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과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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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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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8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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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1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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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5 : 용사아카데미(5)

DUMMY

(5)

의식 종류 이후 신성력을 안착시킨 아우로라들은 각 적성에 따라 검계의 칼립스, 방패계의 에지스, 회복 보조계의 클레루스 기숙사에 들어가게 되었다. 리안의 경우 세 가지 계열 모두 적성을 보였기에 레나와 같은 검계의 칼립스를 선택했다.

임시동에서 벗어나 각 계열별 기숙사로 들어간 그 순간이 진정한 용사 훈련의 시작점이라고들 이야기한다. 그 말은 지금껏 이루어졌던 기초 훈련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맞는 적성의 세분화된 훈련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배우는 내용이 다양해지는 것만큼이나 훈련역시 기존의 강도를 초월하였지만 신성력을 품을 수 있었던 아우로라들은 그 어려운 훈련을 어찌어찌 버티어 가면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오죽했으면 교관을 얼굴을 보며 면전에서 이를 갈았겠는가! 물론 이를 갈았던 아우로라는 아직 훈련 중 딴짓할 힘이 남았다는 이유로 다른 아우로라의 배는 되는 고된 훈련을 추가 편성 받았다는 뒷이야기가 있지만 다음날 후유증을 남기지 않고 신체의 상태를 최적의 상태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엄청난 일이다.

몸이 만들어지고 신성력은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강해진다. 이론 교육을 통해 용사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공부하고, 기본 훈련과 여기에 더한 세부 훈련, 전술 훈련과 소수로 적진을 돌파해 마왕을 처단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갖은 토론이 이어진다.

모두의 열의가 최고조인 상태.

컨디션에 최상 이외에는 그 무엇도 없었다. 보통 사람은 컨디션에 따라 100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80 혹은 심하면 30이하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 정신적으로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 해도 육체적인 상태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신성력은 그런 컨디션 자체를 최상급으로 만들어주었다. 100의 능력을 가졌다면 120 혹은 200 더 넘어 순간이나마 300 그 이상의 능력을 낼 수 있도록 만들어주니까. 다시 말하면 활성화된 신성력으로 인해 내면적인 집중력과 숙련도가 무섭도록 차오르고 있는 것이다.

베테랑 기사들이 식단과 휴식까지 염두에 두어 검을 수련한다면 아우로라들은 훈련 이외의 것에 전혀 신경쓸 필요 없이 항상 최적의 상태에서 실력을 향상시키고 있는 것이 다른 점이리라.

검을 든 아우로라의 온몸에서 신성의 흰 빛이 발하면서 기사들이 오러로 검기를 일으키는 것과 같이 백의 기운을 검에 불어넣는다. 오러랑 일대 일로 붙어도 결코 밀리지 않을 기세로 하나하나 수련 과정을 따라가는 아우로라.

교육은 계속된다.

방패를 든 아우로라가 방패에 신성의 기운을 보내자 그 방패 위로 신성의 기운을 검에 불어넣은 칼립스 계의 아우로라가 강하게 맞부딪친다.

쾅!

폭음이 일어나면서 오히려 방패 위를 공격하였던 칼립스계의 아우로라가 크게 튕겨나간다. 공격을 받은 쪽은 방패계 에지스건만 오히려 공격한 쪽이 낭패를 당한 것이다. 튕겨나가면서 제대로 자세를 잡지 못한 아우로라를 에지스계 아우로라가 빠르게 접근하여 방패채로 포탄과 같이 돌격한다.

쾅!

두 발이 공중에 뜬 상태에서 제대로 자세를 잡을 수 없었던 칼립스계의 아우로라가 땅에 나뒹굴면서 대련은 끝이 났다.

“그만.”

교관의 말에 따라 두 아우로라는 각기 검과 방패를 검집과 등에 착용하고는 교관의 앞에 선다.

“반성점.”

교관의 말에 검을 들어 공격했던 아우로라가 입을 열었다.

“방패계의 특성을 그대로 발휘하도록 두었습니다. 그로 인해 저의 무기가 힘을 잃었습니다.”

