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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연가(還生戀歌)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로맨스

독초쥬스
작품등록일 :
2017.02.10 00:02
최근연재일 :
2018.08.11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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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3.11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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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화. 남궁일지의 힘

DUMMY

황보월연의 선언으로부터 사흘이 지났다.

평소와 다름없는 분위기가 조성된 이곳은 선녀스승의 거처로 완벽하게 부활한 남궁일지와 덤덤한 표정의 제갈미려. 그리고 삼일 밤낮으로 술만 마시면서도 신기하게 취하지 않는 이 거처의 주인인 선녀스승과 마지막으로 죄인처럼 말 한마디 꺼내지 못하고 있는 내가 모여 가볍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 여인들의 품속에 갇힌 채 입으로 삼키는 것인지 코로 삼키는 것인지조차 모르고 있던 나는 물 흐르듯 흘러가는 대화의 강 속에서 최대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었다.

“그럼 제가 안휘에서 가장 유명한 명주를 준비해둘게요!”

“그거 좋네! 역시 화끈하다니까? 그럼 부탁해도 될까?”

“네! 맡겨주세요! 어머님!”

“어쭈? 어머님? 이제 아주 가족 다됐다?”

남궁일지의 재치있는 말에 홀랑 넘어간 선녀스승이 환한 미소를 그리며 자신의 곁에 앉아있는 남궁일지의 머리를 거칠게 쓰다듬었다.

“그래. 그 상태를 보아하니 이 이상 환자취급 하는 것도 바보 같은 일이니. 좋아. 나가도 돼.”

“감사합니다!”

“그 전에. 조건이 있어.”

“조건······이요?”

“응. 조건.”

그 말에 고개를 갸웃거린 남궁일지가 슬쩍 나를 바라보았다.

“어머니. 혹시?”

“응. 한바탕 해야지. 그러지 않으면 이 아이. 나가서 큰 소란을 일으킬걸?”

선녀스승의 대답에 깊게 한숨을 내쉰 나는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에? 나 그렇게까지 말썽꾸러기였었나?”

“그게 아닙니다.”

“그럼요?”

“그 날을 기준으로 소저는 인간의 영역을 벗어났습니다.”

“······?”

또다시 고개를 갸웃거리는 남궁일지를 바라보던 나는 선녀스승이 손가락을 튕기자 본능적으로 손을 뻗으려 했다. 하지만 선녀스승은 시선만으로 나를 제압했다.

-가만히 있어

그리고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선녀스승의 목소리가 사라지고 남궁일지의 코앞에 도달한 바람이 귀신처럼 나타난 검집에 가로막혔다.

“에?”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인지하지 못한 남궁일지는 당황한 얼굴로 선녀스승을 바라보았다.

“그거. 예전의 너라면 못 막았을 거야.”

“······.”

“하지만 지금의 넌 그걸 막을 수 있어.”

입 꼬리가 슬쩍 올라간 선녀스승은 지금의 상황을 즐기고 있는 듯 연한 미소를 머금은 채 말을 이었다.

“자. 조건은 간단해. 내 아들이랑 한 판 붙어.”

“!?”

“지든 이기든 결과는 상관없어. 중요한 건 그 과정이니까. 장소는 내가 준비해줄 테니까 걱정할 필요는 없어. 자. 나는 다 먹었으니까 먼저 일어날게.”

그 말을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난 선녀스승의 멀어지는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남궁일지는 이 상황을 설명해달라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렇게 나는 그녀에게 이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태환단의 힘이 어떤 힘인지를

지금의 그 몸이 어떤 몸인지를

그렇게 길지도 그렇다고 짧지도 않은 설명을 끝으로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준비가 다 된 것 같습니다.”

“꼭 싸워야 해요?”

“싸우는 게 아닌 힘을 알기 위한 비무입니다. 소저도 자신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지 않습니까??”

“윽······”

“무인이란 자신이 얼만큼의 힘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야 하는 법입니다.”

“하아. 알았어요.”

내 대답에 고개를 끄덕인 남궁일지는 할 수 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제갈미려를 바라보았다.

무인이 아닌 그녀를 데려가야 하는지 고민하는 듯 보였다.

“이것도 경험입니다. 볼 수 있는 만큼만 보십시오.”

내 말에 담겨있는 뜻을 이해한 그녀는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남궁일지와의 비무를 하게 될 장소는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너무 가까이에 있었다.

선녀스승이 나가고 얼마 후. 선녀스승의 방에서 나온 나와 그녀들은 선녀스승의 기척이 느껴지는 내 방에 모여 있었다.

“자! 여기라면 괜찮을 거야.”

그 말에 맥이 빠진 나는 깊게 한숨을 내쉬며 답했다.

“하아. 이래도 되는 겁니까?”

내 대답에 고개를 갸웃거린 선녀스승이 당당하게 어깨를 펴며 막힘없이 답했다.

“노친네들도 없는데 뭐 어때? 그리고 그곳을 나오기 전에 전부 허락받았으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 뭐 이 이상은 해서 안되겠지만.”

선녀스승이 만들어낸 이 허상은 발을 들이면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는 반대쪽 세계였다. 내가 무릉에서 훈련했던 곳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곳으로 선녀스승의 대표적인 힘이라 할 수 있었다.

이곳이라면 나도 전력을 다해도 이 일대가 파괴되지 않는다. 그저 머릿속에서 그려진 허상의 세계에서 일어난 일로 끝이 난다.

아직 자신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조차 모르는 남궁일지와 비무하기에는 딱 좋은 공간이었다.

“아! 이건 비밀이다?”

두 사람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손뼉을 친 선녀스승이 먼저 그곳으로 발을 들였다. 그 모습에 뒤이어 그녀들이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뒤를 쫓았고 마지막으로 내가 들어갔다.

