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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마이너리티 스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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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남양군
작품등록일 :
2017.02.26 21:49
최근연재일 :
2017.03.11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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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3.0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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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왜 이리 거지같냐4

DUMMY

“시부럴 새끼, 닭도 아니고 초겨울에 뭔 독감이여. 쩝”

별것 아니라는 듯이 입맛을 다셨다. 차돌에 바람들면 곁 바람에 십 리를 날아간다는 말이 있다. 멀쩡하던 놈이 한 번 망가진 뒤로는 툭하면 자리보전이다.

저러다 뒈지면?

한기가 들고 목에 소름이 돋았다. 장고 놈이 죽기라면 하면 마누라의 초크 길로틴에 목이 부러진다. 뭔 여자가 UFC 앤더슨 실바를 찜쪄먹을 파이터인지...

황당하고, 끔찍하고, 이해할 수 없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이야기하자.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는 쪽팔리는 이야기를 가능한 뒤로 돌리고 싶다.

병원에 데려가고 싶어도 의료보험이 정지된 지 오래고 돈도 없다. 아궁이에 장작을 밀어 넣고, 먼지 쌓인 약탕기를 찾았다. 고본 뿌리, 맥문동, 도라지를 넣고 푹푹 삶았다. 명색이 아비인데 약은 먹여야지.


밤이 깊었다.

엄봉달은 마당 가 바위에 앉아 줄담배를 태웠다. 쓰디쓴 잎담배는 익숙해졌지만, 어거지로 시작한 산속 생활은 모든 게 지랄 같고 부족했다. 풍족한 것이라곤 직접 재배하는 담배밖에 없다.

막무가내로 끌려와서 처박힌 방태산 천가리 골 700고지, 요즘 세상에 휴대폰이 터지지 않는 곳이 있을 줄은 몰랐다. 문명의 흔적을 찾으려면 두 시간은 꼬박 다리품을 팔아야 하는 오지에서 애새끼 뒤 닦는 신세라니···.

“휴, 어쩌다 저딴 걸 주워와서 이 고생인지. 양밥이라도 해야 하나.”

한숨이 땅을 파고 들어갔다. 참새는 모이 때문에 죽는다 했다. 입양 양육비 15만 원에 눈이 어두워 애물단지를 덥석 주워온 손을 자르고 싶었다.

끙끙대는 놈이 불쌍하긴 한데 살갑게 챙길 성격도 못되고,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저놈 면상을 보면 잃어버린 아들이 생각나고 울화가 치밀었다.


불행의 시작은 여친 김삼순이 물어다 준 임상시험 알바였다. 일명 마루타 알바, 보름 입원하고 정액과 피만 뽑으면 2백만 원을 받는 개꿀 알바였다. 찜찜했지만 한창 돈에 쪼들릴 때라 덜컥 응했다. 여친 김삼순의 손가락에 민짜 반지라도 끼워줘야 했으니까.

하루의 절반은 잠들고, 절반은 몽롱한 상태로 지내는 바람에 무슨 실험을 했는지 모른다. 재차 설명을 들었지만, 겨우 세 자릿수에 턱걸이한 아이큐는 복잡한 전문용어를 기억하지도 못했다.

어쨌든 마루타 알바는 보름 만에 끝났다. 병원 측은 약속대로 2백만 원을 지급했고, 김삼순의 손가락엔 24K 반지가 반짝였다.

그렇게 콩쥐도 행복하고 팥쥐도 행복하게 끝났으면 얼마나 좋을까.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서 사달이 났다. 소심한 편에 속했던 성격이 개차반으로 변했다.

이유 없이 울화가 치밀고, 별것 아닌 일에 화내고, 자신도 모르게 주먹이 나갔다. 자연히 주변 사람과 시비가 끊이지 않았고 하루가 멀다고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싹수없이 주차하던 옆집 아저씨는 코뼈가 부러졌고, 야간에 피아노를 친 여고생은 뺨을 맞았고, 건방지게 짖어대던 강아지는 척추가 부러졌다. 사소한 일로 다툰 작업반장은 떡이 되어 응급실에 실려 갔다. 당연히 회사에서 잘렸다.

