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멘션 게임 : 이차원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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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미르
작품등록일 :
2017.06.0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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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기계 장치를 작동시키는 것이 보상이 더 좋겠지만, 그렇게 되면 마지막 던전으로 가는 것은 사실상 포기해야 한다. 지금 남은 시간은 약 두 시간 정도다. 마지막 전장이 더 어려울 것을 고려하면 지금부터 시작해도 시간이 빠듯하다.


“하~ 내가 언제부터 그런 걸 신경 썼다고······.”


머리로는 중추석을 조정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지만 가슴으로는 기계 장치를 작동시키는 쪽으로 기울었다.


디멘션을 접속하는 순간 마치 약에 취한 것처럼 세상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이게 게임이라는 들지 않는다. 이게 진짜 세상이고 로그아웃 밖의 세상이 가상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영원히 고통 받고 있는 공허 괴물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


“기계 장치를 작동시켜야겠어요.”


“알겠어요. 그 뜻을 따를게요.”


“마이트님은 이곳에서 빠져나가셔도 됩니다. 이제 더 위험해질 수도 있어요.”


이미 신족들을 몰아내려는 계획이 수정되었다. 어쩌면 마족 입장에서는 배신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선택이었고 이것에 발각된다면 천유강이나 마이트나 비난을 피할 수 없다. 그래서 천유강은 마이트와 함께하지 않으려 한 것이다.


“아니에요. 저도 이런 사정을 알고 혼자만 빠질 수 없어요. 저도 돕고 싶어요.”


마이트는 마족답지 않게 그림을 보고 눈물도 글썽거릴 정도로 감성이 풍부했다. 그런 그녀였기에 순순히 천유강의 뜻을 따른 것이다. 다른 마족이었다면 천유강을 배신자라고 매도하며 공격했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


“감사합니다. 대신 조심해야 합니다.”


그 말에 마이트가 웃었다.


“쿡쿡! 같이 싸우는 동료한테 그런 말을 처음 들어봐요. 역시 천사라서 그런지 상냥하시네요.”


“그런 마이트님도 다르지 않은데요?”


“사실 저도 완전한 마족은 아니라서······.”


“네? 완전한 마족이 아니라고요?”


“네. 다른 마족들에게는 절대 알려주지 않는 사실인데, 그 쪽에게는 알려줄 수 있겠네요.”


그런 말과 함께 마이트는 겉에 두르고 있던 두꺼운 망토를 걷었다. 그러자 화려한 무늬의 새빨간 깃털을 가진 꼬리가 나타났다.


“짜잔! 어때요?”


마이트는 엄청난 비밀을 드러낸 것처럼 천유강이 깜짝 놀라기를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영문을 모르는 천유강은 마이트의 모습을 보고도 그냥 얼떨떨할 따름이었다.


“어······ 죄송한데 제가 그 모습만으로는 정체를 잘 모르겠는데요.”


평범한 마족이 아닌 것은 알겠지만 다른 유닛의 외형들을 외우고 있지 않은 천유강이라서 그 모습만으로는 마이트의 정체를 알 수 없었다.


“엑? 진짜요? 나 꽤 유명한 종족인데?!”


“죄송합니다.”


“쿡쿡! 아니에요. 모를 수도 있죠. 전 다크 피닉스 종족이에요.”


“다크 피닉스요?”


피닉스는 뜨거운 염화에서 태어난다는 전설의 신조이다. 대부분 신성을 띠고 있지만 간혹 지옥의 불에서 태어나는 피닉스도 있다. 그렇게 태어난 피닉스는 어두운 계열의 힘을 가지며 다크 피닉스라고 불린다.


피닉스와 마찬가지로 다크 피닉스의 몸은 하나하나가 다 보물과 같다. 그들을 죽여 부산물을 얻고자 하는 자들은 모든 차원에 넘쳐나고 실제로 대부분의 어린 피닉스들은 그런 자들에 의해 목숨을 잃는다.


하지만 피닉스가 온전히 크면 상황은 달라진다.


피닉스가 성체가 되면 준신 급의 힘을 얻기 때문에 마왕급의 존재가 아니라면 피닉스에게 상처조차 입힐 수 없다. 그래서 피닉스들은 성체가 되지 전에는 밖으로 다니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마이트는 아무리 봐도 준신급의 힘을 가진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설마, 성체가 되지 전에 레어에서 나온 겁니까?”


“그것에는 사정이 있어요. 원래 내가 있던 레어가 갑자기 일어난 지각 변동 때문에 무너졌어요. 그래서 이렇게 정체를 숨기고 돌아다니는 거예요.”


“위험한 일입니다. 그러다가 정체를 들키기라도 하면 주변 마족이 모두 달려들 거예요.”


“괜찮아요. 온몸을 가리고 불의 힘을 내니까 다른 마족들이 화염 임프의 일종인 줄 알더라고요. 쿡쿡!”


