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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색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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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라나스
작품등록일 :
2017.06.2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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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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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재를 찢고Ⅲ

DUMMY

콰앙- 콰과과광-!

“저, 저건 뭐야?”

“군대다. 군대가 나타났다!”

비올라와 하스가 다시 전투에 돌입한 사이, 성벽에서 멍하니 아쿠아가 발한 신성력의 흐름을 보던 병사들이 베르크교의 군대를 발견하고 당황했다.

그야 당연하다. 바로 직전까지 웬 소녀들이 허공에다 난동을 피우던 장소에 완전무장한 군대가 떡하니 나타났으니 말이다.

“어떻게······!”

“지금은 당황할 때가 아닙니다. 적이에요.”

아쿠아는 경악하는 병사들을 향해 지시했다. 아직 기적으로 불러낸 방대한 신성력을 감고 있는 그의 말에는 설득력이 지나칠 만큼 농후하게 존재하는 바.

“저들이 그······.”

“활을 준비하라!”

병사들은 별다른 혼란 없이 곧장 전투태세에 돌입했다. 적들의 위치는 화살이 닿을 정도로 가까웠기에 병사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활을 준비하는 것이었다.

성벽에 의존해서 우선 앞서서 싸우고 있는 이들을 지원한다. 척 보기에도 장비부터가 격이 다른 적의 성기사들과 사제들을 상대하기에 최선의 대책이다.

‘뭐, 그래도 별 쓸모는 없겠지······.’

하지만 최선의 대책이 항상 최선의 효과를 가져다주는 건 아닌 법. 평균레벨이 10대 수준에 불과한 데페리온 백작의 병사들과 50대를 넘어서는 베르크교의 전력차이는 너무나도 심각하다.

그야말로 눈 먼 화살을 명중시키더라도 별 타격을 주지 못할 만큼. 후방에서 달려오고 있는 백작과 기사단이 합류하면 그나마 숫자로서 치기는 할 수 있겠지만, 그것도 전황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하리라. 이런 때의 돌파구는 두 가지. 하나는 철저하게 이쪽의 주력인 하스와 비올라를 지원하며 연계하는 것으로 평균레벨의 모자람을 보완하는 것.

허나 이 방법은 애초부터 그를 상정한 철저한 훈련이 필요하다. 지금의 급조된 조합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리고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하나.

‘약하다면 강하게 만들면 되지.’

약자일 이들의 레벨을 높이는 것. 본래라면 연계훈련보다도 더한 시간이 드는 방도지만··· 성구를 깨뜨리고도 아직 기적으로 일으킨 신성력이 대량으로 손에 남아있는 아쿠아는 다르다.

그는 본디 소환술을 바탕으로 방어와 보조에 주력해온 전문가. 신성력만 충분하다면 갓난아기가 초인조차 쓰러뜨리는 진풍경을 만들어낼 수 있는 존재니까.

샤아아아아아아아-!

지친 기색으로 흔드는 그의 손짓을 따라 남아있던 신성력이 모두 호응하며 춤춘다. 푸른 광휘가 도시와 성벽을 뒤덮는 모습을 보며 아쿠아는 성술을 발했다.

“초월의 은총!”

파아아아아앗-!

막대한 신성력이 아쿠아의 외침에 호응하며 병사들과 달리고 있던 백작의 기사들을 감싼다. 초월의 은총은 최고위 성술의 하나. 본래 과거의 아쿠아가 주로 쓰던 버프에 비하면 급수가 떨어지지만 그럼에도 그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모든 능력치의 극적인 향상, 신성력으로 구성된 신성장벽의 형성, 자동적인 피해회복, 공격에 추가적인 신성폭발을 부여 등등··· 다수의 기초버프를 대폭으로 강화시켜 통합시킨 형태를 취하고 있다.

“오, 오옷? 이건?”

“힘이, 힘이 넘친다!”

파바바바박-

병사들이 쏘아내는 화살에 푸른빛이 감돌면서 적진을 향해 퍼부어진다. 일반적인 병사들이 쏘아낸 것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의 속도와 파괴력으로 쏘아진 화살이 하스를 반포위하고 있던 성기사들을 덮쳤다.

