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환생연가(還生戀歌)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로맨스

독초쥬스
작품등록일 :
2017.02.10 00:02
최근연재일 :
2018.08.11 22:51
연재수 :
66 회
조회수 :
111,709
추천수 :
1,588
글자수 :
404,508

작성
18.03.02 21:53
조회
621
추천
10
글자
8쪽

58화. 독왕 당서희

DUMMY

황보월연이 남궁세가의 안주인으로서 하후와 제갈미려, 그리고 자신의 딸인 남궁일지에게 자기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여 전하던 시간

제갈세가의 심처에서도 가주와 몇몇 직계혈족을 제외하면 출입조차 금지되어 있는 이곳. 대부인의 방 앞에는 배꼽까지 늘어진 수염을 쓰다듬으며 느긋하게 문으로 손을 가져가는 노인이 있었다.

“오셨나요?”

그런 노인을 대신해 귀신처럼 나타난 방의 주인인 대부인. 남궁후연이 문을 열고 환한 미소로 노인을 반겼다.

“오랜만이구나. 어찌 시간이 갈수록 예뻐지느냐?”

“칭찬으로 받아들이면 되는 건가요?”

“흘흘흘! 당연히 칭찬이니라!”

“고마워요. 먼 길 오셨는데 안으로 들어가셔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해요.”

그 말과 함께 노인과 방 안으로 들어온 남궁후연은 미리 준비해둔 자리의 상석이 아닌 맞은편에 앉고 상석을 노인에게 양보하였다.

“흘흘흘! 준비를 많이 해놨구나.”

“평소 즐기시는 술밖에 준비하지 못했어요. 보는 눈이 많은지라 아이들은······.”

“크흠! 내 발정 난 개새끼처럼 시간과 장소를 구분하지 못하는 건 아니니라.”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고맙네요.”

남궁후연의 대답에 노인이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답했다.

“점점 속이 익어가는 것처럼 날 상대하는 것이 능숙해지는구나?”

“많이 뵈었으니까요.”

“흘흘흘! 그런데 아쉽기는 하구나. 천하를 손에 쥐고 뒤흔들려는 너의 방에서 암컷을 품에 안을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상당히 색다른 경험 일터.”

“······.”

노인의 농담에 천하의 남궁후연이라 할지라도 일그러질 수밖에 없었다.

“과연. 혁형이 말한 대로 재능은 네 쪽이 위로구나?”

“농담이 과하시네요. 명문의 일각인 남궁세가를 이끄는 오라버니와 저를 비교하시다니. 평소의 독왕(毒王)이라 칭송받으시는 어르신이라면 이런 저급한 농담도 입에 담지 않으실 터. 제가 직접 대접해 드릴 터이니 이제 말을 돌리지 말고 서로 속을 터놓고 이번 안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어떨까요?”

바뀐 분위기

그 분위기 속에서 요염하게 웃는 남궁후연이 슬쩍 소매를 걷어 자신의 옆에 있는 술병을 손에 쥐고는 노인의 앞에 있는 잔을 술로 채웠다.

그런 남궁후연을 바라보는 노인의 얼굴에는 미소가 그려져 있었다.

“호오? 이것이 제갈세가의 대부인인가? 좋으니라. 이렇게 과감하게 나온다면 노부로서는 환영이니라.”

독왕이라 불린 노인은 그 미소와 함께 일그러져 있는 입꼬리를 말아 올리고는 남궁후연이 채워준 술잔을 가볍게 비우고서는 거칠게 술잔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미소가 점점 사라지기 시작하자 남궁후연이 먼저 대화를 다른 길로 이끌었다.

“어르신. 가까이 계셨다는 것은 당가도 제 의견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이겠지요?”

“음. 가주는 이번 일을 대장로직에 앉아있는 노부에게 전부 맡겼느니라. 뭐 근처에 있었던 것은 다른 이유에서지만······흘흘흘!”

대장로

그리고 독왕이라는 화려한 별호를 가진 노인

이 노인의 이름은 당서희로 이름보다 별호로 더 많이 불리며 사천의 패자인 당가의 대장로이자 그 유명한 무림맹의 장로원주인 독성 당서풍의 피를 나눈 친동생이었다.

독에 관해서는 형인 당서풍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당서희는 당가를 떠나 중원에서 인정받는 독인(毒人)이었고 당가에서의 입지는 가주와 비견될 정도로 높은 곳에 있었다.

“그럼 어르신. 제 의견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당가로서는 이의를 제기할 이유가 없느니라.”

“그렇다면······.”

“만약 선녀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전제하에서 말이니라.”

“······.”

당서희의 대답에 남궁후연의 눈매가 날카롭게 변했다.

“내 너를 어린 시절부터 보아왔으니 손녀딸을 대하듯 대하겠느니라.”

“편하실 대로 하세요.”

“그럼 편히 말하마. 네가 원하는 것이 정녕 무엇이냐?”

“······이미 제가 원하는 보수는 모두 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그것들이 전부는 아니지 않느냐? 이 제갈세가에 남은 잔향을 지우는 것이 네 목적이라면 본가가 취하는 득이 너무 많느니라. 형님과 가주와 정확히 무슨 거래를 했는지 내 전부 듣지 못하였으니 자세한 것은 모르니라. 하지만 이 상황에서 네 의견을 전부 받아들이면 어떻게 되는지는 네가 가장 잘 알지 않느냐?”

“······.”

“선녀는 강하느니라. 세상의 개념조차 일그러트리는 여우이니라. 한때라고는 하지만 천하제일인의 반열에 올라섰고 그 노야조차 이기지 못한 혈신을 물러나게 한 초인이니라. 그런 선녀를 상대로 우리 당가가 무엇을 해야겠느냐?”

