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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위자드
작품등록일 :
2017.06.2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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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0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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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1.22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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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트롤전쟁

DUMMY

그렇게 제이카가 이끄는 트롤플레이어들의 ‘한 방’ 길드는 에르원 성으로 직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누구나 알고 있듯 에르원 왕국의 중심인 에르원 성으로 가는 루트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 존재한다.


에르원 방벽


“이젠 별 일 없겠지?”

“그...그렇겠죠?”


바오워 성 함락 소식이 웹진과 게임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면서 역사의 현장에 같이 참여 하고 싶은 유저들은 더욱 더 늘어나기 시작했다. 심지어 다른 게임에서 넘어오거나 1레벨 캐릭터를 만들고 ROD 독립 연합의 이동루트를 따라 가려는 유저들이 나타났고 에르원 방벽은 현재 그런 유저들이 본격적으로 지나가는 시기라 또 다시 북적거렸다.


“성문 고치느라 길드 자금이 좀...”

“어쩔 수 없잖아. 그거 안 고쳤으면 숨길 방법이 없으니까.”


마하 길드는 현재 ROD 독립 연합에서 가장 손해를 보고 있는 길드 중 하나였다. 직접적으로 싸우지는 못해도 하는 것이라고는 장벽 관리와 방어, 그리고 연합에 합류 하려는 유저들의 교통 정리와 안내라는 비교적 간단한 임무를 맡았고 실제로 연합 간부측에서 후에 이런 뒷처리 일에 대한 보상도 있을 것이라는 언질을 받았기에 어쨌든 하기로 한 것이었다.


하지만 바오워 성 공략 당일 날. 상식을 초월하는 7인들이 성문의 피를 거의 바닥까지 끌어 내린 직후. 그 사실을 숨기기로 한 마하 길드가 본 손해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바로 성문을 고쳐야 했기 때문에 사용한 자금은 현재 길드 자금으로 보존하고 있던 길드 전체 골드의 70% 정도였다. 일이 다 끝나고 받을 성을 관리하고 재건 하는 비용으로 모아 둔 것 중 대부분이 날라간 것이다. 성을 받은 후에는 필연적으로 최소 점령 기간을 제외하면 분명히 길드끼리의 공성전이 벌어질 것이기에 그에 따른 준비를 해야 하는게 그 기반이 날라가 버린 것이다.


“일단 숨기긴 했으니까 그건 후에 생각하자고.”

“네...”


마하 길드 입장에서는 일이 다 끝나고 본래 취지대로 연합이 해체 하는 구도 아니라 연합 출신 길드끼리 뭉쳐서 새로운 형태의 연합으로 재탄생 하는 것이 현재 상태에서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연합으로 뭉친다면 다른 적대 길드가 쉽게 들어오지는 못할 테니까. 하지만 지금은 단순히 자신들의 과오를 숨기는 게 우선이다. 그 당시에는 일반 유저들이 방벽에 오지 않았기에 길드와 그 7인을 제외하면 목격자는 없다. 물론 그 7인 파티가 사실을 밝힐 경우 낭패이긴 하겠지만 지금은 그럴 징조는 딱히 보이지 않았다.


“길드원들 입단속이나...”

“세영이형!”


마하 길드의 간부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들어 온다.


“왜?”

“그 놈들 또 왔어요.”

“...뭐?”


지금 저런 얼굴로 ‘그 놈들’ 이라고 말할 ‘그 놈들’은 지금 단 한 종류 뿐이다.


“애들 준비시켜!”


이번에 당하면 상이고 성이고 다 날아가겠지만 대형 길드의 자존심을 걸고 그 7인 파티는 막을 생각이었다. 이제 성문이 박살 나면 더 고칠 비용도 없다.


“아니요, 형. 그게 아니라.”

“응?”


하지만 아는 동생이자 간부의 입에서 나온 말은 마하 길드 마스터의 명령을 취소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그 쪽에서 이런 걸 전해 왔습니다.”


간부가 쪽지 한 장을 마하 길드 마스터에게 건네 준다.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그 입장에서는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었지만 어쨌든 지금 해야 하는 것은 이 쪽지를 읽어 보는 것이다.


“흠...”

“무슨 내용이에요?”


그리고 마하 길드 마스터의 얼굴에 근심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같은 시간


에르원 방벽 앞.


“어떻게 될까요?”

“글쎄...?”


방벽을 지나가기 위해 일렬로 서 있는 유저들 끄트머리에 김석전 일행은 서 있었다. 다른 ‘한 방’ 길드의 트롤들은 이미 방벽을 지나고 있었지만 김석전 일행은 그럴 수가 없었다.


“그냥 한 판 붙으면 되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말이야.”


에조나와 광마가 살짝 답답하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사실 저번 공략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광마를 제외한 나머지 맴버들이 살짝 어리버리를 타긴 했지만 그들의 실력이 실력인 만큼 두번째에는 확실하게 공략을 할 것이다. 그렇다면 더욱 빠르게 성문을 파괴하고 방벽을 점령 할 수 있다.


