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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미래에서 온 영화감독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철순
작품등록일 :
2017.04.22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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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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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5.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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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경험의 차이. (8)

DUMMY

다음 날, 강찬은 곧바로 봉준혁이 소개해준 체육관으로 찾아갔다. 어차피 강의야 ‘창작물 학점 인정제’가 있으니 빠져도 상관없는 상황.

게다가 장학금을 받고 들어간 터라 학비가 아까울 일도 없었다.


‘캠퍼스 라이프를 못 즐기는 게 아쉽긴 한데.’


미팅이나 소개팅으로 CC가 되어 캠퍼스에서 연애를 해보고 싶은 마음도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시간이 너무나 모자랐다.


‘일단 지금은 달릴 때야.’


곧 강찬은 경기도 외곽에 위치한 ‘플렉스 액션스쿨’에 도착했다.

창고 하나를 통째로 체육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플렉스 액션스쿨의 앞에는 꽤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는데 외제차나 밴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연예인들도 다니는 건가.’


무술감독들을 양성하는 곳이라더니 연예인들의 무술 교육도 하는 모양이었다. 고개를 끄덕인 강찬이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휘이익!


“꺄아아아아”


창고의 한 구석, 건물 3층 높이로 설치된 와이어 장치에서 여배우 하나가 떨어지며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그 모습에 무술 감독으로 보이는 이가 냉정한 목소리로 ‘다시 하시죠. 올려!’라 말했고 곧 여배우는 와이어에 묶인 채 허공으로 끌려 올라갔다.


‘김성아인가.’


대한민국 대표 여전사 이미지의 배우, 라고 언젠가는 불릴 그녀인가 싶었지만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강찬이 그쪽에 관심을 두고 있던 사이, 우락부락한 몸에 나시티를 걸치고 있는 사내 하나가 강찬에게 걸어오며 물었다.


“어떻게 오셨나요?”

“봉준혁 감독님 소개로 찾아온 강찬이라고 합니다. 혹시 한상인 사범님 계신가요?”

“아, 이쪽으로 오세요.”


사내는 강찬을 대기실로 안내했다. 창고처럼 생긴 액션 스쿨의 한쪽 구석에는 컨테이너처럼 생긴 공간이 있었는데 그곳에는 대기실과 샤워실, 그리고 탕비실 등이 있었다.


‘연예인 많네.’


돌아오기 전, 강찬이 직접 무술감독을 캐스팅하거나 무술을 배워본 적이 없었기에 이런 쪽으로는 아는 게 없었다.

하지만 배우들의 얼굴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오강현, 백진혜, 강일태 그리고··· 송인섭?’


강찬이 송인섭을 발견했을 때, 그 또한 강찬을 발견하고선 밝은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


“강 감독님, 반가워요.”


송인섭은 탑스타까진 아니어도 어느 정도 인기 있는 배우다. 그런 이가 아직까지 학생티를 벗지 못한 강찬에게 감독이라 부르며 반갑게 인사하자 다른 이들의 이목이 쏠렸다.


“또 뵙네요. 송 배우님.”

“배우님은 무슨, 아 내가 강 감독님이라 부르는 거랑 같은 건가?”


그는 하하하, 하고 짧게 웃더니 강찬을 안내하고 있던 사내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 일 때문에 오셨나 봐요. 그럼 일 끝나고 커피나 한 잔 하죠.”

“네. 그럼 수고하세요.”


참 밝은 사내다. 저런 얼굴 뒤에 음주운전에 여성편력. 게다가 마약이라니. 강찬이 모르는 무슨 일이 뒤편에 숨겨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송 배우님하고 친하신가 봐요?”

“예, 뭐······.”


이제 한 번 보았는데, 친할 게 뭐 있겠나 싶지만 누구라도 저런 반응을 보면 친하다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었다.

곧 강찬은 조그만 방으로 안내되었다. 탁자 하나와 두 개의 의자가 있는 것을 보니 상담실인 모양. 주변을 구경하며 잠시 기다리다보니 사내 한 명이 상담실로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한상인입니다.”


170보다 조금 작은 키였지만 비율이 좋아 키가 작아보이진 않았다. 게다가 운동복 아래로 보이는 탄탄한 근육까지 더해지자 모델 같은 아우라를 풍기는 게 느낌이 좋은 사람이었다.


“강찬입니다.”


인사를 한 뒤 한상인이 자리에 앉으며 말을 꺼냈다.


“영화 촬영 때문에 무술 감독을 구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예.”

“독립 영화라 하셨는데 배우는 정해진 겁니까?”

