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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색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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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라나스
작품등록일 :
2017.06.2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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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5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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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16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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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기어오는 혼돈Ⅳ

DUMMY

“저기라니, 설마 아직도 더 있단 말인가?”

“상당한 수가 잠입해있습니다. 아마도 농병들 사이에 숨어서 몰래 전황을 좌지우지하려는 속셈이겠죠.”

아쿠아가 파악한 베르크교 신자들의 평균레벨은 대략 30대. 제법 실력이 뛰어난 기사 수준으로 델페인 요새의 책임자인 러셀과도 비슷한 레벨이었다.

그만한 전력들이 곳곳에 숨어서 전황을 조종하려든다면 저항할 방도가 없으리라. 아쿠아 일행 같은 이레귤러가 없는 상황에서라면 말이다.

“하스. 조금 더 잡아와주겠니? 내 안전은 확보됐으니 조금 놀다 와도 좋아.”

“네잉~”

하스는 몸을 움직이는 게 즐거운 듯 콧소리를 흘리며 대지를 박찼다. 쿵, 하는 울림과 함께 하스의 자그마한 몸이 포탄처럼 성벽 위로 날아올랐다.

그리고 다시 성벽을 딛고 2차 도약. 놀라는 병사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서 하스가 적진에 뛰어들었다.

“···허. 내 눈을 믿을 수가 없군.”

“저 아이는 예전부터 특출한 재능을 갖고 있었죠. 게다가 인간들과는 베이스가 되는 육체가 다르니까요.”

“과연······.”

병사들과 마찬가지로 놀라고 있는 러셀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설명해준 아쿠아가 느긋이 몸을 돌렸다. 하스의 위험이라곤 단 한 점도 상정하지 않는 그 모습에 러셀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하지만 혼자 보내도 괜찮겠는가? 전장이란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곳일세. 저렇게 훌륭한 강자를 혹 눈먼 화살 따위에 잃기라도 했다간······.”

“괜찮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인간들과는 베이스가 되는 육체가 다르니까요. 적어도 이 전장에서 우리 하스를 해할 수 있는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아쿠아는 그 걱정을 단칼에 일축했다. 애당초 하스가 보유한 가장 큰 장점은 공격력보다도 압도적인 방어력에 있다. 궁극에 달한 육신의 견고함은 그 레벨의 저하에도 불구하고 궁극마법조차 1회는 견뎌낼 수 있을 성채와도 같은 방어력을 자랑한다.

그런 하스에게 옥좌보유자는커녕 초인조차 보이지 않는 전장에서 변고가 생길 턱이 없다. 단언하는 아쿠아를 보며 러셀은 무섭다는 듯 읊조렸다.

“그리 단언할 수 있는 그대가 가장 대단한 것 같군.”

‘이런. 너무 내보였나?’

그 반응에 아쿠아는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얕게 혀를 찼다. 일단 기적의 여파로 약해진 상황에선 아쿠아 자신을 가능한 드러내지 않는 쪽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지켜지는 쪽이 두각을 드러내선 귀찮은 일이 발생하기 마련이니까. 그러면서도 일행의 대표로서 나서야 한다는 귀찮은 상황이라 아무리 아쿠아라도 여기저기서 실수가 발생했다.

지금처럼. 구태여 상대의 전체를 꿰고 있다는 태도를 취할 필요가 없었는데도 무의식중에 그런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정말··· 곤란한 노릇이야.’

“아하하. 저는 그저 동생을 믿고 있을 뿐입니다.”

힘이 약해지니 별 꼴을 다 본다고 한탄하며 아쿠아는 웃음으로 적당히 상황을 넘겼다. 그러고 있는 사이, 하스 쪽은 신나게 날뛰고 있는지 성벽 저편에서 들려올 만큼 비명이 들려오고 있었다.

“으아아악!”

쿵- 콰아앙-

“다녀온 거야~!”

