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물색의 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연재 주기
엘라나스
작품등록일 :
2017.06.27 14:03
최근연재일 :
2019.01.25 20:56
연재수 :
87 회
조회수 :
11,991
추천수 :
177
글자수 :
473,383

작성
19.01.18 15:00
조회
45
추천
1
글자
13쪽

18. 신전운영과 치솟는 명성Ⅰ

DUMMY

“물의 여신 아쿠라미드께선 본디 신으로서 탄생한 존재가 아니라, 지상의 종족이셨다. 위대한 반신종, 페키어스의 여왕으로 점지되신 분이었으니. 그 증표로 물과 빙설을 지배하는 창조의 파편을 타고나시었다.”

“좋아. 다음.”

“여신께서 창조의 파편을 두어 이름 지으시기를 빙상설우(氷霜雪雨)라 하니. 이것은 지상과 천상을 통틀어 최초로 창조의 파편이 모습을 드러낸 사례가 되었다.”

“음. 괜찮았어. 다음.”

“에, 아. 아쿠라미드께서 탄생하신 시기는··· 머, 머나먼 과거. 우···주? 가 격동하던 때였다. 수많은 종족이 지상의 패? 패권을 두고······.”

얼음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신전. 바깥보다 다소 차가운 기온이 흐르는 곳에서 아이들의 낭랑한 목소리가 울렸다. 아쿠아는 말을 더듬는 마지막 아이를 보며 들고 있던 경전을 덮고는 말했다.

“흠. 경전낭독은 여기까지 할까. 아무래도 전부 낭독하려면 신어(神語)를 좀 더 익혀야겠네.”

“죄송해요오······.”

“아니, 일주일로 이만큼 하는 것도 훌륭한 편이야. 너무 부담 가질 필요는 없단다.”

사과하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아쿠아가 느긋한 얼굴로 좌중을 둘러봤다. 카이샤에 신전을 만든 지도 어언 일주일이 지났다.

아쿠아는 부랑아들이나 고아원의 고아들 중에서 비교적 뛰어난 재능을 지닌 아이들을 선별해서 수행사제로서 기르는 중이었다.

숫자는 도합 일곱. 남자아이가 셋에 여자아이가 넷이다. 성격은 아직 눈치를 살피는 면이 있지만 성실하고, 용모는 아직까진 어려서 귀여울 뿐이지만 상당히 장래가 유망했다.

‘그래도 재능 있는 애들이 얼굴까지 좋다니. 세상이란 참 불공평하단 말이지.’

뭐, 스승으로서는 불만이 없다. 사제도 용모가 빼어나서 좋으면 좋았지, 나쁠 건 없는 직종이니까. 단지 예전에는 별다른 재능도, 뭣도 없이 범속하던 몸으로서 약간 씁쓸할 뿐이다.

“아쿠아.”

“아, 미안. 자, 그럼 너희들은 이제 신어공부를 하도록 하렴. 나는 일이 있어서 잠시 나갔다 올게.”

“네에.”

라피의 목소리에 아쿠아는 퍼뜩 정신을 차리면서 아이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원래라면 아쿠아가 스승으로서 직접 가르쳐야겠지만, 일정상 어쩔 수 없었다.

경전을 읽는데 필요한 신어의 습득은 경전만 있다면 독학으로도 가능하고. 그게 불가능했다면 아쿠아의 도움이 없던 아릴이 스스로 사제가 되지도 못했으리라.

“언제 돌아오세요?”

“아마 저녁쯤? 그렇지 참. 신전 바깥에 나갈 때는 꼭 둘 이상으로 짝지어서 성수와 함께 나가는 거 잊지 말고. 알았지?”

“네!”

“푸르르르릉.”

“그래. 레이퀴드. 맡기마.”

아이의 물음에 답해주는 아쿠아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듯 레이퀴드가 꼬리를 흔들었다. 아쿠아는 레이퀴드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곤 라피와 함께 신전을 빠져나왔다.

운동장만한 작은 호수에 떠있는 섬과 같은 얼음의 신전. 그로부터 이어지는 얼음의 다리가 지상과 신전을 이어주고 있다. 아쿠아는 다리를 향해 발을 뻗으면서 라피에게 물었다.

“오늘의 일정은?”

“경비원 후보자들의 면접, 용병길드의 출장 진료의뢰, 에딘 공작가의 도련님 진찰이에요.”

“음. 우선은 면접부터인가? 서펜트가 든든하긴 해도 역시 사람은 있는 편이 좋을 테니······.”

