캬! 버그에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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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오그란트
작품등록일 :
2017.06.27 19:18
최근연재일 :
2017.08.0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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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21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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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0화. 어디서 약을 팔아 <3>

DUMMY

내 갑작스러운 행동에 유성환은 굉장히 당황한 듯하다.

그 사이에 그가 어떤 버튼을 눌렀는지, 순식간에 VIP룸 안에 정장을 입은 떡대들이 들어왔다.

민간 경호원이라 생각했었지만, 공교롭게도 4명 전원이 각성자들이었다.

인상은 흉흉했지만, 이런 데서 경호원이나 할 정도면 능력의 수준이 뒤떨어지는 사람들일 수밖에 없었다.

민간인들 상대로는 절대적인 강함을 보여주겠지만, 각성자들 상대로는?

글쎄다.

레벨을 보아하니 별로 힘을 쓸 것 같지는 않았다.

"손모가지 분질러버리기 전에 그 손 놔라."

정장 위로 보이는 목에 문신을 새겨둔 빠박이가 인상을 가득 찌푸리면서 나에게 거칠게 으르렁거렸다.

나는 피식 웃으면서 그 말에 대답했다.

"그 인상으로 협박하면 여태까지 편하게 넘어갔나봐? 각성자면 레벨이나 올려야지, 왜 이런데서 그러고 있냐?"

"이 새끼가 뚫린 입이라고!"

"형. 갑자기 왜..."

"동욱아. 가만히 있어 봐. 형이 다 알아서 해결할게."

사실, 이 자리에서는 조용히 끝내고 방송에서 엘릭서를 폭로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좋은 방법도 있었다.

이 자리에서도 깽판치고, 방송으로도 엘릭서의 실체를 폭로하면 되는 것 아닌가?

왜 굳이 두 가지를 골라야겠는가?

둘 다 하면 되지.

나는 유성환을 그대로 바닥에 던져버렸고, 깍두기들이 허겁지겁 유성환을 부축하면서 일으켜 세웠다.

"꺄아아악!"

"서, 서진 오빠. 갑자기 왜 그래요."

우리의 옆에 앉아있던 여자애들은 난데없는 폭력 행위에 비명을 지르면서 뒤로 멀찍이 물러났다.

혜진이만 내 옆에 남아서 나를 말리고 있을 뿐이었다.

"혜진아."

"네?"

"너 같으면 네 입에다가 독을 쳐넣으려고 하는데 가만히 있겠니. 넌 오빠만 믿고 가만히 있어 봐. 저런 놈이 네 사장이면 대충 와꾸 그려지거든."

사람들을 상대로 이런 걸 파는 질 나쁜 놈이 여자들 상대로는 어떻게 대하겠는가?

안 봐도 뻔하다.

이런 놈들은 옛날부터 자주 봐서 이제는 지겨울 지경이다.

나는 담배 한 대를 가볍게 입에 물면서, 최대한 건들거리는 걸음으로 유성환에게 다가갔다.

깍두기들이 나를 제지하려 했지만, 재빠르게 자리에서 일어난 현욱이가 동시에 두 명을 멀리 발로 차버렸다.

녀석들은 타일을 시원하게 박살내면서 바닥에 쓰러졌고 기절해버렸다.

현욱이는 슬쩍 웃으면서 나에게 말했다.

"이런 놈들이 무슨 가드를 한다고."

동욱이보다 눈치가 빠른 현욱이는 상황을 대충 눈치챈 모양이었다.

애초에 고레벨 각성자를 감당할 수 있는 상대가 이런 곳에 있을리가 만무했다.

좋아, 방해꾼은 사라졌고.

"너... 너희들이 여기서 이러면 무사할 줄 알아?"

"그럼 뭐요."

"이미 몇몇 랭커들은 우리들의 약에 중독된 상태라고! 내가 연락 한 번만 하면 그냥..."

그는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들었다.

믿고 있는 게 있기는 있는 모양이다.