거기에 조금만 놀다 오란 말을 잘 지켰는지, 포로 두 명의 목을 붙든 채로 하스가 돌아왔다. 사람을 둘이나 짊어진 채 성벽을 디딤대삼아 돌아오는 그녀를 아쿠아가 반겼다.

“금방 왔네? 우리 하스.”

“이 녀석들, 쫄래쫄래 도망치고 있었던 거야. 쫓아가서 잡아오느라 못 놀고 그냥 돌아온 거야.”

“도망이라. 흐음. 우리의 간섭 때문인가?”

아쿠아는 생각지 못한 가능성을 떠올리며 위험했다고 자조했다. 일행이 신도들만 골라서 납치해오는 신기를 벌였다곤 하나, 벌써 후퇴를 결정하고 몸을 빼는 중이었다니.

하마터면 단서를 진짜로 놓쳐버릴 뻔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아쿠아는 우선 하스가 응급조치로 목을 잡고 있는 신도들을 결박하라고 비올라에게 눈짓을 날렸다.

챠르르르르-

그러자 아까도 본 적 있는 마법의 사슬이 흘러나오며 신도들을 붙들었다. 자살이나 반항, 혹은 그 외의 행동도 일체 봉쇄할 수 있는 마력의 사슬은 훌륭한 결박기로서 신도들을 잡았다.

“이번에는 말만 할 수 있게 해줘.”

비올라는 아쿠아의 요구에 간단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마법을 조절했다. 그러자 정확히 목 위만 결박에서 벗어난 신도들이 곧장 자신들의 혀를 깨물었다.

“아니?!”

“독한 놈들일세. 이렇게 되면······.”

갑작스런 자살시도에 놀란 러셀과 달리 아쿠아는 침착하게 혀를 차면서 손을 뻗었다. 솔직하게 말해서 목 위만 풀어줘도 자살을 시도할 거란 것쯤은 당연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이미 한 번 자살하는 꼴을 봤으니까. 물론 그에 대한 대책 또한 존재했다. 다소 아쿠아에게 부담스러운 방법이기는 하지만,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리라.

아쿠아는 그리 생각하며 자신을 걱정스런 눈으로 바라보는 라피의 눈을 피하면서 오랜만에 성술을 발현했다. 라피의 절대회복도 있긴 하지만, 그 능력은 아쿠아의 성술보다도 소모가 큰지라 아쿠아 자신을 회복하는 용도가 아니라면 비효율적이었다.

“치유의 물방울.”

기실 혀를 깨물어 자살하는 법이 널리 알려지긴 했지만, 실제로 사람은 혀가 잘린다고 픽 죽어버리는 생물이 아니다. 피가 줄줄 새는 상태로 방치한다면야 가능성은 있겠으나 치료까지 한다면 죽을 일은 없다.

“혀도 도로 붙였으니 말도 할 수 있고 말이지.”

거기다 부가적인 효과, 혀가 잘려나가서 발음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도 성술로 해결했다. 아쿠아는 자신들의 혀가 회복되자 경악하고 있는 베르크교의 신도들을 바라보며 나직이 읊조렸다.

“신관이었단 말인가!”

“크윽!”

신관이 있는 이상 목 위만을 움직일 수 있는 상황에서 탈출할 방도는 없다. 설령 죽음을 목표로 하더라도. 한 교단의 신실한 신도이기에 더욱 뼈저리게 알 수 있는 진실을 두고 신도들이 절망했다.

“···아니. 요새에도 신관정도는 있을 테고, 그리 절망할 거린 아닌 것 같은데······.”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당연히 없다만.”

“엥?”

“대륙교단협정에 의해 각 신전들은 전쟁에 참전을 금하고 있지 않나. 용병이나 개인 단위로 활동하는 사제들의 경우에는 인정되고 있지만··· 그런 희귀한 존재가 항시 있을 턱이 없지.”

‘그런 조약이 있었다고?’

아쿠아는 당황하면서도 한편으론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강력한 사제의 신성력은 중상자조차 단시간에 고쳐낸다. 그 말인 즉, 대량의 신관이 동원되면 전쟁의 형태가 바뀐다는 뜻이다.

