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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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金英)
작품등록일 :
2017.03.03 13:14
최근연재일 :
2017.05.12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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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5.0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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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비자금 수송작전-1

DUMMY

이들이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그들이 골수 마약쟁이인 것은 분명하지만, 마약을 가지고 나가진 않았다. 그들에겐 그럴 만한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 용팔이파가 마약을 그들의 가방에 몰래 넣었다고 해도 어떻게 했느냐 하는 의문이 남는다. 또한, 그들이 신기한의 차에 도청장치를 설치했다면 여객터미널이 아닌 인천국제공항에서 기다려야 정상이다. 두 사람이 도청에 대비해서 따로 펜으로 의사 교환을 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알 수가 없다.


................................................


이곳은 대련의 한 교도소.

정치한은 이곳에 갇혀서도 종일 한 여인만을 생각하고 있다. 그녀는 그가 강남의 클럽 지하주차장에 세워진 자기 차로 걸어가는 중에 우연히 스쳤을 뿐이다. 근데 그녀의 얼굴이 머리에서 지워지질 않는다.

“이름이라도 물어볼 걸 그랬나?”

어쩌면 사형을 당하거나 평생 감옥 신세를 져야 할지도 모르는 그가 이토록 그리워하는 여인은 바로 한미루이다. 그는 미루를 본 이후 배를 탈 때까지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그 사이에 가방이 바꿔치기 당한 것이다. 이것으로 용팔이파의 복수극은 막을 내린다.


.......................................................


5월 18일.

서울시 노원구의 한 대형물류창고.

어젯밤에 이원주가 이곳으로 들어갔다. 주차장에는 수출용 대형컨테이너 트럭 세 대가 대기하고 있다. 아마 이곳이 공대갈의 비자금을 일본으로 빼돌리기 위한 출발 장소 중 한 군데인 모양이다. 트럭에는 달러가 숨겨져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침부터 지게차가 컨테이너에 물건을 싣더니 오전 11시쯤 작업을 모두 끝마친다. 정오가 가까워지자 사람들이 다시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인부들은 물건을 확인하고, 운전사들은 차량을 점검한다. 그들 중 유일하게 양복을 입은 사람이 바로 이원주다.

마지막 트럭의 컨테이너 문이 닫히고 선두 차량의 운전사가 비상 깜빡이로 신호를 보내자 나머지 운전사들도 모두 탑승한다. 제일 앞에는 승용차가 한 대가 세워져 있다.

“출발!”

이원주가 신호를 보내며 승용차에 오르자 모든 차량이 천천히 움직인다. 드디어 비자금수송작전이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물류창고를 빠져나가지 못한다.

삐뽀!삐뽀!삐뽀! 사이렌을 울리며 다섯 대의 경찰차가 들이닥쳤기 때문이다.

“이게 뭐야? 왜 경찰들이······. 튀자!”

운전사들은 영문도 모르고 그냥 도주한다. 하지만 주위는 이미 경찰에 의해서 포위당해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순식간에 경찰들은 반항하는 운전사들을 체포하고, 차량을 확보한다.

“이게 무슨 짓이냐? 내가 누군지 아느냐?”

경찰에 양팔이 붙잡힌 이원주는 격렬하게 항의한다.

“죄송합니다. 저희는 정당하게 법을 집행하고 있습니다.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경찰 책임자는 정중하게 인사하며 상황 설명을 한다. 하지만 이원주는 악을 쓰며 발악한다.

“이 새끼들이 지금 뭐하는 거야? 경찰 서장을 불러라. 당장!”

“그건 곤란합니다. 저희는 제보를 받고 출동했습니다.”

“제..제보라고? 그게 무슨 소리냐? 우린 수출품을 수송하고 있다. 보고도 모르겠냐?”

제보란 말에 이원주의 눈빛이 흔들린다. 그걸 눈치챈 경찰 책임자의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차량에 밀수품이 들어 있다는 제보입니다.”

“밀수품이라니? 이 새끼들이 미쳤나? 공권력이라고 기업의 정상적인 활동을 마음대로 방해해도 된다고 생각하느냐?”

“더는 저희를 모욕하는 건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계속 방해하시면 공무집행방해죄로 체포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수색영장입니다.”

책임자는 영장을 꺼내서 이원주에게 보여준다.

“이..이것들이 정말!”

“지금부터 수색을 시작한다. 방해하는 사람은 모두 체포하라!”

명령이 떨어지자 경찰들은 일제히 컨테이너 별로 수색을 시작한다. 장비로 자물쇠를 부수고 문을 열자 컨테이너 안에는 물건이 가득 쌓여 있다.

“먼지 하나까지 모두 탈탈 털어서 확인하라! 야, 김 형사! 그건 왜 빼? 안에 공간이 있으면 어떡하려고 그래?”

