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트 크루세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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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IE
작품등록일 :
2017.06.26 10:36
최근연재일 :
2018.03.02 21: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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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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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5,760

작성
17.12.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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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89화-

안녕하세요~ 필명 OIE 입니다. 첫 작품인 '에딧 크루세이더' 잘 부탁드려요~




DUMMY


"흠, 핑과 파오, 가우룽은 어떻게 만난 건가요?"


"씁...쑹산 던전에서 만났지. 핑과 파오는 던전 입구에서, 그리고 가우룽은 던전 안에서 만났어. 서로 그날 처음 봤다는 이야기에 좋은 인연이다 싶었지. 사람을 그렇게 쉽게 믿다니...나도 영 사람 보는 눈은 꽝인가보군. 그러고보니 핑이 그 얘기를 했던 적이 있어. 어떤 마법사가 소림사에서 스킬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황당하게도 '단검 던지기'를 배웠다고. 그게 본인의 이야기라고는 생각지 못했군."


"아무래도 무술을 다루는 곳이다보니, 마법을 알려주지는 않겠죠..."


"하긴 생각해보면, 그 전까진 계속 자이린에게 쫓겨다녔거든. 그 뒤부터 이상하게 아무 일이 없길래, 이젠 포기한 줄 알았는데...그게 아니었군."


어느새 다시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천지일행과 피어슨은 자리를 조금 옮겨 쑹산의 중턱에 걸터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하실 거에요? 우리는 소림사로 갈 예정인데, 같이 갈래요?"


"흠, 소림사는 가지 않겠어. 아니, 이제 아무것도 하기 싫군."


"네? 그게 무슨..."


"난 이제 <이터널 테일>을 그만두겠어. 하던 장사나 계속 할거야."


"네에? 어째서요?"


"이제 지겹거든. 현실이나 도피해보려고 시작한건데, 현실보다 피폐해질 줄은 몰랐어. 실제로 살생이 아니라고 닥치는대로 죽이는 행위들도, 좋은 스킬이나 아이템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빼앗으려는 태도도 현실보다 더 적나라하거든. 이게 인간의 본성인가 생각하면 이젠 구역질이 나올 지경이야."


천지일행 모두 말이 없어졌다. 천지는 심혼의 카타나를, 무라마사를, 저승사자의 앰블럼을 얻었던 때를 생각했다. 그리고 한일전쟁때 자신이 죽였던 병사들과 적장들을 떠올렸다.


'내가 그 때 죄책감이 있었나...'


"아무튼, 내가 이제 게임에 들어오지 않으면 자이린놈도 포기하겠지. 게임이라는 더러운 세상보다는 지겹지만 현실 세계가 훨씬 낫겠어. 아, 그래! 너네들 한국 플레이어지? 날 죽이고 금강불괴를 가져가는게 어때? 자이린 그놈도 한국까지 따라가진 못하겠지."


"그 스킬을 한국 유저에게 넘기겠다구요?"


라이언이 반문했다. 화를 내고있는듯 했지만, 천지와 수락, 그리고 아라치를 염두에 두고 있는 듯 티를 내지는 못하고 있었다. 피어슨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타국인에게 넘어간다니까 아깝냐? 다시 말해두지만, 이 스킬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중국 유저가 습득했다가 쫓기기만 할거라고. 차라리 이게 나아. 난 이제 훌훌 털어버리고 이 지긋지긋한 게임에서 떠나겠다고."


"당신, 현실에서도 친구가 별로 없죠?"


"뭐? 그게 무슨 말이야."


천지의 말에 피어슨은 작게 발끈했다. 수락과 아라치는 그게 무슨 실례가 되는 말이냐며 천지의 옆구리를 찔렀다. 천지는 머리를 긁적이다가, 피어슨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이터널 테일>을 시작한지는 얼마나 지났어요?"


"...1년쯤 됐나."


"그 전에 다른 게임은 해봤어요?"


"먹고 사느라 바빠 게임과는 인연이 없었지."


"자이린의 부하들과 파티를 맺기 전에는 다른 파티에 속해 있었나요?"


"아까 말했던 태국인과의 파티가 전부야. 그 전에도 한두번 파티를 하긴 했지만, 그다지 좋은 기억은 아니지. 처음엔 간이라도 빼줄 것처럼 다가오더니, 레어 아이템만 떴다 하면 득달같이 달려들고 빼앗으려 들더구만. 그 뒤로는 혼자서 플레이했지."


"허, 이런...그 태국 유저는 어땠어요?"


"뭐, 만나본 유저 중 가장 괜찮은 사람이었지. 근데 이름 외에는 몰라. 자기 이름만 말하고는 파티플레이 내내 입을 다물고 있었거든. 힌뎅이라는 이름이었어."


"하, 참나. 그래놓고 게임이 지긋지긋하다구요? 허접한 초보 나부랭이주제에!"


