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멘션 게임 : 이차원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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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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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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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에리엘도 루시퍼의 등장에 깜짝 놀랐다. 그도 그럴 것이 루시퍼는 미카엘과 싸우고 있었기에 이렇게 빨리 이곳에 등장할지 몰랐던 것이다. 루시퍼가 물론 최강이라고 하지만 성창을 가지고 있는 미카엘도 그와 충분히 견줄 수 있는 전사다.


“루시퍼!”


“에리엘, 꼴이 말이 아니구나.”


숨을 거칠게 몰아쉬고 피투성이가 된 에리엘이었다. 물론 전체적인 피해는 천유강이 훨씬 컸지만 방금 공격을 당했으면 정말로 큰일이 날 뻔했다.


그것을 깨달은 에리엘의 얼굴이 수치심으로 붉어졌다.


“나, 난.”


“돌아가라.”


“뭐?”


“여기는 네가 있을 자리가 아니다. 그러니 네 자리로 돌아가라.”


에리엘은 굳은 얼굴로 천유강과 루시퍼를 한번 보고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루시퍼가 등장한 이상 그를 어찌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여기 계속 있어 봤자 우스워지는 건 자신이다.


“······지금은 가지.”


“개자식 거기서!!”


천유강이 날아서 가는 에리엘의 뒷모습을 보며 소리쳤으나 이미 몸을 움직일 기운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루시퍼! 왜!!!”


그런 천유강을 보고 있던 루시퍼가 천천히 다가왔다. 그러자 다시 천유강의 정신이 혼미해졌다.


비틀


다리에 힘이 풀리고 감당할 수 없는 수마가 천유강을 덮어오는 것을 느꼈다. 다시 몸의 주도권을 뺏기려 하는 것이다.


“루시퍼 님.”


완전히 군단장으로 변한 천유강이 무릎을 꿇었다.


“수고가 많았구나.”


루시퍼가 손을 내밀어 마나를 전달하자 천유강의 몸이 치유되었다.


“에리엘이······ 우리 부대를······ 마이트를······.”


마이트를 생각하자 다시 분노가 끓어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그때 뒤에서 상처를 치료하던 미락의 말이 들렸다.


“대장님!! 마이트 님은 아직 살아있습니다.”


“뭐?”


천유강이 놀라 마이트가 있었던 자리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그곳에 커다랗고 붉은색의 알이 놓여 있는 것이 보였다.


“이건 다크 피닉스의 알이구나.”


루시퍼가 손을 내밀자 알이 허공을 날아 천유강에게로 천천히 왔다.


“피닉스 종족은 죽어도 다시 살아날 힘을 가지고 있지 물론 알로 돌아갔을 때 섭취하면 큰 힘을 얻을 수 있지만 네가 그럴 리는 없겠지.”


루시퍼의 말에 천유강은 알의 앞에서 주저앉았다.


“살아있어······.”


“그 알이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그녀가 태어난 곳과 같은 지옥 불에 놓아야 할 거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걸릴 거야. 수백 년, 어쩌면 수천 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녀가 다시 살아날 수만 있다면 수만 년이 걸려도 상관없습니다.”


“그래, 다행이군.”


정신을 차진 천유강이 이제야 루시퍼를 자세히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루시퍼의 모습이 평소와는 다르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자세히 보면 루시퍼의 발끝이 흐릿하게 뭉개져 보인다는 것 알 수 있었다.


“지금 내 몸은 봉인이 된 상태다. 지금 이것은 본체가 아니라 사념체에 불과하지.”


그 말에 천유강이 경악하며 말했다.


“설마······ 다른 누군가가 또 배신했다는 말입니까?”


벨뤼제브가 배신을 하여 사탄을 봉인했듯이 다른 누군가의 개입이 없다면 미카엘이 루시퍼를 이기는 일은 절대로 불가능했다.


하지만 루시퍼를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내가 스스로 봉인했다.”


“네? 하지만 어째서······.”


“그래 넌 이 이야기를 들을 자격이 있구나.”


[숨겨진 조건 중 하나를 충족하였습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천유강 앞에 반투명한 창이 나타났지만 군단장인 천유강은 그것을 보지 못했다.


“조금 어지러울 거다.”


루시퍼의 말이 끝나자 천유강의 의식이 어딘가로 흘러갔다.


