캬! 버그에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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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오그란트
작품등록일 :
2017.06.27 19:18
최근연재일 :
2017.08.0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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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30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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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6화. 잘 먹겠습니다! <2>

DUMMY

내가 균열 에너지를 과도하게 흡수하게 되면 부작용이 존재하냐?

그건 전혀 아니다. 오히려 평소보다 능력치가 대폭 증가하고, 설사 부상을 입더라도 빠른 속도로 회복할 수 있게된다.

마치 균열 에너지가 내 몸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균열 에너지는 모든 부분에 있어서 나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크라울은 나를 바라보면서 손을 뻗었다.

"절규의 결계."

녀석이 스킬 시전어를 내뱉는 순간,

지이이잉.

곧 나를 둘러싼 결계 하나가 생성되었다. 반투명한 막이 곧 날 감쌌고, 결계 안이 크게 흔들리면서 이상한 녀석들이 기어나오기 시작했다.

하체는 없고 상체만 있는, 역시 균열 몬스터다운 기괴한 비주얼의 몬스터였다.

탐색으로 살펴보니 '절규'라는 이름을 지니고 있었다.

확실히 보는 것만으로도 절규를 자아낼 것 같이 생겼다만, 나에게는 소환체란 무의미하다.

나는 가볍게 손을 뻗으면서 그것들을 향해 '롤백'을 사용했다.

롤백 또한 다른 권한 스킬처럼 많은 부가 효과가 붙었다.

가장 대표적으로 상대방의 소환수를 보다 많이 역소환할 수 있게 되었고, 결계 같은 설치형 스킬도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었다.

"롤백."

파지직.

크라울이 친 결계는 그곳에서 기어나온 '절규'들과 함께 빠른 속도로 사라졌다. 그 모습을 본 크라울이 인상을 잔뜩 구기면서 검을 다시 휘둘렀다.

흥분했구먼.

수호자나 되는 놈이 저리 쉽게 멘탈이 나가면 곤란하지!

"잘못되었다. 이건 정말 크게 잘못되었다."

크라울의 목소리가 사뭇 달라졌다. 처음 등장했을 때의 그 여유로운 태도가 아닌, 마치 시간에 쫓기는 듯한 목소리였다.

당연하다.

이 시간에도 녀석의 균열 에너지가 내 쪽으로 빨려들어오고 있었으니까.

[레벨이 오릅니다.]

[레벨이 오릅니다.]

균열 에너지를 흡수하는 것만으로도 레벨이 올라가는 중이었다.

나는 몸을 부르르 떨면서 크라울의 공격을 가뿐하게 피어냈다. 가속화를 최고 수준으로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격을 피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세상에..."

"어떤 탑 랭커들도 여기서 저런 모습은... 못 보여줄거야."

"치트 님 방송에서도 대단하기는 했는데, 저 정도로 대단할 줄은 몰랐어!"

어느새 부상이 회복된 각성자들이 우리의 전투를 가만히 지켜보면서 감탄사를 내뱉었다.

아이고, 이 사람들아! 거기서 가만히 있을 때야?

"떠들지 말고 원거리 딜러들은 딜이라도 넣어요!"

"죄, 죄송합니다!"

"원딜들은 곧바로 스킬 사용하고, 탱커들이랑 근딜은 원딜 앞에서 대기해! 공격 정면으로 받아들일 생각 하지 말고!"

수호자에게 어느 정도의 피해를 입힐지는 모르겠지만, 없는 것보다 좋겠지.

어차피 지금 크라울은 나에게 모든 신경이 집중되어 있었다.

나는 얼굴에 튄 크라울의 피를 소매로 대충 닦아내면서 숨을 들이쉬었다.

다른 각성자들은 수한 씨랑 타키 씨에게 잘 맡겨두면 될 것 같다. 그들 정도면 믿을만한 사람들이었다.

각자의 팀을 오랫동안 이끌던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직접 지휘하는 것보다 훨씬 나을지도 몰랐다.

좋아, 지원사격도 시작되었고 어디 한 번 마음껏 털어보자.

"너, 관리자들 보다 위험한 놈이구나. 관리자들이랑 차원이 다른 놈이야. 내 에너지를 잡아먹어?"

"맛있더라고. 덕분에 레벨도 빨리 올라. 수호자라고 해서 잔뜩 쫄았었는데, 그럴 필요도 없었는걸?"

"...관리자가 아니라 우리랑 가까운 놈이었구나."

크라울이 이제야 눈치를 챘다는듯이 이를 부드득 갈았다.

우리랑 가까운 놈이라는 말의 뜻이라면, 설마 내가 균열 몬스터에 가깝다는 뜻인걸까?

나는 인상을 가득 찌푸리면서 다시 한 번 크라울의 등판에 검을 박아넣었다.

우우웅.

상처에서 균열 에너지가 폭발하듯이 뿜어져나오기 시작했다. 균열 에너지의 충격만으로도 멀리서 원거리 공격을 넣고 있던 각성자들이 나가 떨어지기에는 충분했다.

저 사람들도 참 고생이다.

괴성에 당하고, 충격파에 당하고.

제대로 된 공격도 못해봤을 텐데...

나보다 레벨도 높은 인원들이었지만, 나에 비해서 하는 건 0도 없었다. 아마 이곳의 각성자 말고 다른 곳의 각성자도 비슷한 상황일 것 같았다.

내가 아니었다면 이 수호자라는 놈들은 굉장히 손쉽게 각성자들을 씹어먹을 수 있었을 것이다.

심지어 탑 랭커들이라도 힘든 상대임에는 틀림없었다.

"네 놈이 원하는 게 무엇이냐?"

크라울은 거칠게 으르렁거리면서 검을 거두었다. 갑작스럽게 전투를 포기하는 제스쳐에 나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대답했다.