눈을 감았다 뜬 것만으로 간단하게 넘어온 난 끝없이 펼쳐진 평야를 보며 허탈한 한숨을 내쉬었다.

세상의 본질을 볼 수 있는 눈

그 눈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선녀스승이 만들어낸 이 공간은 이 세상. 어느 곳에 존재하는 실제 장소일 것이다.

“와아!”

“대단하네요.”

그녀들은 평야를 바라보며 감탄사를 자아냈고 그런 그녀들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은 선녀스승은 왜 이곳에 있는지 알 수 없는 고풍스러운 의자에 몸을 맡기고는 허공에 나타난 술병을 낚아채며 말했다.

“자. 앞으로 딱 한 시진이야. 이곳이라면 눈치 볼 것 없이 마음껏 날뛸 수 있으니까 즐기도록 해.”

“네!”

큰 목소리로 답한 남궁일지가 웃음꽃을 활짝 피고는 나와 거리를 벌렸다.

그런 남궁일지를 바라보며 자세를 고친 나는 가볍게 주먹을 말아 쥐고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딱 한 시진입니다. 그 시간동안 소저는 자유입니다.”

“후후! 좋아요!”

자신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궁금했던 걸까?

아무런 신호도 없이 한 줄기의 바람처럼 내 앞까지 쭉 뻗어 나온 그녀가 반짝이는 눈빛으로 나의 두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일섬

눈으로 쫓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쾌검을 구사한 그녀는 내가 만들어 낸 기막에 가로막히는 자신의 검을 바라보며 씩 웃었다.

“흡!”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오는 맹렬한 기운이 이 일대를 뒤덮었다.

창궁의 바람

천뢰의 뇌기

날카로운 발톱으로 나를 짓누르려 하는 한 마리의 푸른 호랑이를 바라보며 나는 몸속 깊은 곳에 잠들어 있는 금강공의 기운을 깨웠다.

투명한 망토처럼 내 몸을 둘러싼 금강공의 기운을 몸으로 느끼고는 그대로 땅을 차고 솟아올랐다.

그런 나를 향해 발톱을 들이미는 그녀

그런 그녀의 발톱을 가볍게 쳐낸 나는 그대로 주먹을 내질렀다.

“크윽!?”

정면으로 내 주먹을 막아낸 그녀는 신음을 흘리며 뒤로 주르륵 밀려났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후우!”

신음 뒤에 이어진 한숨과 함께 얼굴에 그려진 미소는 그 어느 때 보다도 환했다.

그렇다.

그녀는 이 한 수를 막으며 깨달은 것이다.

자신이 강해졌다는 사실을

그 사실을 머리가 인식하자 그녀의 몸에서 또 다른 호랑이가 튀어나왔다. 그리고 그 호랑이는 창궁과 천뢰의 기운을 거칠게 물어뜯어 삼켰다.

그리고 평야에 강림한 백호(白虎)는 제왕의 기운을 토해내며 위에서 나를 내려다보았다.

맛있는 먹잇감을 발견했다는 듯 자세를 낮추고 금방이라도 튀어 오를 듯한 기세를 몸에 두른 채 나와 대치한다.

“처음으로 발을 내민 곳이 그 영역이라니. 나 다음으로 대단하잖아?”

뒤에서 선녀스승이 감탄사를 자아내며 그녀를 칭찬한다.

그 칭찬에 힘을 얻어서일까?

선녀스승의 칭찬이 끝나기가 무섭게 백호를 몸에 두른 그녀가 미소를 머금은 채 내게 달려들었다.

“하아아앗!”

힘찬 기합소리와 함께 다소 빈틈이 많은 공격이었지만 이 비무가 그녀 스스로가 힘을 깨닫게 하기 위함임을 알기에 나는 그 빈틈을 공략하지 않고 정면으로 그 공격을 받아냈다.

그렇게 한 번

또 한 번

무거우면서도 날카로운 그 발톱을 막아내며 나는 굳건하게 자리를 지켰다.

“헉······헉!”

온 힘을 다해 반 시진 동안 끊임없이 공세를 펼친 그녀는 거친 숨을 내뱉으면서도 자신의 영역을 지키고 있었다. 그녀의 전력을 받아내면서도 단 한 번도 뒤로 물러나지 않은 나는 덤덤한 표정으로 내 주위를 살펴보았다.

마치 태풍이라도 지나간 듯 주변 일대가 파괴되어 있었다.

평평했던 땅은 움푹 파이고 갈라졌으며 항상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 같았던 바위들은 흔적조차 남기지 못한 채 세상에서 사라져버려 있었다.

이 파괴의 근원인 장본인은 아직도 부족하다는 듯 아직도 발톱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런 그녀와 순식간에 거리를 벌리고 떡 하니 멈춰선 나는 선녀스승을 힐끔 바라보았다. 그런 내 시선에 담긴 뜻을 읽었는지 선녀스승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가락을 튕겼다.

그리고 허공에 나타난 한 자루의 검

새하얀 눈처럼 티 없이 맑은 순백의 검이 내 앞으로 날아왔다.

그 순백의 검을 손에 쥐고는 금강공의 기운을 거두어들인 나는 살짝 자세를 낮추며 자세를 고쳤다.

“후우.”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내뱉은 나는 차갑게 가라앉은 두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정확히는 그녀가 옷처럼 입고 있는 백호를 바라보았다.

“앞으로 소저가 도달해야 할 경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나는 손에 쥐고 있던 검으로 세상을 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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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9화. 남궁일지의 힘 +2 18.03.11 607 10 10쪽
60 58화. 독왕 당서희 +4 18.03.02 623 10 8쪽
59 57화. 안주인이라는 이름 +1 18.01.19 708 1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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