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2017공모전참가작 11억 재능이 날 도와줘!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새글

잔영JY
그림/삽화
Nuri
작품등록일 :
2017.06.26 10:00
최근연재일 :
2017.07.20 12:05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1,372,594
추천수 :
39,312
글자수 :
162,367

작성
17.07.17 10:05
조회
32,287
추천
1,225
글자
10쪽

11억 재능이 날 도와줘! #30

DUMMY

#30






머릿속을 뿌듯하게 메우는 기억에서 원하던 것을 찾아낸 세현이 만족스럽게 웃었다.


‘바로 이거다!’


저쪽 우주의 세현이 만들어낸 희대의 역작.

그 정도의 음악 천재가 아니라면 만들어낼 엄두조차 낼 수 없을 곡들.

한 곡을 낼 때마다 음악의 역사를 새로 개척하는 천재의 곡이다.

세현의 머릿속에는 이미 어떤 악기를 어떻게 연주하여 어떻게 믹싱하여야 할지, 전부 정해져 있었다.


세 시간 반이 조금 안 되는 접속 시간으로는 빠듯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착착 맞물리면 2시간 정도면 충분했다.

수십 분짜리 교향곡이 아닌, 5분짜리 곡이었으니 가능한 일.


‘뭐부터 잡을까.’


잠시 고민하던 세현이, 이내 피아노 앞을 향했다.


‘역시 이걸로 멜로디 베이스를 잡고 가는 편이 낫겠지.’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굳이 편한 길을 두고 어려운 길을 향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었다.

심호흡을 하고 피아노 앞에 앉는 세현의 모습을 숨죽이고 지켜보는 예고 음악과 학생들.

특히 예림은 세현의 행동거지 하나하나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다.


‘과연, 피아노는 어떨지.’


기대감 반, 의구심 반.

바이올린이 악기의 여왕이라면, 피아노는 악기의 황제다.

대부분의 음역대와 가락을 소화할 수 있는 몇 되지 않는 악기!

한 대로 연주하는 독주곡부터, 대규모의 오케스트라까지 빠지지 않는 감초이자 핵심 같은 악기다.


그 순간. 디리링. 높은 음역대에서 시작되어 풀려나가는 멜로디.


“아!”


한마디의 멜로디였지만, 그녀와 친구들은 느낄 수 있었다.

이것. 범상치 않은 것이 나오겠구나 하는 것을.

하지만 곧 뚝 끊기는 멜로디에, 아쉬운 표정을 지은 채 녹음실 쪽을 바라보는 그녀들.

그러나 차마 그 거장의 기세를 담은 녹음을 방해할 수는 없다.

아까의 농담 따먹기나 하던 세현은 어디로 갔는지 온데간데, 음악에 한껏 미친 싸늘한 시선만이 남아있다는 것을 그녀들도 알고 있었으니까.


대신에 세현은 또 다른 멜로디를 피아노로 풀어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짤막짤막한 가락들이 피아노를 통해 세현의 손에서 풀려나오고, 그때마다 짧은 장탄식이 그녀들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피아노는 이걸로 끝.”


능숙하게 녹음실 컴퓨터의 음악 편집 프로그램을 다루며, 짤막짤막하게 녹음된 가락을 밀리 초 단위로 절묘하게 배열하는 세현이다.


“자, 하루 온종일 살 것도 아닌데, 얼른얼른 끝내야지.”


저쪽 우주의 세현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을 무의식중에 내뱉으면서, 세현이 다음 악기를 향해 손을 뻗었다.





**






이미 감탄이란 것으로 그들의 행동을 규정하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수십, 수백 차례도 넘는 감탄을 터트린 그녀들이었다.

딱히 ‘연주’라고 할 정도는 아닌 반주 수준이었지만, 프로를 지망하는, 제법 실력 있는 그녀들에게는 세현의 연주가 범상치 않다는 것 정도는 확인할 안목이 있었다.


