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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미라클 마이 라이프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일반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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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영JY
그림/삽화
Nuri
작품등록일 :
2017.04.1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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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7.1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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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마이 라이프! 17화

DUMMY

미라클 마이 라이프! 17화





“이 원장 반응이 어떻더냐?”


함께 차를 타고 가는 한 사장이 조심스럽게 묻자, 현우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생각보다는 신중하더군요. 역시 잔뼈 굵은 고위공직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기하게도 매력적인 제안인데도 쉽게 움직이질 않아요. 평검사... 아니 부장검사 정도만 되어도 덥석 물 좋은 기회인데 말이죠.”

“명색이 법무부 장관 출신의 국정원장이다. 경거망동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노릇이겠지. 그리고 신기한 건 너다. 이 녀석아.”

“하하...”


그저 멋쩍게 머리만을 긁적이는 현우.

그도 지금의 상황이 한 사장을 비롯한 그의 측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알고 있었다.


‘어디서 신(神)이라도 들린 줄 알겠지. 그것도 재신(財神)이 말이야.’


그런 현우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 사장의 말이 곧바로 이어졌다.


“지금 내가 네게서 누굴 보고 있는지 알고나 있느냐?”

“글쎄요.”

“네 할아버지다. 최석우 회장님 말이다. 내가 그 좋았던 젊은 나날을, 계집도 술도, 좋은 음식도 마다하면서 화공 약품으로 가득한 매캐한 공장을 구르게 한 그 사람이 네게서 보인다. 왜 당신의 손자를, 아현을 세계 최고로 만들 놈이라고 추켜세우고 다니셨는지, 그때는 삼대 독자인 너를 아낀다고만 생각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런 그의 말에 손사래를 치는 현우다.


“과찬이십니다. 저야 차려진 밥상 가지고 김치는 이렇게 배치해 보고, 고등어구이는 이렇게 배치해 보는 것에 불과하지만, 할아버지는 김치, 제육볶음, 고등어구이, 심지어 쌀알 한 톨까지도 직접 만든 분이 아니십니까?”

“그래, 아직 멀었지. 하지만 네 할아버지가 쌀 한 톨 만드는 동안, 너는 황소 한 마리를 통째로 바비큐로 구워버릴 놈 같아서 말하는 거다. 재료가 다르니, 같은 능력이라면 스케일도 다르겠지.”


한 사장이 그리고는 현우를 바라보며 무언가 말을 이으려다가, 이내 헙 다물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무슨 말씀이라도...”

“아니다. 별로 할 필요 없는 말이다.”


그러나 이미 그의 의중을 파악한 듯, 현우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것이 아현에는 오히려 득이 되었다고 말씀하시려던 참이라면, 속 시원하게 말씀하셔도 됩니다. 사장님께서 더 잘 아시겠지만, 아버지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호인(好人) 아니겠습니까? 하하. 아마 그냥 자랑스럽게 제 머리 쓰다듬어주시면서 껄껄 웃고 계실 겁니다.”


그 말에 크게 놀란 듯 눈을 휘둥그레 뜨는 한 사장.


“너... 너란 녀석은... 정말...”


한 사장의 눈빛에 스무 살의 감성으로 부응하고 싶었지만, 그런 감성을 가지기엔 이미 20년은 늦었다고 생각하면서 현우가 쓰게 웃어 보였다.

한참을 그렇게 희미하게 웃던 그가, 이내 표정을 고치며 화두를 바꿨다.


“내일은 타워로 출근하시죠.”

“음? 갑자기 뜬금없이 무슨 소리냐?”

“송 실장 말입니다. 아무래도 제가 먼저 만나기는 좀 그렇고, 한 사장님이 한 번 만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송 실장 만나서 할 이야기가 없다.”


단호하게 자르는 한 사장.


“너는 이제 끝났으니 항복하라고 이야기라도 해 줄까? 어차피 국정원 호텔 들어가서 입 아프도록 떠들어야 할 놈이랑 얘긴 뭐하러? 이미 반쯤은 넋이 나가 있을 게다. 좋은 꼴 보기는 힘들어.”

“할 이야기가 왜 없습니까? 배부르게 처먹은 것들, 다 토해내라고 해야지요. 감히 아현을 건드리고도 호의호식할 수 있었다는 선례가 남으면 곤란합니다.”

“그건 나도 안다. 하지만 방법이 없지 않으냐? 무슨 수로 그 자식이 관리하던 재산을 가져올 셈이냐? 미국 지사 세운다고 난리칠 때 뒷구멍으로 삥땅친 게 틀림없는데. 그거 총괄하던 놈이 송 실장 아니냐.”


살짝 한숨을 내쉬면서 한 사장이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돈세탁에 리그가 있었다면 송 실장 그 새끼, 아마 펠레나 마라도나는 아니더라도 지단이나 호나우두 수준은 됐을 거다.”


