369 10 11쪽
62 60화. 찾아오다 +1 18.06.25 412 10 8쪽
61 59화. 남궁일지의 힘 +2 18.03.11 616 10 10쪽
60 58화. 독왕 당서희 +4 18.03.02 631 10 8쪽
59 57화. 안주인이라는 이름 +1 18.01.19 719 10 8쪽
58 56화. 자신의 패로 만들다 +1 18.01.10 703 12 10쪽
57 55화. 술자리에 찾아오다 +1 18.01.03 736 14 12쪽
56 54화. 벌을 받고 눈을 뜨다 +3 17.12.31 809 16 11쪽
» 53화. 만나다 +1 17.12.20 788 12 12쪽
54 52화. 이야기하다 +1 17.12.15 809 13 11쪽
53 51화. 이야기를 나누다 +1 17.12.13 769 14 13쪽
52 50화. 자리를 떠나다 +1 17.12.01 849 16 11쪽
51 49화. 불을 지피다 17.11.26 860 18 14쪽
50 48화. 시간이 흘러가다 +1 17.11.24 885 16 13쪽
49 47화. 자리를 옮기다 +1 17.11.17 908 14 12쪽
48 46화. 첫 시험이 끝나다 +1 17.11.15 932 15 16쪽
47 45화. 큰 별이 지다 +1 17.11.12 1,087 17 14쪽
46 44화. 강림하다 +1 17.11.10 960 13 12쪽
45 43-2화. 선택을 강요받다 17.11.04 954 17 10쪽
44 43화. 선택을 강요받다 17.11.03 957 14 10쪽
43 42화. 여신이 찾아오다 17.11.01 1,043 17 12쪽
42 41화. 눈을 뜨다 17.10.31 1,023 15 11쪽
41 40화. 희망을 간직한 채 +1 17.10.28 1,164 15 13쪽
40 39화. 혈교가 찾아오다 +1 17.10.20 1,043 16 12쪽
39 38화. 검화가 찾아오다 +1 17.10.13 1,235 21 15쪽
38 37화. 재미있다 +1 17.10.01 1,181 2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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