서로가 마치 좀비처럼 싸우고, 다치고, 회복하여 다시 싸우길 반복하는 지옥도가 펼쳐지리라. 인도적인 목적이 있더라도 결과가 그래서야 신관이 참전하는 의미가 퇴색된다.

“으음. 유명한 협정일 텐데. 어느 신을 믿는 교단이기에 전혀 모르고 있는 겐가?”

“흠흠. 변변한 신전도 없는 소규모 교단인지라······.”

아쿠아는 그리 추측하며 의아한 표정을 짓는 러셀에게 황급히 변명하듯 말했다. 다행히 러셀도 딱히 깊게 파고들 생각은 없었는지 아쿠아의 말에 적당히 고개를 끄덕이며 넘어갔다.

“어쨌든 도망칠 곳은 없어. 순순히 너희의 정체와 목적을 밝히지 그래? 적어도 편히 보내줄게. 아니, 아예 살려주지.”

이미 정체는 알고 있지만 본인들의 입으로 듣는 편이 유리하다. 아쿠아는 러셀을 의식하며 절망에 빠져있는 포로들을 향해 나름 통 크게 제안했다.

“절대 말할 수 없다!”

“···뭐, 그렇겠지.”

하지만 다른 집단도 아니고 광신도가 입을 열리가 없다. 아쿠아도 순순히 입을 열리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있는 찰나, 러셀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해왔다.

“고문밖에 없군.”

“고문이라··· 좀 더 신뢰성 있는 방법은 없습니까? 자백제라던가, 정신마법이라던가······.”

그에 아쿠아는 미덥지 못하다는 듯 물었다. 솔직하게 말해서 고문은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단이 아니다.

고통을 주면 정보를 토설할 가능성이야 높겠지만, 그 정보가 진짜라는 보장이 없다. 물론 대조, 검증이 가능한 정보가 따로 있다면야 정보를 취합해서 진실을 말했는지 알아챌 수도 있으리라.

허나 애당초 그럴 정보가 있으면 굳이 고문으로 정보를 끌어낼 필요성이 떨어진다. 그냥 있는 정보로 해결하면 그만이 아닌가. 그렇기에 아쿠아는 고문을 분풀이나 이미 알아둔 정보의 확인용도로나 써먹지 제대로 믿은 적이 없었다.

“그런 편리한 게 있겠나? 약은 들어본 적도 없고, 정신마법은 정교한 비술이라 그렇게 쓰긴 어렵다더군.”

“그렇군요.”

아쿠아는 그 정교한 짓도 성술을 통해 자유자재로 할 수 있던 찬란한 과거를 떠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고작 이거 하나 하자고 다시 부담을 지고 기적을 쓸 수도 없으니, 영판 고문이나 해야 할 판이다.

“저기 아쿠아님?”

“응?”

“그거, 제가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포박하는 중에도 할 수 있겠어?”

“네.”

“오오. 바로 해보자.”

아쿠아는 비올라의 말에 반색하며 말했다. 솔직히 정보를 캐내는 것보다도 살려두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라 포박을 맡은 그녀에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는데, 예상 밖의 제안이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몽환의 미궁.”

비올라가 발현한 것은 정신을 교란하는 환혹의 마법. 마법이 성공하자 포로들의 눈빛이 몽롱해지며 멍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좋아. 너희들은 누구지?”

“···영원의 신을 모시는 교의 말석, 신도 벨텐.”

“···영원의 신을 모시는 교의 말석, 신도 아그림.”

“영원의 신··· 베르크교! 그 악적들이란 말인가!”

아쿠아의 물음에 순순히 대답한 포로들의 답에 러셀이 경악어린 표정을 지었다. 생각했던 대로의 효과에 내심 미소를 지은 아쿠아는 둘을 향해 질문을 이어갔다.

“너희들의 목적은 뭐지?”

“전쟁의 혼란을 더욱 크게 부풀리는 것······.”

