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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마이너리티 스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연재 주기
남양군
작품등록일 :
2017.02.26 21:49
최근연재일 :
2017.03.11 12:58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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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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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3.09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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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글자
13쪽

사람이 변할수도 있는거지4

DUMMY

처음엔 게임을 하든 야동을 즐기든 상관하지 않았다. 테스토스테론이 끓어 넘칠 나인데 오죽하겠나. 곧 달라지겠지 했는데···. 그 ~달라지겠지가 일 년 지났다.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다. 성격 까칠하면 어때 공부 좀 못하면 어때 건강하기만 해라고 했는데···. 너무 건강해져서 탈이고 공부 안 해서 탈이고 성격이 너무 이상해져서 탈이다.


“아들, 누렁이 데리고 산책이라도 다녀오지.”

김삼순이 뜨락에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진돗개를 가리켰다. 아파트로 이사한 친척이 며칠 전에 떠맡긴 놈이다. 장고가 힐끔 쳐다보았다.

낑-

식겁한 누렁이가 개집으로 튀어들어 갔다.

“어머, 쟤가 왜 저래?”

김삼순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멧돼지 사냥개라더니 더럽게 겁많은 놈, 똥개 백구만도 못한 놈이다.

“똑똑한 놈이네요.”

장고가 씩 웃었다. 겁이 많아서가 아니다. 변연계가 발달한 포유류는 파충류나 어류와 달리 본능적으로 포식자를 알아본다. 인간에 길든 애완견이나 천지 분간 못 하고 왈왈 짖는다.


“뒷산에 멧돼지가 나타났다는데.”

떡밥을 슬쩍 던졌다.

“불쌍하잖아요. 손맛도 없고요.”

“후, 호랑인들 손맛이 나겠냐.”

한숨이 나왔다. 날마다 보스몹을 때려잡는데 멧돼지가 가당키나 할까. 가슴이 아렸다. 불치병으로 골골하다가 한순간에 괴물이 된 아들, 써먹지 못하는 능력은 거추장스러운 짐일 뿐이다.

“그럼 성암산이나 한 바퀴 돌고 오지.”

“너무 좁아요.”

심드렁한 대답이 돌아왔다. 인정한다. 성암산은 해발 470m에 불과한 야산이다. 범고래를 아쿠아리움에 가둬놓고 마음껏 헤엄치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활동범위를 넓히기엔 나찰년의 촉각이 마음에 걸렸다.


따닥따닥-

장고는 대화 중에도 게임을 놓지 않았다. 왼눈은 엄마와 시선을 맞추고, 오른눈은 캐릭터 움직임을 따라갔다. 경지에 달한 갯가재 양안 신공이다.

‘으휴!’

김삼순의 입에서 절로 한숨이 새 나왔다. 다른 집 애들은 엄마가 방문을 열면 Alt+Tab을 누르기라도 한다는데···. 이놈은 오불관언이다. 어쨌든 오늘은 끝장을 보고 말리라.

스슥-

전질보로 슬그머니 다가섰다. 표적은 콘센트다.

“어무이!”

장고가 움찔하고 마우스를 움직였다. 저장 버튼을 클릭하려는 순간 화면이 까맣게 변했다.

“음화화홧!”

김삼순이 통쾌한 웃음을 날리며 파워 코드를 쥐고 흔들었다.

‘으윽, 조때다.’

장고의 얼굴이 썩어 문드러졌다. 클랜의 온갖 구박과 욕설을 들으며 밤새워 가꾼 세상이 박살 났다. 허무하게 너무도 허무하게···.


“아들,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어?”

김삼순이 가자미 눈으로 좀비를 노려보았다.

“그 그렇죠.”

좀비가 어물어물 말끝을 흐렸다. 본능이 경고했다. 대찬 어무이가 필사의 아우라를 뿜을 때는 납작 엎드리라고.

“헐벗은 여자들이 모여있는 노고지리와 거유를 수집해둔 뻐꾸기도 삭제할 거지?”

“그 그러죠.”

장고가 시선을 피했다. 어리숙한 꼰대와 차원이 다른 매눈을 잠시 망각했다. 망각의 대가는 가슴 아픈 상실감이었다. 힘들게 캡처하고 링크 걸어둔 19금이 눈에 삼삼했다. 진작에 폴더 숨기기를 안 한 손가락을 망치로 때리고 싶었다.