이런 질나쁜 장난질에 넘어간 빠가사리 랭커들은 도대체 누구일지 궁금하다.

도핑은 진짜 나쁜건데 말이야.

도핑까지 해서라도 능력치를 올리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겠다만, 랭커 씩이나 되는 놈들이 아무 의심없이 약을 주워먹으니까 이런 사단이 난거지.

나는 빠르게 다가가서 유성환의 핸드폰을 가볍게 발로 차낸 다음, 손으로 녀석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주었다.

"유성환 씨. 당신이 코흘리개 어린애도 아니고, 언제까지 남의 힘 믿고 설치시려고 그러셨어요?"

마음만 먹으면 쉽게 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도대체 얼마나 우리를 무시를 했으면 여자에게 달랑 매혹 기능이 붙어있는 악세사리를 장착시키고 들어왔을까?

아마 여태까지는 다 그런 방법을 통해서 넘어갔던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안일할 수가 없지.

"좋아. 내가 당신 말대로 엘릭서를 내 방송에서 홍보는 해줄 거야. 단, 사실 그대로 홍보해줄 거니까 잘 알아둬."

"안 돼!"

두려움에 잔뜩 떨던 유성환이 내 말에 발작을 하면서 크게 소리를 질렀다.

그제서야 뭔가 말할 생각이 든 것 같았다.

나는 소리를 지르는 유성환의 얼굴을 가볍게 잡은 다음, 천천히 물었다.

"그럼 한 번 솔직하게 말해 봐. 이런 스케일이라면 당신 혼자 꾸몄을리는 없잖아? 이렇게 그럴듯한 클럽도 있고, 엔터테이먼트도 있고. 뭐가 아쉬워서 이런 짓을 벌이는 거야?"

그러자 유성환은 고개를 세차게 가로저으면서 답변 거절의 의사를 표했다.

"난 그러면 죽어."

하하, 이 아저씨 여전히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네.

두려움에 잔뜩 질렸는데도 이렇게 말할 정도면 진짜 뒤에 뭔가 있나보다.

"그걸 나한테 따지면 뭐 어쩌게? 아저씨가 제대로 말 안하면 나 그냥 엘릭서에 대한 거 전부다 까발릴 거라니까? 어차피 죽는다고 하면 차라리 나한테 속 시원하게 털어놓고 살 궁리를 하는 게 편하지 않겠어?"

그렇게 말하면서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던 술잔을 가져와서 그에게 건네주었다.

술이라도 마시면 살짝 진정되지 않을까 싶어서 그랬다.

거의 반강제적으로 그의 입에 술을 집어넣었고, 잠시 기다려줬다.

3분쯤 지났을까?

내가 담배를 다 피웠을 때 쯤, 유성환이 다시 입을 열었다.

겁에 질린 건 마찬가지였지만 조금 전보다는 훨씬 진정이 되어있는 모습이었다.

나는 웃음을 지으면서 그를 바라보았다.

"유성환 씨. 알려주면 편하다니까요."

어차피 시간 싸움이다.

룸 밖에서는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가득히 울려퍼지고 있었다. 핸드폰을 박살내버린 이상 밖에서 우리 룸 안의 일을 알아차릴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여유롭게 기다리도록 하자.

그는 반드시 입을 열게 되어 있었다.


***


클럽에서의 일이 있고 그 다음날.

나는 점심부터 배달음식을 잔뜩 준비해둔 다음, 누군가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띵동.

벨 소리가 울려서 밖으로 나가자 내가 초대한 손님이 와 있었다.

"서진 씨! 오랜만에 뵙습니다!"

"어서오세요. 지난번에는 갑자기 찾아오셔서 준비를 못했는데, 오늘은 뭐라도 좀 시켜놨어요. 치킨이랑 피자 좋아하시죠?"

"크, 제가 또 치킨 피자라면 미치죠."

"태하 씨가 원한다면 비싼 레스토랑이라도 모시고 가려고 했는데..."

"어휴. 그러면 김영란법 걸려요. 저희도 나름 공무원이거든요."