“태어나서부터 악기를 다뤘나?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첼로를 연주하는 주자인 윤아영의 말에, 모두가 동감한다는 듯 고개를 격하게 끄덕였다.

다루는 악기들 하나하나가, 본인들이 수년 내내 갈고닦은 실력을 상회하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준비한 12개의 악기를 모두 연주한 세현이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켰다.


“후우, 젠장, 힘을 덜 준다고 했는데, 그러다 보니 마음에 안 드는군. 그래도 이 정도 연주면 충분하겠지.”


또 손가락 끝에 물집이 잡혀 터져나가는 것은 사양이었기에, 격한 연주는 자제했던 것이다.

잠시 물이라도 마시기 위해 녹음실 밖으로 걸어 나온 세현을 향해 집중되는 모두의 시선.

하지만 세현은 눈길 하나 주지 않은 채, 정수기 쪽으로 향할 뿐이다.


“후...”


그런 세현에게 조심스럽게 묻는 학생회장 예림.


“끄, 끝났어?”

“끝났겠냐? 가장 중요한 게 남았잖아.”

“악기는 분명...”

“이거, 이거는 네 눈에 장식이야?”


그러면서 자신의 목을 가리키는 세현에, 예림의 눈이 휘둥그레 커졌다.


“노, 노래까지?”

“그러면, 고작 5분짜리 곡이 무보컬의 교향곡이라도 될 줄 알았어? 일단 반주만 끝난 셈이지. 아아아아아! 목 좀 풀고, 다시 녹음해야지. 쳇, 첫 곡이니까 내가 부르는 거지. 다음 곡부터는 작곡만 할 거다.”


본래 다른 우주에서 명성을 이미 얻은 세현은, 세계 유수의 명 보컬들과만 협업하곤 했는데, 지금은 유명세가 없으니 직접 노래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이 음악 천재 세현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본인의 목소리라는 것을 생각하면, 아주 이례적인 일이었다.


‘내가 보유한 악기 중, 가장 불안정한 악기니까.’


그렇게 음색이나 발성이 떨어지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다른 악기 연주 실력에 비하자면 확연히 목소리, 즉 보컬은 격이 떨어졌다.

그렇기에 그에 비견될 수 있는 최고 중 최고만을 데려다가 음악을 만드는 것이었고 말이다.


‘그래도, 떨어지는 보컬도 살리는 것이 음악의 매력 아니겠어?’


이미 작사까지 완료되어 세현의 머릿속에 있는 곡이었으니, 가이드도 필요 없이, 그저 부르기만 하면 되었다.


‘밥 아저씨, 죄송합니다. 잘 쓸게요.’


무려 희대의 포크 가수이자 작곡가, 작사가인 음유시인. 노벨 문학상 수상자 ‘밥 딜런’이 다른 우주의 세현을 위해 기꺼이 작사해서 헌정해 준 곡이다.

이 우주에서는 세현의 창작물로 남겠지만 말이다.


제목은 The Dust of Universe.

‘우주의 먼지’라는 뜻을 지니고 있었다.

이 곡은, 우주적 단위로 극찬해야 한다면서, 밥 딜런이 자랑스럽게 지은 제목.


녹음실로 들어간 세현이, 마이크 앞으로 향했다.

그런 세현을 보며 흠칫 놀라 중얼거리는 예림.


“헤드셋을 안 꼈는데?”


어떤 보컬리스트도 반주를 듣지 않고 박자감을 맞출 수는 없었다.

그러나 지금의 세현에게는 예외.

이 노래는 신물이 날 정도로 머릿속에 박혀 있었기에, 반주조차 듣지 않고서 여유롭게 박자를 맞추어 노래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미 머릿속에서 반주가 재생되고 있었으니까!

한 치의 주저도 없이, 마이크에 대고 나직이 입을 여는 세현.


<세상의 모든 소음을 듣던 내게, 어느 날 우주의 정적이 찾아왔다네.>


깔끔한 발음의 영어로 이루어진 첫마디에.


“아!”


그것을 밖에서 듣고 있던 예림과 여학생들의 입에서 탄성이 다시금 터져 나온다.