태평한 그녀의 말에 천유강이 골치가 아파진 머리를 짚었다.


“휴유~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아무한테나 정체를 드러내지 마세요. 제가 나쁜 마음을 먹고 마이트 님을 헤치려고 했으면 어떡합니까?”


“그런 사람이라면 공허 괴물들을 구하려 들지도 않았겠죠.”


“하지만······ 사람 마음은 아무도 알 수 없는 거예요.”


천유강의 말에 마이트가 혀를 날름 내밀며 말했다.


“몰라요! 저도 정체를 숨기고 다니는 것이 지쳤단 말이에요. 매일 두꺼운 두건 쓰고 다니는 게 쉬운 줄 알아요? 이렇게 정체를 밝히니 엄청 후련하네요.”


“다른 다크 피닉스는 모릅니까? 있다면 같이 다니며 친구라도 될 수 있을 텐데요.”


“설마, 저처럼 돌아다니는 개체가 있을까 봐요?”


“그것도 그렇군요.”


마이트가 정말 특별한 경우다. 그리고 만약 그런 피닉스가 있더라도 정체를 들켜 죽었을 가능성이 더 높다.


“이제 가죠. 그리고 참······.”


천유강은 주머니에서 전에 구해준 마족이 주었던 약초를 마이트에게 건넸다.


“저는 마나가 필요 없으니 파란 약초는 마이트 님이 다 가지시고 빨간 약초도 반 나누어 드릴게요. 파란 약초는 지금 조금 드세요.”


“마침 마나가 거의 다 떨어졌는데 딱 좋네요.”


“그럼 가죠. 중간에 나오는 공허 괴물들은 모두 무시하기로 해요.”


“네.”


약초 몇 개를 씹어서 체력과 기력을 채우고 천유강과 마이트가 지도를 따라 길을 나섰다.


지도에 나와 있는 기계의 위치는 성 가장자리에 있는 가장 높은 탑이었다. 직선상의 거리는 먼 편이 아니었지만 복잡한 성의 구조 때문에 가는 시간은 적지 않았다.


최대한 전투를 피하려고 했지만, 길목을 막고 있는 공허 괴물들은 잡고 갈 수밖에 없었다. 길에 계속 나오는 공허충과 공허 괴물들 때문에 시간이 많이 허비되었다.


“거의 다 왔어요. 조금만 더 힘내요.”


“네. 전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시간이 지나니 둘의 호흡이 착착 맞아가기 시작했다. 전에는 마이트의 폭발성 공격 때문에 둘이 동시에 공격하는 것이 힘들었는데 이제는 천유강이 앞에서 싸우는 도중 뒤에서 마이트의 공격을 해도 천유강에 전혀 피해가 가지 않게 조절하며 공격할 수 있었다.


그리고 몇 분 후 결국 목표로 하는 탑 앞에 도달할 수 있었다.


기쁜 마음에 달려가던 마이트가 갑자기 자세를 낮추고 숨을 죽였다.


“쉿! 위에 누가 있어요.”


마이트의 말처럼 위에 인기척이 느껴졌는데 반응이 격렬한 것을 보아 전투 중인 거 같았다.


“이곳은 후문과 가까운 위치에요. 위에 누군가 있다면 마족이 아니라 신족들이 있을 거예요.”


“역시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해결하게 두질 않네요.”


마이트는 숨을 크게 내쉬더니 마나를 뿜어 탑 위로 보냈다.


“지금 제 마법으로 적의 수를 체크하고 있어요. 적의 체온으로 숫자를 파악하는 건데 정확하게 알 수 있어요. 하나···둘···, 총 일곱 명의 체온이 느껴져요. 그런데 그 일곱 명이 같이 움직이네요. 제가 감지할 수 없는 다른 존재도 있나 봐요.”


“다른 쪽은 공허 괴물일 겁니다. 공허 괴물들은 체온이 없으니 마이트 님이 감지할 수 없는 거겠죠.”


“그럼 어떡하죠? 둘의 싸움이 끝나길 기다릴까요?”


“아니요. 지금 올라가죠.”


만약 두 집단의 힘이 비슷하다면 두 집단의 싸움이 끝나길 기다렸다가 지쳐있는 남은 쪽을 급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지만, 한쪽이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상황이라면 지금 가세하는 편이 좋았다.


“케에에엑!”


“죽어라 더러운 마물!”


탑을 오르는 긴 계단을 오르는 도중에도 위에서 벌이는 격렬한 싸움이 들렸다.


“아직 싸우고 있어요.”


“이제부터 조심해서 올라가죠.”


천천히 계단을 올라가 반쯤 열려 있는 문으로 안의 상황을 살펴보니 생각보다 거물급의 신족들이 방안에서 싸우고 있었다.