대련이든 전투든 대규모 회전이든 중요한 것은 상황을 자신쪽으로 유리하게 만드는 것.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주도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방패에 밀려 결국 승기를 내준 이유는 튼튼히 철벽같은 모습을 취하며 선수비 후 역습 준비를 하는 아우로라에게 달려들었던 것. 공격으로 방패를 틀어내어 그 허점을 찔렀다면 지금의 과정은 훌륭한 전략이 될 수 있겠지만 결론은 신성으로 방어와 무게를 더한 상태에서 결국 허점을 만들지 못한 자신에게 있었다.

“그렇다. 검의 칼립스라면 조금 더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여 방어하고 있는 상대를 그 진형에서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 있었을 것이다. 전투란 단순히 힘만 믿고 달려드는 것이 다가 아니다.”

톡톡.

교관은 자기 머리를 검지로 가리며 말했다.

“바로 머리를 써야 하는 것이지. 특히 누군가를 이끌어야 하는 용사들은 더욱 그러하다. 잘못된 판단 하나가 수백 수천의 고귀한 인류의 피를 흘리게 만들지니 더욱 더 철두철미하게 단련하고 연마하라.”

칼립스계의 아우로라에게 문제점을 지적해준 교관이 방패계의 아우로라에게 시선을 주며 말했다.

“신성력으로 무게를 강화하여 첫 검격에 빈틈을 주지 않은 것은 분명 효율적이었다. 그러나 그 이후의 공격에 조금 아쉬움이 느껴졌다고 본 교관은 생각한다. 아우로라는 본 교관이 아쉽게 생각하는 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그 이후의 공격이라면 방패 채 그대로 몸통박치기를 한 것이지만··· 곰곰이 생각하다 답한다.

“혹시 그 이후의 움직임에 관련한 말씀이십니까?”

“그렇다.”

교관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방패와 몸을 통해 힘을 한점에 집중시킨 공격은 분명 훌륭하다. 특히 신성의 힘을 더하였다면 누구도 쉽게 볼 수 없겠지. 그러나 반대로 여기에 약점이 있다. 한점에 강한 속력을 더하면서 일격필살의 공격으로 부딪치는 것. 그것이 실패하였다면 반대로 등을 내주고, 승기를 잃었을 것이다.”

교관은 잘한 부분에 있어서는 칭찬을, 더해야 할 부분에 있어서는 질책을 아끼지 않았다.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잘못된 점을 찾도록 지시했고, 잘한 부분에 있어서도 더 잘할 수 있는 전략은 없었을까 되묻게 했다.

이 같은 훈련은 용사선발시험을 통해 선발된 아우로라들의 잠재성을 한껏 개화하는데 엄청난 도움을 주었다. 괄목상대라고 해야 할까? 눈을 비비고 바라보니 어느새 상대가 훌쩍 자라있다는 말과 같이 하루하루가 달랐다.

성장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니 훈련 받는 아우로라의 열의 또한 엄청나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힘이 늘어난다는 것! 강해진다는 것에 훈련 외적인 부분을 도외시하고 밤낮없이 수련하는 아우로라들도 있을 정도니, 치체르 연합의 앞날이 밝았다.

“신성이여. 빛을!”

훈련장의 저 한편에서는 회복 보조계의 아우로라들이 훈련을 하고 있었다. 시들어 가는 꽃에 신성의 빛을 주어 다시 생기를 찾게 만드는 것은 일반인이 보았다면 두 눈을 씻고 보아도 믿을 수 없는 기적에 여신님을 부르짖으며 찬양을 하였을 것이지만 이러한 훈련이 일상인 클레루스는 땀을 뻘뻘 흘리며 그저 집중할 뿐이었다.

“부족합니다. 더 집중하세요.”

생기가 있는 꽃에 생장의 힘을 더해 조금이나마 눈에 보이게 성장한다. 자연적인 과정 아래서 이루어질 수 없는 일들이 신성이란 힘의 이름 아래 벌어지는 것이다. 신성의 힘이란 과연 어디까지란 말인가!

“나에게 힘을. 그리고 세상에 은총을!”

신성력을 발휘하게 하는 기도문은 제각기 달랐다. 어찌 마법과 같이 천편일률적인 주문이 있고 수인을 만들고, 규칙처럼 이적을 만들겠는가. 신성이란 모든 것을 포용하는 것. 일률적인 기도문 따위는 필요 없었다. 본인이 간절히 마음을 담아 입을 열어 말을 뱉는 다면 그것이 곧 기도고, 여신님에 대한 찬양의 말이었으며 믿음이었다.