손님은 바로 각성자관리부에서 일하는 태하 씨였다.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상의하기에는 그 누구보다 적절한 사람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불렀다.

나는 태하 씨를 데리고 음식이 세팅되어 있는 식탁으로 바로 갔고, 태하 씨는 특유의 생글거리는 웃음과 함께 식탁에 앉았다.

태하 씨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면서 나에게 말했다.

"오늘 휴가라서 마침 다행이네요. 크으. 요즘 최고의 인기인 중 하나인 치트 님과의 식사라면 업무도 쨀 생각이었습니다."

"공무원이 그래도 되는..."

"저희들은 됩니다. 하하."

언제나 마이 페이스를 유지하는 사람이라서 얘기를 하고 있자면 기가 빨리는 것 같았다.

으음.

살짝 꺼림칙한 부분이 있는 사람이었지만, 왜인지 모르게 신뢰가 간다.

적어도 내 뒷통수를 후릴 사람은 아니다.

권한을 통해서 확인해봐도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지도 않고.

나는 일단 용무를 말하지 않고 태하 씨랑 같이 배부르게 음식을 먹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하지 않는가?

일단 배가 부르면 기분도 좋아지고, 태하 씨도 내 얘기를 더 성의있게 들어줄 거라 생각한다.

...뭐, 굳이 성의 있게 듣지 않아도 '각성자관리부' 소속이라면 집중해서 들을 수밖에 없는 이야기겠지만.

"꺼억."

"혹시 클래스가 식신?"

"제가 또 잘 먹는 편이라서요. 위장이 워낙 거대해서 말이죠."

식사 시작 10분.

두 명이서 먹기에는 꽤 넉넉한 양이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10분만에 전부 사라져버렸다.

티슈로 가뿐히 입가를 닦아낸 태하 씨는 나를 바라보면서 눈빛을 빛냈다.

"그나저나 서진 씨가 직접 저를 초대하셨을 정도면 뭔가 일이 있는게 분명한데요. 그렇죠?"

"눈치도 빠르셔라."

"에이, 대회 준비하시기도 바쁜 서진 씨가 연락했으면 급한 일 아니겠어요? 제가 그 정도 눈치는 있습니다. 눈칫밥 하루 이틀 먹은 것도 아니고."

프로는 프로다.

태하 씨는 식사를 마치자마자 곧바로 본론에 들어가려고 말을 꺼냈다.

나는 그에게 믹스 커피 한잔을 건네주면서 웃음을 지었다.

"혹시 요즘 유행하는 올 스텟 엘릭서에서 알고 계시나요?"

내 입에서 '올 스텟 엘릭서'라는 단어가 나왔을 때였다.

항상 웃음을 짔고 있었던 태하 씨의 표정이 정말 무서울 정도로 굳어졌다.

무언가 알고 있는 모양이군.

"근래에 유행하고 있는 엘릭서 아닙니까? 스트리머들의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서 소비량이 급속하게 늘었죠."

"혹시, 올 스텟 엘릭서가 얼마나 많이 공급되어 있는지 알고 계시나요."

"각성자들의 소비품도 저희가 담당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 그 엘릭서의 공급처가 영 알려지지 않아서요. 안 그래도 최근에 저희 측에서 조사를 하고 있는데, 도저히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다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제 예민한 후각에 구린 냄새가 느껴집니다. 서진 씨가 이렇게 물어보는 걸 보니, 분명히 뭔가 있긴 있군요."

태하 씨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

일이 굉장히 손쉽게 풀리려는 것 같다.

나는 그의 질문에 고개를 마주 끄덕이면서 말했다.

"이번에 파프리카에서 주최한 대회와도 일부분 관련이 있어서, 태하 씨께 부탁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모셨습니다."

어제 유성환으로부터 들었던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이 일은 도저히 나 혼자서 커버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내 대답을 들은 태하 씨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그것은 그냥 미소가 아니었다.

엄청난 사냥감을 앞에 둔 사냥꾼의 흥분이 느껴지는 미소.