“저쪽에서 선공을 날리면 생각해보자고.”


김석전은 가능하면 싸우고 싶지 않았다. 일단 그는 ‘한 방’ 길드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 갈 생각이었다. 그런 측면에서 모든지 시작이 가장 어렵다는 말처럼 그 움직임의 시작을 위해서 가장 먼저 무난히 통과 해야 하는 곳은 다름 아닌 에르원 방벽이었다.


“온다.”


리페도의 말처럼 일반 유저인척 하며 방벽 근처에 위험한 유저가 있는지를 감시하는 마하 길드의 길드원 한 명이 그들에게 다가온다. 실제로 김석전이 그것을 간파하고 쪽지로 전해 준 것 또한 이 길드원이었다.


“조용히 지나가라는 길마님 명령입니다.”


그리고 그 길드원의 대답은 김석전이 가장 원하는 것이었다.


“어떻게...”


그리고 이 상황에 살짝 놀란 것은 김석전을 제외한 나머지 맴버였다. 이렇게 쉽게 쪽지 하나로 통과 될 것이라는 건 그들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최소한 직접 만나서 협상이나 이야기라도 할 줄 알았는데 말이다.


“다들 무기 인벤에 집어 넣고 가자고.”


혹시나 사기 친다는 의심을 없애기 위해서 김석전은 제안했고 나머지는 멍한 표정으로 그 지시를 따랐다. 그렇게 걷기 시작한 김석전 일행은 아무 일 없는 듯 방벽을 통과했다. 물론 지나가는 가운데 마하 길드원들의 살벌한 눈빛을 받아 내야 하긴 했지만 직접 싸우는 것에 비하면 훨씬 더 싸게 먹히는 장사다.


그리고 10분 후


“도대체 뭐라고 쓴 거에요?”


방벽을 지나가면 그 때부터 루트는 다양하다. 에르원 왕국의 주변 성들과 지역은 엄청나게 넓기 때문에 방벽에서 커트 하지 못하면 아무리 규모가 큰 연합이라고 해도 모든 루트를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렇기에 지금부터 에르원 왕국으로 가는 건 거의 프리패스인 상황. 결과는 이미 나왔으니 김석전의 일행들 입장에서는 김석전이 방벽의 길드 마스터를 설득한 그 쪽지의 내용을 알고 싶어 하는 것이 당연했다.


“뭐 별 거 없는데...”

“별 거 뭔데요?”


집단이라면, 그리고 그 집단의 속한 집단이라면, 그리고 그 집단의 개인이라면 어떤 거대한 일을 진행 할 때 가질 수 밖에 없는 생각,


“덤터기 쓰고 싶은 사람은 없잖아?”

“네?”

“그냥 그렇게 썼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누구도 자신이 그 책임을 지기는 원하지 않는다.



다시 에르원 방벽 지휘부


“이렇게 보내줘도 되는 걸까요?”

“우리한테 잘 된거야.”

“예?”


마하 길드 마스터는 오히려 아까 전보다 더 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 사실이 연합에게 알려 질 경우 무슨 대우를 받게 될지는 감도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지은 표정이기에 간부는 이해 할 수 없었다.


“저 미친 놈들은 우리가 못 막잖아, 그치?”

“...그건 그렇죠.”


일단 내부적으로 이 결정을 이해를 시켜야 한다. 간부들만 설득하면 그들이 길드원들을 설득할 것이고 입단속은 더욱 더 확실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마하 길드 마스터는 그들을 보낸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기 막겠다고 싸우다가 뚫리면 그 책임은 누가 지지?”

“그야 우리가 지죠.”

“여기까지는 좋아. 애초에 우리가 역할을 부여 받았는데 제대로 못한 거니까. 그런데 문제는 말이야.”


마하 길드 마스터는 그대로 대형 길드에 길드 마스터 자리를 맡을 만한 역량은 충분히 되는 인간이었다. 그리고 이런 거대한 집단은 운영한다는 것은 그만한 정치력과 판단력은 갖추고 있다는 말이 된다.


“그 후에 저들에게 당한 연합 길드들이 과연 우리만큼 책임을 질까?”

“...”


저 미친 파티는 막을 수 없다. 그리고 그들이 지금 이 상황에 굳이 이 방벽을 돌파하고 에르원 방벽으로 가는 목적은 너무나 뻔한 것이었다. 이유야 어쨌든 ROD 독립 연합을 방해하거나 그 계획을 박살내기 위해 가는 것. 물론 마하 길드 마스터는 고작 7명으로는 아무리 고수나 그 이상의 괴물이라고 해도 수십만의 유저들을 상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에 연합의 계획이 무너질 거란 생각은 하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최소한 저들이 어느 정도 연합의 계획을 방해 할 역량은 된다는 게 마하 길드 마스터의 판단이었다. 그렇다면 그들이 일을 벌이기 시작한다면 연합은 상당히 귀찮아 질 것이다. 지금 정상적으로 일이 진행 되었을 때 받을 연합 소속 길드들의 보상이 확 달라지 여지가 존재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렇다는 건...”

