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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모던위자드
작품등록일 :
2017.06.26 10:55
최근연재일 :
2017.12.20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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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13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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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50. 트롤전쟁

DUMMY

다수라는 이점은 언제나 옳다. 물론 그 효율이 어디까지 떨어지는지에 편차는 존재 할 수 있지만 결국 게임도 현실과 다르지 않게 플레이어의 스펙은 정해져 있고 데미지의 상한선은 존재하기 때문에 숫자의 우세는 언제나 큰 메리트다.


하지만 외부적인 요소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면 숫자가 많다는 게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지금 연합의 공성전에서는 그 요소들이 하나씩 나타나고 있었다.


‘너무 복잡 하군.’


트르잔은 처음으로 숫자의 우위에서 느낄 수 있는 페널티를 느끼고 있었다. 그 첫번째 패널티는 바로 복잡함이었다. 수십만 연합 맴버, 그리고 그 몇 배의 일반 유저들은 아무리 이미 어느 정도의 상황을 상정하고 명령을 내리고 있지만 혼란스러움은 피할 수 없었다. 그나마 에르원 성 공략까지는 적어도 대놓고 누가 방해하는 형태는 등장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럭저럭 넘어 갈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기존 정면에서 뿐만 아니라 사방에서 적들이 나타나는 형국이 되자 연합의 병력 배치는 그에 맞춰서 변할 수 밖에 없었고 당연하 일반 유저들은 그런 명령을 실행할 능력과 훈련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연합의 진영은 혼란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본래라면 상관 없긴 한데...’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복잡함에도 불구하고 평소 상황이었다면 연합에서는 딱히 불만이 없었을 것이다. 그런 복잡함과 혼란으로 인한 버벅거림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인원은 언제나 승리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밀어 붙어라!”


실제로 지금 연합과 싸우고 있는 적들의 모양과 형세는 지상에서 본다면 꽤나 강성해 보이겠지만 하늘에서 본다면 연합에 비해서 정말로 초라해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상대의 숙련도가 더 높기 때문에 피해는 연합 쪽에서 더 많이 나오고 있었으나 그런 것이 공성전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문제는...’


하지만 이 공성전에는 연합이 가지고 있는 한가지 결정적인 페널티가 존재한다. 트르잔은 자신의 시야의 오른쪽 위 구석에 있는 ui 하나를 유심히 지켜보았다.


‘벌써 한시간...’


연합은 시간에 쫓기고 있었다. 물론 단순 공성전만 봤을 때는 다른 공성전과 별 다를 바 없는 시간이 흘러 갈만한 곳이 에르원 성이었지만 이렇게 지속적으로 방해 공작이 펼쳐 진다면 필연적으로 시간은 끌릴 수 밖에 없다.


“화력을 집중해!”


상대 병력은 적긴 하지만 뭉쳐 있고 포위 당한 형태인 연합과 다르게 퇴로는 언제나 확보해 놓은 상태다. 거기다가 숫자 자체가 적은 대신 기동성과 호흡이 더 좋기 때문에 얼마든지 귀찮게 하며 연합의 움직임을 집중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상대도 연합도 정확하게 알고 있다.


9시간만 어떻게든 틀어 막으면 모든 것은 다시 돌아 온다. 에르원 왕국의 모든 NPC와 병력들 그리고 지금까지 연합에 정복한 모든 성들이 다시 에르원 왕국의 손으로 말이다.


물론 이것은 과도하게, 또는 너무 치밀하게 시간을 끌고 오히려 내부 권력 투쟁으로 이어 질 수 있는 연합의 문제점을 막을 수 있는 수단이기도 했고 로아의 최종 테스트의 난이도를 올리기 위한 내부 조적의 방침이기도 했다.


물론 지금 그것을 정했던 자들은 자신들의 선택을 후회 하고 있을 것이다. 누구도 이 정도까지 사태가 올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로아님.”


어느새 트르잔의 옆으로 온 로아는 여전히 다급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믿고 있는 인간들은 있었다.


“당신이 여기서 최고니까요.”


시간 말고는 연합을 방해 할 수 있는 요소는 없다. 그렇기에 상대는 시간끌기에 모든 것을 걸고 있었다.


하지만 로아에게는 확신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트르잔의 존재였다. 게이머가 군대 단위의 병력을 통솔 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 한 것에 가까웠다. 애초에 군대에서 그런 움직임을 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훈련과 동시에 압박, 강요를 하는가. 그러나 게임 내에서는 그럴 수 없다. 게이머들은 자유롭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런 게이머들을 다수를 통솔하고 훈련을 시키고 작전을 실행 시킬 수 있는 능력은 정말로 드물었고 로아가 라이징퀘스트의 모든 게임을 돌면서 본 게이머를 통틀어 이 능력에서 만큼은 트르잔에게 근접하는 인간조차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알겠습니다.”


