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화 창설제
안녕하세요. 마왕의 바둑을 시작합니다. 공모전 참가합니다.
창설제는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 첫날 저녁이 되면 점포들은 야시장이 되어 사람들에게 식도락을 제공하고 학교 운동장 가운데에서는 캠프파이어를 피는 것으로 전야제는 막을 내린다. 그리고 둘째날에도 첫째날과 마찬가지로 점포와 행사들이 이어지고 막을 내리는 것이었다.
연극이 이틀이기에 배우들은 모두 2배수로 뽑았다. 그래야만 연극에 참여하는 아이들도 창설제를 즐길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창설제 전날, 지연은 준혁을 불러내었다. 그녀가 처음 해보는 것을 하기 위해서였다. 지연이 새빨개진 얼굴로 준혁에게 말했다.
“준혁아. 혹시 창설제 둘째날에 나와 다니지 않을래?”
지연의 물음. 바로 데이트 신청이다.
갑자기 등장한 가연으로 위기의식을 느낀 지연은 드디어 조금더 적극적으로 행동하기로 각오를 했다. 준혁에게 이렇듯 데이트 신청을 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시기를 잘못 골랐다. 그는 그날 김하연을 도와 부스행사에 참여하기로 약속했던것이었다.
“미안하군. 그때는 해야할 일이 있다.”
“그...그래. 알겠어.”
준혁의 거절에 지연은 아쉬운듯 돌아섰다. 그녀는 가연이 선수를 쳐서 준혁과 약속을 잡았다고 오해를 했다. 하지만 그녀가 모르는 사실이 있었다. 그녀가 오해하는 가연은 이미 똑같은 대답을 들으며 데이트 신청을 거절을 당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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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드디어 창설제 당일이 되었다.
“이쪽이 줄이에요.”
“매표소는 저쪽입니다.”
아직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그때문에 준혁의 반 아이들은 관람객들을 안내하기 위해 여러명이 붙어야만 했다.
그렇기에 연극이 시연되는 강당에서는 빠진 인원수만큼이나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아 카펫은 이쪽이야. 그리고 쇼파는 저쪽이고.”
반장의 지시에 따라 아이들이 이리저리 소품들을 날랐다.
“흠. 이건 좀 크네”
스켈레톤 역을 맡은 준만은 자신의 복장인 전신 타이즈를 입고는 중얼거렸다. 아무래도 일반인 사이즈에 맞추다보니 체구가 작은 준만에게는 꽤 큰편인듯했다. 그래도 작은 것보다는 나았다. 복장이 작은 아이들은 연신 비명을 질러댔으니 말이다.
“자자. 배우들 다 준비됬지?”
담임인 성진수가 격려차 무대 뒤에 왔다. 이미 리허설무대는 마친 상태. 본 무대만이 남아 있었다. 본 무대는 오전 한번, 오후 두번으로 총 세번이었다. 그리고 내일은 같은 배역 다른 배우들이 같은 세번의 무대를 설 예정이었다.
“네. 준비됐어요.”
“그럼 이제 입장객들 받을게. 준비하고 있어.”
“후. 긴장된다 그치?”
사실 준만은 자신에게 이런 날이 올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도 어색한 자신이 수많은 사람들 앞에 선다는 것을 어떻게 상상할 수 있을까.
“훗. 준만 너도 연습을 많이 했으니 걱정 할 것 없다.
“준혁아 고마워.”
준혁은 립서비스로 한 말은 아니었다. 실제르 그렇게 생각했다. 준혁은 준만이 연극을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시작되는 무대인사. 창설제 행사에서 총 책임자였던 반장이 무대에 올라 관람객들에게 말했다.
“자. 신사숙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희 중원고등학교 2학년 8반은 이번 창설제에서 연극을 준비했습니다. 제목은 마왕과 공주입니다. 그럼 저희 무대 재미있게 즐겨주세요.”
이말을 남기고 반장이 내려갔다.
“드디어 시작이군.”
이제 막이 오르면 그들이 준비한 것을 사람들 앞에 선보이게 될 것이었다. 그때문에 무대 뒤에 있는 모든 학생들은 긴장감과 더불어 묘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연극의 막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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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연극을 마치고 반가운 얼굴이 준혁을 찾았다.
“후훗. 연극을 한다더니 정말이었네?”
“아 선배? 여긴 어쩐일이지?