“노래도 잘 부르네...” “괜찮다아...”


황홀한 눈으로 세현을 다시금 바라보는 여학생들. 예림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그렇게 순식간에 5분이라는 시간이 지나가고, 단 한 번의 시도로 보컬 녹음을 마친 세현이 이번에는 다시금 목을 가다듬으며 화음을 넣기 시작했다.

녹음과 편집을 통해 일인으로 화음을 넣는 기법이었다.

일반적인 상식을 무너트리는 작업.

혼자서 악기, 보컬, 코러스, 믹싱까지 모두 맡는, 그것도 실수 한 번 없이 순식간에 그 작업을 끝내는 세현에, 구경하고 있던 학생들이 아직도 믿을 수 없다는 듯 멍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끝.”


세현이 흘끗 고개를 들어 시간을 확인하자, 3시간이 살짝 넘게 지나 있었다.

자신의 메일로 완성된 음악 파일과 작업물들을 전부 보낸 이후에, 지친 듯 의자에 털썩 몸을 맡기는 세현.

아무리 기억에 접속해있다고 한들, 단기간에 이런 작업을 전부 마치려면 그도 진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세현의 손짓에 천천히 들어오는 예림과 친구들.

그들에게 세현이 방금 자신이 목소리까지 믹싱을 마친 노래를 가리키며 말했다.


“틀어줄 테니까, 어떤지 들어볼래?”


다른 우주의 기억대로라면, 아니. 음악에 대해 전혀 조예가 없는 세현이 들어도 최고 수준의 노래라는 것은 알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확인받고 찬사를 듣고 싶은 것이 인간의 심리다.


“응! 어서!”


물론 그녀들은 당연히 환영!

당장에라도 듣고 싶다는 듯 눈을 빛내는 기색에, 세현이 피식 웃으며 재생 버튼을 클릭했다.

클래식 반주로 시작되는 인트로.

거기에 전자음악의 기타 사운드, 강렬한 드럼 비트가 섞이니.


“아!”


완성본은 처음 들어보는 그녀들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곡에 다시금 탄성을 터트렸다. 제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따로 동떨어진 악기 연주만을 듣는 것과 잘 조화된 곡을 듣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었으니까.

한 번의 탄성 이후에는 아무런 말도 없었다.

그저, 들을 뿐이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몸에 힘을 풀고 노래에 빠져들어 갈 뿐이었다.

마침내 5분여의 노래가 끝나자, 그녀들이 탈력감에 몸을 축 늘어트린다.


‘클린 밴딧? 아냐, 클래식 크로스오버라고 해도 그들과는 전혀 비슷하지도 않아.’

‘이건... 미쳤어! 정말? 이런 노래가 있다고?’

‘내가 들어 본 최고의 노래야. 이런 노래를 3시간 만에 만들어냈다고?’


원래도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지만, 노래를 전부 듣고 나니, 눈앞의 세현이 더욱 괴물처럼 보이는 그녀들이었다.


“어때?”


천연덕스럽게 묻는 세현의 미소 띤 얼굴에, 주먹이라도 날리고 싶다고 느끼는 범인(凡人)들.

특히 작곡을 지망하는 예림의 충격은 지대했다.

평생에 걸쳐 노력해도 따라잡을 수 없으리라고 확신이 드는 거대한 벽을 보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한참을 멍하니 있던 예림이, 이내 정신을 차리고 세현에게 다가섰다.


“너... 아니, 당신...”


아까까지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지만, 점점 자신이 작아지는 것을 느끼는 그녀다.

180cm가 채 되지 않는 체구의 세현이 그녀에게만큼은 수 미터의 거인으로 보였다.

떨리는 눈으로 세현과 시선을 마주하던 그녀가, 더는 그 시선을 감당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려 모니터 쪽을 바라본 순간!

그녀가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놀라 눈을 휘둥그레 떴다.




작가의말

거기에는.... YADONG이?!


P.S 와, 이 사악한 분들 보소...

