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타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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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녹차.
작품등록일 :
2017.06.08 23:03
최근연재일 :
2017.06.2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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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6.1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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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DUMMY

길고 길었던 해는 서서히 다른 빛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혹여 누가 볼까 먼 산 뒤로 몸을 숨기는 것을 발레르는 티보의 허리를 꽉 잡은 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괜찮니?”


오랜만에 티보가 그에게 말을 건네왔다. 앞을 바라본 채 묵묵히 말을 모는 그의 모습은 어딘가 쓸쓸해 보인다고 발레르는 생각했다. 혼자가 아니지만, 혼자인 것처럼 보였다.


“네, 견딜만해요.”


사실 몇 시간이나 말을 탔는데 멀쩡할 리가 없었다. 이미 사타구니에는 감각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하지만 그는 짐이 되고 싶지 않았다.


티보는 옆을 바라보았다. 말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았다. 굳이 표현하자면 조금 느린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자신의 옆에서 속도를 맞추며 따라오는 애런이 그는 조금 안쓰러웠다.

예전에 한 번 알려줬을 뿐인데, 빠르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렇게 잘 따라오는 애런이 대견스러웠다.


그들은 마을을 나오고부터 죽 달렸다. 잠시 한 번 쉰 것 빼고는 그들은 길을 따라 달리고 또 내달렸다. 거리에는 마을을 지나가는 사람들과 마을로 가는 사람들, 짐을 잔뜩 꾸리고 모여 이동하는 행상인들이 전부였다.


티보는 길이 좀 트였다 싶으면 종종 뒤를 돌아봤다. 처음에 발레르는 자신을 보는 줄 알고 그를 바라보았지만, 그는 시선은 저 멀리 어딘가에 두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여유가 생기자 티보는 뒤 어느 곳에 시선을 던졌다. 다시 고개를 돌리자 이번에는 발레르가 뒤를 돌아보았다. 역시 여전히 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발레르는 고개를 올려 티보의 오른쪽 귀에 최대한 가져다 대었다.


“아저씨, 제가 볼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대답은 바로 들려오지 않았다. 잠시간의 침묵이 계속되자 발레르는 혹시 못 들은 게 아닐까 싶어 다시 말하려 했다. 하지만 그때 티보의 목소리가 바람에 흩어지며 들려왔다.


“아니다. 이제 슬슬 야영 준비를 하자꾸나.”


티보는 속도를 줄이며 애런을 바라보았다. 그 역시 아버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티보는 한 손으로 왼쪽에 나무들이 있는 언덕을 가리켰다.


“저기서 눈 좀 붙이고 가자.”


“다행이네, 좀만 더 갔으면 짜증 날 뻔했는데.”


언덕에 도착하기도 전에 티보는 말을 세우더니 그 자리에서 내렸다. 발레르도 따라 내리려고 하자 티보는 손으로 그를 막았다.


“저기까지 말 타는 법 좀 알려주마.”


이미 사타구니는 만신창이였지만 발레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긴장하지 말고 천천히. 자, 복숭아뼈가 배에 안착시키렴. 앞발은 벌려서 배에 닿지 않게. 그렇지, 그다음에 하체 엉덩이부터 허벅지와 복숭아뼈가 동그랗게 배를 감싸듯이··· 그래, 너무 꽉 조이지는 말고. 고삐를 잡아보렴. 천천히 당겨. 머리가 따라올 정도까지. 내가 잡아 줄 테니 걸어보자. 마체 옆구리에 살짝 힘을 줘 볼래?”


발레르는 천천히 마체 옆구리에 힘을 주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말은 천천히 앞으로 말발굽 소리를 내며 걸어가기 시작했다. 티보는 오른손으로 잡아주며 따라 걸었다. 막상 직접 타보니 발레르는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 옆에 바짝 붙어서 말을 탄 채 따라 걷는 애런이 발레르를 바라보며 웃었다.


“어때, 재밌지? 뒤에 탈 때랑 느낌이 다르다고.”


“정말 그러네.”


집중하느라 차마 옆은 바라보지 못한 채 말 머리를 바라보며 발레르는 방긋 웃었다.


“걸을 때마다 말이 고개를 흔들지? 고삐도 따라 움직여줘라. 리듬에 맞춘다고 생각하고, 교감한다고 생각하렴.”


*********************************************


해는 완전히 저버려 사방은 어두워짐과 동시에 고요해졌다. 아주 작게 피운 모닥불 아래서 그들은 말없이 앉아 있었다. 언덕에 도착해 내리자마자 발레르는 다리에 힘이 풀려 순간 주저앉아버렸다. 성인이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몇 시간 동안 달렸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애런 또한 말은 하지 않았지만, 가끔 걸음이 이상한 것에서 발레르는 그 또한 참고 있다는 걸 느꼈다.


