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의 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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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쿠리퍼
작품등록일 :
2017.05.27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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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2.2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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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정리(2)

DUMMY

“어째 전이랑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싸움을 말로 하실 생각이십니까?”

둘은 마력과 영력을 봉인해 둔 채로 오롯이 검만을 이용하여 대련하고 있었다.


비형랑은 자신에게 쇄도하는 준영의 검을 물 흐르듯 흘려내며 반격을 가했고, 준영은 그 반격을 몸을 약간 비틀어 피해냈다.


그 사이에 있는 도발은 덤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치고는 버거워 보이시는 데요?”

“버거워 보인다니? 그건 내가 해야 할 말 아닌가···!”

“큭!”


계속하여 이어지는 접전.


비형랑은 사량발천근의 묘리를 담아 준영을 짓누르려고 했고, 검에 담긴 무게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낀 준영은 신음을 내뱉으며 검을 흘리려 했다.


“어이, 그렇게는 안 되지.”


하지만 그것을 눈치챈 비형랑은 곧바로 준영을 짓누르던 검에 힘을 더했고, 버티기 힘들었던 준영은 혀를 차며 검을 버렸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자세를 바로잡으며 자세가 무너진 비형랑을 향해 깔끔한 정권을 내질렀다.


“홉!”

“윽···?”


자신의 무기를 버리면서 만들어낸 기회였기에 준영의 공격은 확실하게 비형랑에게 먹혀들었다.


평소라면 갑작스레 자세가 무너져도 마력과 영력 등을 이용하여 자세를 부동(不動) 시켰을 비형랑이었지만 지금은 오로지 체(體)만을 가지고 싸워야 했기에 먹혀든 일 수였다.


“너무 공격일변도이신 것 아닙니까? 빈틈이···. 너무 많잖습니까!”


준영의 일격으로 인해 비형랑의 자세는 완전히 무너졌고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은 준영은 주먹을 연달아 비형랑에게 꽂아 넣었다.


“크흡...!”


준영의 계속된 난타에 비형랑은 피를 토하며 검을 휘둘렀고, 검이 품은 날카로운 예기에 준영은 몸을 뒤로 빼며 바닥에 버렸던 검을 되찾았다.


“휴우···. 거기서 검을 버릴 줄이야. 이거 방심했군.”


비형랑은 입가의 피를 닦아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방심했다는 그는 얼굴에 웃음기를 쫙 뺀 진지한 표정으로 준영에게 검을 겨눴다.


“이제는 더는 안 봐줄 거야. 그러니까···. 지금까지처럼 잘 버텨보라고.”


나직한 경고와 함께 비형랑은 갑작스레 모습을 감추었다.


분명히 마력과 영력을 사용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어디에서도 사라졌다.


이상함을 느낌과 동시에 뒤에서 느껴지는 서늘함에 준영은 뒤편을 향해 검을 휘둘렀고, 쇠와 쇠가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비형랑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 어떻게 한 거죠?”

“영업 비밀. 대련이 끝나면 친히 가르쳐 드리지.”“쯧, 애초에 대련 자체가 너무 불공평하다니까 정말.”


그 말과 함께 또다시 사라진 비형랑.


이에 준영은 툴툴거리며 검을 바로 잡았다.


‘어차피 보이지 않는다면 굳이 볼 필요가 없지.’


그리고는 뒤이어 눈을 감아 시각을 차단함으로써 시각을 제외한 나머지 감각들을 일깨우며 비형랑의 기습에 대비했다.


‘자 와보십시오. 제가 그렇게 쉽게 당할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준영은 언제 올지 모르는 비형랑의 공격을 기다리며 마음속으로 비형랑을 맘껏 비웃었다.


“눈 감고 뭐하냐? 설마 쫀 거야?”


하지만 이어진 것은 비형랑의 공격이 아닌 그의 조롱 섞인 말뿐이었고, 이에 발끈한 준영이 눈을 부릅뜨고는 소리쳤다.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오케이 빈틈 발견.”


그리고 그 순간 잔뜩 경계하던 준영의 오감들에 약간의 빈틈이 생겼고, 비형랑은 이 기회를 놓지 않았다.


순식간에 준영에게 접근한 그는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


뒤늦게 이를 인지한 준영은 무척이나 놀란 표정으로 비형랑을 바라보았다.


“당했다!라고 할 줄 아셨습니까?”

“...!?”


챙!


검과 검이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위기에 빠졌던 것처럼 보였던 아까와는 달리 준영은 한껏 미소를 짓고 있었다.


뭔가 이상함을 느낀 비형랑은 급히 모습을 감추려 하였지만 준영은 그것을 보고만 있지 않았다.


“어딜 또 가시려는 겁니까?”


준영은 계속하여 검을 휘두르며 비형랑이 무슨 행동을 하지 못하게 막았고, 이에 비형랑을 혀를 차며 중얼거렸다.


“쯧, 영악하기는.”


비형랑은 준영의 공격을 계속하여 막아내며 기회를 노렸고, 준영 또한 그에게 기회를 주지 않기 위하여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대련은 계속하여 치열해져 갔고, 둘은 잡념을 연료 삼아 불태우며 계속하여 검을 휘둘렀다.