준혁을 찾아온건 다름아닌 김하연이었다.
“어쩐일은 감사인사도 하고 응원도 할겸 겸사겸사 왔지.”
그녀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녀는 준혁의 가세로 인해 선배들과의 약속을 지킬수 있었다. 큐브행사를 위한 부스를 얻어낸 것이었다. 그때문에 준혁에 대한 고마움은 이루 말할수가 없었다.
“아. 그리고 아직 점심 안먹었지?
“이제 먹을 생각이다.”
“그럼 이거 먹어. 네 몫으로 가져 온거야.”
하연이 내놓은 것은 다름 아닌 도시락이었다.
“아무래도 연극을 한다니까 칼로리 소모가 많을 것 같아서. 친구들이랑 먹으라고 넉넉하게 준비했어.”
하연이 도시락까지 준비해오자 남자아이들은 난리가 났다.
“오오오. 강준혁. 이 카사노바같은 녀석.”
“부럽다. 정말.”
평범하게 생긴 준혁이 무슨 매력이 있어서 여자들이 안달을 하는 건지 그들은 알수가 없었다. 다만 부러움을 넘어 뭔가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아이들도 있었다. 바로 지연과 가연이었다.
“흐음? 선배? 잘 아는 분인가보네. 도시락까지 들고 오시고.”
“준혁아 설명이 필요한것 같은데?”
‘이거 위험한데?’
그 광경을 지켜보던 준만이 쓰게 웃었다.
그녀들은 웃는 낯으로 말하고 있었지만 준혁때문에 그녀들과 자주 가까이 있게된 준만은 그녀들이 웃는게 절대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녀들의 낌새를 알았는지 김하연이 미소를 지으며 그녀들에게 말했다.
“후훗. 걱정할 것 없어. 그저 고마워서 감사인사를 하러 온것 뿐이니까.”
“감사인사라니요?”
“준혁이가 날 도와줬거든. 자세한건 준혁이에게 물어봐. 그럼 준혁아. 내일 보자.”
이 말을 남긴 김하연이 대기실을 나갔다. 지연은 김하연의 마지막 말을 듣고는 준혁에게 물었다.
“강준혁. 내일 약속이 있다는게 바로 저 여선배야?”
“그렇다. 그녀를 도와주기로 했었거든.”
이렇게 말을 시작한 준혁은 있는 그대로 그녀들에게 말해주었다. 김하연과 만난 일부터 그녀가 처해있는 상황. 그리고 자신이 그녀를 돕기로 한 일등을 모두 말이다. 그제서야 그녀들은 자신들이 서로 상대방때문에 데이트를 거절당했다고 오해했음을 깨닫고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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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은 성황리에 끝났다. 특히나 주연배우인 준혁의 연기에 다들 놀랐다고 했다. 마치 세상에 없는 마왕이 진짜로 있는 것 같다고 말이다. 물론 그럴 수밖에 없었다. 준혁은 진짜로 다른 세계의 마왕이었으니까 말이다.
연극이 끝난 준혁과 친구들은 창설제를 즐기고 있었다. 야시장에 가서 배를 채운 뒤, 운동장으로 향했다.
이미 거기에는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캠프파이어를 위한 준비가 모두 끝난 상태였다.
화르르르륵
“와. 이쁘다.”
캠프파이어를 보고 가연이 감탄을 터뜨렸다. 그녀는 이런 타오르는 불길을 처음으로 보는 것이었다. 이 빛과 열기가 온몸으로 느껴지자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다.
캠프파이어가 불타오르자 사회자인 학생회장이 멘트를 날리고 있었다.
“자 이제 모두 눈을 감아보세요.”
회장의 말에 캠프파이어 주변 사람들이 모두 눈을 감았다.
“그리고 떠올려보세요. 가장 하고 싶은것. 이루고 싶은것. 그 소원을. 이 캠프파이어에 대고 말하세요. 소원을 이루어 달라고.”
이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의 마음을 담아 캠프파이어에 기원을 했다. 지연은 흘끗 옆에 있는 준혁의 얼굴을 보았다. 그리고는 들킬세라 다시 질끈 눈을 감았다. 그렇게 사람들의 소원을 담은 캠프파이어 봉송행사가 마지막을 장식하며 전야제는 끝이났다.
부족한 필력이지만 재미있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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