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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알바는 거대재벌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새글

앤서
그림/삽화
(주)문피아
작품등록일 :
2017.04.02 11:44
최근연재일 :
2017.04.26 17:00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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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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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3,860

작성
17.04.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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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7
글자
9쪽

거성(巨星)이 지다(2)

DUMMY

“좋지.”

이담은 숨기지 않고 좋다고 말했다. 그 순간 강민주가 갑자기 호들갑을 떤다.

“야, 저기 봐. 쟤가 왜 이쪽으로 오지?”

이담의 눈에 민소여가 자신을 발견하고 잠깐 놀랐다가 활짝 웃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나 강민주가 말한 사람은 다른 사람이었다.

민소여가 이담을 향해 걸음을 옮기려다가 그대로 멈춘다. 그리고 이담의 앞에 전혀 뜻밖의 여자가 나타났다.

“저기···, 잠시 말씀 좀 드려도 되겠습니까?”

차지윤이다.

이담은 갑자기 나타난 차지윤으로 인해 난감했다.

강민주가 무슨 일인가 싶어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본다.

“그럼 잠깐 다른 곳에서···.”

이담은 하는 수 없이 일어나 한적한 곳으로 걸어가 기다렸다.

“지난번에 죄송했습니다. 회장님!”

차지윤이 머리를 숙인 채 들지 않았다. 하지만 입술을 악다물고 있는 모습을 보자 이담은 씁쓸했다.

스스로 잘못을 인정해 사과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아마도 막내누나인 이서나 회장에게서 자신에 대한 말을 들은 것이 확실했다.

아무튼 차지윤은 일곱째 이정성 항공 회장 부인인 형수 동생의 딸.

멀긴 해도 친척이었다.

“고개 들어요. 그리고 전후사정을 몰랐으니 그럴 수도 있지요. 사람들이 봅니다.”

이담의 말에 차지윤이 얼굴을 들더니 입을 열었다.

“그럼 용서하신 줄 알고 물러가겠습니다. 회장님!”

“회장님이라고 부르실 것 없어요. 우린 친척이잖아요. 그러니 내가 마음 섭섭하게 한 것이 있더라도 풀었으면 좋겠어요. 나도 잘 몰랐어요.”

“감사합니다.”

차지윤이 간단하게 대답하고 물러갔다. 그러자 강민주가 부리나케 다가온다.

“야, 너 차지윤도 알아? 근데 쟤가 왜 너한테 고개를 숙이면서 뭐라고 하니?”

“고개를 숙인 게 아니라 침 뱉은 거야. 가마 잘 들으라고. 떨어뜨리면 자기 다친다고.”

“뭐? 헐!”

강민주는 기가 막힌다는 표정. 그러나 곧바로 이담에게 속삭였다.

“민상궁 온다. 자리 비켜줄테니 잘 해 봐라.”

민소여가 이담에게 다가왔다.

“또 보네. 이번에는 엑스트라 알바야?”

“넌 상궁?”

“민상궁! 어때?”

민소여가 이담 앞에서 한 바퀴 돌며 자태를 뽐낸다.

“중전마마 해도 되겠는데 뭐.”

“쉿! 그런 말 하지 마. 차지윤 선배님 들으면?”

민소여는 머리 위에 손가락으로 뿔을 만들어 보이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 때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들이 들려오더니 곧 확성기 소리가 들려왔다.


-자 준비들 하세요. 곧 전체 촬영 들어갑니다.


“이따가 쉬는 시간에 볼래? 내가 커피 한 잔 쏠게.”

민소여가 서둘러 이담에게 말했다.

이담은 좋았다.

“그래.”



***


하지만 촬영이 끝이나고도 민소여를 다시 만날 수는 없었다.

다른 일정이 있어서인지 촬영 후 곧바로 자리를 뜬 민소여는 두 번째 날이 밤이 되어서야 나타났다.

