캬! 버그에 취한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데오그란트
작품등록일 :
2017.06.27 19:18
최근연재일 :
2017.08.08 20:26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1,516,404
추천수 :
45,583
글자수 :
246,350

작성
17.07.13 07:50
조회
31,035
추천
985
글자
10쪽

7화. 날아오르라!

DUMMY

7화 날아오르라!


랜덤 다이스 덕분에 한참동안 깎여나갔었던 즐겨찾기 숫자도 많이 복구할 수 있었다.

버그의 클래스 효과보다는 관심종자의 효과가 오히려 훨씬 큰 도움이 되고 있다라고 해야할까?

물론 관심종자를 얻을 수 있던 것도 클래스 덕이니까 결국에는 버그라는 말도 안 되는 클래스에 감사할 뿐이다.

어쨌든 나는 순항을 하면서 점점 속도를 올려나가고 있었다.

날이 지나가면 지나갈수록 레벨과 능력치는 불어났고, 복사한 스킬들의 숙련도도 착실하게 쌓여나가는 중이었다.

너무나도 순탄했다.

이렇게까지 편하게 풀려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말이다.

그렇게 바쁘고도 보람찬 나날들이 흘러가고 있었을 때 쯤이었다.

파프리카 TV측에서 제공해준, 새롭게 이사 온 각성자 전용 고급 아파트에서 처음으로 눈을 떴을 때, 집의 초인종이 울려퍼졌다.

전날에 늦게까지 던전을 클리어하다가 와서 한참 피곤할 때였다.

잠도 고작 3시간 잤는데, 누가 아침부터 찾아온 걸까.

띠리링.

핸드폰을 열어서 시간을 확인하려 했을 때, 부재중 통화 3건이 와있던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발신자는 파프리카 TV 김 실장.

으음, 무슨 일인지 전화를 해봐야겠지만 그보다 먼저 우리 집에 온 불청객이 누군지나 확인할까?

안 그래도 이사를 막 왔던 참이라서 내 집 주소를 아는 사람도 없었을 텐데.

딩동.

아무래도 성격이 급한 사람인 모양이다. 초인종이 눌리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다시 한 번 초인종이 울렸다.

나는 인상을 잔뜩 찌푸리면서 문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문앞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서 방문자의 얼굴을 살폈다.

깔끔한 정장에 뿔테 안경.

전체적으로... 뭐랄까, 공무원 느낌이 물씬 풍겨나오는 페이스의 남자였다. 그는 카메라를 보면서 웃음을 지었다.

"김서진 씨 계신가요?"

와, 솔직히 조금 소름 돋았다.

설마 내 스토커인가? 이사한 주소는 아무도 안 알려줬는데, 어떻게 찾아온 거지?

스트리머들도 자주 당한다는 스토킹인 것 같...

"각성자관리부에서 나왔습니다. 어제 이사를 하셨다고 해서 이렇게 집들이 선물도 가져왔습니다. 실례가 되지 않으면 혹시 들어가도 될까요?"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손에 들고 있던 휴지를 높이 들어보였다.

나는 그의 입에서 나온 '각성자관리부'라는 단어를 들은 다음 미간을 다시 한 번 찌푸렸다.

귀찮은 손님이 찾아왔다.


***


"하하, 이렇게 불쑥 찾아와서 참 죄송합니다. 혹시 주무시고 계셨던 건가요?"

자신을 서태하라고 밝힌 그 각성자관리부 공무원은 웃으면서 집 안으로 들어왔다.

능청을 떠는 그의 말에 나는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네. 3시간밖에 못 잤어요."

"이런! 피곤하시다면 제가 다음에 찾아뵐까요? 방송에 차질을 드리지 않으려고 일부러 아침에 왔습니다."

"아, 괜찮아요."

체력 능력치를 많이 높여둔 덕에 피로 회복도 빠르니까 상관은 없었다.

하지만 기분탓이란 게 있다.

이번에 협찬 받은 에너지 음료를 냉장고에서 꺼내서 마셨다. 그리고 태하 씨를 거실로 안내했다.

어제 사람들을 불러서 집 정리까지 깔끔하게 끝냈다.

손님을 맞이하기에는 전혀 부끄럼이 없는 공간이었다.

태하 씨는 의자에 앉으면서 집을 둘러보았다.