“아..알겠습니다.”

책임자는 부하가 대충 수색하려 하자 소리치며 독려한다. 그렇게 약 30분 정도의 시간이 흐른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특별한 물건이 나오지 않는다.

“박 과장님, 깨끗합니다.”

“그럴 리가 있나? 판사가 영장을 내줄 정도면 정보가 확실한 거야. 송장을 가져와 봐.”

경찰 책임자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송장을 찾는다.

“송장에 없는 물건들이 있는지 확인해봐.”

그렇게 다시 십여 분이 지나간다.

“과장님! 나왔습니다.”

부하들이 몇 개의 박스를 들고 온다. 모두 비슷한 크기의 나무 상자로 직육면체의 반듯하게 생긴 것이 돈을 넣기에 적당한 크기이다. 순간 이원주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열어 봐라.”

“예!”

명령이 떨어지자 십여 명의 경찰들이 달려들어서 상자를 연다. 그때 돌발 사태가 발생한다.

“꼼짝 마라! 한 놈이라도 움직이면 이놈의 대갈통에 구멍이 날 줄 알아라.”

이원주는 품에서 권총을 꺼내서 경찰 책임자의 머리를 겨눈다.

“초..총이다. 모두 물러나라! 어서!”

책임자는 황급히 소리치며 손짓으로 부하들을 뒤로 물린다.

“흐흐흐! 이렇게까진 하고 싶지 않았는데, 네놈들은 판도라의 상자를 건드렸다. 그게 열리는 순간 단 한 놈도 살아남지 못한다.”

이원주는 이제 물러날 곳이 없다. 대한민국에서 총기를 사용한다는 건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일단 특별한 사람이 아닌 이상 총을 가지는 것이 불법이다. 또 총이 워낙 위험한 무기라 불법적으로 사용하면 중형을 받게 된다.

두 번째는 여차하면 테러범으로 몰릴 수 있고, 세 번째는 총이 상당히 위험해서 만약 사용하게 되면 경찰도 맞대응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당사자도 죽음의 문턱을 넘을 수가 있다.

마지막으로 설사 위기를 넘긴다고 해도 이 땅을 떠나지 않는 한 영원히 숨어 지내야 한다.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대부분 자수를 하거나 그게 아니면 자살을 한다.

“당신이 어떤 신분을 가졌는지는 모르지만 이제 당신은 대한민국에서 편히 발 뻗고 살아가긴 힘들어졌소. 후후후! 저게 그렇게 중요하오? 그럼 가지고 떠나시오. 무사히 가져갈 수 있다면 말이오.”

경찰 책임자는 위기 상황에서도 적절히 대응한다. 그의 말대로 시간이 가면 불리해지는 건 이원주다. 아무리 경찰을 인질로 삼는다 해도 이곳을 빠져나가 무사히 물건을 빼돌리긴 불가능하다.

그건 이원주 자신도 잘 알고 있다. 이때 다시 돌발 사태가 발생한다. 챙그랑! 하고 그릇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외친다.

“과장님,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냥 도자기입니다.”

제일 뒤쪽에 있는 상자를 연 부하가 그 속에 든 도자기를 들고 있다가 떨어뜨려 깨진 것이다. 그냥 실수로 송장에서 빠진 수출품일 뿐이었다.

“다른 상자들도 확인해봐라.”

책임자의 명령에 따라서 다른 물건들도 모두 확인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두 수출용 도자기입니다.”

이렇게 되자 이원주의 모양새가 이상해진다. 총까지 사용하면서 경찰을 인질로 삼았는데 아무것도 없다니? 그는 당연히 돈, 구체적으로 달러가 들었을 거로 생각했다.

‘아!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장군님이 날 속인 건가? 그럴 리가 없다. 30년 가까이 준비한 건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혹시 중간에 누가 빼돌렸······. 커억!’

이원주가 당황해서 혼자 중얼거리는 사이 경찰 책임자가 주먹으로 그의 턱을 가격하고, 오른발로 총을 쥐고 있는 오른손을 차버린다. 또르르르륵! 총은 떨어져서 경찰들 앞으로 굴러간다. 동시에 책임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체포하라!”

명령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경찰들이 일제히 달려들어 이원주를 폭행하기 시작한다. 총을 가지고 있을 정도면 그 외에도 얼마든지 위험한 흉기를 소유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손에 수갑이 채워졌을 때는 혼자의 힘으론 움직이기도 힘들 정도의 만신창이가 된 후다.

“당신을 총기 불법 소유죄로 체포합니다.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경찰 중 한 명이 미란다 원칙을 말하지만, 이원주는 정신이 혼미해서 들리지도 않는다.

‘어쩌다가 이지경이 된 걸까? 어디서, 뭐가 잘못됐단 말인가?’