아쿠아는 힐끔 호수에서 그림자를 드리우며 유영하고 있는 아쿠아 시 서펜트를 보며 읊조렸다. 기실 지금까지 신전은 경비를 전부 성수··· 정확히는 아쿠아 시 서펜트에게 맡기고 있었다.

호수를 주거지로 삼은 아쿠아 시 서펜트의 경계망은 완벽에 가깝다. 하지만 문제는 그 경계망을 이해할 수 있는 이가 거의 없어서 범죄를 막을 순 있어도 사전에 예방하긴 어렵다는 점이다.

“원래는 성기사가 정석인데 말이지.”

“성기사를 양성하려면 얼마나 걸릴지 모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교단의 정석이라 할 수 있는 성기사는 아쿠아라도 기르기가 어렵다. 성술이나 전직이야 진경으로 어떻게든 한다지만 무술의 소양을 갖추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뭐, 그건 차차 해나가야겠지. 지금의 아이들 중에서도 성기사의 길을 택하는 아이가 있을 수도 있고.”

“일단은 눈앞의 일부터 보도록 해요.”

“네에.”

라피의 말에 아쿠아는 장난스럽게 대답했다. 그렇게 둘이서 대화를 나누며 걷는 사이, 경비원 모집의 의뢰를 걸어놓은 용병길드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쿠아 오빠다!”

“이런 곳에서 만나다니 뜻밖이구려.”

길드에 도착한 아쿠아와 라피의 앞으로 하스와 웨스페르가 튀어나왔다.

“오. 하스야. 의뢰를 찾는 중이니?”

“그런 거야. 하지만 별로 재미있는 일이 없는 거야.”

“근방에 출몰한 몬스터는 대부분 정리해서 딱히 받을만한 의뢰가 없소. 원정이 필요한 장소라면 몇 적절한 대상이 있을 것 같소만······.”

“그럼 가면 되잖아?”

“사역마를 타더라도 이틀은 걸릴 거리요.”

“하스의 다리면 해가 지기 전에 올 수 있을 걸?”

가벼운 어투로 말하는 아쿠아의 말에 웨스페르의 표정이 멍해졌다. 아무래도 초인의 영역에 이른 그도 하스의 속도를 제대로 염두에 두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렇구려. 하스님. 조금 멀리까지 가보시겠소?”

“일은 귀찮지만 달리는 건 즐거운 거야~ 오빠. 하스는 이렇게 근면한 거야.”

“그래, 그래. 이번에는 멀리 가는 모양이고, 나도 좀 늦게 들어갈 것 같으니 미리 용돈을 줄게.”

아쿠아는 그렇게 말하며 하스의 손에 은화를 담아둔 주머니를 건넸다. 하스는 기분이 좋은 듯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용돈을 받아들었다.

“하스는 맛난 걸 사먹을 거야~”

“일 하고 나서다.”

“네에에.”

재미없다는 듯 툭 내뱉는 것처럼 말한 하스가 뒤돌아서 길드로 들어섰다. 말은 저렇게 해도 일은 착실하게 하려는 하스를 보며 웨스페르가 쓴웃음을 지은 채 물어왔다.

“그런데 두 분은 용병길드엔 무슨 일로?”

“아아. 의뢰를 맡긴 게 있거든. 신전의 경비원이 조금 필요해서 말이야. 여기서 받은 의뢰도 있고.”

아쿠아는 그의 물음에 답해주며 걸음을 옮겼다. 그에 웨스페르가 혀를 차며 말했다.

“그쪽도 다사다난하구려.”

“뭐, 항상 싸우러 다니는 그쪽만큼 하겠어?”

“오. 영감님. 나가더니 다시 왔네. 뭐야. 헌팅이야?”

“바보야. 저건 사제님이잖아. 공주님도 조금 전에 다시 들어왔었고.”

웨스페르와 대화를 나누면서 길드의 안으로 들어서니 용병들이 아는 척을 해왔다. 한정적인 모습이지만 이름을 알리는 작업의 성과가 제법 엿보이는 광경이다.

“웨스페르으~ 빨리 오는 거야!”

“하하, 이런. 그럼 있다 뵙도록 하겠소.”

“그래. 수고해.”

먼저 길드에 들어온 하스의 재촉에 아쿠아는 옅게 웃는 웨스페르와 작별했다. 그리고 접수원의 앞으로 다가가니, 왠지 접수원이 당황하며 물었다.

“저, 저 두 분과 아는 사이셨습니까?”

“네. 아는 사이라기보다··· 같은 집에서 사는 사이죠.”

“예, 예에······.”