“아들 몇 살이지?”

“열일곱이요.”

“잘 하는 게 뭐야?”

“겜!”

“그것 말고.”

김삼순이 빽 소리쳤다.

“요요!”

쉭쉭쉭-

모디파이 요요 두 개가 공간을 휘저었다. 던지고 회수하고, 방안이 파공성과 희끗희끗한 그림자로 덮였다. 동성로 풍물경매장에서 묵직한 금속재질의 요요를 보는 순간 필이 팍 꽂혔다. 이놈은 장난감이 아니라 꿩과 토끼를 잡는 투척무기다.

“죽고잡냐?”

김삼순이 주먹을 쥐고 흔들었다.

“멍때리기!”

잽싸게 깍지낀 손을 무릎에 올리고 눈을 내리깔았다.

“하아, 하나도 안 웃기거덩. 다음 잘하는 건?”

나름 필살기를 써봤는데 먹히지 않았다.

“문명 탑 쌓기, 던전 클리어.”

“으으~ 또 있어?”

김삼순의 음성이 살짝 떨렸다.

‘헐! 우리 김여사 뿔따구 났네.’

장고는 그제야 엄마 눈알이 튀어나오고 눈빛 농도가 진해지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발개진 눈이 딱 홍옥이다. 사과 품종 홍옥 말이다. 한마디 더 했다간 홍옥이 굴러떨어질 것 같았다. 이쯤 되면 퇴각해야 한다.


“공부는 언제 할 거야?”

김삼순이 책 무더기를 가리켰다. 제목은 대충 뻔했다.

고등 검정고시 석 달 전략, 검정고시 다굴놓기, 고블린도 90일이면 고등 검정 끝내, 힘들게 3년 다니지 마요 등등. 먼지가 두툼하게 쌓인 책이 민망했다.

“그 그렇죠. 고졸 자격은 따야~”

“어느 천 년에!”

김삼순이 말 허리를 싹둑 잘랐다.

‘엄마가 너무하네!’

예리한 평가지만 터무니없이 부풀려진 시간 감각이다. 천 년이면 미꾸라지가 곰방대 물고, 무자치(늪이나 논에 서식하는 물뱀)가 승천할 세월이다. 안 해서 그렇지 책을 손에 잡으면 두세 달에 끝낼 자신이 있다. 언제 책을 잡을지는 모르지만.


“아들, 공부가 싫으면 돈을 벌어야지. 아니 넌 사람과 섞이고 사람을 많이 상대해야 해.”“왜요?”

“IED(분노조절장애)가 있잖아. 의사 선생님께서 부족한 공감 능력을 높이려면 다양한 사람을 많이 상대해야 한댔어.”

“어무이, 그건 돌팔이가 제멋대로~”

“입 다물어. 네가 의대 나와서 의사고시 합격한 사람보다 똑똑해?”

“아뇨”

장고가 농약 먹은 왜가리처럼 고개를 외로 꼬았다. 팩트 공격 한 방에 곧바로 시궁창에 처박혔다. 이런 역패드립이라니!


“일단 취직해. 니 어미는 건물주가 아니거든.”

“어무이, 저 중졸입니다.”

장고가 화들짝 했다.

“아니야. 정확히는 고퇴지.”

김삼순이 즉각 정정했다. 고등학교 정문을 들어갔다 나오면 고퇴다. 김삼순의 계산은 그랬다.

“중졸이든 고퇴든 이 나이에 취직 못 하긴 마찬가지라고요.”

장고는 한없이 작아졌다. 컵라면으로 배를 채우고 거리를 배회하는 미래의 모습이 그려졌다. 대졸도 절반이 백수인 세상에 중졸이라니···. 자신이 생각해도 한심했다.


“썩을 놈, 노가다가 학력 따지디? 편의점 알바가 미적분 풀디?”

김삼순이 평소답지 않게 강하게 압박했다. 돈은 핑계다. 장고는 사람들과 어울려야 한다. 사달이 날 때 나더라도 소통하고 어울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일 년이 지나도록 잠잠한 걸 보면 나찰년이 포기했을 수도 있고.

“나이는 어쩌고요?”

“열일곱이 적은 나이냐? 알바도 어엿한 직장인이다. 어미가 기꺼이 취업 동의서를 써주마.”