퍼버버버버벙-!

“으윽?!”

“흔들리지 마라! 큭!”

성기사들의 두터운 장갑을 두들기며 화살들이 일제히 물색의 폭발을 일으키며 전열을 뒤흔들었다. 본래라면 갑옷과 성기사들의 신성보호로 인해 거의 미동도 하지 않았을 공격이 유효타로 들어간 것이다.

“이익. 이 이교도놈이!”

“세인트 블래스트!”

“카오틱 버스터!”

파지직- 콰르르르르르-!

이 모든 것이 아쿠아의 소행임을 알고 있는 베르크교의 사제들이 이를 갈며 성술을 쏘았다. 하나하나가 성벽을 무너뜨려도 이상하지 않을 파괴력을 담은 잿빛의 섬광이 성벽 위의 아쿠아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서걱- 사아아악-

하지만 날아든 성술들은 자신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갈라졌다. 아쿠아의 곁을 지키던 라피가 푸른 벼락처럼 정령의 기운으로 빛나는 검을 휘두르며 성술들을 베어버린 것이다.

아까 했던 말 그대로 아쿠아를 노리려거든 기적을 일으키기 전에 그를 노렸어야했다. 기적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 이 순간, 방대한 신성력이 아쿠아의 통제아래에 있는 순간에는 라피가 그 힘을 되찾게 되니까.

“이거, 내 역할이 너무 없지 않소?”

아까부터 별 역할도 못한 채 이리가라 저리가라 명령만 듣던 웨스페르가 볼멘 목소리로 말했다. 그에 아쿠아가 쓴웃음을 지은 채 읊조렸다.

“아니. 가급적이면 다음 공격부터는 당신이 막아줬으면 하는데. 라피의 힘은 양날의 검이라서 말이야. 아직까지는 조금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가급적이면 나서게 하고 싶지 않아.”

라피가 싸운다는 건 아쿠아가 힘을 쓴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반복되는 기적의 사용에 슬슬 몸이 아예 기적에 적응이라도 했는지 지금까진 반동이 그렇게까지 심하게 오고 있지 않지만······.

슬슬 몸을 사려야할 시기였다. 그에 웨스페르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글쎄.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구려.”

두두두두두두-

“성문을 열어라!”

그 순간 거센 말발굽소리와 함께 기사의 외침이 울렸다. 초월의 은총을 받아 푸른빛에 휘감긴 기사단이 드디어 성문에 다다른 것이다.

“기사단이여! 저 사악한 혼돈의 파수꾼들을 쓸어버려라! 돌격!”

“와아아아아아아-!”

본래라면 평균레벨 20~30대에 불과한 그들이 성문을 나서서 베르크교와 정면으로 맞붙는 건 심각한 만용이리라. 허나 지금은 그 만용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

아쿠아의 버프로 능력치가 상승된 지금 괜한 신중함은 버프를 낭비하는 요인일 뿐이니까. 한껏 기세를 드높이며 달려드는 기사단을 보며 베르크교의 성기사 중 일부가 분노를 표출했다.

“이 하룻강아지들이 주제도 모르고 설치는구나!”

“네놈들이 우리의 상대가 될 성 싶으냐!”

그러면서 비올라와 하스를 상대하던 포위망의 일부를 운용, 기사단의 돌진을 받아낼 태세를 취했다. 비록 말을 타고 있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성기사들이 세운 벽은 가히 성벽을 연상케 할 정도로 까마득하다.

“크윽!”

“커어억!”

기사단의 돌격이 성기사의 벽에 부딪치는 순간, 양측에서 동시에 신음이 흘러나왔다. 두 세력이 격돌한 결과는 호각. 기사단이 성기사들을 무너뜨리지도 못했지만, 성기사들의 상태가 온전한 것도 아니었다.

상성으로 따지자면 말의 돌진력을 등에 업은 기사단이 조금 더 우세했지만 아쿠아의 버프로도 베르크교와의 격차를 모두 좁히지 못했던 것이다.