결국, 병원을 찾았다. 진단받은 병명은 IED(분노조절장애)였다. 마루타 알바했던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인과관계를 증명할 증거가 없었다. 변호사 살림만 보태주고 개털 되었다.

노름에 미친것도 IED때문이고, 물려받은 어선을 날리고 새우양식장을 말아먹은 것도 지랄 맞은 IED 때문이다. 내 잘못이 아니다. 김삼순이 불행의 씨앗을 뿌리고 세상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다.

“미친년아, 무슨 억하심정으로 내 인생에 또 고춧가루를 뿌리냐고오~”

엄봉달이 달을 쳐다보고 울부짖었다. 그만큼 괴롭혔으면 됐지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 없던 아들까지 만들어서 괴롭히냐고.



‘으으 냄새!’

장고가 진저리쳤다. 눈을 뜨는 순간 끔찍한 악취가 코를 쥐어박았다. 거름 무더기에 박아서 삭힌 홍어와 살처분한 가축 침출수를 섞으면 이 정도로 지독할까.

크럭 크럭-

코딱지가 가득 들어찬 듯 콧구멍이 답답했다. 엄지로 한쪽 콧구멍을 막고 힝하고 콧바람을 내뿜었다. 엉겨 붙은 피딱지가 툭 튀어나왔다. 반대쪽도 그렇게 뚫었다. 살짝 지저분하긴 한데 효과는 직방인 스킬이다.

그러고 보니 이불에도 피딱지가 엉겨 붙어 있다. 코피를 많이 흘렸나 보다. 별거 아니다. 겨우살이와 약수를 빼먹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엄마가 하루도 빼먹지 말랬는데 십장생에 정신이 팔려서 깜박했다. 내가 산 까치도 아니고 이놈의 겨우살이를 언제까지 먹어야 하는지.


뭐지?

피딱지에 반짝이는 알갱이가 섞였다. 손가락으로 비벼보았다. 금속인지 플라스틱인지 모를 딱딱한 알갱이다. 이런 게 왜 내 몸에 들어있지?

“아 몰라!”

모르는 것을 억지로 알려고 해봐야 현기증만 찾아온다. 더 나빠질 것도 없는 인생이다.


드르릉- 푸파 푸파-

코 고는 소리에 문풍지가 드렁드렁 울렸다.

‘시파, 시끄러워죽겠네.’

충분히 익숙해진 코골인데 머리가 북 치듯이 울렸다. 코골이와 냄새 때문에 잠을 깼나 보다. 어차피 일어날 시간, 아쉬울 것도 없다.


그런데 이 양반은 왜 안 일어나지?

꼰대는 자명종이 필요 없는 인간이다. 날이 희끗하면 득달같이 일어나던 인간이 마냥 처자고 있다.

스마트폰 화면을 두드렸다. 두 번 톡톡-

4시 30분?

동지가 내일모레인데 왜 이리 밝아? 스마트 폰도 사기 치네.

그런데 뭔 냄새가 이렇게도 구리냐?

“헐!”

펄쩍 뛰었다. 악취의 근원은 바로 자신이었다. 중국인이 춘절을 맞아 목욕한다더니···. 팅팅 불은 시커먼 때와 허연 각질이 끔찍했다. 뱀 허물을 벗은 것도 아니고.

옷을 챙겨 들고 쌩하니 계곡으로 달렸다. 달밤에 벌거벗고 체조한다더니···. 이게 뭔 짓거린지. 빨래하고 때를 벗겨내느라 30분이나 걸렸다.


상쾌하다. 지난 몇 년간 이렇게 상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대지를 굳건히 밟고 선 다리가 신기했다. 상체를 받친 허리 근육이 든든하고 허벅지 근육도 짱짱했다.