“엔젤 하나, 나머지도 중급 신족이에요.”


700레벨 정도로 추정되는 엔젤이 하나 있었고 나머지도 중급 신족이다. 물론 비약적인 레벨업과 고급 장비의 착용으로 천유강도 전의 상황보다는 많이 강해진 것도 사실이지만 이들과 정면대결을 해서 살아남을 자신이 없었다.


그보다 더 놀라운 건 공허 괴물들의 선전이었다. 저 정도의 조합이라면 보통 공허 괴물들은 다 쓸어버리는 것이 정상이겠지만 앞의 공허 괴물들은 전에 만났던 개체와는 겉모습부터 확연히 달랐다.


“공허 괴물이 완전한 형체를 가지고 있어요.”


마이트의 말처럼 공허 괴물들은 전에 애매한 형체와는 달리 손발들이 뚜렷이 보일 만큼 단단한 형체를 가지고 있었다.


아직 완벽한 형체는 가지지 못하고 있어서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단지 진화한 개체로만 보이겠지만 비밀 통로에서 벽화를 본 천유강과 마이트는 그것이 뿔 달린 천사들의 생전 모습인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이트는 그런 공허 괴물들은 안타깝게 쳐다보며 말했다.


“여기 공허 괴물들은 아직 생전의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네요. 하지만 왜?”


“그만큼 저기에 있는 기계들이 중요한 거라는 뜻이겠죠. 죽었음에도 지키고 싶을 만큼.”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방의 한쪽에는 거대한 기계가 놓여 있었다. 긴 세월에도 불구하고 녹 하나 슬어있는 흔적이 없을 만큼 완벽하게 보존된 모습이었다.


“그래도 공허 괴물들이 점점 밀리네요.”


공허 괴물들이 선전하고 있다 해도 애초에 상대의 전력이 너무나 강했다. 방어와 치료에 능한 신족의 특성상 일단 시간이 지나 확실한 우위를 점하면 전투가 끝나도 피해가 거의 없을 거다.


문제는 천유강과 마이트가 뒤에서 급습한다고 해도 이길 수 없을 정도의 전력이라는 거다. 중급 신족들은 어떻게든 상대할 수는 있겠지만 엔젤의 존재는 너무나 부담스러웠다.


시간이 지날수록 공허 괴물들이 하나둘씩 무너지고 있다. 움직이려면 지금밖에 없다.


잠시 고민하던 천유강이 입을 열었다.


“이렇게 하죠.”


***


“거의 잡았다! 좀 더 몰아붙여. 토리엘은 뒤로 물러서서 치료하고.”


엔젤의 지휘에 신족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처음의 전투력은 대등했으나 지능이 부족한 공허 괴물이었기에 정교한 전략 앞에는 쉽게 무너져 내렸다.


치명적인 상처만 입지 않으면 뒤로 물러나 치료를 하고 다시 전투에 합류할 수 있는 것이 성기사와 신족들의 장점이다. 번갈아 가며 위치를 바꾸니 단 한 명의 피해 없이 전투를 끝낼 수 있는 것 같았다.


그때 벼락처럼 천유강이 들이닥쳐 회복마법을 시전하려던 신족의 등을 찔렀다.


“쿨럭! 넌!”


갑작스러운 공격에 꼼짝없이 심장을 내준 신족의 눈이 경악으로 부릅떠졌지만 이미 너무 늦은 후였다. 이미 얻었던 상처를 치료하지 못하고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신족은 그대로 쓰러졌다.


“토리엘!!!”


그 모습을 본 중급 신족 하나가 경악하며 급히 천유강에게 달려왔다.


“가만두지 않겠다!”


신족의 검이 천유강을 가를 듯이 휘둘러졌지만 민첩하기로는 둘째가기로 서러운 천유강이었기에 검이 도달했을 때는 이미 뒤로 물러난 뒤였다.


그 뒤로는 천유강은 반격할 생각을 하지 않고 그저 신족들의 반응을 주시하며 서 있기만 했다.


“저 타천사를 잡아!”


다른 신족이 천유강을 손가락질하며 소리쳤으나 엔젤이 그것을 막았다.


“아직 괴물들이 쓰러진 게 아니야! 무턱대고 들어가지 마!”


천유강 때문에 정신이 뒤로 쏠렸지만 아직 공허 괴물들도 다수가 남아있었다. 여기서 대열을 흐트러트리면 공허 괴물에게 반격당할 수 있었다.


“천천히 해. 상대는 겨우 애송이 타천사 하나다. 방심하지만 않으면 모두 잡을 수 있어.”


냉철한 엔젤의 말에 다른 신족들도 분을 삭이고 자리를 고수했다.


“저 타천사는 내가 맡겠다. 마르슈 네가 남은 이들을 이끌고 공허 괴물들을 처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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