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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연가(還生戀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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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초쥬스
작품등록일 :
2017.02.10 00:02
최근연재일 :
2018.08.11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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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03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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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5화. 술자리에 찾아오다

DUMMY

혈교의 침략으로 우승자를 정하지 못한 무림맹의 비무대회는 현 상황을 고려해 무기한 연기를 선언했다.

무림맹의 공식발표로 인하여 많은 이들이 혈교의 이름을 가슴속 깊은 곳에 새겼다. 하지만 모두가 납득한 것은 아니었다. 그 결정에 불만을 품은 자들의 대부분은 비무대회에 참가하는 후기지수들이었고 무림맹의 결정은 명문세가와 대문파들이 결정하는 사항이었기에 어디 가서 하소연을 할 수도 없었다.

그들에게 있어 비무대회는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기 위한 기회였다. 하지만 그 기회가 사라져버리니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런 하소연할 곳조차 없는 후기지수들은 근래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그를 신경 쓰고 있었다.

“하하하! 정말 아쉽습니다! 그 빌어먹을 혈교도들만 아니었으면 지금쯤······.”

철없기로 소문난 제갈세가의 차남. 소공자(小公子) 제갈허는 특유의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맞은 편에 앉아었던 아름다운 미녀가 짜증을 냈다.

“많은 분들이 다치셨는데 지금 비무대회가 중요해?”

눈에 띄는 붉은 머리를 뒤로 모아 묶은 미녀였다. 특이한 머리색에 더해 뚜렷한 이목구비가 미녀의 조건을 모두 충족해주고 있었다.

이 미녀의 이름은 팽모모

정파오대세가의 한 축인 하북의 패자. 하북팽가(河北彭家) 금지옥엽으로 무림사화에서도 검화와 함께 가장 아름답다고 소문난 여인이었다.

거기에 무림사화라 불리는 네 미녀 중 가장 나이가 많았기에 그들의 대표 격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 그건! 다친 분들을 보면 저도 슬픕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 아닙니까? 누님!”

“하아······. 넌 대체 언제 철들래?”

“하하하! 누님! 왜 그러십니까? 전 이미 철이 든 어엿한 사내입니다. 사내!”

“······.”

너무 뻔뻔한 제갈허의 말에 말문이 턱 막힌 팽모모는 깊게 한숨을 내쉬며 시선을 옮겼다. 그 시선의 끝에는 상석에 앉아 덤덤한 표정으로 술잔을 비우고 있는 남궁거손이 있었다.

이 자리는 팽모모가 나서서 만든 자리였다. 제갈세가의 내부사정도 있었고 이 이상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기를 바라는 팽모모로서는 모두를 한곳에 모아 그들만이라도 웃게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뜻과 다르게 철없는 제갈허를 제외하고는 모두의 표정이 무거웠다. 특히 남궁거손과 제갈무종은 앞에 나서서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고 있었다.

그 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알고 있었다. 남궁거손은 아끼는 자신의 여동생이 큰 부상을 입었고 제갈무종은 말할 것도 없이 제갈세가 그 자체였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다쳤다. 다행히 죽은 사람은 나오지 않았지만 평생을 무인의 길을 걸으며 가문을 지켜주었던 무인들이 그 삶을 잃게 되었다.

“저기. 너희 두 사람이 그러고 있으면 우리들도 웃을 수 없거든? 이제 적당히 풀어. 일지의 곁에는 선녀께서 지키고 계시잖아? 그러니 걱정하지 마.”

“걱정 따윈 하지 않아.”

“그럼 그런 표정을 짓지 마. 애들이 걱정하잖아?”

팽모모의 말에 눈매를 찌푸린 남궁거손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이들을 바라보았다. 자신을 제외한 무림칠수와 무림사화 전원의 시선이 자신에게 쏠려 있었다.

“미안하군.”

“아끼는 동생이 다치면 당연히 걱정이 들지. 뭐 당연한 일이니까. 나한테도 여동생이 있었다면 너처럼 그러고 있었을걸?”

“······.”

“자자! 다들 표정 풀고 이번에 내가 준비한 자리니까 거하게 쏠게! 이 근방에서 가장 유명한 술로 준비했으니까 오늘은 다 내려놓고 취해버리자고!”

남자처럼 화끈한 성격을 자랑하는 팽모모는 칠수와 사화 모두에게 사랑받는 존재였다. 그런 팽모모의 말에 남궁거손의 눈치를 보고 있던 모두가 슬쩍 표정을 풀고는 술잔을 비웠다.

상석쪽으로 다가가 남궁거손과 제갈무종의 술잔을 채워주며 분위기를 띄우던 팽모모는 오른손에 쥐고 있던 술병을 입에 가져가며 외쳤다.

“이번 일은 모두 잊고 다음 기회를 노리자!”

“우오오오!”

