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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마이너리티 스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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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남양군
작품등록일 :
2017.02.26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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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1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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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3.0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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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사람이 변할수도 있는거지1

DUMMY

“아지즈, 많이 컸다. 싱킷!”

키리릭-

두바이의 상의 포켓에서 번들거리는 더듬이가 빠져나왔다.

“놀지는 않았죠. 데쓰 웜!”

아지즈가 팔을 휘저었다. 깨알 같은 붉은 점이 손바닥에서 쏟아져나왔다.

“유치한 말다툼은 그만둬! 싸우려면 제대로 해 보던가.”

에단이 한심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머쓱해진 두 사람이 팻을 회수했다.


“두바이, 하고 싶은 말이 뭔가?”

“파이몬 미토콘드리아 이식 난자 실험체 1,870구, 최초 생존율 25%, 5세 생존율 5%, 8세 생존율 1%. 10세 생존자는 단 한 명, 그 마지막 한 명이 방금 죽었습니다. 기대했던 파이몬 유전자는 발현하지 않았고, 각종 부작용과 후유증만 난무했습니다. 사망 원인은 벡터(운반체)로 활용한 바이러스 부작용 10%, 통제 불가능한 공격성과 위험 회피 능력의 부재 50%, 독소와 악성 유전병 발현 35%, 원인불명 5%입니다. 우리는 프로젝트 기간 30년과 총비용 125억 달러를 깔끔하게 말아먹었습니다. 그냥 망한 것도 아니고 폭망했습니다.”

두바이가 숨도 안 쉬고 읊었다.


“본좌가 밥 팔아서 똥 사 먹은 인간이란 소리를 어렵게 표현하는군.”

“그럴 리가요. 잘못된 설계는 잘못된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초파리와 인간의 유전자는 70% 일치하지만, 파이몬과 인간의 유전자는 70% 다르니까요.”

“그렇게 말하면 내가 상처를 입지.”

에단이 씩 웃었다. 들어줄 테니 얼마든지 투정하라는 여유가 넘쳤다.

“그러면 ‘소인의 능력이 부족해서 마스터의 원대한 계획을 망쳤다.’고 말씀드릴까요?”

두바이가 상처를 벌리고 소금을 뿌렸다.

“이거야 원, 비난인지 비꼬는 건지 구분이 안 되네.”

에단이 어깨를 으쓱했다.

“비난입니다.”

두바이가 무 자르듯이 뚝 잘랐다.


“뭐 비난을 들을 만도 하지. 유전적 근접성을 무시하고 욕심부린 건 사실이니까. 하지만 자네도 얻은 게 제법 많을걸. 프로젝트 덕분에 중급 미노르로 성장했고 말이야.”

에단이 빙글빙글 웃었다. 어쨌든 바다 밑에서 30년을 보냈고, 자신의 계획에 도움을 줄 녀석이니까.

“마스터, 저는 처음부터 파이몬 프로젝트를 반대했습니다. 우리는 앨커미스터(연금술사)가 아니라 어뎁투스입니다. 인간의 98%가 침팬지라고 해서 침팬지가 98% 인간인 것은 아니죠. 이것은~”

두바이는 ‘희대의 삽질이었습니다.’라는 뒷말을 꿀꺽 삼켰다. 개김이 수위를 넘기면 항명이 된다.


“맞는 말이야. 그래서 인간형 파이몬이 아니라 파이몬형 인간을 만들려고 했잖아. 꽝으로 끝났지만.”

에단이 두바이의 말을 교묘히 비틀었다.

‘뭐지?’

두바이는 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울어도 시원찮을 판국에 여유를 부린다? 파이몬 프로젝트의 목적이 생체병기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번득 떠올랐다.


“마스터, 본인은 마스터의 진심을 알고 싶습니다.”

두바이가 에단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진실을 묻는 자와 진실을 말할 수 없는 자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혔다.