“아뇨, 아직입니다. 아직 촬영 들어가기 전 준비 단계라, 일단 제가 배워보려고요.”


강찬의 말에 한상인의 얼굴에 의아함이 서렸다.


“감독님이 말입니까?”

“예. 제가 원하는 그림을 뽑으려면 제가 알아야 된다는 주의라.”


자신을 시험하는 게 아닐지 의심스런 눈빛을 보내던 한상인이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워낙 특이한 감독이 많으니 이런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는 생각을 한 그가 답했다.


“촬영 시작은 언젭니까?”

“5월 중순에서 말 사이에 시작할 것 같아요.”

“그 때면 저도 스케쥴이 괜찮습니다. 그럼 일단 ‘액션 기본반’으로 등록하시는 건 어떻습니까? 제 실력도 보실 겸, 직접 배워도 보실 겸.”

“그러죠.”


봉준혁이 추천해준 무술 사범이지만 실력을 눈으로 보긴 해야 한다. 만족스러운 제안에 강찬이 수락하자 한상인은 곧바로 계약서를 가져왔다.


“여기랑 여기 사인하시고··· 됐습니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수업 맛보기로 한 번 받아보실래요?”

“좋죠.”



*



액션을 촬영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갈등의 고조와 해결. 그것을 폭력만큼이나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장치가 없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주인공이 멋진 액션을 선보이며 악당을 때려눕히는 장면은 그것 하나만으로 카타르시스를 주며 관객들의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준다.


하지만 멋을 위해 배우들이 서로 치고 받을 순 없는 노릇.

그래서 나온 것이 ‘합’이다.

서로 정말 싸우는 것처럼 ‘내가 이때 뺨을 치면, 넌 맞고 날아가라.’ 라고 사전에 약속을 하는 것이 합이다.

물론 진짜 때리진 않는다. 카메라의 연출과 음향 효과로 정말 때리고, 맞는 것처럼 보이게 할 뿐이지.


“기본적인 건 아시죠?”

“예.”

“그럼 맛보기니까. 간단한 합부터 해보죠. 자 이렇게.”


강찬이 매트 위에 서자 한상인이 1인 2역을 하며 어떤 합인지를 설명해주었다. A가 주먹을 뻗으면 B가 피한다. 그와 동시에 A의 팔을 꺾어 제압한 뒤, 무릎으로 코를 깨는 합.


“일단 B가 되시면 돼요. 그럼 제가 제압해보겠습니다.”

“예.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영화를 찍으며 배우들이 액션 씬을 하는 것은 많이 보았지만 이런 식으로 전문적으로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갑니다.”


강찬이 그에게 주먹을 휘두른 순간. 세상이 빙글 돌았다. 그리곤 한상인의 무릎이 강찬의 코끝까지 올라와 있었다. 눈 한 번 깜빡할 사이 이야기한 합을 모두 소화해낸 것이다.


“이렇게요.”

“···예?”

“자, 이제 천천히. 다시 뻗어보시겠어요?”


역시 전문가는 다르다는 건가. 만약 실전이었다면 강찬은 코가 깨진 채 끙끙거리고 있었을 터. 고개를 휘휘 저은 강찬이 말했다.


“그럼 다시 갑니다.”


한상인이 좋은 무술 감독인지는 모르겠으나 좋은 선생인 것은 확실했다. 합을 맞추는 것은 상대를 때려눕히는 것이 아니라 멋져보이는 것이 목적. 한상인은 그것을 정확히 알았고 그 부분에 대해 제대로 가르쳐주고 있었다.


“잘하시는데요?”

“감사합니다.”

“아니, 입 발린 칭찬이 아닙니다. 싸움 좀 한다는 배우들도 감을 못 잡고 헤매는 경우가 많은데. 감독님이라 그런가? 어떻게 해야 멋이 날지 아는 것 같습니다.”


강찬이 멋쩍은 미소를 지었을 때, 한상인이 말을 이었다.


“이거 욕심나는데. 좀 더 어려운 걸 해보시겠습니까?”

“선생님이 말씀하시면 들어야죠.”


하하하, 하고 호탕하게 웃은 그는 다시 진지해진 표정으로 새로운 합을 알려주었다. 발차기나 넘어졌다 일어서는 등 큰 동작들이 추가되었으나 강찬은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어지간한 학생들보다 나은데요?”

“학생들이요?”

“배우분들 말고 스턴트 배우는 애들이요.”


한상인이 턱짓으로 한 쪽을 가리켰고, 거기에는 플렉스 아트스쿨이라는 글자가 적힌 티를 입은 이들이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었다.