***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어떤 도시의 위로 온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아직 몸의 주도권을 얻지 못했다. 여전히 천유강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입이 열렸다.


“이곳은······.”


어리둥절해 하고 있는데 뒤에서 루시퍼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의 옛 기억 중에 하나다.”


지금 눈에 보이는 것은 실재하는 것이 아닌 루시퍼 기억의 단편이다.


“이곳은 예전 사람들이 살던 고대의 도시다. 과거엔 아틸란티스라고 불렸지.”


“아틸란티스······? 하지만 이곳이 사람이 만든 곳일 리가 없지 않습니까?”


천유강의 말처럼 많은 사람들이 지내고 있는 도시지만 사람의 힘만으로 만들 수 없는 도시다. 그 대표적인 증거로 도시 자체를 지지하고 있는 대륙 하나가 하늘에 떠 있었다.


유유히 허공을 더 있는 도시의 모습은 그 자체로 장관이었다.


“이 도시 자제가 하나의 실험이었다.”


도시 사람들이 갑자기 하던 일을 멈추고 하늘에 손짓하는 것이 보였다.


“천사들?”


사람들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에는 천사들이 유유히 날고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도 놀라기는커녕 박수를 치며 그들을 반기고 있었다.


“천사님이다.”


“천사님이 다시 오셨어.”


천사들이 그들 사이로 내려앉아 아무런 위화감 없이 사람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다.


다시 루시퍼의 말이 들렸다.


“인간들에게 천사와 악마. 그리고 신의 존재를 알리고 그들과 함께하며 축복을 내렸다.”


천사들은 단지 이들에게 모습을 보인 것만이 아니었다. 실제로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강림해 사람들을 돕기 시작했다.


“가뭄과 홍수 같은 자연재해는 모두 우리가 막았고 축복을 받았기 때문에 질병에 걸리는 사람도 없었다.”


사람들의 하는 농사는 늘 풍작이었고 신의 존재를 눈으로 직접 확인했기 때문에 남을 해하거나 험담하는 일도 없었다. 항상 재화가 풍족하기 때문에 집의 문을 열어놓고 다녀도 도둑이 들지 않았고 배를 곪는 이도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다.


모든 것이 주어진 완벽한 곳이었다.


“······이곳에 지상낙원을 만드신 건가요?”


“처음에는 그럴 생각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모든 것이 어그러지기 시작하더군.”


세월이 급격하게 지나자 사람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인간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을 전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오직 죽은 뒤에 신의 곁으로 돌아가는 것만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다시 장면이 바꿨다.


한 곳에서 마차를 끌고 있던 말이 갑자기 튀어나온 뱀에 놀라 통제에 따르지 않기 시작했다.


다그닥 다그닥


히이잉!!!


마부의 통제에도 불구하고 말이 마을로 향해 질주했고 급기야 길에 있던 사람을 향해 돌진했다.


한 여성이 위험에 처했을 때 누군가가 튀어나와 여성을 밀쳐냈다.


“위험해!”


쾅!!!!!!


여성은 겨우 목숨을 건졌지만 남자는 운이 좋지 못했다. 남자는 말에 정면으로 부딪쳐 그 자리에서 즉사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던 어린 소년과 중년의 부인이 급히 다가왔다.


“아버지?”


“여보?”


그들은 이 남자의 부인과 아들이었다. 가족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보게 된다면 그 누구라도 공황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반응은 달랐다.


“아버지가 사람을 구하고 죽었어요.”


그 소년의 얼굴에는 오히려 웃음 펴져 있었다.


“아버지는 분명 천국에 가실 거예요.”


옆에 있던 부인도 같이 기뻐하며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버지가 먼저 천국에서 기다리실 거야. 이건 분명 축복받은 일이야.”


모자가 기뻐하고 주변에 사고를 보기 위해 몰려들었던 사람들도 웃으며 박수치기 시작했다.


짝짝짝!


“축하합니다.”


“축하해요.”


사람의 끔찍한 사고에도 모든 사람이 손잡고 기뻐했다.


“······이건, 이게······, 무슨 일이죠?”


“실험은 실패했다.”


다시 화면이 바뀌어서 세월이 한참 지난 도시를 보여주었다.


여전히 천사들의 축복은 끊이질 않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도시는 쇠락해 있었다.


도시 사람들은 모두 피폐한 모습으로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어떤 아이들은 배고픔을 못 이겨 길거리에 쓰러져 있었다.