그러는 동안 이담은 드라마 촬영장을 유심히 살폈다.이담에게 촬영장은 신기했다.

드라마 촬영은 처음 본다. 다 만들어진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모든 장면이 물 흐르듯 흘러간다. 하지만 실제 촬영은 전혀 다르다.

한 프레임씩 끊어 촬영한 것들이 나중에 편집을 거쳐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어쩌면 자신의 기억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해리성 기억상실증(dissociative amnesia)으로 알았던 것이 이담의 병.

그러나 해리성 기억상실의 경우 외상 사건 경험 또는 심한 스트레스 상황 등 주로 심리적 요인에 수반하여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그런데 이담의 경우는 몸의 어느 부분을 살펴봐도 외상의 흔적은 없다. 그렇다면 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았는데 그도 아닌 것이 확실했다.

아버지 이정 회장이나 장추옌 회장, 그리고 정집사의 말에 따르자면 이담은 어려서부터 그런 병을 앓았다고 했다.

병석에서 일어난 후, 이담은 자신의 병에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지고 연구에 들어갔다. 역시 병으로 인해 발전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두뇌활동은 얼마 못 가 발표된 대부분의 의학논문들까지 다 이해하고도 남았지만, 자신의 병에 대한 것만은 밝혀낼 수 없었다.

잠을 자고 일어나면 그 전의 일을 전혀 기억을 못한다. 그리고 그 때부터의 일들은 다시 잠을 자기 전까지는 모두 기억한다.

당연하게도 잠을 자는 것이 두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잠을 자지 않고 살 수 있는 인간은 없다. 이담도 잠을 자게 되었고 다음 날이 두려웠었다. 하지만 기억은 그대로 남았다.

그럼에도 최근 들어 잠을 자는 것이 조금씩 두려워진다. 마치 자고나면 내일 자신은 어제까지의 모든 것을 다 잊고 깨어날 것 같았다.

‘하기야 이만하면 그래도 썩 나쁘지는 않지. 가족도 생겼고 또 미력해도 도움도 주는 사람이 되었으니까.’

다시 촬영이 시작되었다. 이담은 차지윤의 가마꾼이다. 그래서인지 차지윤은 가마를 내려놓고도 한참 후까지 가마에서 나오지 않아 스텝들 애를 먹였다.

“야! 가마꾼들아! 뭐 하니?”



***



가마꾼 알바는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다행인지 몰라도 가마 안에 탄 못된 상궁역의 차지윤은 연기는 잘하는 편이어서 두 번의 NG후에 OK사인을 받았다.

다시 세세한 부분촬영에 들어가자 가마를 들 일이 없어진 이담은 할 일이 없었다.

그 때 다시 민소여가 궁 안에서 나오는 것이 보였다. 안에서는 상감마마의 왕비와 첩들과 함께 파티(?)를 여느 장면이 촬영 중이었다.

그런데 나오는 민소여의 눈에 눈물이 보였다.

이담은 한 달음에 달려갔다.

민소여는 이번이 연기는 처음이니 쉽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주머니에 손을 넣으니 이정 회장이 준 이름이 적힌 천 조각이 잡혔다. 손수건이나 다를 바가 없다.

이담은 그걸 꺼내 내밀었다.

“닦아.”

민소여는 이담의 얼굴을 보더니 그걸 받아 눈물을 닦더니 코까지 풀었다.

쓱쓱

“크으헝!”

‘헐!’

“무슨 일 있어?”

“너무 힘들어서 깜박 졸다가 혼났어.”

이해할 만도 했다. 이담이 하니의 노래를 발라드로 바꾸도록 한 후 눈에 띄게 인기가 높아지기 시작한 하니.

민소여는 아마도 어제도 다른 하니 멤버들의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나갔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촬영장에 왔으니 피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었다.

이담은 자신이 민소여 매니저라도 된 듯 그녀가 안쓰러워 걱정스런 눈빛으로 바라봤다.

민소여가 겸연쩍게 웃었다.