그는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도 상황이 이해되지 않은 지 고개를 천천히 좌우로 흔든다.

“끌고 가라!”

경찰 책임자가 명령을 내리자 경찰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저자들은 어떻게 할까요?”

운전사들을 말한다.

“저들은 단순한 가담자지만 진술서는 받아야지. 일단 데고 간다.”

경찰은 차량을 원 위치시킨 다음 운전사들을 모두 끌고 간다. 이렇게 해서 상황은 모두 종료된다.

그런데 명진을 비롯한 ‘국민의 힘’의 단원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김철주와 임한수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맡은 컨테이너에도 달러는 고사하고 특별히 문제가 될 만한 물건이 들어 있지 않았다. 그럼 도대체 달러는 어디에 있으며 누가 옮기는 걸까?


....................................................


여기는 부산의 감만 부두.

정오 무렵. 일만 톤급의 미국 LA행 컨테이너선이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후후후! 지금쯤 곳곳에서 재미난 일들이 벌어지고 있겠지?”

“그러게 말입니다. 상상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멍청한 놈들. 모두 자기가 후계자라고 생각했겠지?”

“30년을 준비했으니 그리 생각할 수도 있겠죠. 그리고 보면 공 장군님은 정말 무서운 분입니다.”

“그러니까 광주사태와 같은 일이 일어나고도 지금껏 이 나라를 주무르고 계시지.”

배의 갑판에서 선원 복장의 두 사람이 부산 시내를 바라보며 대화를 하고 있다. 한 사람은 분명 안대현이다. 그는 ‘국민의 힘’의 단원들을 따돌리고 이곳에 나타났다. 옆의 50대 중년인 역시 선원처럼 보이진 않는다.

그는 전직 산업은행 지점장 출신의 김민석이란 자다. 안대현의 오른팔이다.

“물건은 괜찮겠지?”

물건이란 달러를 말한다. 지금까지 달러를 일본으로 몰래 옮겨서 야쿠자들의 파친코에 투자한다는 건 눈속임이었다. 달러를 배로 다른 나라로 빼돌리는 것까지는 맞다.

목적지와 책임자가 다르다. 목적지는 일본이 아닌 미국이고, 책임자는 이원주를 비롯한 3인이 아닌 안대현이다.

“물론입니다. 열 대로 나눠 실었기 때문에 찾아내기도 어려울 겁니다. 포장하는 데만 무려 반년이나 걸렸습니다. 설사 눈으로 본다 해도 달러라고 믿을 사람이 거의 없을 겁니다.”

“하하하! 자네가 했으니 오죽하겠나?”

“감사합니다. 모든 계획은 회장님이 세우시고, 전 몸으로 한 것뿐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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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 한반도를 지켜라-3 17.05.11 628 6 11쪽
204 한반도를 지켜라-2 17.05.11 635 7 11쪽
203 한반도를 지켜라-1 17.05.11 668 6 11쪽
202 대 일본 선전포고-2 17.05.10 675 6 11쪽
201 대 일본 선전포고-1 17.05.10 662 5 11쪽
200 드러나는 일본의 야욕 17.05.10 578 6 11쪽
199 친일파를 구하라-2 17.05.10 587 4 12쪽
198 친일파를 구하라-1 17.05.10 543 5 11쪽
197 친일파라고 해도 왜놈들에게 죽게 할 순 없다 17.05.09 503 4 11쪽
196 함정을 파고 기다리다 17.05.09 503 5 12쪽
195 왜놈들에게 살해당하는 친일파 17.05.08 581 5 11쪽
194 위기의 추모식장 17.05.08 509 6 11쪽
193 민족의 혼 '임종국' 선생 17.05.08 539 6 11쪽
192 식지 않는 일본의 대륙에 대한 집착-2 17.05.08 496 5 11쪽
191 식지 않는 일본의 대륙에 대한 집착-1 17.05.07 524 6 11쪽
190 미끼로 사용되는 공대갈-2 17.05.07 503 5 11쪽
189 미끼로 사용되는 공대갈-1 17.05.06 525 9 12쪽
188 해외로 도주하는 공대갈 17.05.06 583 7 11쪽
187 현금 1조를 눈으로 확인하다 17.05.06 587 9 12쪽
186 드러나는 실체 17.05.06 439 8 11쪽
185 비자금 수송작전-2 17.05.05 573 5 11쪽
» 비자금 수송작전-1 17.05.05 601 8 12쪽
183 용팔이파를 위한 복수-2 17.05.04 557 7 12쪽
182 용팔이파를 위한 복수-1 17.05.04 508 6 11쪽
181 부활을 꿈꾸는 친일파들 17.05.04 503 5 11쪽
180 사이비 '무상의 검' 17.05.04 530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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