"집이 굉장히 심플하네요. 서진 씨 성격이 보이는 것 같은데요?"

"제가 귀찮아서 아직 가구를 주문 안 했거든요. 원룸에서 생활할 때는 공간이 그렇게 안 넓었던지라."

"그렇군요."

살짝 무안하라고 던진 말인데 그는 그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직감했다.

절대 이 사람 만만한 사람이 아니다. 이렇게 일관되게 마이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내 장담하건데, 저 사람 우리 집에서 나갈 때까지 저 표정일 거다.

"각성자관리부에서 저에게 무슨 일로 찾아오신 거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각성자관리부.

대격변 이후로 각성자들이 출현했을 때, 정부에서 말 그대로 각성자들을 관리하기 위해 새롭게 신설한 정부 기관이다.

말이 관리부지, 사실상 하는 건 크게 없었다.

각성자 등록과 각성자 사이의 분쟁을 해결해주는 역할 정도다.

각성자들이란 존재들은 통제가 불가능에 가깝다.

국가에서 각성자들을 통제하려고 한다면, 백이면 백 다른 나라로 건너갈게 뻔하기 때문이다.

태하 씨는 내가 타준 믹스 커피를 한 모금 마시더니 여전히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

"처음에 서진 씨가 저희 측에 등록하신 정보가 크게 잘못 되어 있는 것 같아서, 이렇게 결례를 무릅쓰고 찾아왔습니다."

"예?"

"그 때 하셨던 검사의 결과가 크게 손상되어서요."

각성자로 각성하게 되면 가장 먼저 '각성자관리부'를 통해서 등록을 해야만한다. 그렇지 않으면 각성한 능력을 통해 영리 활동을 하는 것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나 또한 각성을 하자마자 검사를 하기는 했었다.

검사하는 방식은 아주 간단하다.

정부와 이 시스템의 '관리자'들이 맺은 협약을 통해 정부에게 제공된 검사기가 있다.

그 검사기를 통해서 각성자들의 정보가 정부 측에 제공이 되는데, 나도 그 검사기를 통해서 검사를 받았다.

아무래도 그 검사에 문제가 생긴 모양이다.

그리고 나는 그 원인을 직감적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버그.

또 이 놈의 사기 클래스가 저지른 일일 것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서진 씨의 모든 정보가 '알 수 없음'으로 표기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왔습니다."

"흐음."

이미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나는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태하 씨는 그런 내 표정을 살피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서진 씨의 시간이 금이란 걸 잘 알고 있습니다. 방송하느라 바쁘시다는 것도 미리 알기 때문에 제가 이렇게 직접 왔습니다."

그렇군.

굳이 뒷말을 듣지 않아도 알 것 같다.

누락된 내 정보를 갱신시키기 위해서 직접 왔다는 거다. 그리고 아마 태하 씨는 탐지 계열 각성자일 거고?

"정보 확인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동의만 해주신다면 5분이면 충분할 겁니다."

"음, 탐지 계열 각성자시라면 제 허락 구하지 않아도 은근슬쩍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저랐으면 그랬을 텐데."

그러자 태하 씨는 아주 남자답게 호탕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하! 저도 그렇게 생각해서 계속 스킬을 사용했는데, 서진 씨의 정보가 공개가 안 되더라구요. 서진 씨께서 일부러 교란 스킬을 사용하시는 게 아닌가 싶어서 이렇게 말씀 드렸습니다."

"...그렇게 뻔뻔하게 말해도 되는 건가."

"죄송합니다. 제가 원래 이런 성격이라."

그렇게 말하면서도 진짜 끝까지 웃음을 짓는다.

이 정도면 독보적인 캐릭터인 거 인정해줘야겠다.

어쨌든 이번 경우를 통해서 내 클래스가 탐지 계열에서는 자유롭다는 건 증명이 되었다.

나는 입술을 살짝 핥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여기서 어떻게 하면 최대한 이득을 볼 수 있으려나?

버그의 특수 효과로 인해 탐지가 되지도 않을 거고, 설사 탐지가 되더라도 굉장히 껄끄러운 상황이다.

아직까지 내 정보는 누구에게도 공개하고싶지가 않았다.

더 꿀 빨야아한다.

남들이 알더라도 절대로 쫓아올 수 없을 정도로 꿀을 빨고 나서 공개해야한다.