“후우···.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셔놓고 결국 못 이기셨네요?”

“하아···. 네 꼴을 좀 봐라. 지금 네 꼴을 보고도 네가 이겼다는 말은 안 나오겠지?”

“그렇게 말씀하시는 비형랑 님의 꼴도 말이 아닌데요?”

“킥킥, 뭐, 틀린 말은 아니네.”


잠시의 휴식도 없이 계속하여 대련을 이어오던 그들은 결국 지쳐 나가떨어졌고, 한숨을 쉬며 지친 서로를 도발했다.


그러면서도 또 피식 웃으며 서로를 바라보았고,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약간의 신뢰가 담아있었다.


“물론 그 진실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해서 비형랑님을 완전히 용서한 것은 아닙니다.”

“딱히 용서를 바라지도 않았어.”

“하지만···. 딱 한 번만 더 믿어 보겠습니다. 아직 다 못 말한 비밀은 제가 당신을 완벽히 용서했을 때. 그때 가서 하자고요.”


준영은 그렇게 말하며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건 그렇고, 남자끼리의 화해를 할 때 이게 빠지면 섭섭하지 않겠습니까?”


그는 언제 챙긴 것인지 모를 술 두 병을 꺼내며 그것을 흔들었다.


그것을 본 비형랑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건 또 언제 챙기셨대?”

“그래서 안 받으실 겁니까?”

“아니, 그럴 리가 있겠어?”


그는 기꺼이 준영에게 술을 건네받으며 잔을 하늘로 들어 올렸다.


그러한 비형랑의 행동에 준영 또한 잔을 하늘로 들어 올리며 외쳤다.


“화해의 한잔을 위하여!”


그 말과 함께 준영은 술을 들이켰고, 비형랑은 그것을 보며 피식 웃었다.


“뭘 그런 걸 하냐? 그냥 마시면 되는 것을.”


그는 그런 것이 남사스럽다면서 고개를 젓고는 그대로 술을 들이켰다.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나직이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


“후우, 이젠 해어져야 할 시간이야.”


대련이 끝난 후 둘은 곧바로 허무 공간 속에서 수련을 시작하였다.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흘렀고 이별할 시간이 도래했다.


그리고 그것을 알아챈 비형랑은 준영에게 이별 소식을 전했다.


“뭐, 제가 오래 있기는 했죠. 그건 그렇고 정말로 그 기술은 알려주시지 않을 겁니까?”


비형랑에게서 이별 소식을 전해 들은 준영은 대충 알고 있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은근한 눈빛을 보내며 그에게 대련에서 사용하였던 기술을 알려주지 않을 것이냐며 물었다.


“그건 머지않아 너 혼자서 깨달을 수 있을 거다. 내가 알려준다고 해서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그의 물음에 대한 비형랑의 대답은 불가(不可)였다.


그는 알려줘 봤자 하등 쓸모없다며 혼자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 말하였다.


이러한 비형랑의 말에 준영은 아쉽다는 기색을 한껏 표출하며 고개를 끄떡였다.


“뭐, 그렇게 말씀하신다면야···.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헤어질 시간이네. 다음에 봤을 때는···. 진실을 얘기할 수 있기를 기원할게.”


그렇게 싱긋 웃는 비형랑의 말에 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게 외쳤다.


“다음번에는 그 진실이라는 게 들을 수 있기를 저도 기원하겠습니다.”


그는 그 말을 남기며 영력을 끌어 올렸다.


전과는 격이 다른 영력 컨트롤과 함께 자그마한 포탈 하나가 열렸다.


“그럼, 안녕히 있으십시오.”


그는 그 포탈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갔고, 비형랑은 무너져가는 세계 속에서 사라져 가는 준영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래, 나중에 또 보자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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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 아버지 +1 19.03.30 238 3 11쪽
228 신의 죽음 +1 19.03.30 219 3 11쪽
227 아자토스 +1 19.03.30 197 3 11쪽
226 결전의 때 +2 19.03.30 221 3 12쪽
225 혁명 +1 19.02.16 230 4 12쪽
224 탐색전 +1 19.02.15 210 4 12쪽
223 숭고한 반역자 +1 19.02.15 228 4 11쪽
222 변수 +1 19.02.13 238 4 11쪽
221 전쟁(4) +1 19.02.12 216 4 12쪽
220 전쟁(3) +1 19.02.11 226 5 11쪽
219 전쟁(2) +1 19.02.10 227 4 10쪽
218 전쟁 +1 19.01.09 311 4 10쪽
217 개전 +1 18.12.25 265 5 11쪽
216 비형랑 +1 18.12.01 269 4 12쪽
215 모두가 모이다 +1 18.11.21 294 3 9쪽
214 +1 18.11.17 275 3 10쪽
213 드래곤 +1 18.11.14 306 3 10쪽
212 회의 +1 18.11.08 301 3 12쪽
211 신념 +1 18.11.04 332 3 12쪽
210 항우 +3 18.10.31 391 3 11쪽
209 그녀의 목표 +1 18.10.17 334 3 11쪽
208 과거 +1 18.10.15 317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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