“쳇. 하기야 저쪽도 버프가 있으니 어쩔 수 없나.”

그 모습을 보며 아쿠아가 자존심이 상한 듯, 얕게 혀를 찼다. 기적까지 동원한 최고위 버프로도 아군의 능력치가 적에게 닿지 못한 것이 불만인 기색이었다.

“그래도 이쪽에 더 신경을 쓸 여력은 안 남을 거요.”

“그렇겠지.”

허나 그 정도로도 전황을 바꾸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충분한 여유를 두고 천천히 하스와 비올라를 압박하던 베르크교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기사단의 숫자는 대략 50여 명. 순식간에 100대 2로 강자를 숫자로 누르던 상황에서 100대 60정도로 수적 우세가 확 좁혀진 상황이니 당연하다.

본디 압도적인 강자··· 에이스의 가치란 아군의 보조와 적진의 혼란이 뒷받침되었을 때 빛나는 법. 그러한 의미에서 하스와 비올라라는 강자들의 가치는 지금에야 제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

콰앙- 콰아아앙-!

“으윽······.”

두 명의 소녀가 발하는 굉음이 들려오는 사이로 아쿠아는 슬슬 올라오는 기적의 반동에 신음을 흘렸다. 그의 몸을 감싸고 있던 찬란한 신성력의 빛도 서서히 꺼져가고 있었다.

“자네, 괜찮은가?”

“아, 영주님. 전장으로 가신 줄 알았는데.”

“···쫓겨났다네. 죽는 건 자신들만으로 족하다면서. 하는 모습을 봐선 죽진 않을 모양새긴 하네만.”

그런 아쿠아를 향해 성벽으로 올라온 백작이 말을 걸어왔다. 아쿠아는 그가 계속 기사단의 선두에서 그들을 지휘하고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중간에 후방으로 빠진 모양이다.

‘마냥 만용으로 팽배했던 건 아닌 모양이네.’

기사단이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몰라도 베르크교를 상대로 이길 자신이 없었던 것은 확실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영주에게 저런 패기 없는 말을 남길 리가 없으니까.

하기야 당연하달까. 베르크교와 기사단 사이의 격차는 현격했다. 마나를 느낄 수 있는 기사인 이상 성벽 너머라도 하스와 비올라가 일으킨 전투에서 그를 인지하지 못했을 리는 없을 터.

변수인 초월의 은총이 없었다면 이미 첫 돌격에서 기사의 절반은 죽어나갔으리라. 그나마도 버프로 인한 능력치의 상승폭은 버프를 건 당사자인 아쿠아조차 부딪치는 순간까지 정확하게 계산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으니······.

그들은 그저 영지를 지키겠다는 용기만을 무기로 삼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쿠아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읊조렸다.

“이 영지에는 착한 사람들이 많군요.”

“무슨 소리인가? 그나저나 설마 했네만 조금 전의 이 신성력은··· 자네의 힘인가?”

영문 모를 소리에 고개를 갸웃하며 백작은 푸른 광휘가 머무르고 있는 자신을 가리켰다. 아무래도 그는 비교적 안전한 후방에 머무름과 동시에 비정상적인 신성력의 근원도 찾고 있었던 모양이다.

“제 힘이라는 말은 조금 어폐가 있겠죠. 저의 신성력은 아쿠라미드님이 내려주신 힘이니까요.”

“자네는 다른 이들보다 평범한 인상이었네만······. 내 눈도 이제 늙어버린 모양이군.”

자신의 안목을 한탄하며 백작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뭐,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기적은 아쿠아가 지닌 힘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일으키는 현상.

그것까지 염두에 두고 아쿠아의 기량을 잴 도리는 없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외모에 현혹되지 않고 다른 일행에 비해 평범하단 걸 알아차린 쪽이 더 훌륭하다 평할 수 있으리라.

“그런데 시크는 어디에 있는가? 자네들과 함께 갔다고 들었는데.”

“에. 아드님이라면 저기······.”

