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88
이슬 그녀와의
낮술 같은 어지러움이
있은 뒤에
그녀가 나를 좋아하나
생각해보았다.
그건 그녀의 자유다.
그럼 나는?
모르겠다.
좋은 건 맞지만 예전의 해리나 소미만큼의
에너지는 아닌 것 같다.
그 이후로 한 동안 보지 못했다.
우리는 서로의 연락처도 모르고
그냥 도서관 가는 길에 만나는
그런 사이다. ㅎㅎ
요즈음
연습하고 있는 방식이 있는데
좋은 말 하기 연습이다.
마음에 드는 말을 계속
되뇌거나 소리 내어 말하는 것인데
나름 재미가 있다.
내가 고른 문장은
‘난 정말 운이 좋아’
이고 이걸 어떻게 반복해서
입버릇처럼 할까 궁리한 끝에
일단은 계단을 오르내릴 때
왼발 “난 정말”
오른 발”운이 좋아”
하니 박자가 맞는 것이었다.
이 방법을 ‘행운의 계단’
이라고 명명하고 나니
계단이 즐거워 졌다.
운동도 되고 말이다.
처음에 ‘난 정말 운이 좋아’ 할 때는
7번 정도 하면 웃음이 났다.
불필요한 걱정, 기분 나쁜 생각 하는 것 보다
훨씬 좋았다. 한번씩 웃음도 나고
목표를 세우고 싶었다.
1000번씩 100일을 해보자
그러려면 계단 말고 그냥
걸어 다닐 때도 해야 할 것이다.
핸드폰에 걸음 수를 체크해주는 기능을
활성화 하고 8888걸음으로 정한다.
‘난 정말 운이 좋아’는 두 걸음이 필요하니까
8888/2=4444
그 중에서 25%만 한다고 가정하면
4444/4=1111
대충 1000번이상은 되겠다.
“난 정말 운이 좋아”
“ㅎㅎ”
학교 앞에서 길을 가다가
영훈이를 만났다.
“종욱아 너 뭐라고 중얼거리냐?”
“어 아니야~
영훈아 안녕 광산업은 잘 되가니?”
“개 망 했 다
폭락했어”
“가상화폐 가격이 엄청 떨어졌어~”
“그래도 나는 초반에 번 돈으로
하고 있어서 다 날린다는 생각으로
2~3년 본다고 생각하고 놔두고 있어”
“종욱아 어제는 채팅 방에서 강퇴 당했다.
하도 폭락했다고 수천 명이 글을 올리고
난리를 치길래 바보들이냐고 공부 안 했냐고
했더니 마 검사라는 아뒤의 진짜 검사와
한판 붙었어 욕 좀 했지 ㅋㅋ”
“그렇구나 영훈아 고마운 과일은
다 정리했니?”
“그래 1500원하는 과일주스가게가 판을
치고 있었어 살아남기가 어려웠다.
너는 잘 빠진 거야~”
“영훈아 미안하다
본의 아니게~”
“그거야 네가 알고 그랬냐
하다 보면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지~”
“우리 영훈이 많이 컸네~”
“원래 내가 크자 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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