“경비병 후보들이 준비됐다는 소식을 듣고 왔는데 몇 명이나 있죠? 아. 환자들의 상태가 악화될 것 같으면 그쪽을 먼저 봐도 되긴 하는데.”

“네, 네. 환자들의 상태는 심각하긴 해도 악화될 상태는 아니니 괜찮습니다. 경비원 후보는 스물··· 아니지, 열넷. 열네 명이 있습니다.”

허둥대며 후보자의 숫자를 줄여 말하는 접수원의 수상한 모습을 보고 아쿠아의 눈이 가늘게 뜨였다.

‘덤터기를 쓸 뻔 했나.’

아쿠아도 이런 술수에는 제법 능통한 편이므로 무슨 일인지는 대충 짐작이 간다. 용병업계를 잘 모를 사제에게 부적격자까지 전부 고용하게 만들려는 가벼운 술수다.

‘굳이 길드가 나서는 이유까진 모르겠지만. 뭐 신전을 몰래 조사라도 할 셈이었겠지. 어차피 켕기는 것도 없는데 조금 당해주는 편이 나으려나?’

딱히 숨길 것도 없는 상황에서 길드 같은 곳으로 정보가 새면 유명세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판단을 내린 아쿠아는 느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열넷이라. 호수를 전부 감시하긴 조금 부족할 것 같은데 머릿수를 채울만한 사람이 없을까요? 그리고 면접은 복잡할 것 같으니 모두 한 번에 하지요.”

“아, 예! 사람은 많으니 면접장에 모두 함께 불러두겠습니다! 이쪽으로 따라오세요!”

바라마지않던 제안에 화색을 띠며 답하는 직원을 보고 아쿠아가 미소를 머금었다. 그의 영업용 미소에 무슨 의미가 담겼는지 전혀 모르는 직원은 날아갈 것 같은 걸음으로 둘을 이끌고서 면접장으로 향했다.


“전부 채용하겠습니다.”

아쿠아의 낮은 목소리와 함께 짧았던 면접이 끝났다. 채용된 용병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다. 하기야 그들의 이름만 물어보고 곧장 채용결정을 내렸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어, 음. 괜찮으시겠습니까?”

“길드에서 소개해주신 분들이니까요. 문제는 없겠죠.”

대표로 물어본 직원의 말에 아쿠아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답했다. 실상은 어차피 머릿수나 채울 거, 그렇게 까다로울 면접을 볼 필요가 없었다는 게 주요 원인이었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의 대답을 무슨 의미로 받아들인 건지 용병들의 눈에 불이 켜졌다. 아쿠아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맡길게요.’하고 답하고는 직원을 향해 몸을 돌렸다.

“그럼 이제 환자를 보러가죠.”

아쿠아의 말에 직원이 퍼뜩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이끌고 환자가 있는 2층으로 향했다. 보통 용병의 뒷일을 책임지지 않는 용병길드에서 출장 진료까지 의뢰할 정도의 환자들은 모두 끔찍한 중상자들이었다.

의식을 찾지 못하거나, 연명조치 없이는 금세 목숨이 끊어질 정도거나······. 아쿠아는 현대지구에 비해 시설이 나쁜 대륙에선 이동조차도 어려울 환자들의 심각한 상세를 보며 심각한 표정으로 읊조렸다.

“과연 악화될 정도는 아니군요.”

“···이 이상 심해질 수 없을 정도니 말이오.”

그러자 안쪽에서 환자들을 지켜보고 있던 인물이 씁쓰레한 목소리로 말을 받았다. 그는 차분한 표정으로 들어선 아쿠아를 향해 몸을 돌리면서 인사했다.

“반갑소. 나는 카이샤의 길드를 맡은 류시엘. 성은 없지. 오늘은 이렇게 와주어서 감사하오.”

“아뇨. 환자를 돌보는 건 사제의 의무인걸요.”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는 아쿠아를 향해 카이샤 용병길드의 지부장 류시엘은 진중한 표정으로 읊조렸다.

“이곳의 환자들은 다른 교단에서도 모두 포기한 이들이오. 설령 실패하더라도··· 아무도 그대를 원망하지는 않을 거요.”

벌써부터 실패를 염두에 둔 듯한 그의 대답에 아쿠아가 미소를 쓴웃음으로 변화시켰다. 다른 교단에서 이미 실패한 후라지만 솔직히 말해서 가소롭다.

이전이면 모를까, 지금의 아쿠아는 기적 없이도 숨만 붙어 있다면 어떤 중상에서도 살려낼 자신이 있는 몸이었으니까. 기적까지 동원하면 죽은 자조차도 살려낼 수 있거늘 실패할 리가 없다.