“조금더 힘 내 주세요. 그대의 마음은 제가 알고 있습니다.”

마치 노랫가락과 같이 음률이 느껴지는 말에는 신성한 힘이 가득 깃든다. 상처가 난 고목나무 지팡이의 상처가 사라지고 분명 인공적으로 다듬어지면서 생기를 잃었음에도 초목의 싱그러움이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좋습니다. 클레루스계의 아우로라는 잘 들으세요. 검과 방패를 드는 칼립스와 에지스계의 아우로라들과 달리 클레루스계의 힘은 강한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그 마음을 자신이 가장 잘 담을 수 있는 언어로 변환하여 세상에 이끄는 것이 여러분의 일. 클레루스계의 아우로라들이야말로 여신님의 말씀을 세상에 가장 잘 전달해주는 이들이랍니다.”

교관의 칭찬어린 말에 아우로라들은 더욱더 열의의 빛을 담고 끊임없이 훈련을 지속하였다. 그들의 실력은 정말이지 비정상적일 정도로 차오르면서···.


칼립스계의 아우로라 중 가장 두각을 보이는 이라면 두말 할 것도 없이 레나를 꼽을 것이다. 신성력 배양 의식, 홀리 샤워 전에도 뛰어난 민첩성과 천부적인 전투 센스로 훈련에서 수위권을 차지하였던 레나인 만큼 의식 후에도 신성력에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명가의 내로라하는 곳에서 수학하였던 타 아우로라들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검의 움직임을 읽는다고 해야 할까? 박자로는 반박자 빠르게, 호흡으로는 한호흡 빠르게 공간을 점하며 경로를 끊고 공격을 풀어가는 모습을 보면 구태여 레나가 저 남부의 개척 마을 출신인 것을 떠올리며 애써 위안을 삼으려 해도 입이 벌어질 정도니 말이다.

휙. 휙.

지금도 그렇다. 대련을 하는 레나의 모습에는 여유가 보였다. 특히 신성력에 강한 적성을 보이는 만큼 그 활용에 있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쉭. 쉭.

신성의 빛을 더한 검이 늘어나고 줄어들면서 상대 아우로라의 간격을 흩뜨린다. 검에 망설임을 주고, 경우의 수를 늘려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잇!”

상대 아우로라의 분에 어린 억눌린 목소리가 흘러나오지만 이는 모두 다 레나의 공격이 그만큼 상대를 압박하고, 주도하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바. 결국 한방을 노리는 아우로라가 자신의 검에 있는 힘껏 신성의 기운을 담고 돌진하듯 달려든다.

그 모습을 레나는 차분히 주시하다가 마지막 한끝의 차이로 반보 몸을 회전시키자 검 끝은 레나를 스쳐지나간다. 스쳐지나가면서 마주치는 시선. 상대 아우로라의 커지는 눈동자를 바라보며 레나는 검의 손잡이를 잡은 그대로 아우로라의 뒷목을 내리치며 대련을 끝낸다.

“짝짝. 훌륭합니다. 공방에 매끄러운 모습. 특히 설계한 것처럼 대련을 주도하였던 것을 보면 앞으로 큰 성장 가능성이 보이는군요. 앞으로도 자만하지 말고 여신님의 뜻에 따라 훌륭한 대행자가 될 수 있도록 정진하시길 바랍니다.”

교관은 레나를 칭찬하고 뒷목을 맞아 쓰러진 아우로라에게 신성의 빛을 주어 의식을 일깨웠다. 정신을 차린 아우로라가 현 상황을 깨닫고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푹 하고 숙여버린다.

“부끄러워할 것 없습니다. 대련입니다. 대련은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고 실력을 키우기 위해 존재하는 것. 문제점을 알았다면 고치면 그만입니다. 그렇다면 이번 대련에서 느낀 문제점이 무엇이었다고 생각합니까?”

“···흐름을 뺏겨서 주도권을 넘겨준 상태로 이성을 잃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용사란 어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전황을 보는 눈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불리하다면 신성의 힘을 믿고 끝까지 버텨 어떻게든 다음 수를 찾아내는 것이 바로 용사가 가져야 할 덕목 중의 하나입니다.”

