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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어떤 용자의 회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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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깅씨
작품등록일 :
2017.03.20 23:33
최근연재일 :
2019.05.0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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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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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27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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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쪽

제 8장. 악마들의 축제.(20)

DUMMY

“정신 차려라 몇 번째인지 모를 나여.”


위태로울 정도로 늠름한 모습과 굳건하지만 슬픔을 간직한 얼굴의 내가 비틀거리는 나를 붙잡아 일으켜 세웠다.


“이....이게 무슨 일이야?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가 있지?”


당황해하는 레오레 밀리아를 스윽 쳐다본 또 다른 나는 나와 마찬가지로 어깨를 한번 으쓱 하면서 슬픈 미소를 지었다.


“이걸로 나는 쉴 수 있게 된 것 같군.”


“그게 무슨 말이지?”


지금의 나보다 훨씬 고생한 흔적이 많은 또 다른 나는 회의에 잠긴 눈으로 주위를 살펴보다가 이내 비어있는 강철의 왕좌를 향해 걸어갔다.


“뭐긴, 이미 대충 짐작은 하고 있지 않냐? 또 다른 나여.”


‘또 다른 나’ 라는 말을 꼬박꼬박 붙여오는 또 다른 나를 보면서 어깨를 으쓱했다. 물론 또 다른 나의 말처럼 나는 어느 정도 짐작만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짐작을 뒷받침할 근거가 없었고, 그렇기에 터무니없는 망상이라고 취급되었다.


백팔번뇌.


백번이 넘는 회귀.


그것의 위화감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나는 진실에 가까워졌다.


“몇 번째 인지 생각하지마라. 어차피 계속 앞을 향해 전진하다 보면 알게 될 테니까.”


강철의 왕좌에 앉은 또 다른 내가 씁쓸하게 주위를 살펴보자, 아까 여인이 앉아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땅바닥에서 온갖 해골들이 튀어나와 또 다른 나에게 손을 뻗었다.


“그럼 지금까지 내가 떠올렸던 과거의 기억들은 전부 그 일부인가?”


어버버 하는 레오레 밀리아를 뒤에 두고 묻자, 또 다른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 물론 확실한 것은 포기한 나도 있고, 포기하지 않은 나도 있다는 것이며, 네가 만나는 또 다른 나의 횟수에 따라 네가 몇 번째인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호접지몽(胡蝶之夢) 같은 말이군.”


내 말에 왕좌에 앉은 또 다른 내가 괴로운 표정을 지으면서 자신을 향해 손을 뻗는 해골들을 향해 말했다.


“그 말은 틀리다.”


“뭐가 말이지?”


내 말에 또 다른 내가 대답 대신 주위의 해골들을 하나하나 바라보며 입술을 열었다.


“이하나, 신현우, 이미나, 고재승, 이지수, 란드리히, 소냐, 박찬수, 전유수, 카즈미, 란체이, 란돌프, 휴만, 제임스, 제이, 해골바가지, 큐엠, 한, 췌이, 라나, 아미르, 슐프, 제네만, 카르샤... 레인.”


마지막 이름을 아련하게 부른 또 다른 내가 체념한 얼굴로 주먹을 한번 꽉 쥐자, 지금의 나와 마찬가지로 간단한 차림을 입고 있던 모습 위로 수많은 보주와 갑주, 혹은 병장기들이 감싸듯이 몸 안에서 솟구쳐 나왔다.


“난 이 곳에 온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올 수 있었던 걸지 모르지.”


또 다른 내가 서서히 시간이 멈추듯 움직임이 둔해지면서 강철의 왕좌 뒤가 반짝였다.


“내게 줄 것이 나 밖에 없다는 것이 슬프군.”


마지막으로 중얼거린 또 다른 내가 완전히 시간이 멈춘 듯 움직임을 멈추자, 레오레 밀리아가 재빨리 강철의 왕좌 뒤로 날아갔다.


“이름 없는 철혈의 용자...”


레오레 밀리아가 중얼거리는 동시에 나는 강철의 왕좌를 향해, 또 다른 나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부서져 나갈 듯이 사라졌던 회귀의 기억들 일부가 재조립 되듯이 머릿속에 펼쳐졌다.