“파이몬 프로젝트에 대해서라면 책임자인 자네가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지 않나. 따로 떼놓은 진심은 없어. 본좌는 30년간 삽질했고, 방금 꽝하고 마침표를 찍었네. 라하르님께 찍힐 일만 남은 거지. 크크크”

에단이 입을 꽉 다문 채 킬킬 웃었다.

‘그렇게 나온단 말이지. 그럼 내가 직접 알아보지.’

두바이가 입술을 깨물었다.


“꽝은 아니지요. 스톰은 SCID 발병 후 3년간 자연 의학으로 버텼습니다. 파이몬 유전자의 생존력과 강력한 피지컬 베이스가 증명된 셈입니다.”

아지즈가 반론을 제기했다.

“죽은 아인슈타인은 초등학교 수학 교사만도 못해.”

두바이가 냉소했다.

“아인슈타인은 E=mc²공식을 남겼고, 스톰은 아키 미토콘드리아 안정화 효소를 남겼습니다. 아키 효소를 솔저에 적용하면 이종 간 염색체 융합이 가능해집니다. 몇 가지 지엽적인 문제만 해결하면 개가 강아지를 낳듯이 솔저가 솔저를 낳게 됩니다. 본전은 찾았다고 봐야지요.”

아지즈가 각을 세웠다. 유전자 조절국을 말아먹은(대지진 때문이지만) 주제에 마스터께 책임을 돌리는 인간이 곱게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배신자로 의심되는 놈이다.

‘재수 없는 새끼!’

두바이가 아지즈를 흘겨보았다. 반박할 팩트가 108개는 있지만, 한 등급 아래의 후배와 드잡이질하기엔 모양이 빠졌다. 켕기는 부분도 있고.


“아지즈, 약을 발라줘서 고마워. 사실은 상처가 몹시 쓰라렸거든.”

에단이 비시시 웃으며 팔뚝을 쓰다듬었다.

“별말씀을···. 스톰의 대리모는 어떻게 할까요?”

“쓸 곳도 없잖아. 깔끔하게 지워.”

아지즈의 물음에 두바이가 제꺽 대답했다. 실패한 파이몬 프로젝트는 아무래도 좋았다. 뒤통수를 때리고 빠져나간 놈, 콜네임을 듣는 것만으로 피가 거꾸로 솟았다. 놈과 관련된 모든 것을 지워버리고 싶었다.


“잠깐, 지금 어디 있나?”

에단이 두바이를 제지했다.

“미노르 나탈리가 보관 중입니다.”

“왜?”

“사고에 대비한 보험입니다. 스톰이 각성하면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까요.”

“위험도 레벨은?”

“제로입니다. 난자 착상 당시에 이식한 슈퍼 EPO(적혈구생성촉진인자)유전자와 s-IGF-1(근육 성장 복원 유전자)으로 인해 근력 30%, 민첩도 40% 상승한 수준입니다.”


“후후후, 그 정도면 남편을 두들겨 패기엔 충분하겠군. 풀어줘. 마지막까지 분투한 스톰에 대한 예우다.”

“알겠습니다.”

아지즈가 과도하게 허리를 숙이고, 두바이의 얼굴이 썩어 문드러졌다. 사람이 모인 곳엔 어디나 알력이 있다.

“피곤하군. 모두 나가 봐.”

에단이 손을 저었다.


“기계는 기계일 뿐이야.”

두바이가 복도를 걸으며 중얼거렸다. 스톰의 죽음을 너무 쉽게 받아들인 마스터의 모습이 목에 걸린 가시처럼 껄끄러웠다. 알지 못할 뿐 우연은 없다. 상식과 예측을 벗어난 사건엔 그럴만한 원인과 배경이 있다. 그렇다고 꼭 밝히고 싶지도 싶지도 않았다. 스톰이 죽었든 살았든 사타닌에 넘겨주고 악몽을 잊고 싶었다.


“두바이 자네 말이 맞아, 기계는 기계일 뿐이지. 녀석이 선물은 잘 받은 모양이군.”

