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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위자드
작품등록일 :
2017.06.2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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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1.24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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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트롤전쟁

DUMMY

다음 날


ROD 독립 연합은 5개 성의 동시 공격 할 것이라는 공지를 냈고 유저들은 그에 맞춰서 혼자서, 또는 파티로, 또는 소규모 길드로 자신들이 갈 곳을 정하기 시작했다.


우피아 성

사부란 성

로스코 성

베일 성

차일드 성


연합의 입장에서는 지금 모인 일반 유저들이 지금부터 공략할 저 다섯개의 성에 골고루 가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는게 본래의 계획과 달리 동시 공성전을 진행 할 때 훨씬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당연하게도 그렇게 되는 일은 없다.




백만에 가까운 유저들이 5개의 성으로 흩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생기는 나눠지는 인구의 편차들.


일단 가장 유저들이 많이 가는 성은 로스코 성이었다. 일단 규모가 다섯개의 성중에서 가장 크기도 했고 에르원 왕국의 메인퀘스트를 진행 할 경우 꽤나 오랜 시간동안 머무르는 곳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일단 로스코 성의 성주인 베르샤가 꽤나 재수 없는 인물이었기에 그가 박살 나는 광경을 보고 싶어 하는 유저들이 그만큼 많았다.


그 다음 순서는 대략 우피아->사부란->차일드->베일 성 순이었는데 이 순서대로 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다. 일단 우피아 성은 거리가 가장 가깝다는 장점 때문에 라이트한 유저들이 빠르게 성 공략만 하고 로그아웃을 하기 위해서 선택했고 사부란은 서양 중세시대가 배경인 게임에서 동양적인 설정과 모습을 가지고 있는 성의 특수한 설정 때문에, 차일드는 에르원 성을 제외한 왕국의 성들 중에 공성전 난이도 탑3 안에 들어 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 때문에 하드코어한 것을 좋아 하는 유저들이 선택했다.


그리고 이렇게 명확한 이유가 있는 가운데 아무 이유도 없는 유일한 성 베일은 지금 바오워 성에서 출발한 전체 유저 중에 비율로 따진다면 형편 없다 싶을 정도의 인원들이 향하고 있었다. 거리도 가장 멀고 그렇다고 그렇다고 뭔가 유저들의 시선을 끌만한 설정이나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또한 난이도가 너무 쉽다던가 또는 너무 어렵다는 것도 아닌 딱 중간. 에르원 왕국 공략이라는 차원에서는 하나의 성도 그냥 지나 칠 수가 없었지만 일반 유저들에게는 이벤트에 그런 사명감까지 따질 이유는 하나도 없었다.


“출발 합니다!”


베일 성으로 가는 연합의 일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냥 저냥 사람 복잡 한 것은 싫지만 이 이벤트에 참여 하고 싶은 유저들과 뒤늦게 도착한 유저들 중 공지를 제대로 안 본 유저들이 베일 성으로 가는 연합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근데 연합 사람들 분위기가 좀 그렇지 않냐?”


베일 성으로 가는 행렬 맨 끝에 있는 유저들 중 하나가 자신의 파티원들에게 입을 열었다.


“잘 모르겠는데?”

“보니까 베일 성이 제일 쩌리 같은데...”

“그건 맞지. 그런데 왜?”

“아니 내가 연합 사람들을 좀 아는데 저 사람들 방벽 공략 때 선두로 섰던 사람들 같거든.”

“에이 설마... 그런 사람들은 로스코 성이나 차일드 성 갔겠지.”


자신의 영상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서라면 어디든지 찾아 갈 유저들이 중 하나가 찍은 에르원 방벽 공성전 영상. 그리고 그 영상을 꽤 감명깊게 본 유저는 아까 베일 성으로 가는 연합의 행렬을 보면서 이상하게 생각 할 수 밖에 없었다.


ROD 독립 연합의 공성전 영상들을 보면 선두에 선 그룹들은 거의 다 연합에서 최고 등급의 수준에 올라와 있는 유저들이었다. 어디까지나 판타지 세계관 이기에 힐이란 마법도 존재하기에 그런 지원을 바탕으로 선두에 선 그룹들이 얼마나 공성전에서 좋은 포지션과 공략을 하느냐에 따라 공성전의 완료 시간 자체가 달라지는 경우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그런 공성전 영상에서 언제나 선두에서 보이던 유저들이 지금 이 베일 성 공성전을 하기 위해 가고 있는 연합의 행렬에서 보이고 있던 것이다. 얼마 전 연합의 간부가 웹진의 흘린 평가에서는 2선이나 3선 맴버들로도 충분히 돌파 할 수 있다고 예상했던 것이 베일 성이었기에 지금 저런 맴버들이 그곳을 향해 간다는 것은 이해가 쉽게 되지 않는 것이었다.


