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의 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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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쿠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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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7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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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3.1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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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진실(2)

DUMMY

“자자, 당사자들도 모두 모였겠다. 이제 말해보자고, 그날의 진실을 말이야.”


매혹적인 미소를 짓고 있는 달빛의 마녀, 아누스 마리사는 즐거워 보였다.


그 진실이 무엇에 관한 진실인지는 모르겠으나 큰 파장을 불러들이리라는 것은 이미 그녀의 표정에서 드러난 것이었다.


“하아···. 이렇게 나오기야? 빌어먹을 년.”


성녀의 등장과 함께 썩은 표정을 하고 있던 비형랑은 마녀를 노려보며 혀를 찼다.


당연히 마녀는 그런 비형랑의 반응조차 재미있다는 듯이 미소 지었고, 어리둥절해 하던 성녀가 비형랑을 바라보았다.


“... 비형랑? 당신이 왜 이곳에···?”

“진짜 빌어먹을 일이 연속으로 터졌네. 내 운수도 참 지랄 맞아요. 쓰읍.”


비형랑은 자신의 인생을 비관하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말해 봐요. 비형랑, 당신이 왜 이곳에? 분명 그대는 마지막 전투 이후로···.”

“쉿, 거기까지···. 일단은 오랜만이야 성녀.”


비형랑은 무언가 말하려던 성녀를 저지하고 천에게 눈짓을 주었다.


‘이야기하기 괜찮은 곳. 있어?’

‘...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눈빛으로 대화를 주고받은 둘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준영을 바라보았다.


현재로써 이곳의 지배자는 준영이었기에 장소를 옮기자는 무언의 부탁을 한 것이었다.


“일단, 여기서 얘기하실 게 아니라 자리부터 옮기시죠.”

“내가 왜 네 말을 들어야 하는데?”


자리를 옮기자는 준영의 제안에 마녀는 왜 그래야 하냐며 기운을 풀었다.


매혹적이면서도 은은한 그 기운이 방 안을 뒤덮기 시작하였고, 이에 준영은 혀를 차며 기운을 풀었다.


비형랑의 후손으로서의 귀왕(鬼王)의 격과 후에 얻은 하늘의 격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말 그대로 제왕을 연상시켰고, 그 기운들은 빠르게 마녀의 기운을 집어삼켰다.


“이곳은 제 영토입니다. 제 명을 듣기 싫다면···. 이만 꺼져주시죠.”

“쯧, 객기 때문에 이런 재미있는 광경을 놓칠 수는 없지.”


말을 듣지 않겠다면 떠나라!


준영의 축객령에 마녀는 하는 수 없이 말을 듣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천. 안내해 줘. 나는 비형랑 님이랑 먼저 가 있을 테니까.”

“알겠습니다. 전하.”


준영은 천에게 안내를 맡기고는 비형랑과 함께 성소로 떠났다.


그런 그들이 사라진 것을 지켜보던 천은 고개를 돌려 다른 이들을 보았다.


“따라오시죠. 회의실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 천 님이시군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


천을 알아본 성녀는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을 수 있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하지만 천은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답하였다.


“질문은 비형랑 님께 직접 해주십시오. 그럼, 따라오시죠.”


단호한 천의 대답에 성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는 묵묵히 천의 인도에 따랐고, 마녀는 이 광경조차 즐겁게 지켜보았다.


[천, 최대한 돌아서 와줘.]

[알겠습니다. 눈치채지 못하도록 최대한 돌아서 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때, 준영으로부터 전음이 전해졌고, 이에 천은 알겠다며 응답했다.


‘후···. 내가 재생을 이뤄내는 동안. 너무나도 많은 일이 있었군. 내가 좀 더 강했더라면 몇몇 비극들을 막아낼 수 있었을까···?’


준영에게 전음을 보낸 이후 천은 남몰래 한숨을 내쉬고는 비에게 전해 들은 여러 사건을 떠올렸다.


자신은 약했기에 죽었고, 그에 따라 자신의 친우인 강호가 죽었다.


현 주군인 준영은 불행한 삶을 보냈고, 과거에 녀석들을 멸살시키지 못했기에 지구는 군단의 침입 때문에 난장판이 되었다.


모두 자신이 과거에 좀 더 강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일들.


[넌 이미 최선을 다했다. 강호의 죽음과 준영의 불운을 네 탓으로 돌리지 마.]


그때, 비형랑으로부터 전음이 전해졌고, 그의 말에 천은 주먹을 꽉 쥐었다.


분한 것이었다.


[그리고 분해? 네가 힘이 없어서 절친한 친우조차 지키지 못했다고 생각해?]

“...”


하지만 비형랑은 천이 분한 것까지도 알고 있었는지 분한 것이냐고 묻고는 강호를 들먹였다.


그런 비형랑의 말에 천은 주먹에서 피가 날 정도로 꽉 쥐었지만, 그의 말에 대답하지는 못했다.


[그렇다면 전보다 더 열심히 수련하면 되는 거 아니야? 전보다 더 쉬운 과정일 텐데? 더 수련해서 강해져, 감히 왕의 자리를 넘보아 보라고!]


그렇게 잠시의 시간이 흐르고 천에게서부터 돌아오는 대답이 없자 그는 다시 전음을 보내어 그에게 명쾌한 대답을 내어주었다.


더 열심히 수련해라.