축구 마니아인 한 사장의 비유에 현우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면, 펠레나 마라도나는 성광의 지수환 실장 정도 되겠군요.”

“아아, 그 양반이야 진짜 전설이지. 헛기침 한 번에 부장검사 옷 벗기고, 호통 한 번에 검사장 옷 벗기는 양반 아니냐? 아무튼, 내 말은 그거다. 송 실장이 바보도 아니고 이미 아무리 어르고 달래도 대세는 기울었다는 것을 알 터인데. 굳이 마지막 남은 보루까지도 자기 손으로 무너트리려고 할까?”

“송 실장은 바보가 아니죠. 삼촌 말씀이 맞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아현에는 그 송 실장을 개털로 만들어 줄 전문가가 없는 것도 맞고요.”

“그래서, 복안이 뭐냐? 무언가 생각이 있으니 이렇게 거창하게 운을 띄우겠지?”


한 사장의 궁금증 가득한 물음.

그것에 잠시 웃고 있던 현우가 천천히 답하기 시작했다.


“송 실장의 부재. 그것 자체가 해결 방법이 될 겁니다.”

“뭐? 그게 무슨 소리냐?”

“국가정보원. 기무사령부. 검찰. 아니면 성광 미래전략실의 지수환 실장에 묻혀 있는 만년 2인자들. 재야의 유망주들에게, 아현이 새로운 전령을 모집한다는 것은 엄청난 기회가 아니겠습니까?”

“잠깐. 너... 설마?”

“그 설마가 맞을 겁니다.”


씨익.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면서, 현우가 이어 말했다.


“아현 전령 공채가 시작되는 셈이지요. 그리고 그 공채 시험 내용은... 누가 누가 더 확실하게 기존 전령을 조져놓느냐가 될 테고요.”

“맙소사.”


입을 떡 벌린 채 놀라움을 온몸으로 표시하는 한 사장.

보통은 그룹 내부의, 아주 오랜 신뢰 관계를 구축한 ‘믿을맨’들에게만 기회가 돌아가는 자리가 전령이다.

그런 자리를, 이렇게 대놓고 외부에서 영입하겠다고 선언하는 현우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만류하기도 힘들었다.


“허허... 내부인이라고 배신하지 않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이번에 알게 되었으니...”


송 실장 그 자신이 확실한 반례가 되어 주고 있었다.


“그러니까 삼촌은 제 의사를 송 실장에게 잘 전달만 해 주십시오. 아마 좋아서 미쳐 날뛰려고 할 겁니다.”


물론 반어적 표현이었다.

미쳐 날뛸 것이라는 사실만큼은 사실이겠지만.


“그러면 저는 내일 아침 부로 태국으로 바로 출국할 생각입니다.”

“아아! 신원 확인이 된 것이냐?”


반색하며 외치는 한 사장.

하지만 현우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직 모릅니다. 국과수 닦달해서 전세기 편으로 나가면서 수사관들 몇 데려갈 생각입니다.”


280명의 사망자.

그중에서 태국 외딴 섬 해안가로 시신이 떠밀려 온 11명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시신조차 건사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리고 현우는 그 11명에 희망을 거는 것이었다.


“제 부모님의 묘입니다. 허묘로 둘 수는 없지요. 실낱같을 가능성이라도 걸어 보려고 합니다.”

“그래. 장례 준비는 철저히 지시해둘 테니. 걱정 말고 다녀와라.”

“예. 그리고 떠나기 전에 부탁드릴 것이 또 있습니다.”


말해 보라는 듯 눈짓하는 한 사장에게 말 대신에 종이 쪽지 하나를 건네는 현우다.


“이게 뭐냐?”

“계열사 정리 리스트입니다. 제가 귀국하기 전까지 상기 목록의 계열사들을 매각할 준비를 해 주십시오.”

“뭣?”


송 실장 이야기를 할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놀라는 한 사장.

그가 입을 떡 벌리면서 리스트를 읊조렸다.

그리고 그의 시선을 끄는 가장 위의 계열사.

아현건설.


“야! 다른 건 몰라도 건설을 팔면 어쩌자는 소리냐? 건설은...”

“예, 캐시 플로우를 위해선 필요하죠. 그렇지만 언제든 주워올 수 있는 것이 건설이 될 겁니다.”

“뭐야?”

“2년 뒤에 고철값 받고 넘기는 것보단, 지금 제값 받고 호구 잡는 것이 훨씬 이득 아니겠습니까?”


현우는 알고 있었다.

아현건설이 2년 뒤에 법정관리를 신청한다는 것을.

그때는, 정말 고철값이라고 해도 될 푼돈만 받고 넘길 수밖에 없다.


그리고 불과 2년 뒤, 워크아웃과 법정관리, 파산으로 치닫는 건설사는 아현뿐이 아니다.

도급순위 상위의 중견, 대형 건설사들도 줄줄이 망해가는 시기.

세계 경제의 쓰나미 속에서, 콧방귀 뀌던 일개 대한민국 건설사들은 너무나 무력했다.