“그리고 시선을 모으는 것······.”

“시선을 모은다? 뭐로부터?”

“진짜 목적··· 실험체의 확보······.”

“눈치 채이지 않도록······.”

“실험체의 확보라? 뭔가 짐작되는 부분이라도 있습니까? 기사님.”

아쿠아는 포로들의 말에 심각한 표정을 짓는 러셀을 보며 물었다. 그러자 러셀이 침음을 토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영지에는 특별한 힘을 타고난 아이가 있네. 예전에 한 흑마법사 집단에 납치됐던 적이 있는 아이지. 영주님이 그 아이를 보호하고 있는데, 놈들이 그 아이를 노리고 있다면··· 안 돼! 영주님이 위험하네!”

공황에 빠진 채 소리치는 러셀을 담담히 바라보며 아쿠아는 잠시 저울질했다. 여기서 요새를 지키며 경험치를 버는 것과 영주가 있는 쪽으로 가서 베르크교를 격퇴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나을지.

‘확실한 건 이쪽이지만 감은 저쪽인데.’

잠시 고민하던 아쿠아는 이내 결론을 내렸다.


작가의말

벌써 신규인물 등장예정! 빠르다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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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19. 그랑 레인저와 사혼의 마녀Ⅰ +4 19.01.25 31 1 11쪽
86 18. 신전운영과 치솟는 명성Ⅲ +6 19.01.23 28 1 12쪽
85 18. 신전운영과 치솟는 명성Ⅱ +1 19.01.21 35 1 12쪽
84 18. 신전운영과 치솟는 명성Ⅰ +4 19.01.18 29 1 13쪽
83 17. 순조로운 나날Ⅳ +1 19.01.16 36 1 13쪽
82 17. 순조로운 나날Ⅲ +3 19.01.14 34 1 12쪽
81 17. 순조로운 나날Ⅱ +4 19.01.11 28 0 13쪽
80 17. 순조로운 나날Ⅰ +4 19.01.09 36 1 13쪽
79 16. 카이란스 왕국Ⅳ +4 19.01.07 34 1 13쪽
78 16. 카이란스 왕국Ⅲ +3 19.01.04 44 1 12쪽
77 16. 카이란스 왕국Ⅱ +2 19.01.02 32 1 12쪽
76 16. 카이란스 왕국Ⅰ +2 18.12.31 43 1 12쪽
75 15. 바람이 머물렀던 곳Ⅴ +2 18.12.28 41 2 12쪽
74 15. 바람이 머물렀던 곳Ⅳ +3 18.12.26 51 2 12쪽
73 15. 바람이 머물렀던 곳Ⅲ +2 18.12.24 49 3 12쪽
72 15. 바람이 머물렀던 곳Ⅱ +5 18.12.21 71 2 13쪽
71 15. 바람이 머물렀던 곳Ⅰ +5 18.12.19 73 0 13쪽
70 14. 재를 찢고Ⅳ +2 18.12.17 59 1 14쪽
69 14. 재를 찢고Ⅲ +4 18.12.14 62 2 12쪽
68 14. 재를 찢고Ⅱ +2 18.12.12 60 2 12쪽
67 14. 재를 찢고Ⅰ +2 18.12.10 67 1 12쪽
66 13. 마나의 그릇Ⅴ +4 18.12.07 56 1 12쪽
65 13. 마나의 그릇Ⅳ +2 18.12.05 57 1 12쪽
64 13. 마나의 그릇Ⅲ +4 18.12.03 67 1 12쪽
63 13. 마나의 그릇Ⅱ +1 18.11.30 70 1 12쪽
62 13. 마나의 그릇Ⅰ 18.11.23 72 0 12쪽
» 12. 기어오는 혼돈Ⅳ +1 18.11.16 59 0 11쪽
60 12. 기어오는 혼돈Ⅲ +1 18.11.09 78 0 12쪽
59 12. 기어오는 혼돈Ⅱ 18.11.02 7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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