“하다보면 늘겠지.”

이담이 위로에 나섰지만 민소여는 머리를 흔든다.

“난 연예인 체질은 아닌 가봐. 그냥 이번 노래로 끝내고, 돈 모아서 김밥 집이나 해야겠어.”

“김밥 집?”

“응. 우리 엄마가 김밥 집, 하시거든. 수원 광교에 있는데 맛이 끝내줘요. 언제 한 번 놀러올래?”

“그럴까?”

“너 정말이다. 그럼 이 손수건 그 때 빨아서 돌려줄게.”

이담은 순간 망설여졌다.

손수건은 아니지만 중요한 물건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곧 그러겠다고 말했다.

내일, 아니면 모레라도 당장 민소여가 어떻게 사는지 알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것이 기꺼웠다.

“나 다시 촬영 들어가 봐야 해. 세수 하고 온다고 나온 거야.”

“조심해. 분장 지워지겠다.”

민소여가 일어난다. 이담은 그 순간 무언가 말을 해야 할 것 같았다.

“너 나 잊지 않을 거지?”

평소와는 달리 전혀 생각하지도 않은 말이 나갔다.

“당연하지. 우리 하니 노래가 ‘기억해줘’잖아. 그럼 이따 봐.”

민소여가 생긋 웃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강민주는 안에서 아마 임금님과 수많은 웃전 마마들 앞에 꿇어앉아 있을 것이다.

그 생각을 하니 갑자기 즐거워졌다.

이담은 몰래 구경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자 몸을 일으켰다.

그 때였다.

뒤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

돌아보니 정집사장이다.

주변을 살핀 이담은 정집사장에게 다가가 물었다.

“여긴 웬일이야, 유모?”

영주까지 정집사장이 내려올 정도면 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들자 괜히 불안해졌다.

그리고 그 불안감은 곧 현실이 되었다.

정집사장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며 눈물을 주룩주룩 흘렸다.

“유모!”

“왕회장님께서 조금 전 그만···.”

“그, 그만 뭐?”

“······”

정집사장이 다시 입을 다물었다.

“그만 뭐? 그만 뭐냐니까?”

이담은 정집사장의 어깨를 잡고 흔들며 물었다.

그러자 정집사장이 간신히 울먹이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우, 운명하셨습니다.”





작가의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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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거성(巨星)이 지다(3) +38 17.04.21 13,841 438 10쪽
» 거성(巨星)이 지다(2) +23 17.04.21 12,734 367 9쪽
20 거성(巨星)이 지다(1) +19 17.04.20 14,941 458 11쪽
19 막내는 선물을 좋아해(4) +26 17.04.19 15,593 508 11쪽
18 막내는 선물을 좋아해(3) +28 17.04.18 16,812 470 14쪽
17 막내는 선물을 좋아해(2) +30 17.04.17 16,793 521 10쪽
16 막내는 선물을 좋아해(1) +26 17.04.16 17,958 554 13쪽
15 갑에겐 절대갑(4) +20 17.04.15 19,478 519 13쪽
14 갑에겐 절대갑(3) +13 17.04.14 19,750 500 12쪽
13 갑에겐 절대갑(2) +29 17.04.13 21,104 532 14쪽
12 갑에겐 절대갑(1) +12 17.04.12 21,386 523 13쪽
11 고맙다, 막내야(3) +31 17.04.11 21,731 564 14쪽
10 고맙다, 막내야(2) +16 17.04.10 22,453 56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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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반갑다, 막내야(2) +14 17.04.06 23,623 591 12쪽
5 반갑다, 막내야(1) +19 17.04.05 24,346 559 12쪽
4 열한 번째 아들(3) +24 17.04.05 25,152 530 9쪽
3 열한 번째 아들(2) +11 17.04.04 27,614 595 13쪽
2 열한 번째 아들(1) +17 17.04.03 29,312 669 11쪽
1 PROLOGUE +24 17.04.02 31,579 73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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