그렇게 레나가 승승장구의 모습을 보였다면 이와 반대로 의식 전에는 두각을 보였던 리안이 의식 후에는 성장 폭이 크게 감소된 모습으로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었다.

쉭!

신성의 힘을 가득 머금은 상대의 검과 맞부딪치는 리안의 검에는 겨우 종이만한 아주 얇은 신성의 기운만이 갓 어려 있을 뿐이었다. 그것도 상대의 검을 비켜 흘리면서 겨우겨우 막아내고 있는 모양새다.

“핫. 핫. 핫!”

신이 나는 모양인지 신성의 기운을 한껏 검에 더하면서 공격을 주도하는 아우로라를 바라보며 리안은 내심 속으로 쓴 웃음을 지어야 했다. 그가 신성력을 움직일 때마다 그의 심상 속 서럽장의 검은 기운이 신성력이 빠진 빈틈을 노려 움직이려 했기 때문이다.

그저 단순이 움직이는 것이라면 상관없다. 그러나 이 검은 기운이 신성력의 빈틈을 노리자 마찬가지로 서랍의 1번째 칸과 2번째 칸에 자리 잡은 신성력의 기운이 고양이가 털을 세우듯 날카롭게 반응하며 대립하는 것이다.

현재 리안은 대련을 하면서 내면으로 마스터에 오를 수 있도록 도와준 검은 기운과 신성력의 흰 기운을 조율하는 입장이었다. 근원의 마나가 바탕이 되어 안정성에 있어서만큼은 큰 마나의 기운이 검은 기운에 덧씌워졌고, 모든 것과 융화 가능하다는 신성력의 기운이 검은 기운에 한해서는 물과 기름처럼 반응하니 이것은 이만저만 고민되는 일이 아니다.

특히 마스터의 경지를 감추기 위해 검은 기운을 억누르고, 신성력의 기운을 사용하니 이 검은 기운이 마치 토라진 냥 날뛰는 모양새가 심상치 않다.

“핫. 핫. 간다!”

저리 신나서 공격해대는 아우로라를 바라보며 리안은 대련의 와중이지만 결국 한숨을 드러내고 만다.

“핫핫. 내가 조금 여유를 봐주마!”

흥에 겨운 상태에서도 교관에게 책잡히지 않을 낮은 목소리로 리안에게 의기양양하게 말하는 모습에 어찌 보면 저때가 좋을 때지 라고 그렇게 위안을 해보기는 하지만···.

“아우로라 리안! 정신을 어디에 두고 있습니까? 검의 움직임이 날카롭지 않습니다.”

그것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당장 대련보다 검은 기운과 흰 기운의 조율에 중점을 두고 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진검이라지만 현재 대련하고 있는 아우로라에게 상처입지 않을 자신은 있어도, 혹여 검은 기운과 흰 신성의 기운이 폭주라도 하는 날에는 아카데미 역사상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이다.

마스터가 신성력의 기운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겨우 열일곱의 어린 나이에 마스터의 경지를 쌓은 존재가 나타났다는 사실 자체. 단지 말로 전하자면 두가지 사실이지만 남부 변경의 개척 마을 출신 아이가 지닌 능력이 납득되지 않을 것은 분명한 바! 쓸데없이 주목받아 후에 어떠한 처지에 이를지 모르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리안은 오러의 힘을 엄중히 봉인했다.

기껏 신성력의 힘으로 120의 힘을 낼 수 있다고 해도 그 반을 검은 기운이 토라져 날뛰는 기운을 달래는데 사용하여야 하니 다른 아우로라들의 성장세에 비에 리안의 움직임은 굼뜨고 게으르게 보일 것이 분명하지만 말이다.

이런 사정을 저기 대련을 끝마치고 보고 있는 레나는 잘 알고 있었다.

‘리안 뭐하는 거야! 조금 더 힘내란 말이야!’

참··· 피곤한 권능. 그래, 무엇을 숨기랴 의식공유를 통해 리안은 물론이거니와 레나 역시 언제든 리안의 심상에 연결되어 의사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보이지 않습니까? 여동생님?’