그리고 베일 성 행렬의 맨 앞


‘정말 그 정도 실력자란 말이지?’


ROD 독립 연합의 초창기부터 같이 했고 그 때부터 지금까지 공성전을 할 때 선두의 자리를 유지하던 트르잔은 베일 성이 얼마나 쉬운 곳인지 알기에 살짝 풀어져 있는 부하들과 달리 상당히 긴장한 얼굴이었다.


그것은 불과 5시간 전


똑똑


“들어 오세요.”

“네.”


로아와 초창기부터 함께 했지만 요 근래 로아를 1:1로 만난 적은 거의 없었다. 그것은 트르잔과 로아의 각자 연합에서의 일이 동선을 맞출 수가 없는 것도 있겠지만 로아 입장에서는 초기 맴버인 트르잔을 너무 챙겨 주는 것은 후에 합류한 길드들과 타 연합의 사람들에게 안 좋은 시선과 말이 나오기 충분했던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니 지금 로아가 트르잔을 부른 것은 그런 것을 감안 하더라도 부를 이유가 반드시 있는 것. 트르잔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작전은 다 된 건가요?”

“네, 아무래도 성 디자인은 개발진 디자이너들이 한정 되어 있다 보니 유형이 정해져 있습니다.”


연합이 이렇게 빠르게 성 공략을 성공하며 여기까지 온 것은 철저하다고 할만큼의 분석력에 있었다. 새로운 것은 없다. 특히 아무리 이런 대규모 개발진이 투입된 게임이라고 할지라도 메인 디자이너는 정해져 있고 그들이 설계한 성의 형태 또한 아무리 패턴을 바꿔도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법. 그것을 기반으로 한 플랜들은 공성전에서 그대로 먹혀 들었고 지금 단계까지 오게 된 것이다.


“그럼 이번에도 걱정 없겠네요.”

“네.”


여기까지는 불필요한 이야기. 로아도 이미 예전부터 알고 있는, 그냥 안부 정도 묻는 개념에 불과하다.


“본론을 바로 이야기 해도 될까요?”

“네.”


트르잔은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


“오늘 베일 성으로 가주세요.”

“...지금 뭐라고...”

“베일 성으로 가셔야 될 거 같습니다.”


트르잔은 본래라면 지금 5개의 성 중에 가장 난이도가 높은 차일드 성에 가야 했다. 실제로 그렇게 감안하고 맴버들과 작전을 구상했고 어떤 식으로 들어 가야 할지 이미 합을 어느 정도 맞춰 놓은 상태였다.


“왜 그러시죠?”


로아가 그것을 모를 리 없었다. 애초에 연합이 이렇게 커지기 전 모든 공성전에서 로아 또한 선두에 섰던 수장이었으니까. 그렇기에 분명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한 트르잔의 질문.


“이 곳 공성전 때 트롤을 축출 한 건 알고 계실 겁니다.”

“네... 방해 되긴 했지만 진행에는 큰 무리가 없어서 왜 그런 명령을 내리셨는지 궁금했습니다.”

“그건 이유가 있긴 하지만 지금 말하기에는 너무 길고... 일단 그 트롤들이 다시 방벽을 넘은 거 같습니다.”


마하 길드가 맡고 있는 에르원 방벽. 하지만 시간상 따져 볼 때 마하 길드가 트롤들을 골라 낼 수 있는 능력 같은 것은 없다. 트르잔은 그것을 빠르게 파악했고 뻔한 질문을 하지 않았다.


“그렇군요.”

“미리 심어 놓은 자들에 따르면 그들이 우리 계획을 방해 할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거 같습니다.”

“방해요?”


트르잔은 살짝 어이가 없었다. 일단 트롤들은 대부분 실력이 형편 없고 보통 진상을 부리기를 좋아 하는 놈들이 대다수. 진상이야 어디서든 피우는 놈들이다. 그런데 지금 로아가 하는 말을 들어 보면 그런 놈들 때문에 자신이 차일드 성에서 베일 성으로 향하라는 것이다.


“베일 성에 가는 유저 수가 제일 적을 것은 저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걸 그들이 치고 들어 올 거라고요?”

“네.”