다시 루시퍼의 설명이 이어졌다.


“그들은 자신들이 천국에 갈 수 없을까 봐 조급해졌다. 남들보다 많이 가지는 것을 두려워했고 남들보다 적게 일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남들보다 편하게 지내는 것을 두려워했고 남들보다 행복해지는 것마저 두려워했다.”


사람들은 쓰러지기 직전까지 일했으며 심지어 어린아이조차도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 늘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먹지 않았다. 자지 않았다. 쉬지 않았다. 놀지 않았다. 섹스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몇 년의 시간이 흐르자 도시에서 살아있는 사람은 한 명도 남지 않았다.


“그렇게 그들은 멸망했다.”


다시 화면이 바뀌자 천유강과 루시퍼는 달 표면의 위에 서 있었다. 그 위에서는 커다란 지구가 한눈에 보였다.


“난 왜 그분께서 인간을 특별히 아끼는지 모른다. 왜 우리 천사들이나 악마보다 더 많이 보살펴주고 사랑하시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제 한 가지는 알지 그분과 우리의 존재를 알리는 것은 인간을 구원하는 길이 아니야.”


루시퍼의 말에 낡은 고성에서 보았던 벽화들이 생각났다.


신족과 마족이 있기 전에 그 둘을 합쳐 놓은 존재들이 있었지만 결국 자멸하고 말았다.


“나와 인간은 많이 닮았어. 그들의 안에는 선함과 악함.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모두 공존하고 있지. 그래서 그 끝을 보고 싶은 거다.”


“그게 지금 이 일이랑 무슨 상관입니까? 왜 스스로를 봉인시킨 거냐고요?”


천유강의 외침에 루시퍼가 쓸쓸히 눈을 감았다.


“먼저 한 일은 벨뤼제브를 설득하는 일이었지. 벨뤼제브라면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


“설마······ 이 모든 일을 계획하신 게 루시퍼 님이라는 말씀이십니까?”


그 말에 루시퍼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왜........”


“이제 기나긴 휴전이 있을 거다. 신족들은 그동안의 피해가 커서 움직일 수 없을 거고. 마족 진영도 사탄이 사라져서 생긴 권력의 공백 때문에 한동안 집안싸움을 멈추지 않을 거야. 벨뤼제브는 나를 이용해서 그 혼란을 막을 생각이었겠지만 내가 스스로 봉인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하겠지.”


루시퍼는 무거운 한마디를 뱉었다.


“그렇게 되면 인간은 신족과 마족에게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은 물론 그분의 힘마저 닿지 않을 거다. 구원자도 더 이상 나오지 않겠지. 이제부터 인간은 오로지 자신들의 힘으로만 세상을 살아야 한다.”


벨뤼제브의 배신도 자신의 봉인도 모두 계획에 일부분이었다.


에리엘의 부상을 막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에리엘이 쓰러지면 마족에게로 힘이 기운다. 그걸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 그를 살려 보냈다.


“인간은 이기적이고 어리석은 동물입니다. 그분의 뜻이 함께하지 않으면 인간들은 멸망할 겁니다.”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지. 허나 그것 또한 인간들의 선택일 거다.”


“왜······ 그렇게까지 하시는 겁니까? 인간들이 그럴 가치가 있습니까? 그리고 이건 그분의 뜻과 어긋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걸 생각해보세요.”


루시퍼는 천유강을 전에 없이 따스하게 쳐다보았다.


“넌 상냥하구나. 내가 없는 동안에 내 아이들을 안심하고 너에게 맡길 수 있겠어. 내가 이런 일을 한 건······ 그건 결국······.”


루시퍼는 결국 마지막 한마디를 무겁게 뱉어냈다.


“내가 그 누구보다 인간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결국 내 오만에 지나지 않을지라도 내 의지는 그들과 함께할 거야.”


그 말과 함께 다시 어지러움이 느껴졌다.


***


천유강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그로부터 다시 시간이 한참 지난 후였다.


이미 정전 협상을 맺어 모든 전쟁이 멎었으며 그 후에는 모두 뒤처리를 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리고 천유강은 새로운 지옥의 왕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네 활약상은 인상 깊게 듣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벨뤼제브 님.”


앞에 옥좌에 앉아 있는 건 사탄을 몰아내고 새로운 마족의 지배자가 된 벨뤼제브였다.