무슨 400개가 넘게....

진짜 악몽 꿨었던 건데 그게 어느정도 현실화가... ㅠㅠ

숫자 보고 식겁해서 식은땀 흘렸잖습니까!

독자분들은 절 괴롭히는 게 좋은 것이 틀림없습니다!

P.S2 그래도 감사합니다 ㅋㅋ 제 생애 가장 많이 받아본 댓글인 것 같습니다! (도배가 절반 이상인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행복하네요!

P.S3 요즘 탁구를 시작했습니다. 오랜만에 하니까 재밌네요!(몸이 뒤틀릴 정도로 근육통이 장난 아니긴 하지만...) 언젠가 주인공이 탁구왕 한세현이 되는 날도 오겠죠. 한... 2837화쯤에.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9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11억 재능이 날 도와줘!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금일부터 연재 시간을 12시 5분으로 변경합니다! +15 17.07.18 1,387 0 -
공지 안녕하세요! 다시 뵙겠습니다! +44 17.06.26 115,718 0 -
34 11억 재능이 날 도와줘! #33 NEW +70 23시간 전 22,961 909 8쪽
33 11억 재능이 날 도와줘! #32 +62 17.07.19 26,813 1,038 16쪽
32 11억 재능이 날 도와줘! #31 +110 17.07.18 31,429 1,019 8쪽
» 11억 재능이 날 도와줘! #30 +292 17.07.17 32,288 1,225 10쪽
30 11억 재능이 날 도와줘! #29 +473 17.07.16 33,197 1,200 8쪽
29 11억 재능이 날 도와줘! #28 +57 17.07.15 34,399 1,125 10쪽
28 11억 재능이 날 도와줘! #27 +70 17.07.14 35,027 1,228 8쪽
27 11억 재능이 날 도와줘! #26 +55 17.07.13 33,485 1,065 9쪽
26 11억 재능이 날 도와줘! #25 +61 17.07.12 35,585 1,260 10쪽
25 11억 재능이 날 도와줘! #24 +73 17.07.11 35,941 1,132 10쪽
24 11억 재능이 날 도와줘! #23 +83 17.07.10 36,974 1,188 8쪽
23 11억 재능이 날 도와줘! #22 +102 17.07.09 36,399 1,242 8쪽
22 11억 재능이 날 도와줘! #21 +97 17.07.08 38,805 1,223 14쪽
21 11억 재능이 날 도와줘! #20 +56 17.07.07 38,623 1,265 14쪽
20 11억 재능이 날 도와줘! #19 +92 17.07.06 40,177 1,271 11쪽
19 11억 재능이 날 도와줘! #18 +69 17.07.05 40,913 1,167 13쪽
18 11억 재능이 날 도와줘! #17 +89 17.07.04 40,440 1,223 13쪽
17 11억 재능이 날 도와줘! #16 (수정) +125 17.07.03 42,715 1,241 14쪽
16 11억 재능이 날 도와줘! #15 (수정) +145 17.07.02 41,769 1,266 10쪽
15 11억 재능이 날 도와줘! #14 +66 17.07.01 39,367 1,157 10쪽
14 11억 재능이 날 도와줘! #13 +49 17.07.01 39,598 1,132 12쪽
13 11억 재능이 날 도와줘! #12 +57 17.06.30 39,147 1,098 11쪽
12 11억 재능이 날 도와줘! #11 +52 17.06.30 40,806 1,138 12쪽
11 11억 재능이 날 도와줘! #10 +43 17.06.29 40,341 1,108 13쪽
10 11억 재능이 날 도와줘! #9 +41 17.06.29 42,089 1,087 12쪽
9 11억 재능이 날 도와줘! #8 +55 17.06.28 42,935 1,103 11쪽
8 11억 재능이 날 도와줘! #7 +73 17.06.27 44,784 1,116 12쪽
7 11억 재능이 날 도와줘! #6 +61 17.06.27 45,637 1,069 13쪽

신고 사유를 적어주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고

'잔영JY'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