“보통 처음 배우는 사람들은 겁을 먹기 마련인데, 그런 것도 없고 이거 가르치는 맛이 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 이후로 1시간 여. 맛보기를 넘어 이런 저런 합을 배우던 강찬은 온몸이 땀투성이가 되고서야 수업을 마칠 수 있었다.


“후. 고생하셨습니다.”

“한 사범님이 더 고생하셨죠.”

“저야 돈 받고 하는 건데요 뭐.”


음료를 마시며 쉬는 사이, 다시 한 번 찢어지는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시선을 돌려보니 아까 그 여배우가 아직까지도 와이어에 매달려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목청도 좋아.”

“벌써 사흘짼데 고소 공포증이 있다나, 와이어에 익숙해지질 못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두 사람의 시선이 닿은 와이어 세트에서는 여배우의 몸에서 와이어를 떼어내고 있었다. 아마 연습이 끝난 모양. 하얗게 질린 여배우는 다리의 힘이 풀렸는지 비틀거리며 주저앉았고 그 모습을 본 강찬이 짧게 혀를 찼다.


‘고생이 많네.’


강찬의 눈에는 재미있어 보이기만 했지만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저 여배우에게는 아닌 모양이었다.

그가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런 강찬의 시선을 느낀 한상인이 강찬에게 물었다.


“한 번 타보시겠습니까?”

“그래도 돼요?”

“안 될 거 뭐 있습니까. 연습하라고 만들어 놓은 건데요.”

“그럼 한 번 해보죠.”


그냥 사범인 줄 알았더니 어느 정도 힘이 있는 사범인 모양이었다. 한상인이 와이어 세트로 다가가 말하자 주변에 있던 스태프들이 강찬에게 다가와 와이어가 연결된 하네스를 입혀주었다.


“저기 2층에서 뛰어내리면서 착지. 그것만 하시면 됩니다.”

“예.”

“다칠 염려 없으니까 그냥 뛰어내리시면 되고.”

“예.”

“뭐··· 잘 하실 것 같네. 올려!”


한상인의 말에 강찬의 몸이 둥실 떠오르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강찬의 미간이 팍 구겨졌다.


‘이거 생각보다 엄청 조이는데.’


특히 말 못하지 못할 부위가.

이를 악 문 강찬이 2층 높이의 세트에 도착해 땅에 발이 닿은 순간. 그는 곧바로 하네스 끈을 조절해 고통에서 해방된 뒤 한결 편안해진 표정으로 말했다.


“그냥 뛰면 되나요?”

“제가 셋 세면 뛰십시오.”


아래서 볼 땐 별로 안 높아보였는데 위에서 보니 꽤 높아보였다. 하지만 뛰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기에 강찬은 다리에 힘을 주며 준비를 했고.


“셋, 둘, 하나 점프!”


한상인의 말과 동시에 강찬이 세트 아래로 뛰어내렸다. 올라올 때는 고통 때문에 보지 못했던 탁 트인 시야, 그리고 슬로우모션처럼 천천히 떨어지는 느낌에 강찬의 얼굴에 미소가 걸렸을 때.


[신규 발아 능력 : 액션 – 발아 1단계.]


강찬의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어?’


익숙해질 때도 된 신규 능력 발아였지만 이틀 연속은 처음이었다. 메시지 창에 정신이 팔렸던 강찬은 이내 지면이 가까워지는 것을 깨닫고선 빠르게 자세를 잡았다.


타닥!


강찬이 낙하산에서 내리듯 가벼운 발걸음으로 땅을 디디자 한상인이 박수를 쳤다.


“초심자들은 균형도 못 잡고 버벅거리는 게 대부분인데··· 확실히 재능이 있으시네.”

“감사합니다. 재밌는데요? 한 번 더 해봐도 되나요?”


강찬이 말한 순간. 한상인의 옆에 서있던 무술감독의 미간이 팍 구겨졌다. 아까 여배우를 담당하고 있던 그 무술감독이었다.


“당연합니다. 바로 갑니까?”

“예.”

“올려!”


그 뒤, 강찬은 와이어를 타고 놀며 무협지 같은 장면을 연출했고 한상인은 굉장히 흡족한 표정으로 그를 지켜보았다.


“정말 실속은 없는데 멋은 있는 게 액션 그 자체입니다.”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하긴 액션이라는 것 자체가 그렇다.

유명 무술 감독의 일화도 있지 않은가. 싸움이 나서 상대를 때리려 주먹을 뻗었는데 자신도 모르게 그 사람 코앞에서 주먹을 멈추었다고.