“흐으~”

장고는 긴 한숨을 쉬었다. 반박할 말은 산더미지만 감히 입을 떼지 못했다. 남편 얼굴에 펄펄 끓는 미역국을 쏟아붓고, 멀쩡한 집에 불붙은 장작을 집어 던지는 대찬 여자다. 뻗대봐야 타박상만 늘어난다.


“노가다라도 나갈까요?”

“힘쓰는 일은 안 돼.”

“왜요?”

“작업반장이 깝치면 니놈 성질에 들이받을 거잖아. 탁쳐서 억하고 죽으면 어쩔 겨. 사람을 죽여놓고 미안하다고 할래?”

“에이, 한 대 때린다고 사람이 죽겠어요.”

“이놈아, 니놈 주먹이 오함마고 발이 중장비여. 깽판 부리면 비밀 기관에 잡혀가서 해부 당하는 수가 있어.”

김삼순이 농담 아닌 농담을 던졌다. 나찰년은 그러고도 남을 여자다.

“설마요.”

장고가 피식 웃었다.

“하여튼 힘쓰는 일은 절대 안 돼. 거친 일을 하면 마음도 거칠어지기 마련이여.”

김삼순이 정색했다.


“그냥 심마니로 살면 안 될까요?”

장고가 타협을 시도했다. 개 코 덕분에 30m 이내에 서식하는 약초는 냄새만으로 선별할 수 있다. 심마니가 한물간 직업이지만, 어무이와 먹고살 만큼 벌 자신은 있었다.

“장가 못 간다.”

김삼순이 뚝 잘랐다. 머리 깎고 목탁 치지 않을 거면 반드시 세상에 내보내야 한다. 사고치고 유치장에 들락거리는 한이 있더라도.

“우즈베크에 미녀가 많다는데요. 안 되면 동남아에서···.”

“모자 관계를 끊자.”

“헙, 편돌이 할게요.”

식겁한 장고가 바로 꼬리를 내렸다. 언 듯 생각나는 게 편돌이다.


“하아!”

김삼순이 세 번째 한숨을 쉬었다. 기껏 생각한다는 게 편의점 알바란다. 하긴 학생들이 제일 쉽게 접하는 알바 자리가 편돌이다. 배달 오토바이를 타고 빠라빠라빰 내달리는 것보다야 낫겠지.

“삼각김밥을 팔든 치킨을 튀기든 인형 눈알을 붙이든 뭐든지 해. 아버지처럼 살건 아니지?”

“눼!”

대답할 수밖에 없다. 말빨, 기세, 명분 모두 사정없이 밀렸다.

“망할 놈의 십장생!”

모든 문제의 시작은 십장생이었다. 더블 유니크 영물은 개뿔, 시뻘건 스무디가 멀쩡한 인간을 IED환자로 만들었다. 엄청나게 강해진 힘과 체력은 환영이지만, 통제할 수 없는 힘은 재난이다. 써먹을 곳도 없고.

“화날 때는 주문을 외워. 참고 참고 참으니 참아서 안 될 일이 없더라.”

“화난 적 없는데요.”

“하여튼!”

김삼순이 빽 했다.

“눼~”

“잘해!”

김삼순이 뿌듯한 얼굴로 방을 나갔다.


좁은 어깨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장고의 눈빛이 따뜻했다. 생물학적 개념으로 이해한 어미와 마음과 몸으로 부대낀 어머니의 존재감은 너무나 달랐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일방적인 베풂은 늘 혼란스러웠다.

‘어무이, 모른 척할게요.’

원인 없는 결과란 없다. 지난 세월 동안 벌어진 이해할 수 없는 사건들과 신체 변화, 늘 무엇인가를 두려워하는 어머니를 보고도 아무런 생각이 없다면 바보다. 다만, 넘치는 사랑과 정을 잃고 싶지 않고 작으나마 보답하고 싶을 뿐.


******


<울트라 편돌이>


상현달이 서쪽으로 살짝 기울어진 시각, 카운터에 머리를 처박고 있던 알바가 부스스 고개를 들었다. 광활한 면상, 튀어나온 눈두덩, 낮은 이마, 두툼한 메기입, 우멍한 눈···.

좋게 말하면 남자다운 얼굴이고, 대충 말하면 네안데르탈인에 가깝다. 어느 쪽으로 말하던 팩트는 오징어 급이다.