“상벌은 공평해야 하니 원하는 것을 말해보아라.”


원래 벨뤼제브는 루시퍼가 사라진 타천사들은 갈기갈기 쪼개어 각 세력으로 흡수시킬 생각이었다. 사탄의 패배와 갑작스러운 정전을 그들의 탓으로 돌려 자신의 치부를 감추려고도 했다.


하지만 눈앞의 타천사가 놀라운 성과를 일궈냈다. 무려 에리엘의 패퇴시킨 것이다. 그건 7명의 대악마들도 장담할 수 없는 대사건이다.


자세한 건 알 수 없지만, 목격자가 많았기 때문에 그들의 입을 막을 수도 없었다.


그래서 마음을 바꾸어 그들에게 포상을 내리기로 했다. 그 사건이 아니라도 앞의 타천사의 전공은 신족과 마족을 통틀어서도 최고다. 자신을 바라보는 눈이 많기 때문에 전쟁 영웅을 소홀히 할 수 없다.


마계는 힘이 모든 것을 대변하는 곳이다. 사탄만큼 강력한 힘을 가지지 못해 아직 마계의 모든 곳을 지배하지 못한 벨뤼제브가 남에게 책잡힐 일을 할리 없었다.


“저와 제 수하들이 기거할 수 있는 영지를 받고 싶습니다.”


“영지? 그건 당연한 거지. 원하는 곳이 있나?”


“네, 튜더 산맥의 성을 원합니다.”


그 말에 벨뤼제브가 의외라는 듯 이마를 찌푸렸다.


“튜더 산맥의 성이라면 화염 마인들이 기거하던 곳이 아니냐? 정말 그곳을 원하나?”


튜더 산막은 예전 화염 마인들이 살던 곳답게 산맥 곳곳에 상상도 할 수 없이 뜨거운 지옥의 용암이 흐르고 있었다. 그래서 남들은 꺼리는 곳인데 뜻밖에 앞의 이 타천사가 원하는 것이다.


“네, 그렇습니다.”


“뭐, 네 뜻이 그렇다면 좋다. 그럼 나머지의 보상도 후하게 쳐줄 테니 안심하고 물러나라.”


“감사합니다. 왕이시여.”


천유강이 무릎을 펴고 뒷걸음질 치며 뒤로 물러나려 했다. 그때 벨뤼제브다 다시 천유강을 불렀다.


“참······.”


“네. 하명하십시오.”


“네 이름이 뭐라고 했지?”


“네. 저는······.”


천유강의 입에서 뜻밖의 이름이 튀어나왔다.


“리어즌 발트란이라고 하옵니다.”


***


그리고 천유강이 다시 눈을 떴다.


“여기는······?”


이곳은 천유강이 처음 종족 퀘스트를 하기 위해서 있었던 루시퍼 상의 앞이었다.


“······그게 리어즌 발트란의 기억이었다고?”


처음 종족 퀘스트에서도 만났던 마계 8대 공작 중 하나다. 폐허나 다름없는 성에서 힘없이 술잔을 기울이던 그의 모습이 기억났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그때 갑자기 머릿속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게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


이건 방금 전에 들었던 루시퍼의 목소리였다.


“루시퍼? 역시 내 안에 있는 것은 너였군.”


이것으로 확신할 수 있었다. 히든 던전을 찾았을 때부터 자신을 도와주던 미지의 남자의 정체가 바로 루시퍼였다.


「본래의 리어즌 발트란은 그의 부하들을 살리는 데 실패했다. 그의 연인도 에리엘의 발길에 영원히 소멸하고 말았지. 나의 도움으로 겨우 목숨만 건져 살아나올 수 있었다.」


천유강이 리어즌 발트란의 기억과 함께 에리엘을 격퇴하는 것에 성공했지만 본래의 주인은 그렇지 못했다. 마이트를 비롯한 모든 부하들을 잃고 겨우 목숨만 겨우 붙어서 살아남았고 벨뤼제브의 계략에 의해서 전쟁 패배의 책임을 물어 자택에 연금되는 처지에 놓였다.


마계의 8대 공작이라는 것은 허울에 불과했다.


“넌······ 누구지? 진짜 루시퍼인가? 하지만 이곳은 게임이야. 네가 진짜 루시퍼일 리가 없다.”