"뭐, 임마? 너 내가 지금 레벨이 몇인지..."


"관심 없어요. 그까짓 레벨, 높아봐야 무슨 소용이에요? 덩펑 시내를 벗어난 적은 있어요?"


"..."


"뭘 기대하고 게임을 시작했는지는 모르겟지만,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비관만 하면 뭐가 달라집니까? 분명 피어슨씨는 굉장히 운이 좋지 않은 편이었지만, 그걸 무작정 게임탓만 하고 돌아서는게 정답은 아니죠."


"난 정답을 찾고 있는게 아니야. 현실을 찾고 있는 거지."


"현실? 그럼 게임은 왜 시작했어요? 현실에 계시지."


"...그래. 진작에 그랬을걸. 이제와서 후회가 되는군."


"아뇨. 후회하지 마세요. 아까 피어슨씨가 했던 말을 듣고 생각해봤어요. 게임을 하면서 내가 살생에 대한 죄책감을 느낀적이 있었는지, 좋은 아이템을 얻을 때 어떤 마음이었는지. 솔직히 그렇지 않았어요. 일말의 양심정도야 느꼈겠지만, '게임인데 아무려면 어때?'라는 생각이 들었죠. 근데, 조금 더 생각해보니, 내 주변의 사람들이 떠올랐어요. 내 옆에 있는 수락, 아라치. 그리고 한국에 있는 또다른 내 일행들. 나와 파티를 맺고 퀘스트를 클리어할 때, 파티원 모두가 죽은 적이 있었죠. 근 몇년간 그렇게 분노한 적이 없었어요. 실제로 죽은 것도 아닌데 말이죠. 이게 뭐라고 생각해요? 아까 쑹산을 오르며 가우룽이 죽었을 때, 어떤 생각을 했죠?"


"화가 났지, 엄청나게."


"요전에 어느 던전에서 보스몬스터를 만났는데, 너무 강력했었죠. 그때 제가 속한 파티에 있던 성직자가 희생 주문으로 자신의 목숨을 희생해 보스몬스터에게 일격을 날렸죠. 덕분에 우리는 퀘스트를 클리어할 수 있었구요. 아까 자이린의 철퇴를 제 대신 막아섰을 때, 어떤 생각으로 덤벼든 거였죠?"


"...난 금강불괴가 있으니까."


"...끄응...방금 건 잊어주세요. 아무튼! 난 게임이 현실도피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는 생각해요. 그렇지만 게임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가짜라고는 생각하지 않죠. 배신을 당한 피어슨씨가, 동료의 죽음이나 희생에 분노하거나 안타까움을 느끼는 제가 그 증거겠죠. 1년동안 <이터널 테일>을 플레이했다고 했죠? 아마 좋지 않은 1년이었을지도 몰라요. 그렇다고 앞으로의 1년이, 그리고 그 이후에도 계속 피어슨씨가 계속 그런 일을 겪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난 내가 만난 대부분의 유저들에게서 나쁜 단편만 봤다. 앞으로도 그렇지 않다고 어떻게 장담하지?"


"'액땜'이라고 알아요? 한국에서는 나쁜 일이 생기면, 앞으로 생길 액운을 당겨서 땜질했다고 여기거든요. 아마 앞으로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요?"


"푸핫! 그런 미신을 믿으라고?"


"믿지 않아도 좋아요. 어차피 몇일 더 한다고 인생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속는 셈치고 우리랑 소림사로 가보는게 어때요? 분명히 좋은 일이 생길겁니다. 이래뵈도 내가 게임개발자거든요. 정신이 똑바로 박힌 게임개발자는 유저가 나쁜 경험만 겪도록 게임을 만들지 않죠."


"게임개발자? 흐음...좋아, 네 말대로 속는 셈치고 한번 가보지."


태양이 천지 일행의 머리 위로 올라왔다. 어두워서 보이지 않던 숲이 밝아지자, 앞쪽 멀리 소림사로 올라가는 길이 보였다. 천지 일행은 걸터앉은 바위에서 일어나, 긴 밤 어긋났던 길을 다시 되짚어 올라갔다.


작가의말

분량조절 실패로 이번화는 상당히 짧군요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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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101화- +1 18.01.07 217 1 10쪽
101 -100화- Chapter 6. 구원의 값은 십원 18.01.05 234 1 12쪽
100 -99화- +1 18.01.02 185 2 11쪽
99 -98화- 17.12.31 196 1 9쪽
98 -97화- 17.12.29 222 1 9쪽
97 -96화- 17.12.26 186 0 12쪽
96 -95화- +1 17.12.19 260 1 14쪽
95 -94화- 17.12.17 220 1 11쪽
94 -93화- +1 17.12.15 223 1 10쪽
93 -92화- 17.12.13 224 0 13쪽
92 -91화- +2 17.12.10 266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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