아까부터 나무에 기대며 불편했던 검을 풀어 그는 자신의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유심히 지켜보던 티보는 무릎에 가 있는 검에 시선이 고정되었다. 누가 봐도 좋아 보이는 검이었다. 칼집에서부터 정교하게 새겨진 문양들은 고풍스러웠으며 기품이 있어 보였다. 그런데 어딘가 낯이 익어 보이는 이상한 기분을 느끼며 티보는 손으로 검을 가리켰다.


“그 검 좋아 보이는구나. 어디서 난 거니?”


티보의 말에 딴생각을 하고 있던 애런도 발레르의 검을 바라보았다.


“맞아. 나도 전부터 궁금했었어. 한눈에 봐도 값이 엄청날 것 같은데, 선물 받은 거야?”


발레르는 애런을 바라보았다.


“응.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주신 졸업 선물이자 유품이야.”


“어?”


그 대답은 애런이 아닌 티보의 입에서 나왔다. 아주 놀란 듯, 무언가 깨달았다는 듯 감탄사와 섞인 외침과 함께 티보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굳어 있었다. 한참을 발레르를 바라보던 그는 입을 열었다. 그의 표정에는 놀라움과 다른 감정들이 복잡하게 섞여 있는 듯했다.


“발레르, 그 검 잠시 봐도 될까?


너무나 진지하게 말을 했기에 발레르는 자기도 모르게 검을 건넸다. 건네받은 티보는 이리저리 돌려보더니 검집을 한 번 쓸어보았다. 그리고는 검을 반쯤 뽑더니 한참을 칼날을 바라보았다. 멍하게 있던 그는 척, 소리와 함께 검을 집어넣으며 고개를 들어 발레르에게 다시 건네주었다.


“일어나 보거라.”


“네?”


티보는 옆에 두었던 활을 집으며 먼저 일어섰다. 애런 역시 발레르처럼 당황해 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일어나서 검을 뽑아 봐라.”


“왜, 무슨 일인데?”


티보는 애런에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혼자 중얼거렸다.


“설마···.”


주춤거리며 일어난 발레르는 뒤로 물러나 천천히 검을 뽑았다. 한밤중에도 검날은 하얀빛을 잃지 않았다. 어둠에 맞선다는 듯 짙은 어둠과 같이 밝게 빛났다. 방금 날을 간 것처럼 날은 아주 잘 서 있었고 예리하기 짝이 없었다. 티보는 활을 잡은 오른손을 발레르에게 내밀었다.


“칼 등으로 활을 쳐 보거라.”


“아저씨 그게 무슨···.”


“잔말 말고 어서!”


그는 외쳤지만, 분노가 아니었다.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그는 아주 마음이 급해 보였다. 처음 보는 티보의 행동에 발레르는 당황하면서도 그의 말대로 양손으로 검을 잡은 뒤 칼 등으로 힘을 최대한 뺀 채 약하게 그의 활을 내리쳤다.


툭, 활이 티보의 손을 떠나 바닥에 떨어졌다. 티보는 한발 물러서며 한 손으로 활을 잡았던 손목을 움켜쥐었다. 이제 그의 눈은 커질 수 없을 만큼 커졌고, 심한 충격에 눈 밑이 떨리기 시작했다. 떨리는 손과 함께 그는 횡설수설했다.


“어째서? 그녀는··· 아닐 텐데. 말을 하지 않았던 것뿐이었나? 왜 아무도 물어보지 않은 거지? 아니면···.”


떨리는 티보의 목소리와 팽팽한 긴장 속에 애런은 참지 못하고 티보에게 다가가 어깨를 잡은 채 소리쳤다.


“도대체 왜 그래? 무슨 일이냐고!”


흔들리는 와중에 티보는 애런을 바라보지 않고 발레르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엑시투타스.”


“뭐?”


애런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발레르 또한 믿기지 않은 듯 정신이 반쯤 나가 있었다.


“에스테르··· 네 어머니가 썼던 그 검. 엑시투타스다.”


애런은 발레르의 검을 바라보곤 다시 티보를 바라보았다.


“무슨 소리야, 그건 불을 뿜고 번개를 만드는 검이라며? 저건 그냥 검이잖아. 아무것도 없잖아.”


“아니, 아니야. 엑시투타스는 눈에 보이는 게 아니야. 직접 닿는 사람만 알 수 있어.”


