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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2017공모전참가작 괴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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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파르나르
그림/삽화
Nuri
작품등록일 :
2017.06.26 10:11
최근연재일 :
2017.07.24 08:05
연재수 :
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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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9,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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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741
글자수 :
142,645

작성
17.07.1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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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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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9
글자
8쪽

[Chapter 12] 땅 빼!(1)

DUMMY

[Chapter 12] 땅 빼!



대한민국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은 설계부터 논란이 많았다.

설계공모에서 건축가의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는 건 물론, 이중으로 설계공모를 하는 등의 이상한 행보를 보였다.

결국, 건축가를 무시하고 모독했다고 판단한 건축협회가 외면한 상태에서 어정쩡한 응모가 진행됐다.

가장 큰 문제는 돔 구조.

초안이 국회의사당의 권위와 위세가 없다면서 건축가의 동의 없이 설계구조를 뜯어고쳤다.

그것이 지금의 여의도 국회의사당.

어느새 40년도 더 됐다.


‘권위와 위세라...’


슬슬 자신의 꿈이 건축가인지 하렘인지 분간이 안 되는 강한수는 국회의사당 앞마당에 와있었다.

그래도 일단은 건축지망생이긴 했다.


‘족보 없는 건물.’


돔이라는 2세기 전의 서양건축양식. 근현대건축물 조선총독부에 대한 반감으로 기존 건축안을 뜯어고쳐 억지로 규모를 키웠으나, 생뚱맞은 돔은 관료주의와 독재정권의 상징이 됐다.

그 둠에 황금을 덧씌우자는 안건이 나오기도...

강한수는 물끄러미 문제의 돔을 한 번 보고는 국회의사당 본청으로 들어갔다.


“...대통령 동상이네.”


자유당 독재정권 시절의 대통령 동상이 본청에 세워져 있었다. 근처의 이순신 동상이 초라해 보일 정도로 잘 만들었다.

이건 무슨 의미일까?

동양의 독일이 되고자 했던 일본.

우습게도 대한민국 국회의사당은 일제강점기의 그림자를 씻어낸다면서 그대로 답습해버린 ‘괴작(怪作)’이었다.


‘이런 곳에서 일하면 나라도 바보 되겠다.’


고개를 살래살래 저은 강한수는 주위를 힐끔 둘러봤다.


“엄청 가볍군?”


감시카메라 외에 아무것도 없다는 걸 확인하고는 이순신 동상을 어깨에 멨다. 경찰을 따돌리기 번거롭긴 해도 이것만은 직접 했다.

20만 평이나 되는 국회의사당 부지는 상당히 넓었다.

축구장, 공원, 분수대, 동상, 도서관...

강한수는 가볍게 발을 굴렀다.


쿠구구구구!


여의도 절반이 크게 흔들렸다. 지하에서 그녀들이 연쇄 폭발을 일으킨 영향이었다.

지진에 놀란 사람들이 건물 밖으로 뛰쳐나왔다.


“가, 갑자기 웬 지진이야?!”

“도망쳐!”

“히익! 살려줘!”


국회의사당에서 업무를 보던 자들이 우르르 탈출했다.

무려 40년이나 된 건물이었다. 개축과 리모델링을 꾸준히 하긴 했지만, 횡령에 가담했거나 아는 관계자들은 이 보수공사가 얼마나 부실한지 잘 알고 있었다.


쿠구구구구!


지진은 한 번으로 그치지 않았다. 이순신 동상을 정원 밖에 놔둔 후에 산책하듯 한 걸음 뗄 때마다 땅이 흔들렸다.


‘그녀들을 보내긴 아깝지만.’


영웅호색(英雄好色)이라! 더욱 굉장한 그녀들과 만남, 인연을 기대하며 마음 편히 보내주기로 했다.

흡수한 핵에너지를 조금씩 방출했다.


우지직-!


족보도 없고 생뚱맞게 크기만 키운 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천장이 가장 먼저 무너져내렸다.

대륙판에 걸친 탓에 지진이 잦은 일본과 달리 안전한 대한민국은 애초부터 지진설계가 똥.

낙후된 국회의사당은 아예 견디질 못했다.


“꺄아아악!”

“무, 무너진다!”

“대피! 대피!”


연쇄적으로 무너져내렸다.