“비용문제나 생각해두시면 될 것 같네요. 얼티메이트 매스 큐어 리퀴드.”

자신감과 장난기가 반반 정도 섞인 읊조림과 함께 아쿠아는 평소 쓰던 성술보다 월등히 상위의 치유성술을 발했다. 궁극이라는 접두사가 붙을 정도의 효과를 지닌 최상위성술이다.

자드키엘로부터 흘러나온 물빛의 신성력이 푸른 액체로 화하며 환자들을 뒤덮었다. 그러자 참혹하던 환자들의 몸이 흡사 시간을 멀쩡하던 시기로 되돌리기라도 하듯 복원됐다.

“맙소사.”

“저, 전부 동시에?”

다른 교단들에서 포기한 환자들. 한 명만 치료해내도 경악스러울 상황에서 그 모두를 동시에 회복시켜버리는 위업의 앞에서 류시엘과 직원이 경악했다.

‘이왕이면 좀 더 많은 이들 앞에서 하는 편이 명성에는 좋겠지만······. 뭐, 길드장이라니 왕국 수뇌부에 소식은 열심히 알려주겠지.’

아쿠아는 당연하단 얼굴로 그 모습을 바라보며 속으로 계산을 끝마쳤다. 이번 일은 길드장의 입을 타고서 왕국의 수뇌부에 알려질 터.

아쿠아의 이름은 확실하게 각인되리라. 다른 사제들과 비교를 불허하는 실력자로서. 모두 그가 계획한 대로였다.


작가의말

오늘은 나린신공을 보셨던 분들이라면 살짝 익숙한 것이 섞여있을지도?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물색의 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중단합니다.. 19.01.28 53 0 -
87 19. 그랑 레인저와 사혼의 마녀Ⅰ +4 19.01.25 46 1 11쪽
86 18. 신전운영과 치솟는 명성Ⅲ +6 19.01.23 42 1 12쪽
85 18. 신전운영과 치솟는 명성Ⅱ +1 19.01.21 50 1 12쪽
» 18. 신전운영과 치솟는 명성Ⅰ +4 19.01.18 46 1 13쪽
83 17. 순조로운 나날Ⅳ +1 19.01.16 59 1 13쪽
82 17. 순조로운 나날Ⅲ +3 19.01.14 59 1 12쪽
81 17. 순조로운 나날Ⅱ +4 19.01.11 43 0 13쪽
80 17. 순조로운 나날Ⅰ +4 19.01.09 53 1 13쪽
79 16. 카이란스 왕국Ⅳ +4 19.01.07 46 1 13쪽
78 16. 카이란스 왕국Ⅲ +3 19.01.04 64 1 12쪽
77 16. 카이란스 왕국Ⅱ +2 19.01.02 54 1 12쪽
76 16. 카이란스 왕국Ⅰ +2 18.12.31 57 1 12쪽
75 15. 바람이 머물렀던 곳Ⅴ +2 18.12.28 57 2 12쪽
74 15. 바람이 머물렀던 곳Ⅳ +3 18.12.26 67 2 12쪽
73 15. 바람이 머물렀던 곳Ⅲ +2 18.12.24 56 3 12쪽
72 15. 바람이 머물렀던 곳Ⅱ +5 18.12.21 83 2 13쪽
71 15. 바람이 머물렀던 곳Ⅰ +5 18.12.19 86 0 13쪽
70 14. 재를 찢고Ⅳ +2 18.12.17 73 1 14쪽
69 14. 재를 찢고Ⅲ +4 18.12.14 93 2 12쪽
68 14. 재를 찢고Ⅱ +2 18.12.12 75 2 12쪽
67 14. 재를 찢고Ⅰ +2 18.12.10 88 1 12쪽
66 13. 마나의 그릇Ⅴ +4 18.12.07 93 1 12쪽
65 13. 마나의 그릇Ⅳ +2 18.12.05 74 1 12쪽
64 13. 마나의 그릇Ⅲ +4 18.12.03 78 1 12쪽
63 13. 마나의 그릇Ⅱ +1 18.11.30 106 1 12쪽
62 13. 마나의 그릇Ⅰ 18.11.23 88 0 12쪽
61 12. 기어오는 혼돈Ⅳ +1 18.11.16 79 0 11쪽
60 12. 기어오는 혼돈Ⅲ +1 18.11.09 94 0 12쪽
59 12. 기어오는 혼돈Ⅱ 18.11.02 88 1 12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엘라나스'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