‘그러고 보니 싸움도 잘 하게 되려나?’


액션 능력이 발아한 뒤, 확실히 액션을 할 때의 선이 살아났다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무협지처럼 상대의 공격이 날아올 길이 보인다거나, 내 움직임이 빨라진 것은 아니었다.


‘정말 실속은 없네.’


말 그대로 ‘액션’이 좋아진 것뿐이었다. 그래도 이게 어디인가. 액션 씬을 연출할 때 강찬이 그리고 싶은 장면을 그대로 배우에게 전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럼 오늘은 진짜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예.”


수업이 끝난 강찬이 잠깐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액션스쿨의 한 가운데서 송인섭이 엑스트라들과 합을 맞추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괜히 배우가 아니야.’


이목구비 외에는 여백이 없는 작은 얼굴, 뽀얀 피부. 큰 키와 사기적인 비율까지. 엑스트라들과 같은 트레이닝 복을 입고 있음에도 그는 빛을 발하고 있었다.


이제 막 합을 맞추기 시작했는지 무술감독이 짜놓은 동선을 익히는 모습이었다. 엑스트라 A가 주먹을 휘두르면 그것을 피하며 턱을 때린다. 그와 동시에 B의 발차기를 얻어맞고 휘청. 하지만 쓰러지지 않고 B의 발목을 잡아 팔꿈치로 때려 부순 뒤······.


보통 3~10개의 합을 하나의 테이크에 담고, 여러 개로 잘라 붙이기 마련인데 송인섭이 연습하고 있는 합은 3~40개는 되어 보였다.


‘롱테이크인가.’


그렇게 2~3번 연습을 한 송인섭이 흐르는 땀을 훔치며 말했다.


“다 외웠습니다.”

“벌써요?”

“예. 한 번 가볼까요?”

“···그러죠.”


무술감독은 반신반의한 표정이었지만 일단 고개를 끄덕인 뒤, 엑스트라들에게 자리를 잡으라 말했다. 그리고 장면 시작.


“오······.”


돌아오기 전, 탑스타에 오른 것은 운이 아니었다는 듯 송인섭은 멋진 연기를 보여주었다. 게다가 합까지 완벽히 숙지하고 있어 액션이 물 흐르듯 이어졌다.


‘생각 이상인데.’


볼 때마다 ‘음주운전’, ‘여성편력’, ‘마약’등의 단어가 떠오르는 것만 빼면 참 탐나는 인재였다.

강찬이 생각하는 사이 그의 연습이 끝났고, 송인섭이 수건으로 땀을 훔치며 강찬에게 다가왔다.


“아 죄송합니다. 기다리셨죠?”

“아뇨.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서 괜찮았어요. 액션 연기도 잘 하시던데요?”

“하하하, 감사합니다.”


호탕하게 웃은 그가 수건을 목에 걸치며 말을 이었다.


“아까 보니까 강 감독님 액션 잘 하던데. 배우신 적 있으세요?”

“아뇨. 오늘이 처음입니다.”

“이야, 소질 있으시네. 그럼 강 감독님이 영화 찍고 배우도 하고 그럴 수도 있겠네?”


송인섭의 말에 강찬의 눈에 이채가 돌았다.

영화 제작 비용에서 가장 많은 비용을 차지하는 것이 인건비다. 개중에서도 배우의 몸값이 가장 비싼 건 당연한 일.

만약 강찬이 배우를 할 수 있다면. 이번 독립 영화를 제작하는 데 있어 꽤 많은 지출을 아낄 수 있을 것이었다.


“그거 괜찮네요.”

“그렇죠? 그렇다고 너무 혼자 다 해먹진 말고, 나중에 남자 필요하면 불러요. 인맥 좋다는 게 뭐겠어. 근데 감독이 왜 액션을 배워요?”

“제가 원하는 그림을 뽑으려면 제가 알아야 된다는 주의라.”

“야, 봉 감독님이 괜히 강 감독님 좋아하는 게 아니네. 가끔 그런 감독들 있잖아요. 액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자기 원하는 그림만 뽑으려고 하는 사람들.”


강찬이 멋쩍게 웃자 송인섭이 하얀 이를 훤히 드러내며 함께 웃었다.


“맞다, 커피 한 잔 하기로 했죠? 대기실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땀을 흘려서 좀 씻고 갈게요.”

“예. 어차피 저도 씻어야 돼서, 같이 가죠.”


그가 대답하자 송인섭은 트레이드마크 같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의 어깨를 두들긴 뒤 손을 흔들었다.