루시퍼는 신화 속의 유명한 타천사다. 하지만 자신의 속에 있는 누군가가 정말 신화 속의 인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도 결국은 게임 속의 NPC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현실이 아니라고? 이곳을 봐라. 네가 느끼는 모든 것이 거짓이라고 말 할 수 있나?」


루시퍼의 말에 천유강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적막한 신전의 모습은 전혀 위화감 없는 모습이었지만 천유강은 안다. 이곳은 현실 속의 세계가 아니라 게임 안의 세계다.


“이곳은 게임 안이야. 정말 현실 세계가 아니라고.”


「현실과 이곳이 다른가? 그렇다면 무엇이 다르지?」


“그건 당연한 것 아닌가? 이곳은 만들어진 세계다. 여기서 느끼는 보는 것 듣는 것 만지는 것 모두가 사실이 아니라 사실처럼 느껴지는 것이지.”


「어리석은 말이군.」


“뭐?”


「네가 말한 것도 결국 실체를 증명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네가 느끼는 것은 그것이 실존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와 동시에 천유강의 손이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머리로 향했다. 루시퍼가 조종하는 것이다.


「이곳에서 그렇게 판단했기 때문이지. 딱딱한 것 부드러운 것을 구분하는 것은 결국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화학 작용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지. 그것이 네가 살고 있는 세계가 실존한다는 증거로는 충분하지 못해. 어쩌면 네 육체가 또 다른 기계를 통해서 현실이라는 세계에 접속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는 거야.」


그 말에 천유강은 머리에 예전 고전 영화가 스쳐지나 갔다. 분명 거대한 기계가 인류를 기계에 가둬놓고 가상현실 속에 살게 하며 모든 인간을 건전지처럼 사용하고 있나는 SF공상영화였다.


“그건······ 궤변이야.”


「큭큭! 그래 맞다. 궤변이야. 네가 살고 있는 세계는 실존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곳과 내가 거짓이라는 말은 아니지.」


“······.”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나는 단지 너를 도우려 하는 거다.」


“왜 나한테 이러는 거지? 왜 날 도우는 거야? 왜 날 선택한 거냐고?”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뭐?”


「네가 나한테 온 것이지, 내 대리자여.」


“대리자? 그건 또 뭐야?”


천유강의 물음에도 루시퍼는 낮게 웃고 진중한 어투로 말했다.


「이제 네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할 거다. 그렇게 되면 너와, 너와 같이 선택받은 이들이 폭풍의 핵이 되겠지.」


“······뭘 알고 있지?”


「이제 멀지 않았다. 이제 곧 변화가 시작되고 모든 이들이 알게 될 거야.」


“나에게 원하는 건 뭔데? 원하는 것이 있으니 나를 도우는 거 아닌가?”


「큭큭! 부담 가질 필요는 없다. 너에게 따로 부탁할 일 따위는 없으니까. 단지······.」


“단지?”


「너를 통해 보고 싶은 것이 있는 거다. 예를 들면 지금 네가 해낸 것도 그렇지.」


루시퍼의 말이 끝나자 갑자기 신전 전체가 무너질 듯이 흔들렸다.


「너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잘해주었어. 그리고 그것들을 보면서 내가 정작 내 아이들을 소홀히 했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래서?”


「네가 길을 알려줬지 않느냐?」


***


[비상경보를 발생합니다. 비상경보를 발생합니다. 개체 번호 NY03S01, 개체 이름 루시퍼에게서 강력한 에너지가 발생했습니다.]


노인만 누워있는 허무의 공간에서 급한 경보가 들려왔다.


“루시퍼? 정확히 무슨 일이지?”


[루시퍼가 프로그램에 없는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같은 건 이미 무용지물이 된지 오래야. 막을 수는 있나?”


[죄송합니다. 저의 힘으로도 막을 수 없을 만큼 루시퍼의 힘이 강대합니다.]


“흐음······ 그렇겠지. 다른 이도 아니고 루시퍼니······ 그래서 지금 루시퍼가 하려는 일은?”


[분석 중입니다.]


“동조율은? 또다시 올라갔나?”


[동조율과는 상관없는 행위입니다.]


“불행 중 다행이군. 루시퍼가 본격적으로 움직이면 나도 가만있을 수 없었을 거야.”


[분석이 끝났습니다.]


“힘의 종류가 뭔가?”


[루시퍼가······.]


기계적이 안내음도 이번만큼은 떨리는 것처럼 들려왔다.


[역사를 바꾸려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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