그래, 그것과 닮아 있었다.


작가의말

여러분

좋은 소식이...라고 하면 좋은 소식일 수도 있는데 진짜 아주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손 중사님과, 중대장님과, 대대장님의 배려로 평일에도 2연재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군대에는 야간 싸지방 연등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본래에는 학사 학위를 따거나, 자기 계발을 위해 취침 시간 이후에 00시까지 사지방을 이용할 수 있는 건데, 중대장님께서 제 부탁을 들어주셨습니다 ㅠㅠ 공모전 기간만이라도 글을 쓰고 싶은데, 어떻게 안 되겠냐고 했더니... 정말 들어주셨습니다.


진짜 열심히 쓰겠습니다 여러분.

항상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의 성원이 없었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더 열심히, 더 재밌는 글을 쓰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정말 사랑해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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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18화. 일사천리 <3> +51 17.08.08 13,194 564 10쪽
55 18화. 일사천리 <2> +42 17.08.07 13,323 577 10쪽
54 18화. 일사천리 +60 17.08.06 14,554 599 10쪽
53 17화. 적당히들 좀 해라... <3> +50 17.08.05 15,302 579 10쪽
52 17화. 적당히들 좀 해라... <2> +68 17.08.01 17,455 648 10쪽
51 17화. 적당히들 좀 해라... +53 17.07.31 16,186 605 10쪽
50 16화. 잘 먹겠습니다! <3> +55 17.07.31 17,012 649 10쪽
49 16화. 잘 먹겠습니다! <2> +71 17.07.30 16,841 709 10쪽
48 16화. 잘 먹겠습니다! +78 17.07.30 17,032 734 10쪽
47 15화. 한심한 종자들 <3> +75 17.07.29 16,656 663 10쪽
46 15화. 한심한 종자들 <2> +30 17.07.29 17,222 638 10쪽
45 15화. 한심한 종자들 +31 17.07.28 17,466 614 10쪽
44 14화. 아수라장 <3> +27 17.07.28 17,989 619 10쪽
43 14화. 아수라장 <2> +36 17.07.27 17,729 651 10쪽
42 14화. 아수라장 +36 17.07.27 18,844 664 10쪽
41 13화. 맛있는 냄새 <3> +34 17.07.26 19,146 653 10쪽
40 13화. 맛있는 냄새 <2> +33 17.07.26 19,751 647 10쪽
39 13화. 맛있는 냄새 +44 17.07.25 20,212 712 10쪽
38 12화. 힐링이 필요해 <3> +44 17.07.25 20,945 642 10쪽
37 12화. 힐링이 필요해 <2> +53 17.07.24 21,513 697 10쪽
36 12화. 힐링이 필요해 +30 17.07.24 22,752 731 10쪽
35 11화. 만만하냐? <4> +34 17.07.23 21,999 731 10쪽
34 11화. 만만하냐? <3> +36 17.07.23 22,813 744 10쪽
33 11화. 만만하냐? <2> +43 17.07.22 22,914 784 10쪽
32 11화. 만만하냐? +40 17.07.22 23,605 785 10쪽
» 10화. 어디서 약을 팔아 <3> +71 17.07.21 23,520 825 10쪽
30 10화. 어디서 약을 팔아 <2> +53 17.07.20 24,039 820 10쪽
29 10화. 어디서 약을 팔아 +53 17.07.19 25,708 775 10쪽
28 9화. 머리를 써야지 <3> +54 17.07.18 26,362 842 10쪽
27 9화. 머리를 써야지 <2> +41 17.07.17 26,982 833 10쪽
26 9화. 머리를 써야지 +64 17.07.16 27,854 877 10쪽
25 8화. 쇼를 해라 <3> +57 17.07.16 28,905 872 10쪽
24 8화. 쇼를 해라 <2> +57 17.07.15 28,965 91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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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4화. 될 놈 <3> +49 17.07.08 33,226 93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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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3화. 재도약의 발판 <3> +26 17.07.03 35,892 90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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