화장실에서 큰 걸 보고 있던 경찰까지 도망칠 수 있도록 강도를 조절하며 느긋하게 진행한 덕분에 인명피해는 전무.


콰르르륵!


나이를 똥으로 먹은 역사만 있고 전통은 없는 대한민국 국회의사당이 마침내 폭삭 무너졌다.

폭음을 들은 시민들이 창문, 길거리 등에서 고개를 돌렸다. 무려 40년 동안 온갖 삽질로 대한민국을 병들게 한 돼지우리가 사라지는 광경은 나름 장관이었다.


“맙소사!”

“의사당이!”

“와우!”


놀랍게도 지진은 국회의사당 부지로 한정됐다. 엄밀히 따지면 지진이 아닌 폭발이었으니 당연했다.

그 덕분에 위기의식을 못 느낀 구경꾼들이 남의 집 불구경하듯 몰려들면서 교통이 일시적으로 마비되기도...


“깔끔하군?”


청바지 호주머니에서 양손을 쏙 넣은 강한수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군중 속으로 스며들었다.


***


국회의사당 붕괴사태는 원인불명으로 종료됐다. 자연현상이나 북한의 테러리스트 소행으로 치부하기엔 근거가 지나치게 빈약했다.

가장 큰 문제는?


-(Best) 국회의사당에 방사능이 쫘악! (찬 17516 / 반 610)

┖의원님들 때문에 땅이 오염됐나? ;;;

┖서울 땅값 떨어지는 소리가 부산까지 들리네.

┖앙돼! ㅠㅠㅠㅠㅠㅠㅠㅠ

┖앞으로 아리수는 못 마시겠군.


국회의사당 부지 전체에 방사능이 퍼졌다. 당장 위험한 수준은 아니지만, 장시간 노출되면 장담할 수 없었다.

국회의원들은 난리가 났다.


【턱주가리 연맹】

┖1호: 이 병원을 찾는 친구들이 부쩍 늘었군.

┖8호: 방사능 노출검사 한다고 저럽니다.

┖5호: 여의도면 여기도?

┖13호: 아니. 의사당에만 퍼졌다네.


방사능이 퍼진 이상, 국회의사당을 이 위에 새로 짓는 건 자살행위였다. 아니, 그 어떤 시설물도 이곳에 지을 수 없었다.


-국회의사당에 퍼진 방사능: 최소 30년.


당장 수도를 옮겨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니 말 다했다. 이 상황을 이용하려는 투기꾼들도 대거 등장했다.


‘무려 방사능이잖아?’

‘서울은 틀렸어.’

‘수도이전은 시간문제야.’


행정수도 역할을 조금씩 맡았던 세종특별자치시의 땅값이 무섭게 치솟았다. 역으로 서울 전체 땅값은 빠르게 하락했다.

급해진 건 건물주들이었다.


‘이게 웬 날벼락이야!’

‘해외여행 다녀왔더니 방사능?’

‘얼른 팔고 해외로 튀자.’


서울의 빌딩주인들은 서둘러 건물을 팔고 경기도와 신도시 위주로 건물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돈 있는 사람들의 얘기.

입에 풀칠하고 사는 서민들은 방사능이고 뭐고 당장 생활타전을 버리고 떠나기가 여의치 않았다.

대다수 국민은 정부의 발표에만 의지했다.


-서울은 안전합니다. 여의도 빼고.


뭐가 됐든 서울 여의도는 구제할 방법이 없었다. 금세 아무도 살지 않는 버려진 땅이 됐다.

여의도와 이어진 마포대교, 원효대교, 서강대교도 폐쇄됐다.

새로운 국회의사당의 위치는?


“로드. 예상대로 세종시입니다.”


강한그룹 회장 김남길이 담담히 말했다.

투기꾼들은 자신들이 발 빠르게 움직였다고 으스대고 있겠지만, 모르는 게 행복이다.

그들은 아무리 빨라도 2등.

새로운 대학교의 발판이 될 국회의사당이 무너질 줄 미리 알고 있었던 김남길보다 빠를 순 없었다.


‘방사능은 예상 밖이었지만.’


로드는 핵무기에 집착하시더니 그 자체가 돼버린 걸까?

그냥 이 상황 자체가 재미있어서 키득키득 웃는 김남길에게 강한수가 시큰둥하게 말했다.


“네 말대로 서울을 정말 버렸네.”