"원하는 거 없어. 그냥 빨리 너도 죽이고, 나머지 수호자들도 죽여서 대균열을 해결해야겠다."

"...혹, 너희 세계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알고 싶지 않은가? 관리자들이 전혀 알려주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내가 계속해서 그를 베어나가려던 찰나,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을 듣고 잠시 멈출수 밖에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연구하고 조사를 해도 밝혀지지 않는, '몬스터'와 '각성자'들이 갑자기 등장하게 된 이유.

관리자들이 끝까지 사람들에게 비밀을 지키고 있던 그 내용에 대해서, 균열 수호자가 말해줄 수 있는 모양이었다.

대충 보더라도 인간 이상의 지능을 지니고 있는 존재였고, 무엇보다 '대균열'에 속해 있는 존재였다.

어쩌면 엄청 많은 것들을 알고 있을지도 몰랐다.

나는 그 말에 잠시 검을 내리면서 크라울을 쳐다보았다.

몸 곳곳에서 피를 대신한 보라색 에너지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큰 상처들은 아니었지만, 지속적으로 에너지가 누출되고 있었기에 체력은 계속해서 빠지는 중이었다.

하지만 크라울은 아무렇지도 않은지 묵묵히 말을 이어갔다.

"균열이 왜 발생한다고 생각하나?"

"글쎄."

"그건 바로 두 개 이상의 차원이 겹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협화음과 비슷한 개념이다. 두 가지 이상의 차원이 서로 겹치면서, 차원 사이의 반발력으로 인해 생겨나는 것이 균열이다."

[알려지지 않은 비밀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심하십시오! '관리자'들에게 이 비밀을 당신이 알고 있다는 것을 들킨다면, 중립적인 그들이 당신에게 적대적으로 돌아설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메세지 창이 갱신되었다?

그렇다면 이 말이 진실일 가능성이 굉장히 높았다. 이곳이 균열이기 때문에 다양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지만, 균열에서도 이 '시스템'만큼은 제대로 작동되는 중이었다.

도대체 이 타이밍에, 갑자기 이 말을 나에게 전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나는 눈살을 찌푸리면서 크라울을 향해 말했다.

"무슨 꿍꿍이냐?"

그러자 크라울이 어깨를 으쓱이면서 대답했다.

"각성자 녀석들이 대균열에 쳐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다만, 너 같은 놈은 내가 처음 봤기 때문에 특별히 알려주는 정보다. 아무런 꿍꿍이도 없다."

크라울은 그렇게 말하면서 다시 검을 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어차피 내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 이번 대균열에서는 동포들을 더 이상 지키기 힘들 듯 하구나."

"...기다려 봐 임마."

나도 생각이란 걸 해야지.

조금 여유롭게 생각해보자.

어쩌면 이 모든 것이 이 녀석의 계략일지도 몰랐다. 각성자들을 이곳으로 보낸 것은 '관리자'들이다. 한국과 일본에 있는 모든 '관리자'들이 일제히 퀘스트를 주면서 대균열에 참가하도록 독려했다.

물론 거기에 각국의 이해관계가 조미료로 뿌려지기는 했지만, 기본 골자 자체는 '관리자'들이 대균열을 클리어해달라는 거였다.

'관리자'들은 각성자들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건 암묵적으로 공인되는 사실이었고, 모든 각성자들이 그렇게 믿고 있었다.

실제로 스카 아저씨라던지 다른 관리자들이 나를 속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모두 공평한 거래가 이루어졌었고, 신용이 있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권한: 조작'이라는 스킬이 생성된 이후부터, 내 머릿속에 의심이 생긴 건 사실이다.

만약 '관리자'들이 많은 정보들을 본인들에게 유리하게 조작해둔 상태였다면?

나보다 강한 권한을 지니고 있는 관리자들이 분명 있을 텐데?

그런 의심을 안 해본 건 아니었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스토리라고 생각했지만, 명확한 물증도 없어서 빠르게 포기했던 의심이었다.

"내가 균열 몬스터들이랑 비슷하다고 말한 건 무슨 뜻이냐?"

내 질문에 크라울이 슬쩍 웃으면서 대답했다.

"균열 몬스터 또한 내 동포는 맞지만, 내가 우리와 비슷하다고 말했던 건 그 부분이 아니다."

"그렇다면?"

"균열 몬스터들은 균열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존재들이다. 그들에게는 '권한'이 존재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수호자들은 '권한'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그 권한은 관리자들과는 차이가 나는 권한이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훨씬 강력한 권한이지."

그리고 그 때였다.

눈앞에 메시지 창이 떠오르면서, 개방시키지도 않았던 '권한: 삭제'가 자동적으로 오픈되었다.

[스킬 이름: 권한 - 삭제

스킬 등급: 판정 불가

스킬 레벨: 초급 1레벨(1/100)

스킬 제한: 클래스 '버그'

설명: '관리자'들에게조차 없는 권한입니다. 재생과는 정반대에 위치해 있는 권한이며, '대상'을 삭제할 수 있는 권한입니다. '대상'에 따라서 소모되는 '균열'이 정해지며, 스킬 레벨을 올릴수록 '대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집니다. 크라울의 말에 따르면, 이 권한은 '수호자'와 더 가까운 권한입니다.

효과: 1. 스킬을 삭제할 수 있다.]

"...뭐야 이게."

혼란은 시간이 갈수록 가중되어 가고 있었다.


작가의말

풀려가는 떡밥들

아아아아아아아아



내일 모레면 휴가...다아아아

휴가...다아아아!!!


사랑해요 여러분.

코멘트, 꼭 달아주실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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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11화. 만만하냐? +40 17.07.22 23,605 78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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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3화. 재도약의 발판 <3> +26 17.07.03 35,892 90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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