에단이 중얼거리며 창문을 열었다. 싱그러운 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창밖엔 알프스의 산간 마을이 펼쳐져 있다. 초록색 구릉이 끝없이 펼쳐진 산악 평원, 한가로이 풀을 뜨는 양 떼, 빨간 지붕의 농가와 멀리 보이는 눈 덮인 산···.

에단이 빨간 지붕을 검지로 콕 찍었다. 풍경이 출렁하고 심해로 바뀌었다. 돔 형태의 거대한 금속 구조물 수십 개가 해저에 자리 잡고 있다. 슬라임 비슷한 부정형 생물체가 구조물 표면에 바글바글 달라붙어 있다.

“크로노스!”

심각한 얼굴로 오랫동안 홀로그램 화면을 노려보았다. 드러난 적은 무섭지 않다. 진정한 두려움은 알지 못하는 것들이다.

삐이이-

홀로그램이 흔들렸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에단이 뜬금없이 물었다.


[초파리는 성가신 이웃이고 크로노스는 집주인을 쫓아내려는 제노모프(외계 기생종족)다. 비교 대상이 아니다.”

공기 진동이 아닌 직접적인 파동이 에단의 뇌에 전달되었다.

“인정합니다. 과연 융가르프사이가 돌아올까요?”

[하이퍼 노바 전자기 펄스가 볼텍스 게이트를 활성화했다. 본체는 시공간을 넘지 못해도 아바타 접속은 가능하다.]

“크로노스가 날뛰겠군요.”

[인간이 감당할 일이다. 지성체는 행위에 책임을 져야 한다.]

이해할 수 없고 종잡을 수 없는 대화가 오갔다.


“인간의 허약한 영혼이 파이몬 유전자를 통제할 수 있을까요?”

이번엔 구체적인 질문이다.

[인간이 아니게 되거나 죽겠지. 알고 있는 사실을 재차 확인하는 걸 보니 도박이 성공했나 보군.]

“에멀론 젤리를 흡수했습니다. 만약에 인간이 아니게 되면 어떻게 됩니까?”

[만약이란 없다. 올 것은 오고, 벌어질 일은 벌어진다.]

시니컬한 대답이 돌아왔다.

“스톰은 콘스탄틴 님의 형질을 물려받은 유일한 클론입니다. 너무 무심하지 않습니까?”

에단이 슬쩍 찔렀다.

[논리의 비약이 심하다.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일부를 이식받은 열등한 존재일 뿐이다. 그대의 피를 빨아먹은 수많은 모기와 파리는 전부 그대의 자식인가?]

까칠한 반문이 돌아왔다.

“인간식의 표현에 익숙해지셨군요. 하하하”

말문이 막힌 에단이 웃음으로 얼버무렸다.


[그대는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했는가?]

“스톰은 콘스탄틴 님의 아바타를 구현할 마지막 희망입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인간의 속담이 있더군. 항아리에 바닷물을 통째로 담을 수는 없다. 그대의 성의는 고마우나 불가능하다.]

“인간은 크로노스를 막지 못합니다. 콘스탄틴 님께서~”

[그만, 간섭은 옳지 못하다. 강한 간섭은 강한 반동을 부른다. 좁아터진 지구에서 잊혔던 것, 사라졌던 것, 잠들었던 것들이 모두 나타나서 자기 몫을 주장하면 어떻게 되겠나? 인간은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나타나고 사라진 수많은 생명체 중의 하나일 뿐이다.]

“크로노스는 파이몬의 숙적입니다.”

[싸워야 하기에 싸웠을 뿐이다. 나는 5억 년 전에 죽은 몸이다. 육체를 잃고 정보도 대부분 유실되었다. 위대한 오르도비스의 종 파라쿤은 사라졌다. 남은 것은 한 줌에 불과한 사념의 찌꺼기다. 시작된 흐름은 그 무엇으로도 막지 못한다.]

홀로그램이 밝아졌다.

“쉬십시오.”

에단이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흐름을 억지로 막으면 더 큰 압력으로 밀어닥친다.]

사념파가 경고를 남기고 사라졌다.