트르잔도 만약 트롤이었고 연합을 방해 할 생각이면 베일 성 쪽을 먼저 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웃기는 소리였다. 일단 그들은 실력이 없다. 그리고 그렇다고 할지라도 아무리 못해도 최소 10만의 인원이 움직이는 상황에서 고작 수백 명 정도로 추산 되는 트롤들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당연한 의구심이다.


“트롤들 중에 진짜 실력자들이 있습니다.”

“실력자요?”

“네, 트르잔님이 결투장 랭킹이 몇 위 셨죠?”

“한창 할 때는 286위까지 했었습니다.”


그리고 다음에 로아가 덤덤히 내뱉는 말에 트르잔은 긴장했다.


“당신이 100명이 있어도 그들 중 한 명을 못 상대 할 겁니다.”

“그게 무슨...”

“그 정도의 실력자들입니다. 제가 공인하죠.”


로아는 절대로 이런 주제에서 장난이나 농담을 하는 인간이 아니었다. 로아의 연합 맴버들을 향한 배려나 행동은 상당히 따뜻했으나 여전히 많은 숫자의 연합 일원들은 로아가 너무 차가워 보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로아의 말은 그 생각에 반대하는 트르잔조차도 차가워 보일 정도로 냉정하고 덤덤했다.


“...그러면 이제 어떻게...?”

“그래도 선두 맴버들이 전부 움직이면 숫자로 어떻게든 커버가 가능할 겁니다. 베일 성 공성 시작과 동시에 배후에서 습격 할 수도 있고 또는 가는 길에 게릴라 전을 펼칠 수도 있습니다.”


로아의 말은 상대가 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라는 것이다.


“...알겠습니다.”


트르잔은 비르세와 마찬가지로 로아를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연합의 맴버였다. 그렇지 않고 서야 어떤 보상도 확신도 없던 연합의 초창기부터 같이 일을 할리가 없었을 테니 말이다.







‘긴장하자. 긴장해.’


로아조차 보증한 실력자들. 베일 성은 문제가 아니다. 그들이 나타 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가정하고 시나리오와 명령, 움직임을 계획한다. 얼굴조차 모르기 때문에 쥐도 새도 모르게 일반 유저 행렬에 합류 했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자신들을 따라오는 일반 유저들의 행렬에 맴버들을 하나 씩 넣어 놨다.


트르잔은 그러면서 기대하고 있었다. 그도 한 때는 PVP에 인생을 갈아 넣을 정도로 열심히 했었고, 그렇기에 로아가 말한 그 실력자들과 싸운 다는 것은 PVP 유저로서 분명 긴장 되기도 하지만 해보고 싶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트르잔은 베일 성을 향해 움직였다.


하지만 언제나 기대는 배신을 하는 법이다.



6시간 후


“너무 쉽네.”


예상했던 승리, 예상했던 전투. 연합 최정예 선두 부대가 맡기에는 너무나 쉬운 공성전이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대장.”

“...”

“대장!”

“...어?”

“뭘 그렇게 멍 때려요.”


트르잔은 멍한 표정으로 부하를 보다가 이내 고개를 힘차게 저었다.


“아니야... 아무 것도...”

“전리품으로 애들 정비 시키고 전령 보낼께요.”

“그래.”


트르잔은 베일 성 지휘부에 앉아 헛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뭐야 이게...’


아무 일도 없었다. 정말 그 어떤 일도, 그 어떤 징조도, 배후의 습격이나 일반 유저들 쪽에 숨어 드는 것등등...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 로아가 했던 그 진중한 이야기들이 전부 거짓으로 느껴 질만큼 말이다. 로아는 마지막까지 긴장했기에 긴장이 풀려 버린 지금은 그저 모든 것이 허무하게 느껴질 뿐이었다.


“차일드 성 갔으면 지금도 공성전 하고 있을 텐데...”


이미 공성전이 끝난 베일 성과 다르게 최고의 난이도를 예상했던 차일드 성은 그곳으로 안 가고 다른 성으로 간 유저들이 그 성으로 간 유저들을 부러워 하는 경우가 생길 만큼 흥미진진하고 밀고 당기는 전투가 계속 되고 있었다. 본래라면 거기서 활약했어야 할 최정예 맴버들이 지금 베일 성이 있고 본래라면 2선에 있던 연합 소속 타 길드가 거기서 싸우면서 영상도 무수히 올라오고 급격하게 인지도과 명성을 쌓고 있었다.


“하아...”


트르잔은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그 한숨은 많은 것을 담아 둔 것이라는 걸 아직 트로잔 자신조차 깨닫지 못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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