내기해서 진 게 마음에 안 든 모양이었다.


“투기 의혹은 없을 겁니다. 강한그룹이 대학을 지을 거란 소문은 이미 쫙 퍼진 상태니까요. 계획안도 이미 작성해둔 상태고. 덕분에 세종시에서 돈을 쫙 끌어와도 뭐라 할 사람이 없을...”

“응. 알아서 해.”


강한수가 손을 휘휘 내저었다.


“그렇게 말씀하실 줄 알았습니다.”


김남길은 쓰게 웃었다. 나름 금전적인 문제에 초탈했다고 생각했었는데 눈앞의 남자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

그 남자가, 강한수가 말했다.


“남길아. 그래서 대학은?”


그가 노리던 여의도의 국유지를 묻는 것이리라.

김남길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정부와 얘기가 잘 됐습니다. 세종시 토지매매와 함께 새 국회의사당을 저렴하게 지어주겠다고 했더니 덥석 제안을 물더군요.”

“좋아.”

“그런데 방사능은...”

“내가 알아서 회수할 거야.”


그가 한다고 했으니 그렇게 될 것이다. 김남길의 머릿속에 든 강한수의 이미지는 살아있는 신(神)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한 점의 의혹도 없었다.


“말이 좀 나오긴 하겠군요.”


시기가 공교롭게 겹치니 음모론이 떠오를 것이다.


“알아서 해.”


강한수는 이미 신축될 대학교 모형도에 푹 빠져있었다. 그의 시선은 원자력발전소처럼 생긴 연구소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했다.


‘이제 시작이야.’


까다로운 그녀들의 보금자리를 허투루 만들 순 없었다.

주먹을 불끈 쥐며 각오를 다졌다.


작가의말

진지한 주인공. 취한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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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Chapter 15] 핵 매니지먼트(1) +111 17.07.24 14,883 711 11쪽
39 [Chapter 14] 상사병(2) +65 17.07.23 15,343 645 12쪽
38 [Chapter 14] 상사병(1) +43 17.07.22 15,930 713 12쪽
37 [Chapter 13] 무림출두(4) - 1권 완 +92 17.07.21 16,811 833 8쪽
36 [Chapter 13] 무림출두(3) +64 17.07.20 16,581 807 7쪽
35 [Chapter 13] 무림출두(2) +95 17.07.19 16,931 778 8쪽
34 [Chapter 13] 무림출두(1) +117 17.07.18 17,868 787 8쪽
33 [Chapter 12] 땅 빼!(2) +51 17.07.17 17,186 727 8쪽
» [Chapter 12] 땅 빼!(1) +39 17.07.16 17,346 689 8쪽
31 [Chapter 11] 항공모함 절도사건(2) +64 17.07.15 17,964 713 8쪽
30 [Chapter 11] 항공모함 절도사건(1) +107 17.07.14 18,069 772 7쪽
29 [Chapter 10] 군사개혁(2) +77 17.07.13 18,932 764 8쪽
28 [Chapter 10] 군사개혁(1) +63 17.07.12 20,305 776 7쪽
27 [Chapter 9] 고구마 삼천리(4) +57 17.07.11 20,124 740 8쪽
26 [Chapter 9] 고구마 삼천리(3) +100 17.07.10 20,991 804 8쪽
25 [Chapter 9] 고구마 삼천리(2) +72 17.07.09 20,972 791 8쪽
24 [Chapter 9] 고구마 삼천리(1) +72 17.07.08 22,225 762 8쪽
23 [Chapter 8] 대격변(2) +103 17.07.07 23,032 831 8쪽
22 [Chapter 8] 대격변(1) +58 17.07.06 22,909 798 8쪽
21 [Chapter 7] 입찰의 정석(2) +43 17.07.06 23,438 796 8쪽
20 [Chapter 7] 입찰의 정석(1) +55 17.07.05 24,543 821 8쪽
19 [Chapter 6] 마약은 위험해(2) +57 17.07.04 25,545 812 8쪽
18 [Chapter 6] 마약은 위험해(1) +75 17.07.03 28,234 832 8쪽
17 [Chapter 5] 코미디 청문회(4) +57 17.07.03 27,891 84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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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Chapter 5] 코미디 청문회(2) +56 17.07.01 31,223 931 8쪽
14 [Chapter 5] 코미디 청문회(1) +41 17.06.30 31,978 86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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