시간이 지날수록 절정으로 향해가는 술자리의 분위기

그렇게 웃음을 잃고 우울했던 하루하루를 청산하며 다시금 밝은 표정으로 돌아가던 그때. 누군가가 차가운 한기를 끌고 왔다.

“이제는 부르지도 않는 거냐?”

“너······몸은 좀 괜찮아?”

“내 질문에 답하기나 해.”

“아니 나는······네가 다쳤다고 하길래. 푹 쉬라고 안 부른 건데?”

“최소한 말이라도 했어야지.”

표정을 팍 구긴 채 정자로 올라온 한기의 주인. 당소문은 빈자리에 앉아 술잔을 들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제갈허가 다가가 술잔을 채워주었다.

애써서 띄어놓은 분위기가 당소문의 등장만으로 차갑게 식어버리자 팽모모는 당황한 표정으로 다른 여인들을 바라보았다.

그런 팽모모의 표정을 읽은 한 미녀가 용기를 내 당소문에게 말을 건넸다.

“저, 저기. 소문오라버니?”

“왜?”

“모, 몸은 좀 괜찮으세요?”

용기의 주인은 제갈세가의 차녀이자 고화(高花)라는 훤칠한 별호를 가진 제갈화련이었다.

“몸? 아아. 괜찮고말고.”

“다, 다행이네요.”

“다행? 흐음. 너도 나를 많이 걱정했나 보네?”

“네? 당연하죠!”

“그래······걱정이라.”

씁쓸한 미소를 지은 당소문은 조용히 술잔을 비우는 남궁거손과 제갈무종을 바라보았다. 그 두 사람은 아직 당소문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

그런 그때. 당소문이 거하게 찬문을 끼얹었다.

“일지가 안 보이네?”

“······.”

술잔을 쥔 채 멈춰버린 남궁거손

그런 남궁거손을 바라보며 제갈무종이 한숨을 내쉬었다.

“자네답지 않군.”

“미안하네.”

“그리고 독룡. 자네도 거기까지만 하게.”

“내가 뭘 했다고? 그냥 안부를 물어본 것뿐이잖아?”

다 알고 있으면서도 뻔뻔하게 남궁거손을 자극하는 당소문의 행동에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입을 열지 않았던 사내가 덤덤히 말문을 열었다.

“이 자리는 도화께서 만든 자리입니다. 모두 즐기기 위한 자리이지요. 그러니 독룡께서도 즐기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짙은 눈썹의 강인한 인상을 자랑하는 사내. 적검(赤劍) 하후궁이 지그시 당소문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 말에

“천하의 적검이 말문을 열다니. 아니. 모모가 만든 자리여서 그런가?”

“······독룡.”

“네 녀석이 모모를 연모한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야. 새삼스럽게 뭘 그런 표정을 짓고 그래?”

이번에는 대상을 바꿔 찬물이 아닌 뜨거운 물을 부어버렸다.

“말이 지나치십니다. 독룡.”

“뭐가 지나쳐? 보는 내가 답답해서 그러는 거야. 모모도 널 싫어하지는 않잖아? 하후세가쯤 된다면 팽가주께서도 싫어하지는 않을 텐데?”

“독룡!”

당소문의 도가 지나친 말을 듣고 결국 참지 못한 하후궁이 거칠게 자리에서 일어나 거센 기세를 내뿜었다.

“호오? 덤빌려고?”

“모모소저께 사과하십시오!”

“무슨 사과?”

뻔뻔한 그의 반응에 하후궁이 버럭 화를 냈다.

“하찮은 나와 엮다니! 모모소저께서 불쾌해하시지 않습니까!?”

“저, 저기. 나는 불쾌하지 않아. 그러니까······.”

“봐봐. 모모도 저러잖아? 이번 기회에 정식으로 만나보는 건 어때?”

“이익!”

결국 참지 못한 하후궁이 거친 기세를 머금은 채 주먹을 내질렀다. 그리고 그 주먹을 바라보며 씩 웃은 당소문이 손을 허공에 저었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뒤로 밀려나 정자에서 떨어진 하후궁은 붉은 피를 토해내며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좋습니다! 이번 기회에 모든 걸 가리지요!”

“하! 나도 참 많이 무시당하네. 네놈 따위가 날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점점 거칠어지는 분위기에 팽모모가 나서 두 사람을 말렸다.

“그만해! 그리고 너! 왜 독까지 사용하는 건데!? 빨리 해독제 내놔!”

“흥! 그놈이 사과하기 전까지는 절대로 해독제를 내놓지 않을 거야.”

“너 정말!”

참다 참다 결국 폭발해버린 팽모모는 자리에서 일어나 황급히 정자를 내려갔다. 그리고 정자 밑에서 기운을 끌어올리고 싸울 준비를 하고 있는 하후궁에게 다가가 손수건으로 입가를 타고 흘러내리는 피를 닦아주었다.

“네가 참아.”

“모모소저······.”

“그리고 사과는 하지 마. 저 녀석이 나쁜 거니까! 해독제는 내가 어떻게 해서든 구해줄 테니까 일단 독부터 제압해봐.”