발레르는 얼이 빠진 상태로 자신의 검을 내려다보았다. 이게 엑시투타스? 순간 그는 자신이 읽었던 책이 떠올랐다. 그 이상한 이야기가 정말 맞는 말이었다.


애런은 시간을 거부한 채 멈춰있는 두 사람을 바라보다 떨구어진 티보의 활을 잡았다. 그리고는 성큼성큼 걸어가 땅으로 기울어져 있는 발레르의 칼에 활을 내리쳤다.


윽, 하는 소리와 함께 애런은 잡았던 활을 놓쳐버렸다. 강하게 떨려오는 자신의 오른손을 부여잡으며 그는 뒤로 물러나며 주저앉아버렸다.


“···뭐야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덜덜 떨리는 손과 검을 동시에 번갈아 보며 애런은 티보를 바라보았다. 티보는 얼굴을 감싸 쥐며 다시 자리에 풀썩 앉았다.


“너무 오래 지나서 기억이 잘 나지 않았어. 하지만 그게 엑시투타스일 줄은 나도 전혀 몰랐단다. 네 어머니가 그런 얘기를 해주지 않았거든.”


얼떨결에 혼자 서 있게 된 발레르는 다시 검을 집어넣고 자리에 앉았다. 두근거리는 심장이 바로 귀 옆에서 들려 올 만큼 크게 뛰었다. 그만큼 믿어지지도 않았다. 너무 갑작스러운 전개에 그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판단이 되지 않았다. 티보는 애런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래, 너에게 해준 이야기는 사람들이 알고 있는 거짓 사실을 말해 준거야. 사실 엑시투타스는 그 이야기와 반대로 눈에 보이지 않아. 직접 검을 맞대면 몸 내부에서 전기 충격을 주거나 화상을 입혀. 아니면 발레르의 검처럼 강한 진동을 줘 검을 쥘 수 없게 만들거나.”


애런을 고개를 갸웃거렸다. 뭔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건 그렇다 쳐. 그런데 왜 그렇게 심각한 건데? 전혀 그럴 필요 없잖아. 오히려 좋은 거 아니야?”


티보는 고개를 세게 저었다.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니야. 만약... 그들이 알아채기라도 해서 그의 귀에 들어가면, 그땐 모든 일을 제쳐놓고 발레르 너를 찾을 거야. 무슨 말인지 알겠니? 나라의 사 분의 일을 쥐고 있는 더글라스가 검을 뺏기 위해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모든 방법을 총 동원할 거란 얘기라고.”


애런과 발레르는 선뜻 말을 꺼내지 못했다. 타닥거리는 모닥불 소리 앞에 그들은 침묵했다. 애런은 일이 심각해짐을 깨달았고, 발레르는 이 상황을 받아들이려 노력하고 있었다. 티보는 그런 발레르에게 죄를 짓는 느낌을 받으며 둘을 바라보았다.


“애런, 어디 가냐고 물었었지?”


애런은 대답하지 않은 채 작게 고개만 끄덕였다.


“우린··· 아나테마로 간다.”


“네?”


“뭐?”


동시에 터져 나온 대답이었다. 발레르는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거긴... 왜죠?”


“지금으로서는 거기가 제일 안전하단다. 더군다나 이렇게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더더욱 말이야.”


애런은 눈썹을 문지르며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을 지었다.


“갈 수는 있는 데야? 애초에 갈 수 있었으면 왜 모두 거기서 살지 않고 숨어 지내는 건데?”


“모두가 갈 수는 없어. 앞에 숲에서 길을 잃게 만들어 놨거든. 근데 발레르는 아니야. 너는 그들의 피를 가지고 있어서 헤매지 않고 갈 수 있어. 쫓아오는 놈들을 자르고 안전하게 도망치기 딱 좋은 곳이라는 이야기지. 지금으로선 그곳 말고는 힘들어.”


“얼마나 걸리는데?”


“빠르면 보름 정도 걸리지 않을까 싶구나.”


“젠장, 너무 멀잖아. 말 타는 것도 잠깐이야 즐겁지, 도착하기 전에 사타구니가 먼저 작살나겠는데?”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던 그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었다. 둘 다 그의 말에 반응은커녕 서로 깊은 생각에 빠진 채 흘려들었다. 발레르의 마음속은 폭풍우가 치는 바다와 같았다. 크게 일렁이며 이리저리 요동치며 그를 어지럽혔다. 메스꺼움을 느끼던 와중 발레르는 부당하다고 느껴졌다.


“모르겠어요.”