강찬이 자신에게 흔든 것인 줄 알고 고개를 끄덕이려는 때, 멀리서 대기하고 있던 매니져가 후다닥 달려왔다.


“옷 좀 준비해줘요.”

“어떤 옷이요?”

“내가 무슨 옷을 수십 벌씩 들고 다녀요? 운동 끝나고 입을 옷이 뭐겠어요.”

“아, 예. 알겠습니다. 준비하겠습니다.”


20대 중반인 송인섭의 매니져는 30대 초반으로 보였다. 헌데 매니져는 마치 상전을 모시듯 불안한 모습으로 송인섭을 대하고 있었다.


‘흠, 저게 본모습인가.’


아니면 단순한 짜증일지. 아예 관심이 없었으면 모를까, 송인섭이라는 사람에 대해 관심이 생기자 호기심이 들었다. 어떤 사연이 있는 건지, 사람이 글러먹은 건지.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선 조금 더 보아야 할 필요가 있었다.


잠시 후, 먼저 샤워를 마친 강찬이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자 송인섭이 들어왔다.


“강 감독, 커피나 한 잔 하러 가죠.”

“일정은 끝나신 건가요?”

“예. 오늘은 여기가 끝이라 널널해요. 아, 차라리 술을 한 잔 할까? 강 감독. 술 잘 해요?”


술이라.

안 그래도 송인섭의 본성이 궁금하던 차. 술이라면 그의 본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었다.


“지지 않을 정도는 됩니다.”

“오··· 자신 있나봅니다?”


강찬이 대답 대신 미소를 짓자 송인섭이 그의 어깨에 손을 두르며 말했다.


“그럼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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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두 개의 문제. (3) +90 17.05.28 12,697 506 16쪽
35 두 개의 문제. (2) +24 17.05.27 14,251 511 12쪽
34 두 개의 문제. (1) +43 17.05.26 15,123 496 17쪽
33 하나의 해결. (3) +44 17.05.25 16,028 566 17쪽
32 하나의 해결. (2) +45 17.05.24 16,039 508 14쪽
31 하나의 해결. (1) +41 17.05.23 16,606 606 15쪽
30 경험의 차이. (11) +28 17.05.22 16,861 480 17쪽
29 경험의 차이. (10) +24 17.05.21 17,405 539 18쪽
28 경험의 차이. (9) [수정 완료] +33 17.05.20 18,346 521 20쪽
» 경험의 차이. (8) +28 17.05.19 17,574 544 17쪽
26 경험의 차이. (7) +30 17.05.18 16,783 531 14쪽
25 경험의 차이. (6) +16 17.05.17 17,186 505 16쪽
24 경험의 차이. (5) +26 17.05.16 17,201 503 18쪽
23 경험의 차이. (4) +17 17.05.15 16,910 485 13쪽
22 경험의 차이. (3) +14 17.05.14 17,226 460 16쪽
21 경험의 차이. (2) +14 17.05.13 16,964 492 14쪽
20 경험의 차이. (1) [2권 시작] +12 17.05.12 17,092 507 14쪽
19 새로운 시작. (3) [1권 끝] +17 17.05.11 17,096 466 11쪽
18 새로운 시작. (2) +20 17.05.10 17,159 470 13쪽
17 새로운 시작. (1) +19 17.05.09 17,607 475 18쪽
16 군계일학. (2) +14 17.05.08 17,314 438 15쪽
15 군계일학. (1) +17 17.05.07 17,415 475 16쪽
14 능력. 그리고 대가 +14 17.05.06 17,580 493 11쪽
13 열매와 복수는 달다. (2) +30 17.05.05 17,390 484 14쪽
12 열매와 복수는 달다. (1) +30 17.05.04 17,177 487 16쪽
11 인내와 노력은 쓰고. (2) +24 17.05.03 16,911 526 17쪽
10 인내와 노력은 쓰고. (1) +22 17.05.02 16,712 465 13쪽
9 첫 촬영. +12 17.05.01 16,604 426 14쪽
8 카메라 테스트. +20 17.04.30 16,695 459 18쪽
7 마지막 준비. +18 17.04.29 16,730 439 16쪽
6 첫 캐스팅. (2) +13 17.04.28 16,839 461 12쪽
5 첫 캐스팅. (1) +13 17.04.27 17,159 428 13쪽
4 투자를 받다. +11 17.04.26 17,594 447 13쪽
3 조감독 서대호 +8 17.04.25 18,561 396 14쪽
2 열아홉 강찬. +20 17.04.24 20,076 397 12쪽
1 주어진 기회 +24 17.04.24 23,636 36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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