“인류의 마지막 희망을 포기할 순 없지요.”

에단이 중얼거렸다. 은하계 최강의 전투 생명체가 욕망도 투기도 없는 현자라니···. 어쩌면 탐욕은 인간만의 특징일지도···.


“아슬란!”

“부르셨습니까?”

공간이 출렁했다. 허공 한 부분의 공간이 사라진 듯 암흑으로 물들었다. 아슬란이 걸친 벤타블랙 로브의 특징이다.

“첫 번째 퀘스트는 성공적이지?”

“탁월한 조치였습니다. 유전자 불합치로 인한 어긋남이 단번에 쓸려나갔습니다. 본체 적합률이 높았고, 나탈리가 탁월한 에테르 중화제를 찾아낸 덕분입니다.”

“고무적이군. 문제는 그다음이야. 내가 원하는 것은 성능 좋은 프레데터가 아니라 강하고 탐욕스러운 그릇이거든.”

“인간의 감정을 가진 괴물을 원하시는군요.”

“그렇지. 포식자는 감정이 없잖아.”

“의도적으로 스톰의 대리모를 풀어준 이유가 따로 있었군요.”

“같은 유전자의 이끌림은 때로 기적을 만들기도 하지.”

에단의 표정이 씁쓸해졌다. 심복이자 친구인 아슬란에도 털어놓을 수 없는 비밀이 답답했다.


“대단하십니다.”

아슬란은 어뎁투스의 정체성이 ‘준비하는 자’란 사실을 실감했다.

적합한 난자와 정자 제공자 선별, 파이몬 유전자 이식과 체외 수정, 대리모 본인도 모르는 자궁 착상, 실험체 회수, 추적 조사, 기연을 빙자한 에멀론 젤리 투입, 그리고 대리모를 통한 인간화 프로세스 가동···.

생각만 해도 어질어질했다. 어뎁투스와 워리어는 똑같은 에테르 각성 자인데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자네도 내가 무리한다고 생각하나?”

“마스터가 무리할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해해줘서 고맙네. 두 번째 퀘스트를 진행하게. 조건은 첫 번째 퀘스트와 같네. 필요하면 나탈리의 협조를 얻게.”

“나탈리를 믿어도 됩니까?”

“안전장치를 해 두었지. 서로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부분도 있고.”

“자연스럽게 처리하겠습니다.”

암흑 공간이 퍽 사라졌다.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해. 디오 발렌티!(신의 이름으로!)”

에단이 홀로그램을 지우고 회전의자 깊숙이 엉덩이를 밀어 넣었다. 융가르프사이, 크로노스, 지구 테라포밍, 몇 가지 단어가 머리를 어지럽혔다.


******


장고는 바위에 몸을 숨기고 멧돼지 통로를 노려보았다. 산속의 밤은 도심의 밤과 차원이 다르다. 달빛과 별빛이 없으면 손끝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다 보인다. 뾰족한 발자국, 쏠린 마른풀, 꺾인 잔가지, 멧돼지 가족이 지나간 흔적이 고스란히 눈에 들어왔다. 본인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지만, 포식 유전자 파이몬이 발현한 증거다.

“니들은 전부 죽었어.”

어둠 속에서 눈동자가 파랗게 빛났다. 멧돼지가 떼로 몰려와서 백구를 찢어 죽이고, 닭장을 박살 내지 않았으면 야밤에 도끼들고 나서지는 않았을 것이다. 백구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똥개지만, 유일한 친구다.


작가의말

월요일입니다.

하루쉬었더니 더 피곤합니다. ㅎㅎ
친척분 병문하러 지방에 내려왔다가 부랴부랴 올라갑니다.
건강이 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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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사는 게 왜 이리 거지같냐1 +24 17.03.01 1,683 6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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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는 장고다3 +25 17.02.27 2,030 106 12쪽
2 나는 장고다2 +19 17.02.26 2,247 104 13쪽
1 나는 장고다1 +39 17.02.26 3,996 10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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