레나 역시 리안의 심상 중심에 서 있는 서랍장을 두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흰 신성의 기운과 검은 빛의 기운을 못 볼리 없었지만 애써 보이지 않는 다는 듯 눈을 돌리며 말한다.

‘흐, 흥. 보이지 않는 걸?’

항상 남들 앞에서 당당한 리안의 모습으로 있어 주었기에 레나는 그런 리안에게 고마움과 든든함을 느꼈다. 그런 리안의 진실도 모르는 주제에 다른 아우로라들이 리안을 깔보거나 무시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레나였다.

‘그렇지만 오러의 사용은 조심해야 되. 아카데미에서 우리는 다른 명가 출신의 자제보다 꽤 솜씨가 좋은 익스퍼트 급 아우로라로 알고 있으니까 말이야. 괜스레 주목을 끌었다가 레나와 헤어지는 경우가 생길지도 모르고.’

‘그, 그런 거야 리안?’

‘뭐, 쓰임에 관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마법사나 마스터가 신성력을 쓰지 못하는 비밀을 어쩌면 인체실험까지 해서 밝혀들려 할지 모르는 거잖아.’

근원의 마나.

전장에서 우연히 신비한 마나서를 얻은 리안은 전생 때 그리 중시하지 않았다. 신성력의 힘을 기반으로 이미 특급 용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기도 했지만 왜인지 허무맹랑한 소리가 가득했기 때문이다.

현 기운의 메커니즘이 인간의 신체에 마나를 받아들이고 이를 마력이나 오러로 치환하는 것이 주가 되는 것. 그러나 근원의 마나는 외부에 남들이 감지할 수 없는 특이점을 두고,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조금씩 기운을 바꿔가면서 결국 내부를 바꾸는 마나였다.

회귀 후 어째서인지 강하게 기억에 남는 이 마나서를 익히게 되면서 리안의 실력이 빠르게 상승한 원인중의 하나가 되었다지만 지금의 상황을 타파하는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설마 그 정도까지 할까?’

레나의 물음에 심상이 연결된 리안이 답한다.

‘신성의 힘은 기존의 능력을 엄청나게 올려주잖아. 실험을 하지 않았을 리 없지.’

그렇다. 과거 회귀하기 전에도 전황을 더욱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많지 않은 마법사와 마스터를 상대로 신성의 의식을 치르려 했던 적이 있었지만 그 안에 내재된 마력, 오러가 크게 반발하면서 인명 피해가 났던 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 어느 한도 까지는 마력이나 오러가 신성의 기운을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일정 한도 이상 넘어서는 오히려 반발한다고 발표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어디선가 은밀히 실험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겠지···. 용사 시스템의 획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말이야.

리안의 답을 들은 레나는 근원의 마나를 공개하자는 말은 하지 않았다. 자신도 익히기는 익혔지만 이 기운은 뭐랄까? 리안이 직접 몸 안에 감각을 일깨우지 않았다면 말로 들어서는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여럿 있었다.

결정적으로 감각을 일깨워 줄 때, 리안이 크게 고생하였던 것을 생각하면 이기적이겠지만 인류를 위해 리안의 희생을 담보로 한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 더욱 컸다.

쾅!

의식공유로 연결된 레나의 물음에 답하랴, 심상의 중심에서 날뛰는 검은 기운과 민감하게 반응하는 흰 신성의 기운을 달래랴, 앞에서 거침없이 달려드는 아우로라를 상대하랴, 결국 리안은 실수를 하였고 그 실수를 상대는 강력하게 찔렀다.

“그만.”

“아우로라 리안. 본 교관이 보기에 그대는 문제점이······.”

오늘도 잔소리는 굉장히 길 듯했다.

‘리안. 기다려줄게. 에휴~ 힘내.’

의식공유가 골치 아플 때도 있지만 이렇게 잔소리를 듣는 와중에 레나와 잡담할 수 있다는 것은 큰 도움이 되었다.

“아우로라 리안. 교관의 말을 듣고 있습니까?”

···잔소리 시간이 배로 늘어났다는 것은 제외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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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 chapter4 : 전쟁 (7) 17.08.05 95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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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chapter4 : 전쟁 (4) 17.08.05 95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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