나는 용자였다.


아니 용자를 고를 수밖에 없었다.


살리기 위해 고른 선택지에서 나는 살기 위해 발악했고, 살기 위하여 살리기를 포기하였다.


죽음을 극복하기 위해 철혈을 가장했으며, 냉혹함이 무뎌질 때 죽음과의 차이가 한 꺼풀씩 벗겨져 나가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버렸다.


죽음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내가 짊어진 것을 하나하나 집어 던졌다. 그럴수록 몸은 더욱 더 무거워져 가는 것을 알면서도 짊어진 것을 버려나갔다.


그리하여 모든 짐을 벗어던졌을 때 나는 제일 무거워진 나로써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또 다른 나의 중얼거림과 함께 용자였을 때의 기억이 촤르륵 지나갔다.


대부분이 내가 회귀의 기억으로 알았던 용자의 기억들이었지만, 일부 결과가 틀린 장면도 있었고, 조금은 사람 같던 장면 대신 사람 같지 않는 장면들로 대체되는 것들이 보였다.


그렇다. 용자였을 때의 나는...


포기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포기한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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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제 9장. 철혈의 용자와 타락한 용자. (12) +1 19.05.06 25 3 5쪽
189 제 9장. 철혈의 용자와 타락한 용자. (11) +2 19.04.19 35 2 6쪽
188 제 9장. 철혈의 용자와 타락한 용자. (10) +1 19.04.15 30 3 6쪽
187 제 9장. 철혈의 용자와 타락한 용자. (9) +1 19.04.10 37 3 4쪽
186 제 9장. 철혈의 용자와 타락한 용자. (8) +3 19.03.17 60 4 5쪽
185 제 9장. 철혈의 용자와 타락한 용자. (7) +2 19.03.11 46 4 6쪽
184 제 9장. 철혈의 용자와 타락한 용자. (6) +2 19.03.06 58 4 4쪽
183 제 9장. 철혈의 용자와 타락한 용자. (5) +2 19.03.04 56 3 6쪽
182 제 9장. 철혈의 용자와 타락한 용자. (4) +2 19.02.21 61 4 5쪽
181 제 9장. 철혈의 용자와 타락한 용자. (3) +2 19.02.18 81 2 7쪽
180 제 9장. 철혈의 용자와 타락한 용자. (2) +2 19.02.15 54 2 6쪽
179 제 9장. 철혈의 용자와 타락한 용자. +2 19.02.13 79 3 6쪽
» 제 8장. 악마들의 축제.(20) +2 19.01.27 90 4 5쪽
177 제 8장. 악마들의 축제.(19) +2 19.01.27 80 3 5쪽
176 제 8장. 악마들의 축제.(18) +6 18.10.25 143 2 5쪽
175 제 8장. 악마들의 축제.(17) +2 18.10.21 115 4 7쪽
174 제 8장. 악마들의 축제.(16) +2 18.10.15 110 3 6쪽
173 제 8장. 악마들의 축제.(15) +2 18.10.11 134 3 6쪽
172 제 8장. 악마들의 축제.(14) +2 18.10.09 122 3 6쪽
171 제 8장. 악마들의 축제.(13) +2 18.09.30 130 3 7쪽
170 제 8장. 악마들의 축제.(12) +2 18.09.25 149 3 6쪽
169 제 8장. 악마들의 축제.(11) +2 18.09.23 137 4 6쪽
168 제 8장. 악마들의 축제.(10) +2 18.09.18 119 3 6쪽
167 제 8장. 악마들의 축제.(9) +2 18.09.11 140 4 7쪽
166 제 8장. 악마들의 축제.(8) +2 18.09.10 133 3 7쪽
165 제 8장. 악마들의 축제.(7) +2 18.09.05 153 3 5쪽
164 제 8장. 악마들의 축제.(6) +2 18.09.03 148 5 6쪽
163 제 8장. 악마들의 축제.(5) +2 18.09.03 145 5 7쪽
162 제 8장. 악마들의 축제.(4) +2 18.08.30 152 5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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