트르잔은 이 상황이 분명 부담스러웠고 까다로웠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연합이 실패 할 가능성을 본다면 트르잔은 여전히 그것을 10% 미만이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리고 천천히 하던데로 움직이는 연합. 그들은 여전히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괴물은 계속해서 나타난다. 그리고 때로는 기존의 괴물이 완전히 변태해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혹자는 그것을 3류 영화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것이 현실인데.



에르원 성 주변


더 로망 길드의 진영


“역시 숫자가 너무 많아...”


쿠라켄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연합과 30 길드 연합의 성문 앞 전투를 지켜보고 있었다. 분명 30 길드 연합은 현재 김석전 쪽에 붙은 길드 중에서 가장 많은 숫자를 자랑하기에 그나마 단순 물량전으로 갔을 때 저런 식의 비슷한 구도가 나올 수 있었지만 문제는 예비 병력이었다. 연합의 병력 백업, 그리고 일반 유저들을 미끼로 던질 수 있다는 것까지 감안하면 30 길드 연합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은 고작해봐야 2~3시간 정도.


“아무래도 지금 가야 할 거 같습니다.”

“그래.”


에르원 성의 성벽과 성문으로는 저 병력을 오래 감당하기 힘들다. 그 결론 아래 결국 30 길드 연합이 전부 나와 정면에서 ‘ROD 독립 연합’을 상대하는 것이 최대한 시간을 오래 끌 수 있는 방법이었다. 결국 30 길드 연합이 오래 살아 남아야 에르원 왕국이 리셋 되는 9시간까지 최대한 시간을 끌 수 있는 가능성이 올라간다.


“잘 부탁해. 바바키.”

“네.”


쿠라켄은 실질적인 길드전의 지휘 분야를 전부 바바키에게 넘긴 상태였다. 물론 여전히 길드 마스터의 자리와 타 길드와의 협상이나 협업에 대해서는 여전히 쿠라켄이 전담하긴 하지만 적어도 이런 다대다의 PVP에서는 쿠라켄 본인 보다 훨씬 더 뛰어난 인재가 있었기 때문이다.


‘트르잔이라고 했지?’


‘ROD 독립 연합’의 트르잔은 이미 이번 이벤트를 통해서 최상위의 네임드로 올라가는 데 성공했다. ‘오메가 기어’까지 그 이름이 알려 졌으니 더 이야기 할 필요도 없다.


‘저 자리를 네가 차지해라. 바바키.’


물론 바바키는 네임드가 되고 싶다는 생각 같은 건 하지 않는 유형이다. 게임을 좀 더 잘하고 싶다 정도의 평범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게이머.


하지만 쿠라켄만은 알고 있었다. 바바키가 트르잔 못지 않은 가상현실 스타일의 지휘관이라는 것을.





“반대 쪽에서 상대 길드 출현!”

“더 로망 길드로 판단 됩니다.”

“마지막 카드가 나타났군.”


대형 길드는 표면적으로는 ‘ROD 독립 연합’과 무난한 관계를 이어갔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대놓고 연합을 방해 했던 세력 중 지금까지 안 나타났던 카드는 더 로망 길드가 유일했다.


‘아파치 길드랑 별로 다를 게 없어보이는데...’


숫자 자체는 충분히 대형 길드에 속하지만 지금 연합은 그런 대형 길드들은 소형길드로 만들어 버릴 만큼의 물량이 있었기에 별 의미가 없었다. 그러니 다른 면을 살펴 보면 결국 잘 뭉쳐서 움직이고, 확고한 리더가 존재하며, 경험이 많다. 정도인데 그 정도면 현재 반대쪽에서 게릴라전 느낌으로 자신들을 괴롭히는 아파치 길드와 상대하는 입장에서 그리 다른 공략은 필요가 없다.


그렇게 생각한지 불과 30초 후


“뭐야?”


더 로망 길드가 첫번째로 공격한 연합의 진영. 그리고 그것을 본 트르잔의 표정은 굳어 질 수 밖에 없었다.


‘우연인가?’


대군을 움직이고 심지어 자신들의 통제가 잘 먹히지 않는 일반 유저들을 끼면서 공성전을 치루기 위해서는 병력들이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위치를 바꾸며 커버 할 수 있는 동선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어차피 고도의 동선은 짜기 힘들기 때문에 트르잔은 가장 효율적이며 익히기 쉬운 동선 루트를 짰고 실제로 그것을 잘 활용해서 적절하게 사방에서 펼쳐지는 전투들을 커버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존재 할 수 밖에 없는 핵심 동선 루트가 존재한다. 다른 곳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곳에서 동선이 겹치거나 부대가 부대끼리 부딪치면 그 때부터는 많은 것이 꼬이게 된다.