내가 그렇게 속으로 여러가지의 경우의 수를 따지고 있을 때였다.

늘 그랬듯이 이 '권한'이라는 놈이 내 욕망을 포착했고, 곧 흔들거리는 메세지 창 하나가 눈앞에 떠올랐다.

흔들거리는 메세지 창의 의미는 버그와 관련되어 있다는 뜻.

천천히 그 메세지 창을 읽어내려갔다.

[불안정성 70을 사용하여, 권한 하나를 개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개방하시겠습니까?]

현재 내 불안정성 능력치는 50.

근래에 권한 관련 스킬들을 강화시키면서 많이 사용했다.

하지만 보너스 포인트가 넘쳐났으므로 나는 빠르게 보너스 포인트를 불안정성에 투자했다.

그리고 곧바로 권한을 개방시켰다.

[스킬 이름: 권한 - 조작

스킬 사용 가능 클래스: 버그(Bug)

숙련도: 초급 1레벨 1/100

내용: 관리자의 권한이 살짝 변질되었습니다. 버그의 클래스 특성상, 남들의 탐지에 노출이 되지 않습니다. 클래스 효과 자체가 상대방의 스킬에 균열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때때로 당신이 의도적으로 정보를 노출하고 싶을 때가 있을 겁니다. 이 권한은 버그의 힘으로 변질되었습니다. 메세지 창으로 전달되는 정보에 조작을 가할 수 있게 됩니다.

효과: 불안정성 능력치를 사용하여, '정보'를 수정할 수 있다.]

여태까지의 권한이 중립적이고 딱딱한 이름이 붙어 있다면, 이번에 등장한 권한은 악용의 여지가 가득한 권한이었다.

조작.

불법의 냄새가 물씬 풍겨오는, 그런 이름이었다.

나는 스킬의 효과를 보면서 입꼬리를 슬쩍 올렸다.

이번 상황을 내가 원하는대로 흘려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추후에 수많은 방법으로 응용이 가능할 것 같았다.

"제가 정보를 확인하는 게 불편하시다면, 굉장히 예쁜 담당자로 교체해드릴 수도 있습니다."

내가 스킬을 확인하면서 잠시 집중하고 있자, 다른 의미로 생각한 태하 씨가 능글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왕 이런 스킬이 생성된 김에 굳이 피해서 의심을 살 이유는 없지.

각성자관리부의 의심을 받으면 곤란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이렇게 기회가 찾아온 김에 단번에 해결해버려야지.

"제 패시브 중에서 상대방의 기술을 방해하는 스킬이 있거든요. 잠시 그거 비활성화시킬 테니, 다시 한 번 확인해보세요."

그러자 태하 씨가 밝은 얼굴로 내 손을 잡았다.

"협조에 굉장히 감사드립니다."

나는 그의 웃는 얼굴을 바라보며 마주 웃어주면서 속으로 스킬을 사용했다.

['권한: 조작'을 사용하여 상대방에게 표시될 당신의 정보를 조작합니다!]

날아오르라, 주작이여!



작가의말

날아오르라... 주작이여...

환장의 날개...날아오르라....




크, 제가 설정하면서 만든 스킬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스킬입니다.
너무 쓸모가 많고, 이로 인해 만들어질 에피소드도 제일 다양한 스킬...


와.
하루게 다르게 선작이 엄청 늘어나네요...
군인이 저에게 이런 관심은 너무 행복해요ㅠㅠ마치 꼭,

사.회.인 이 되어 있는 기분이랄까요?
연재 주기에 대해 질문하시는 독자분들이 계시는데, 본 글은 일일연재를 지향합니다.

평일에는 1연재, 주말에는 2연재가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군인이라서 매일 2연참은 부담스러워요 ㅠㅠ

오늘은...음, 그냥 이번 주 기분이 좋아서 2연참이거든요?^^
저녁에 한 편 더올라가요 ㅎ.
그러니 뜨거운 반응 부탁드릴께영.