조금 이른 시간이긴 한데···. 이왕 일어났으니 밥값 해야지. 도끼를 찾아들었다. 자연인의 조건은 자급자족이다.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는 소리다. 게으른 사람은 꿈도 꾸지 마라.

뻑- 뻑-

계곡이 쩌렁쩌렁 울렸다. 도끼질 몇 번이면 허덕이던 저렴한 신체가 달라졌다. 평소 가슴과 머리에서 느껴지던 무지근한 압박감이 사라졌다. 호흡은 흐트러짐이 없고, 도끼날이 박혀야 할 지점에 정확히 박혔다. 도끼질 한 방에 통나무가 쩍쩍 갈라졌다.

“와우, 십장생 좋고!”

흥이 오른 장고가 웃통을 벗어 던지고 본격적으로 장작을 패기 시작했다. 세워놓고 패고, 눕혀놓고 패고, 공중에 띄워놓고 패고···. 달라진 육체를 만끽했다.


“새꺄, 잠 좀 자자. 날도 안 밝았는데 뭔 지랄이고.”

방문이 탕 열렸다. 엄봉달은 전날 밤의 사달과 걱정을 까맣게 잊었다. 참 편하게 사는 인간이다.

“날이 훤한데 뭔 소립니까?”

얼척없기는 장고도 못지않았다. 전날 밤에 죽을뻔한 고통을 까맣게 잊었다. 둘 다 정신적으로 온전한 인간이 아니니 그냥 넘어가자.


“미친놈아, 달이 지는 거 안 보여? 밤새 끙끙대더니 기어코 처 돌았구먼.”

엄봉달이 혀를 찼다.

‘달이 진다고?’

하늘을 올려보았다. 산마루에 걸린 초승달 바로 위쪽에 반짝이는 놈이 금성이다. 아직 날이 밝지 않았다는 증거다. 아까부터 느꼈던 위화감의 정체를 알았다.

새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산짐승과 날짐승은 겨울이 되면 먹이 활동이 힘들어진다. 눈이라도 오면 더욱 고단해진다. 그래서 따뜻한 굴뚝이 있고, 먹을 것이 있는 통나무집은 야생 동물의 성지가 된다.

밤이 깊어지면 멧돼지, 고라니, 오소리, 여우가 닭장을 노리고, 여명이 걷히고 창이 부윰해질 때면 참새, 솔새, 박새, 때까치가 음식 찌꺼기를 찾아온다.


‘그렇지. 심장이 부서지고 불구덩이에 빠진 느낌이었는데···. 뼈마디가 노골 노골 해지고 머리도 엉망진창이었어.’

갑작스러운 극통과 함께 맛이 가버린 기억이 떠올랐다. 이렇게 죽나보다 했는데 지금은 언제 아팠냐는 듯이 쌩쌩했다.

그렇다. 천지자연이 변할 리 없으니 변한 건 바로 자신이다. 장생 도라지가 값비싼 이유는 쌓인 노폐물을 뽑아주고, 눈과 귀를 밝게 해주기 때문이다.

장생도 아닌 십장생을, 그것도 열매인지 보석인지 모를 방울이를 흡수한 십장생을 먹었다. 유니크 아이템을 흡수해서 강화된 더블 유니크 아이템을 흡수했다. 대박!

그냥 슬픈 인생으로 비비적대다가 이름 모를 개골창에 처박혀 생을 마감할 줄 알았다. 그런데 불치병이 낫고, 힘이 세지고, 밤에도 볼 수 있게 되었다. 대박도 이런 대박이 없다.

“우와와와! 심 봤다.”

장고가 함성을 지르며 마당을 뛰쳐나갔다. 넘치는 힘을 주체못하고 산등성이를 넘고 계곡을 건너뛰었다. 엄봉달 못지않게 단순무식한 놈이 장고다.


******


하지르 협곡 오퍼레이터실,

“압와르!”