따뜻한 미소로 하후궁을 챙기던 팽모모는 가상자리에 서서 자신과 하후궁을 내려다보고 있는 당소문을 바라보았다.

“결국 거기까지냐?”

“······.”

“사내가 되어서 여인의 치마폭에 숨다니. 하긴. 모모가 너보다 쌔기는 하지.”

“······.”

“누구는 좋겠네. 연모하는 여인의 뒤에 숨을 수 있어서. 평생 그렇게 숨기나 해. 결국 네 자리는 거길 테니까.”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듯 거침없이 말을 내뱉으며 하후궁을 자극했다.

결국 도발에 넘어간 하후궁이 크게 외쳤다.

“독룡! 당신에게 비무를 청하는 바입니다!”

“······호오?”

“그리고 당신을 이기고 모모소저께 정식으로 청혼을 하겠습니다!”

“난 제물이다. 이거냐?”

“당신만 한 제물은 없겠지요! 칠수의 독룡!”

“크크크······크하하하하하! 좋아! 네놈의 부탁을 들어주────!?”

그런 그때

당소문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으며 시선이 다른 곳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미(美)를 품고 있는 천상의 미녀가 이곳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 미녀의 등장에 당소문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미녀에게 반하는 것이 아닌. 그 미녀에게 두려움을 느꼈다.

본능적으로 손에 비수를 든 당소문은 매서운 눈매로 미녀의 행동을 주시했다.

그리고

“흐음? 그 기운. 어디서 많이 느껴봤는데? 어디였더라?”

“!?”

“아! 하후세가! 너. 하후세가의 아아니?”

눈 한번 깜빡이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 미녀는 어느새 하후궁의 앞에 서 있었다.

“누구······십니까?”

놀란 표정으로 말을 건넨 하후궁은 미녀가 손을 내밀자 본능적으로 그 손을 피하려 하였다. 하지만 그 손은 어느새 자신의 어깨를 잡고 있었다.

“흐음? 왜 독이 날뛰고 있는 거지?”

그 속삭임과 함께 시선을 옮겨 정자에 서 있는 당소문을 바라본 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을 이었다.

“너. 당가의 아이지?”

“······.”

“이 독. 네 것이구나?”

“누구냐?”

“누구냐? 어쭈? 말이 좀 짧다?”

미녀는 그 대답과 함께 하후궁의 어깨를 잡고 있는 손에 힘을 주었다.

“윽!?”

괴로운 신음소리를 내뱉은 하후궁이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 모습에 당황한 팽모모가 허리춤에 걸고 있던 도에 손을 댔다.

“누, 누구세요?”

“나? 환영받지 못한 손님이려나?”

미녀의 대답에 고개를 갸웃거린 팽모모는 어느새 자신의 곁에 나타난 제갈무종을 보고는 눈을 부릅떴다.

왜냐하면

“선녀시여. 이곳은 무슨 일로 찾아오셨습니까?”

제갈무종의 입에서 충격적인 이름이 흘러나왔기 때문이었다.

“그냥. 답답하기도 하고 조금 자리를 피해줘야 할 상황이었거든. 어디 갈 곳도 없고 해서 술친구를 찾고 있는 중에 네가 보이더라? 그래서 왔지.”

“그러셨습니까? 잘 찾아오셨습니다.”

“후후후! 그치? 그런데 난 방해꾼 취급받는 거 아닐까? 다들 어린애들뿐이고······.”

“아닙니다. 이곳에 있는 이들은 모두 착한 마음의 소유자들뿐입니다. 선녀님을 반기지 않을 자는 없습니다.”

“헤에? 그래? 그럼 나도 한 잔 마셔도 될까?”

“당연하지요. 자. 제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제갈무종이 앞서서 미녀. 제갈선을 안내했다. 그런 제갈무종을 따라 정자를 오르던 제갈선은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하후궁과 팽모모를 바라보며 말했다.

“독이라면 내가 없앴으니까 그만하고 올라와.”

그 말에 뒤늦게 정신을 차린 하후궁과 팽모모는 황급히 예를 갖춰 인사를 했다. 그 인사를 가볍게 받아넘긴 제갈선은 굳은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당소문을 힐끔 바라보고는 아무도 듣지 못할 정도로 작게 속삭였다.

“뭐. 내 아들이 더 괜찮네.”


작가의말

2018년 첫 연재입니다^^*


열심히 연재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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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57화. 안주인이라는 이름 +1 18.01.19 758 10 8쪽
58 56화. 자신의 패로 만들다 +1 18.01.10 736 12 10쪽
» 55화. 술자리에 찾아오다 +1 18.01.03 766 14 12쪽
56 54화. 벌을 받고 눈을 뜨다 +3 17.12.31 849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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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1화. 이야기를 나누다 +1 17.12.13 798 14 13쪽
52 50화. 자리를 떠나다 +1 17.12.01 874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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