오늘도 재밌게 보셨나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캬! 버그에 취한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전역후 연재 관련 공지입니다 +49 18.02.24 2,097 0 -
공지 이런 공지를 남기게 되서 정말 유감이라고 생각합니다 +59 17.08.10 10,903 0 -
56 18화. 일사천리 <3> +51 17.08.08 13,194 564 10쪽
55 18화. 일사천리 <2> +42 17.08.07 13,323 577 10쪽
54 18화. 일사천리 +60 17.08.06 14,554 599 10쪽
53 17화. 적당히들 좀 해라... <3> +50 17.08.05 15,302 579 10쪽
52 17화. 적당히들 좀 해라... <2> +68 17.08.01 17,455 648 10쪽
51 17화. 적당히들 좀 해라... +53 17.07.31 16,186 605 10쪽
50 16화. 잘 먹겠습니다! <3> +55 17.07.31 17,012 649 10쪽
49 16화. 잘 먹겠습니다! <2> +71 17.07.30 16,840 709 10쪽
48 16화. 잘 먹겠습니다! +78 17.07.30 17,032 734 10쪽
47 15화. 한심한 종자들 <3> +75 17.07.29 16,655 663 10쪽
46 15화. 한심한 종자들 <2> +30 17.07.29 17,222 638 10쪽
45 15화. 한심한 종자들 +31 17.07.28 17,466 614 10쪽
44 14화. 아수라장 <3> +27 17.07.28 17,989 619 10쪽
43 14화. 아수라장 <2> +36 17.07.27 17,729 651 10쪽
42 14화. 아수라장 +36 17.07.27 18,844 664 10쪽
41 13화. 맛있는 냄새 <3> +34 17.07.26 19,146 653 10쪽
40 13화. 맛있는 냄새 <2> +33 17.07.26 19,751 647 10쪽
39 13화. 맛있는 냄새 +44 17.07.25 20,212 712 10쪽
38 12화. 힐링이 필요해 <3> +44 17.07.25 20,945 642 10쪽
37 12화. 힐링이 필요해 <2> +53 17.07.24 21,513 697 10쪽
36 12화. 힐링이 필요해 +30 17.07.24 22,752 731 10쪽
35 11화. 만만하냐? <4> +34 17.07.23 21,998 731 10쪽
34 11화. 만만하냐? <3> +36 17.07.23 22,813 744 10쪽
33 11화. 만만하냐? <2> +43 17.07.22 22,914 784 10쪽
32 11화. 만만하냐? +40 17.07.22 23,605 785 10쪽
31 10화. 어디서 약을 팔아 <3> +71 17.07.21 23,519 825 10쪽
30 10화. 어디서 약을 팔아 <2> +53 17.07.20 24,039 820 10쪽
29 10화. 어디서 약을 팔아 +53 17.07.19 25,708 775 10쪽
28 9화. 머리를 써야지 <3> +54 17.07.18 26,362 842 10쪽
27 9화. 머리를 써야지 <2> +41 17.07.17 26,982 833 10쪽
26 9화. 머리를 써야지 +64 17.07.16 27,854 877 10쪽
25 8화. 쇼를 해라 <3> +57 17.07.16 28,905 872 10쪽
24 8화. 쇼를 해라 <2> +57 17.07.15 28,965 919 10쪽
23 8화. 쇼를 해라 +75 17.07.15 29,482 971 10쪽
22 7화. 날아오르라! <4> +39 17.07.14 29,424 900 10쪽
21 7화. 날아오르라! <3> +40 17.07.14 30,094 967 10쪽
20 7화. 날아오르라! <2> +35 17.07.13 30,737 1,011 10쪽
» 7화. 날아오르라! +64 17.07.13 31,036 985 10쪽
18 6화. 마치 불도저 <3> +56 17.07.12 31,320 994 10쪽
17 6화. 마치 불도저 <2> +50 17.07.11 32,083 968 10쪽
16 6화. 마치 불도저 +60 17.07.10 33,818 900 10쪽
15 5화. 인생은 불공평해 <3> +61 17.07.09 33,901 967 10쪽
14 5화. 인생은 불공평해 <2> +36 17.07.09 33,163 969 10쪽
13 5화. 인생은 불공평해 +42 17.07.08 33,074 958 10쪽
12 4화. 될 놈 <3> +49 17.07.08 33,226 934 10쪽
11 4화. 될 놈 <2> +40 17.07.07 32,778 902 10쪽
10 4화. 될 놈 +28 17.07.04 35,237 923 10쪽
9 3화. 재도약의 발판 <3> +26 17.07.03 35,892 907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