모니터를 체크하던 아지즈가 동료를 툭 쳤다. 뭐야 하는 눈빛으로 압와르가 쳐다봤다.

“저것 봐.”

하지즈가 턱 끝으로 모니터를 가리켰다.

띠이이-

불안정하게 흔들리던 오실로스코프 파형이 바닥에 깔렸다. 점멸하던 GPS 스폿도 툭 깨졌다.


“헐, 스톰의 생체 발전기가 멈췄네.”

“GPS 신호도 멈췄어.”

“죽었을까?”

“잘 알면서 묻지 마.”

“위성이 박살 나거나 트랜스레이터가 녹을 수도 있잖아.”

“쯧쯧!”

아지즈가 혀를 찼다. 스톰에 이식된 생체 발전기는 심장박동에서 에너지를 얻은 적층압전박막이 전자기장을 유도하고, 레이저 박리기 전위차로 전기를 생산한다. 생체발전기가 작동을 멈췄다는 소리는 심장과 뇌가 동시에 죽었다는 소리다.


“필드로 돌아가려니 아쉬워서.”

압와르가 멋쩍은 웃음을 흘렸다. 스톰의 사망은 파이몬 프로젝트 종결을 의미한다. 개꿀 보직은 끝났고 피튀기는 필드로 복귀해야 한다.

“이 년 전 발병 때 미련을 버려야 했어. 한동안 편했었는데. 쩝!”

압와르가 입맛을 다셨다. 죽음조차도 다른 이에겐 삶의 궤적에 끼어든 작은 트러블에 지나지 않는다.

“하긴, 3년이나 버텼으면 오래 버틴 거지. 그나저나 마스터가 실망할 텐데. 어쩌나.”

아지즈가 중얼거리며 서류를 챙겼다.



“아지즈, 바이탈 상태로 생체발전기를 끄집어낼 수 있나?”

묵묵히 보고를 듣던 에단이 입을 열었다.

“불가능합니다. 방법은 심장 이식밖에 없는데 심장을 적출하는 순간, 강력한 전기 쇼크가 중추신경을 박살 냅니다.”

“추가적인 확인절차는 필요 없겠군.”

“그렇습니다. 결국, NEO-SCID라는 시한폭탄이 터진 거죠. 일단 면역 글로불린 G에 의한 아포토시스가 발동하면 세포막이 무차별적으로 터집니다. 지금쯤이면 부패가 상당히 진행되었을 겁니다.”

아지즈가 단언했다.


“두바이, 어떻게 생각하나?”

에단이 창틀에 비스듬히 기대어 서 있는 붉은 트렌치코트를 쳐다보았다.

“기계는 기계일 뿐이죠. 놈은 도카이 대지진 당시에도 멀쩡히 살아남았습니다.”

두바이가 쳐다보지도 않고 대답했다. 실험체 따위에 우롱당한 자신이 개한심했다.


“그때는 슈퍼노바의 전자기 펄스 때문에 생체발전기가 일시 정지했습니다. 재작동했다는 사실은 그만큼 신뢰성이 있다는 방증입니다.”

아지즈가 반론을 제기했다.

“자네가 생체발전기 영업사원인 줄은 몰랐군.”

두바이가 말꼬리를 잡았다.

“내 말은 스톰이 죽었다는 겁니다. 두바이님은 프로젝트 책임자고요.”

아지즈가 각을 세웠다.

“그래서 어쩌라고? 난 처음부터 프로젝트를 반대했어. 대지진과 쓰나미가 내 책임이냐?”

두바이의 눈동자 안쪽에서 붉은 기운이 스며 나왔다.

“책임자는 당신입니다. 마스터께 불평할 처지가 아니라는 겁니다.”

아지즈가 한 마디도 지지 않고 받아쳤다.


작가의말

내일은 하루 쉽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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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사는 게 왜 이리 거지같냐1 +24 17.03.01 1,682 6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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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장고다1 +39 17.02.26 3,991 10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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