아쿠아는 힐끔 비올라가 있는 방향을 가리켰다. 버프가 적용되고 있는 덕에 시력도 훨씬 좋아진 백작은 순식간에 비올라의 등에 매달린 시크를 발견하곤 어이없는 목소리로 물었다.

“왜 저기 있는 건가?”

“용기 있는 결단의 결과입니다.”

“······?”

‘미끼를 하겠다고 해서 미끼로 사용하긴 했는데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다.’는 사정을 설명하기 어려워서 대강대강 미화시킨 아쿠아의 말에 백작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래서 대신 아쿠아는 현재 백작에게 가장 중요할 말을 입에 담았다.

“안전에 대해서는 보증합니다.”

“흠. 뭐, 그렇다면야······. 하지만 정말이지 엄청나군. 옛날이야기에서나 듣던 베르크교의 힘, 초인적인 능력으로 우리를 도와주는 용병들··· 마치 전설의 한가운데에 선 기분일세.”

“농이 심하시군요. 제국에는 저희보다도 강한 이들이 수두룩할 텐데요.”

아쿠아는 도취된 듯 읊조리는 백작의 말에 쓴웃음을 머금었다. 이미 제국의 연구소를 털면서 그랑 캐스터를 비롯해 그 강대한 전력의 일부를 엿본 그로선 백작의 말이 과장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작가의말

쪼렙들이 고렙버프받고 중수들이랑 맞장뜨는 광경..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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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19. 그랑 레인저와 사혼의 마녀Ⅰ +4 19.01.25 31 1 11쪽
86 18. 신전운영과 치솟는 명성Ⅲ +6 19.01.23 28 1 12쪽
85 18. 신전운영과 치솟는 명성Ⅱ +1 19.01.21 35 1 12쪽
84 18. 신전운영과 치솟는 명성Ⅰ +4 19.01.18 29 1 13쪽
83 17. 순조로운 나날Ⅳ +1 19.01.16 38 1 13쪽
82 17. 순조로운 나날Ⅲ +3 19.01.14 36 1 12쪽
81 17. 순조로운 나날Ⅱ +4 19.01.11 28 0 13쪽
80 17. 순조로운 나날Ⅰ +4 19.01.09 37 1 13쪽
79 16. 카이란스 왕국Ⅳ +4 19.01.07 34 1 13쪽
78 16. 카이란스 왕국Ⅲ +3 19.01.04 46 1 12쪽
77 16. 카이란스 왕국Ⅱ +2 19.01.02 32 1 12쪽
76 16. 카이란스 왕국Ⅰ +2 18.12.31 44 1 12쪽
75 15. 바람이 머물렀던 곳Ⅴ +2 18.12.28 41 2 12쪽
74 15. 바람이 머물렀던 곳Ⅳ +3 18.12.26 51 2 12쪽
73 15. 바람이 머물렀던 곳Ⅲ +2 18.12.24 50 3 12쪽
72 15. 바람이 머물렀던 곳Ⅱ +5 18.12.21 72 2 13쪽
71 15. 바람이 머물렀던 곳Ⅰ +5 18.12.19 73 0 13쪽
70 14. 재를 찢고Ⅳ +2 18.12.17 60 1 14쪽
» 14. 재를 찢고Ⅲ +4 18.12.14 68 2 12쪽
68 14. 재를 찢고Ⅱ +2 18.12.12 62 2 12쪽
67 14. 재를 찢고Ⅰ +2 18.12.10 68 1 12쪽
66 13. 마나의 그릇Ⅴ +4 18.12.07 57 1 12쪽
65 13. 마나의 그릇Ⅳ +2 18.12.05 60 1 12쪽
64 13. 마나의 그릇Ⅲ +4 18.12.03 68 1 12쪽
63 13. 마나의 그릇Ⅱ +1 18.11.30 71 1 12쪽
62 13. 마나의 그릇Ⅰ 18.11.23 73 0 12쪽
61 12. 기어오는 혼돈Ⅳ +1 18.11.16 59 0 11쪽
60 12. 기어오는 혼돈Ⅲ +1 18.11.09 80 0 12쪽
59 12. 기어오는 혼돈Ⅱ 18.11.02 7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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