“그냥 신입 길드원들의 실수로 저 7명을 지나가게 냅두고 실수 한 것과 이 방벽 자체가 돌파 당하거나 점령 당하는 것, 둘 중에 너라면 뭘 고른 건데?”


간부는 말이 없었다. 동시에 길마의 판단의 이유를 완전히 이해 했다. 손해는 볼 수 밖에 없다. 그러기에 그 손해를 어디서 컷 할 것이냐의 싸움으로 넘어 간다면 지금 길드 마스터의 판단은 정말로 최적의 판단이었다.


지금 마하 길드는 방벽 쪽에서만 책임 소재가 있었고 그들을 지나가게 한 실수의 벌만 받는 수준에서 끝날 것이라면.


저 7명을 정면으로 상대 해야 하는 현재 바오워 성에서 정비를 하고 다음 공성전 공략을 구상하는 다른 길드들은 훨씬 더 많은 벌과 줄어든 상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길드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자금을 좀 더 모아야겠네요.”


간부는 빠르게 현재 상태를 파악하고 마하 길드 마스터가 원하는 최고의 대답을 내놓는다.


“더 큰 성으로 갈수도 있을 테니 말이에요.”


간부는 그렇게 말하며 지휘부를 나갔다. 길드 마스터의 판단의 의구심을 품고 있는 길드 소속 타 간부들과 길드원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혼자 남은 길드 마스터.


‘이 정도 플레이어면...설마...’


내부자도 아닌 상황에서 어떻게 이 정도까지 상대에 대한 의중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틈을 찌를 수 있는지 마하 길드 마스터는 살짝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에이 그래도 아니겠지.”


마하 길드 마스터의 판단은 어디까지나 결국에는 연합이 승리 할 것이란 전제를 깔고 있었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에서는 ‘이 정도 급의 플레이어와 파티라면...’ 이라는 송곳이 그의 판단을 아주 조금 후회하게 만들었다.






“근데 어디로 가는 거야?”

“보니까 에르원성도 아닌데...”


방벽을 지난 후 빠르게 달려서 미리 쭉 치고 나간 ‘한 방’ 길드에 간신히 합류한 김석전 일행은 쌍둥이의 말 때문에 제이카가 가고 있는 루트가 에르원 성을 가는 루트가 아니라는 것을 파악했다.


“혹시... 연합 쪽...”

“그건 아닌데...”


쌍둥이도 내츄럴 본 트롤이라 불리는 제이카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그 옆을 따라 다니는 자칭 시종 컨셉을 잡고 있는 유저를 제외 한다면 제이카는 언제나 혼자 다니는 유저였다.


“왜 여기로...아!”


그리고 쌍둥이 중 하나가 뭔가 알아 냈다는 듯 놀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왜?”

“아 그렇게 하면 되는 구나...”


쌍둥이중 나머지 하나도 뒤늦게 알겠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러니 이 게임 출신이 아닌 유저인 나머지 일행은 답답한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뭔데 도대체 미친 쌍둥이야!:

“미.. 뭐?”

“나중에 싸우고 이야기 해봐.”


김석전이 광마와 쌍둥이의 신경전을 중재하고 대답을 요구했다.


“그 지금 어차피 에르원 성에 일반 유저가 가봐야 죽거든요.”

“그건 그렇겠지.”

“근데 가는 방법이 하나 있어요.”

“방법?”


그리고 ‘한 방’ 길드의 선두가 발걸음을 멈춘 곳은.


“여기서 신청하세요.”


차시온 용병단.


에르원 왕국과 오랜 시간 협력 해온 거대 용병단의 캠프 입구.


트롤의 스케일이 다르다. 제이카는 ‘룰 오브 다크에이지’ 모든 유저의 적이 될 생각이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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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 146. 트롤전쟁 +3 17.12.07 1,239 2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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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140. 트롤전쟁 +5 17.11.28 1,358 2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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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138. 트롤전쟁 +3 17.11.25 1,269 27 13쪽
138 137. 트롤전쟁 +1 17.11.24 1,284 25 12쪽
137 136. 트롤전쟁 +2 17.11.23 1,445 24 13쪽
» 135. 트롤전쟁 +3 17.11.22 1,326 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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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133. 트롤전쟁 +3 17.11.20 1,247 25 12쪽
133 132. 트롤전쟁 +2 17.11.18 1,383 21 13쪽
132 131. 전쟁준비 +1 17.11.17 1,293 25 13쪽
131 130. 전쟁준비 +1 17.11.16 1,324 23 12쪽
130 129. 전쟁준비 +2 17.11.15 1,450 24 12쪽
129 128. 전쟁준비 +3 17.11.14 1,359 31 13쪽
128 127. 전쟁준비 +3 17.11.13 1,384 2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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