미간을 누르며 한숨을 내쉰 티보는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한 번에 너무 많은 걸 이해하려···.”


“그게 아니에요.”


발레르는 위로를 건네는 티보의 말을 자르며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빛에는 분노가 담겨있었다.


“제가 뭐 때문에 이렇게 도망쳐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 의로운 일을 했다던 아버지 때문에요? 아뇨, 저는 몰라요. 아버지의 이름도 모르고 살았고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는 커녕 얼굴도 모른다고요. 사실상... 남이잖아요. 맞잖아요.”


“발레르.”


“왜 그 사람 때문에 저희 어머니는 평생 우울증에 시달려 평범하지 못한 삶을 살았고, 그 사람 때문에 왜 제가 범죄자처럼 숨어다녀야 하고 피해야 하고 두려워해야 하는 거죠?”


열려버린 감정은 말을 뱉을수록 쌓이고 쌓여 고조되어 그의 말투는 점점 거칠어졌다. 듣고 있는 티보의 표정도 동시에 굳어졌다.


“그만하거라, 발레르.”


“도움을 주기는커녕 피해만 줄 거면 왜 일을 벌여 놓은 거죠? 아, 어쩌면 살인마가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자신의 부인을 죽이고 이제는 자식마저 죽이려고 하니까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티보는 그의 뺨을 찰싹, 후려갈겼다. 맞은 뺨을 감싸 쥔 발레르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애런은 티보의 행동에 깜짝 놀라 소리치며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만해, 뭐하는 짓이야!”


정신이 번쩍 든 티보는 자신의 순간적인 욱함에 의한 저질러짐에 죄책감을 느꼈다. 그가 발레르에게 다가가려 했을 때, 흐느껴 울던 그가 목이 멘 상태로 말을 꺼냈다.


“왜 제 삶을 누군가 결정짓는 거죠? 뭘 잘못했길래 제가 이런 일을 겪어야 하나요. 답답해요. 아버지의 복수 같은 건 애초에 가지고 있지도 않은데··· 전 그들에게 적대감이 없는데 왜 그들은 저를 못마땅해 하는 거죠? 그냥... 너무 억울해요. 이제 제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 지 모르겠어요.”


절망감에 티보는 두 눈을 감았다. 그와 애런은 아직 이 일을 견디기엔 너무 어린 열여덟 살이었다. 자신의 힘으로 그들을 막아줄 수 없음이 티보는 너무나도 사무쳤다. 한창 꿈을 꿀 나이에 자신이 행한 일이 아닌 일로 생존에 위협을 받아 아무것도 그리지 못한 채 그저 살기 위해 쉼 없이 뛰고 도망쳐야 하는 아이들을 보며 그는 자신과 동료들이 세상을 바로잡을 일이라고, 의로운 일이라고 말했던 것이 이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알 것 같았다.


우리들은 결국 악역이었다.


비참함을 삼키며 티보는 발레르 앞에 무릎을 꿇어 눈을 맞췄다.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발레르의 눈을 보고 있자니 그마저도 눈물을 쏟을 것 같았다.


“대신 사과하마.”


“너와 애런에게 우리는 나쁜 사람이겠지. 나와 유스터스가 더글라스를 생각했던 것처럼. 미안하다. 평범함을 버린 대가가 너희에게까지 가서 정말 미안하다.”


말 울음소리와 더운 밤바람이 주변을 메워 그들의 말을 앗아가 버렸다. 결국, 남은 건 들리지 않는 흐르는 눈물 소리와 보이지 않는 무너지는 억장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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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마지막화. 17.06.24 221 1 17쪽
34 34화. 17.06.24 231 0 15쪽
33 33화. 17.06.23 167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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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17.06.20 193 0 13쪽
29 29화. 17.06.20 225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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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화. 17.06.19 178 0 15쪽
26 26화. 17.06.19 176 1 12쪽
25 25화. 17.06.18 213 1 15쪽
24 24화. 17.06.18 178 1 17쪽
23 23화. 17.06.18 194 1 19쪽
22 22화. 17.06.17 221 2 14쪽
21 21화. 17.06.17 232 0 12쪽
20 20화. 17.06.16 246 2 13쪽
19 19화. 17.06.16 262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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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화. 17.06.15 234 1 13쪽
16 16화. 17.06.15 229 1 14쪽
15 15화. 17.06.14 212 2 14쪽
14 14화. 17.06.14 247 2 14쪽
13 13화. 17.06.14 244 2 14쪽
12 12화. 17.06.13 277 2 13쪽
» 11화. 17.06.13 307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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