“남자 넷 여자 둘, 얼씨구 둘은 꽐라구마. 입장까지 10초 남았네.”

메기 입에서 피로와 권태가 덕지덕지 눌어붙은 쉰 목소리가 나왔다. 면 소재지 편의점에 심야 손님이 제법 많았다. 대도시 생활권이고 근처에 러브호텔이 수두룩 빽빽하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근처에 다른 가게가 없다.


“인간 장고, 왜 이렇게 사느냐?”

엉덩이를 쭉 빼고 카운터에 턱을 올려놓은 자세로 팔을 한껏 뻗쳤다. 팽개쳐둔 스마트폰이 간신히 손끝에 걸렸다. 미러 앱을 터치했다.

‘이게 아닌데···. 왜 이렇게 망가졌지?’

늘어진 다크서클, 입꼬리에 말라붙은 침, 왼쪽 볼에 길게 찍힌 볼펜 자국, 퀭한 눈······. 미러앱도 구리고 화면을 가득 채운 중생의 상태도 별로 좋지 않았다.

살짝 억울했다. 원판이 좋았으면 이 정도로 망가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좋으면 본인이 잘나서고, 나쁘면 조상 탓이라는데···. 조상을 모르니 원망할 건더기도 없다.


“비바 라 비다(인생 만세)!”

혀에 익지 않은 자조적인 구호가 입안에 고인 침을 밀어냈다. 모양이 별로 안 선다. 인생이 만세인 사람은 인생 만세를 외칠 이유가 없다. 인생이 풀리지 않는 사람의 셀프 만족이 인생 만세다.


“올빼미도 아니고, 부엉이도 아니고, 피곤하다 피곤해!”

흘러내린 침을 추릅 삼키고 카운터에 머리를 내려놓았다. 야간 알바만 연속 150일째다. 휴일도 없고, 간간이 주간 알바도 뛰었다. 덕분에 ‘편의점 좀비’ 개념을 몸으로 이해했다.

카운터에서 잠깐 졸 때도 계산기를 두드리고, 화장실에서 할인 가격표를 제대로 붙였는지 걱정하고, 뜨거운 물이 안 나온다고 성질 내는 손님을 달래는 꿈을 꾸었다.

야간 편돌이는 손님이 없으니까 편할 거로 생각하면 천만에 콩떡이다. 유유자적 폐기를 챙겨 먹으면서 허리둘레를 늘린다고 생각하면 만만에 팥떡이다. 판매, 상품 정리, 재고조사, 뒷정리와 청소는 차치하고 진상과 찐따 때문에 미친다.


알다시피 진상은 진짜 상놈의 준말이다. 포장마차에서 술 처먹고 편의점에서 꼬장부리는 놈이 진상이다. 상품을 훔쳐가는 놈, 비싸다고 시비 거는 놈, 잔뜩 어질러놓고 그냥 가는 놈, 오바이트 쏟아놓는 놈, 돈을 던지고 욕설을 퍼붓는 놈······. 진상도 가지가지다.

진짜 악질은 컵라면과 도시락을 처먹고 막판에 금속 수세미 조각이나 똥파리를 투입하는 개진상이다. 뒈지게 패버리고 싶지만···. 죽을까 봐 참는다. 내 몸을 화장하면 사리가 한 움큼은 나올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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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사람이 변할수도 있는거지3 +20 17.03.08 1,125 68 12쪽
10 사람이 변할수도 있는거지2 +18 17.03.07 1,140 63 13쪽
9 사람이 변할수도 있는거지1 +16 17.03.06 1,556 71 13쪽
8 사는 게 왜 이리 거지같냐4 +22 17.03.04 1,473 78 12쪽
7 사는 게 왜 이리 거지같냐3 +17 17.03.03 1,999 64 12쪽
6 사는 게 왜 이리 거지같냐2 +10 17.03.02 1,446 72 12쪽
5 사는 게 왜 이리 거지같냐1 +24 17.03.01 1,683 68 12쪽
4 나는 장고다4 +24 17.02.28 1,857 83 13쪽
3 나는 장고다3 +25 17.02.27 2,030 106 12쪽
2 나는 장고다2 +19 17.02.26 2,244 104 13쪽
1 나는 장고다1 +39 17.02.26 3,994 10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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