대충 분석한 자료를, 그 결과에 끼워 맞추어 설득하려 드는 현우다.


“폭탄 돌리기입니다. 부동산 폭락하고, 경기 침체에 미분양 몇 번 나면 킬 체인이 시작될 겁니다. 우르르. 구조 자체가 무너지는 셈이죠.”

“아니...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확신할 수 있다는 말이냐?”

“확신 못 하죠. 사업에 확신이 어디 있습니까? 안 그래요? 먹히면 이득 보고, 안 먹히면 손해 보는 것이 사업 아닙니까? 물론 합리적인 추론은 가능하지만요.”

“허어... 아무리 그래도...”


여전히 아현의 주축 중 하나인 건설을 매각한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한 사장.

그를 타이르기라도 하듯, 현우가 나직이 입을 열었다.


“한 사장님. 3년 뒤에, 폐지 줍듯이 건설사는 잔뜩 주워올 수 있습니다. 은행들이 앞다투어 채무 탕감해 가면서 폐지 주워가라고 세일즈할 때가 올 겁니다. 세계 경제의 흐름이 그래요.”

“경제학자 나셨군. 너 그거 오만이다. 노벨 경제학상 받는 양반들도 허구한 날 틀려서 쪽 당하는 게 그쪽 업계다.”


미래를 보고 왔으니 100% 확신할 수 있었지만, 머리를 긁적이면서 멋쩍게 웃어 보이는 현우였다.


“하하, 제가 뭐 확신해서 파나요? 어차피 뭐가 되었든 팔긴 팔아야 하잖습니까. 그래야 배당으로 상속세를 퉁 치죠.”

“그게 하필 건설이니 하는 말이지. 화학에도 팔아먹을 만한 쓸데없는 계열사 많다. 덩치 부풀리느라고 쓸데없는 계열사를 너무 많이 만들었어. 그나저나 건설 빼면 제법 합리적으로 잘 정리한 거 같은데 이건 왜 정리 안 했어?”


그러면서 그가 가리키는 계열사 하나.


“거긴...”


아현첨단소재.

무어라고 말해야 할지 말문이 턱 막히는 현우였다.

글자에서 갑자기 빛이 나서?


“뭐, 거기도 정리...”


정리하자고 입 밖으로 내뱉으려는 순간.

다시 금색 광채를 내뿜고 있는 아현첨단소재의 글자.

미간을 찌푸리면서, 현우가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여긴 정리할 필요까진 없을 듯 합니다.”

“이거 진짜 돈 잡아먹는 하마인데. 지금 그룹 여력에 이런 20년짜리 미래의 쌀을 키우는 건 조금 아닌 것 같다만. 일단 이런 것부터 정리하고...”


상식적으로는 한 사장의 말이 옳다고 느꼈지만, 현우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답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미는 것도 하나쯤은 있어야지요. 부모가 자식 키우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애도 안 키워본 놈이 까분다. 아무튼, 알겠어. 그 마음은 이해한다.”


이어 껄껄 웃음을 터트리면서 말하는 한 사장.


“어디 애 키우느라 등골 한 번 휘어 봐야 네가 정신을 차리겠지. 그 애, 돈 꽤 들어가는 애다.”

“당장에 상속세 해결되고, 비자금도 세탁하기 시작하면 돈은 절로 들어올 겁니다.”

“글쎄, 돈 버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너도 제대로 경영을 시작해 보면 이해하겠지.”


지금은 그저 어린아이의 치기쯤으로 생각하는 한 사장.

하지만 그가 시작할 사업들이 얼마나 많은 이익을 창출하게 될 것인지 알게 되면, 아마 입에 거품을 물고 까무러칠 수밖에 없으리라.


앞으로 돈 만질 구석은 널리고 널렸다.

2006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덩치를 불리는 산업이 막을 열 시기였으니까 말이다.


세계를 휘어잡는 신흥 기업들, 그리고 그 기업들의 창업주들을 보면서 현우는 언제나 아쉬워했다.

무일푼에 가까운 수준으로 시작한 저들이, 아현그룹을 찜쪄먹을 수준의 글로벌 기업을 키웠는데. 과연 ‘아현’의 힘을 등에 업은 자신은 얼마나 많은 기회를 가지고 있었는지.

그것을 얼마나 헛되이 날려 버렸는지를 말이다.


‘무일푼으로 그 정도면... 지금의 나는 한 시대의 흐름 정도는 정복해야지 않겠어?’


그리고 자신도 있었다.

미래의 지식 때문만은 아니었다.

성공의 경험보다도 더 값지다는, 실패의 경험을 불과 20년간 그 누구보다 많이 맛보았기 때문에.

그는 확신할 수 있었다.


이번만큼은, 실패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말이다.


작가의말

예약 오류가 있었네요 ㅠㅠ

조금 늦었습니다.

이따가 10시 경에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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