당서희의 이어지는 말에 남궁후연은 아무런 대답조차 내놓을 수 없었다.

“내 이곳에 오면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느니라. 그리고 결론을 내렸느니라. 선녀의 아들은 분명 네 큰딸을 마음에 두고 있지 않느냐?”

“어르신. 그건······.”

“부정하지 못하는 것이냐?”

“······.”

“그럼 네 의견대로 본가가 강압적으로 나선다 치면 어떻게 되겠느냐?”

“······.”

“자. 군사가 인정한 네 머리가 내린 결론을 그 입으로 직접 들어보고 싶구나.”

한 번의 흐트러짐 없이 자신의 말을 이어가는 당서희의 모습에 남궁후연은 깊게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술잔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술잔이 아닌 술병째 입에 가져가고는 한 모금. 두 모금 이상 술을 벌컥벌컥 마셨다. 그런 남궁후연의 거친 모습에 눈을 크게 뜬 당서희는 갑자기 돌변한 남궁후연의 눈동자에 슬쩍 손을 움직였다.

“싸울 의지는 없어요.”

“그렇다면 그 살기는 무엇이더냐?”

“어르신. 전 이 가문을 남궁세가보다 더 사랑하고 있어요.”

“호오?”

“그리고 이 가문을 위해서라면. 제 신념과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이 나라조차 팔아먹을 수 있어요.”

“그 신념과 사랑을 지키기 위해 네 큰딸을 꼭 본가에 보내야 하는 것이더냐?”

“네.”

예상치 못한 시원한 대답에 당서희의 입가에 미소가 물들었다.

“흘흘흘! 흘흘흘흘! 좋구나! 그 시원한 대답이 노부의 마음을 움직였느니라!”

“그렇다면?”

“내 자세한 건 묻지 않겠느니라. 네가 그렇게까지 해야 한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 좋다! 노부의 이름을 걸고 이달 안에 정식으로 제갈세가에 찾아오겠느니라!”

“고마워요. 어르신.”

평소의 분위기로 돌아온 남궁후연이 환하게 웃었다. 그런 남궁후연의 머리를 슬쩍 쓰다듬은 당서희는 창밖으로 보이는 밝은 달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내 딸아이보다 너를 더 아낀 것을 잊었느냐? 가문은 다를지라도 한때나마 너의 스승이기도 했던 노부이니라. 그리고 상대가 설령 선녀라 할지라도 이번 일은 가문과 가문이 정했던 일이니라. 천하의 선녀라 할지라도 자신의 입지조차 다지지 못한 이 땅에서라면 싸움이라도 피할 이유는 없느니라. 하물며······네가 든든한 아군이라면 지고 싶어도 질 수 없겠구나.”

“걱정하지 마세요. 모든 준비는 끝이 나 있으니까요. 거기에 좋은 패가 막 손에 들어온 참이니 쉽게 흘러갈 수 있게 길을 만들어 놓을게요.”

“흘흘흘! 좋구나!”

만족할 수밖에 없는 남궁후연의 시원시원한 대답에 크게 웃은 당서희는 남궁후연과 함께 술잔을 비우며 조용한 시간을 즐겼다.

그렇게 제갈세가와 당가의 은밀한 대화가 끝이 나고 당서희는 어둠에 녹아들어 제갈세가에서 벗어났다.

그런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던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알지 못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환생연가(還生戀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사과문 +1 17.08.15 2,279 0 -
66 63화. 선전포고 +1 18.08.11 330 9 10쪽
65 62화. 또 만나다 18.07.22 297 9 13쪽
64 61화. 공방을 펼치다 +1 18.07.07 339 11 11쪽
63 60_2화. 찾아오다 18.07.01 357 10 11쪽
62 60화. 찾아오다 +1 18.06.25 392 10 8쪽
61 59화. 남궁일지의 힘 +2 18.03.11 603 10 10쪽
» 58화. 독왕 당서희 +4 18.03.02 622 10 8쪽
59 57화. 안주인이라는 이름 +1 18.01.19 705 10 8쪽
58 56화. 자신의 패로 만들다 +1 18.01.10 687 12 10쪽
57 55화. 술자리에 찾아오다 +1 18.01.03 718 14 12쪽
56 54화. 벌을 받고 눈을 뜨다 +3 17.12.31 785 16 11쪽
55 53화. 만나다 +1 17.12.20 779 12 12쪽
54 52화. 이야기하다 +1 17.12.15 787 13 11쪽
53 51화. 이야기를 나누다 +1 17.12.13 758 14 13쪽
52 50화. 자리를 떠나다 +1 17.12.01 838 16 11쪽
51 49화. 불을 지피다 17.11.26 844 18 14쪽
50 48화. 시간이 흘러가다 +1 17.11.24 876 16 13쪽
49 47화. 자리를 옮기다 +1 17.11.17 894 14 12쪽
48 46화. 첫 시험이 끝나다 +1 17.11.15 919 15 16쪽
47 45화. 큰 별이 지다 +1 17.11.12 1,071 17 14쪽
46 44화. 강림하다 +1 17.11.10 946 13 12쪽
45 43-2화. 선택을 강요받다 17.11.04 936 17 10쪽
44 43화. 선택을 강요받다 17.11.03 947 14 10쪽
43 42화. 여신이 찾아오다 17.11.01 1,032 17 12쪽
42 41화. 눈을 뜨다 17.10.31 1,005 15 11쪽
41 40화. 희망을 간직한 채 +1 17.10.28 1,155 15 13쪽
40 39화. 혈교가 찾아오다 +1 17.10.20 1,027 16 12쪽
39 38화. 검화가 찾아오다 +1 17.10.13 1,212 21 15쪽
38 37화. 재미있다 +1 17.10.01 1,166 21 10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독초쥬스'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