그리고 자신의 위치까지 올라와라.


매우 교과서적인 이야기이나 천에게는 묘한 깨달음을 전해주었다.


‘정체되었던 이유는···. 결국, 내 마음가짐이었나?’

“너무 돌아서 가는 거 아니야? 아니라면 속도 좀 내라고.”


그가 자그마한 깨달음을 얻고 눈을 밝히고 있던 그때, 천의 뒤를 따라오던 마녀가 귀찮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빨리 가라고 재촉했다.


천은 이 자그마한 깨달음에 좀 더 기뻐하고 싶었지만 우선 준영과 비형랑의 명부터 따르기로 마음먹고는 마녀에게 말하였다.


“성소까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성소에는 그 누구라도 정해진 길을 따르셔야 합니다.”


꽤 그럴듯한 이유를 대며 천은 마녀에게 눈치를 주었다.


그런 천의 말에 마녀는 다시금 준영의 선언을 떠올리고는 혀를 찼다.


“쯧, 알았다. 그냥 가도록 하지.”


그 말과 함께 마녀는 묵묵히 천의 뒤를 따랐고, 그렇게 10분이 흘러서야 그들은 성소로 도착할 수 있었다.


“유물 기사단장, 천이다. 문을 열어라!”


성소에 도착한 천은 곧장 문지기들에게 문을 열라 명하였고, 그들은 천을 알아보고는 고개를 숙이며 문을 열었다.


“군주님은 안에 계시나?”

“비형랑 님과 10분 전에 오셔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준영이 있음을 확인한 천은 성녀와 마녀에게 눈짓했고, 그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천의 뒤를 따랐다.


성소 안의 거대한 문 하나를 열자 찬란한 빛을 토해내고 있는 청백색의 성배가 봉인된 거대한 방이 모습을 드러냈고, 그 안에는 준영과 비형랑이 원탁에 앉아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셨나 보군.”

“뭘 그리 시간을 끄는 거야. 그냥 거기서 말할 것이지.”


마녀는 곧장 원탁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는 뭘 그리 시간을 끄느냐며 불평을 토해내었다.


비형랑은 그런 마녀를 째려보고는 성녀를 바라보았다.


“안 앉고 뭐 해? 듣고 싶은 얘기가 많을 텐데?”

“... 진실을 들을 수 있기를 바랄게요.”


비형랑의 말에 성녀는 그에게 경고하듯 째려보고는 자리에 앉았다.


둘이 앉자 천 또한 자리 잡았고, 그런 그들에 뒤이어 누군가 성소로 뛰어 들어왔다.


“그 진실, 저도 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 비. 네가 낄 데가 아니라는 것은 알 텐데?”


그 정체는 지혜의 정령, 비.


그의 등장에 비형랑은 심기가 불편한 것인지 으르렁댔고, 비는 그에게 그럴싸한 이유를 건네주었다.


“저는 단지 준영 님의 책사로서 이곳에 참여하는 것입니다만?”

“... 좋아. 듣는 사람이 한 명이 더 는다고 해서 문제가 생기진 않으니까.”


그렇게 비 또한 자리에 착석하자 비형랑은 이들을 쓱 훑어보았다.


그는 성녀와 마녀의 맹렬한 눈빛을 바라보고는 한숨을 푹 내쉬며 입을 열었다.


“후···. 일단 질문은 나중에 받도록 할 테니. 아까 하지 못했던 얘기부터 하지.”

“잠시만. 잠시만 기다려.”

“... 사다함?”


그렇게 비형랑이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 그때, 또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다.


그의 정체는 사다함.


그는 확신에 가득 찬 눈빛으로 비형랑에게 말하였다.


“준영의 보좌관으로서 나도 들을 자격이 있다 생각하는데. 이의라도 있어?”


그런 그를 바라보며 비형랑은 그저 한숨을 내쉴 뿐이었다.


“후···. 언제까지 새로 등장할 셈이냐고···.”


그런 그는 매우 피곤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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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 아버지 +1 19.03.30 238 3 11쪽
228 신의 죽음 +1 19.03.30 219 3 11쪽
227 아자토스 +1 19.03.30 197 3 11쪽
226 결전의 때 +2 19.03.30 221 3 12쪽
225 혁명 +1 19.02.16 230 4 12쪽
224 탐색전 +1 19.02.15 210 4 12쪽
223 숭고한 반역자 +1 19.02.15 228 4 11쪽
222 변수 +1 19.02.13 238 4 11쪽
221 전쟁(4) +1 19.02.12 216 4 12쪽
220 전쟁(3) +1 19.02.11 226 5 11쪽
219 전쟁(2) +1 19.02.10 227 4 10쪽
218 전쟁 +1 19.01.09 311 4 10쪽
217 개전 +1 18.12.25 265 5 11쪽
216 비형랑 +1 18.12.01 269 4 12쪽
215 모두가 모이다 +1 18.11.21 294 3 9쪽
214 +1 18.11.17 275 3 10쪽
213 드래곤 +1 18.11.14 306 3 10쪽
212 회의 +1 18.11.08 301 3 12쪽
211 신념 +1 18.11.04 332 3 12쪽
210 항우 +3 18.10.31 391 3 11쪽
209 그녀의 목표 +1 18.10.17 334 3 11쪽
208 과거 +1 18.10.15 317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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