그런데 지금 더 로망 길드는 그곳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었다.


‘어떻게...?’


핵심 동선을 공격하니 그 쪽 병력은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서 멈출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다른 부대들도 곧 그곳을 지나가야 한다. 저 부대는 멈춰 있으면 안된다.


우당탕탕!


그리고 벌어지는 대 참사. 부대와 부대가 뒤 섞인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여기는 동선의 핵심 루트고 여기서 가만히 있겠다는 건 교차로 가운데에서 그냥 차 세우고 낮잠 자겠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행동이었으니까 말이다.


한 번의 찌르기.


하지만 단 한 번의 찌르기는 엄청난 효과를 가지고 온다.


“저쪽에 틈이 보입니다.”

“오케이 저쪽으로 파고 들어!”


우선 로테이션이 실패하자 사방에서 진형의 빈틈이 생기고 아파치 길드가 가장 먼저 그 약점을 노리고 들어 왔다. 물론 그래도 자신들의 진형을 지키고 있는 연합 쪽 부대들이야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지만 일반 유저들은 아니었다.


“잡벌레들부터 빠르게!”

“네!”


그리고 아파치 길드는 위험에 노출 된 일반 유저들을 빠르게 학살하며 킬 포인트를 쌓기 시작했다. 일반 유저들은 분명 개개인만 보면 별 거 없으나 문제는 저런 놈들이 스킬 하나씩 던지면 한 번에 수천 수만개의 스킬이 날라온다. 그리고 데미지는 그들의 실력과는 상관이 없이 막강하다. 그렇기에 이렇게 찬스가 왔을 때 처리해야 한다.


그리고


“힐러 백업!”

“젠장 뭔 일이 터진 거야!”


30 길드 연합과 싸우고 있는 ‘ROD 독립 연합’의 선봉대에게 있어서 필수 적인 것은 로테이션과 그 로테이션 부대의 필수적인 힐러 부대였다. 그들은 연합의 중심을 돌며 다친 연합 맴버나 일반 유저들을 치료하고 상황과 조건이 된다면 부활까지 시키는 것으로 지속적인 전투력 유지를 가능하게 했다.


그런데 지금 그 대규모 힐러부대가 오고 있지 않다. 선봉대의 전투 방식은 그 힐러 부대가 오는 시간에 맞춰서 빡빡하게 전투를 하다가 힐을 받고 풀 컨디션으로 돌아 온 뒤 다시 싸우는 방식을 쓰고 있었다.


“상대가 멈칫 하는데요?”

“더 로망이 성공했다! 모두 공격!”


멈칫 한다는 것은 분명히 쫄리는 것이 있고 그것은 아무래도 HP 압박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 말은 더 로망의 전략이 먹혀 들고 있다는 것이다.


“역시 바바키는 나중에 꼭 설득해서...”

“데려와야지. 우리 연합이 더 로망을 이기려면 말이야.”


더 로망의 움직임은 바바키에게서 나왔고 현재 바바키가 더 로망 다수 대 다수 PVP의 핵심 맴버라는 것은 이미 30 길드 연합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


로아의 표정은 굳어지고 있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아예 부대가 괴멸 되는 것 정도는 상관이 없다. 예비 병력이 있으니까. 그러나 이렇게 로테이션 부대들의 동선이 꼬였다는 것은.


“얼마나 시간이 지연 된 거죠?”

“최소 2시간 입니다.”


남은 시간 약 9시간. 그러나 트르잔의 보고 처럼 다시 동선을 재정비하고 싸우기 위해서는 2시간이 소요 된다.



그러니 현재 연합에게, 그리고 로아에게 남은 시간은


약 7시간


여유와 확신이 무너지기 너무나 충분한 시간이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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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142. 트롤전쟁 +6 17.11.30 1,292 28 13쪽
142 141. 트롤전쟁 +4 17.11.29 1,267 22 13쪽
141 140. 트롤전쟁 +5 17.11.28 1,358 26 13쪽
140 139. 트롤전쟁 +3 17.11.27 1,308 26 13쪽
139 138. 트롤전쟁 +3 17.11.25 1,269 27 13쪽
138 137. 트롤전쟁 +1 17.11.24 1,284 25 12쪽
137 136. 트롤전쟁 +2 17.11.23 1,445 24 13쪽
136 135. 트롤전쟁 +3 17.11.22 1,325 25 12쪽
135 134. 트롤전쟁 +6 17.11.21 1,314 25 12쪽
134 133. 트롤전쟁 +3 17.11.20 1,247 25 12쪽
133 132. 트롤전쟁 +2 17.11.18 1,383 2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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