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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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JayD
작품등록일 :
2017.06.28 23:49
최근연재일 :
2018.09.20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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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28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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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의 바람 2부. 84회. 용천부 전투(1)

DUMMY

발해의 도성인 상경 용천부에서 벌어진 용천부 전투, 이는 발해와 요, 여러 말갈부족이 아우러진 최후의 결전이며 발해의 태자 대광현이 장렬하게 옥쇄하기로 작정한 그날, 동이 트는 시각에 벌어진 전투였다. 강윤이 이끄는 10만 대군이 동쪽 구릉에 나타났다. 그러자 당황한 야율아보기는 자신이 직접 명령을 하달하기 시작하였다.


"당장 기마대를 보내어 놈들의 돌격을 막게하라! 그리고 보병들은 대열을 갖춰라! 놈들의 공격을 막아라!!"

"아.... 알겠습니다!!"


강윤의 등장은 완벽하게 적의 허를 찔렀다. 각지에서 패배를 당하고 있는 발해군이 저토록 많이 뭉칠 줄은 누가 알았을까? 말갈군도, 요군도 그간의 연전연승으로 마음을 놓았던 것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사실 마음을 놓는 것이 방심이라고 할 수도 없는 전황이었다. 발해의 전선이 워낙 많았을 뿐더러 요동으로 들어간 야율요골은 서경 압록부까지 밀고 들어갔으며 남쪽의 평양도 고려군에 의해 위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부여부의 발해군도 몰살시켜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었으니 이제 승리가 눈앞에 떨어졌다 하여도 과언이 아니었다. 실제로 발해의 태왕 대인선도 모든걸 포기하고 손을 놓지 않았던가?

그런데 그들의 뒤를 강윤이 후려친 것이다.




"돌격!!! 발해의 장졸들이여!!!"




돌격명이 떨어졌다. 호각과 소라가 길게 울려퍼지며 기병을 필두로한 발해군이 해를 등지고 구름이 산에서 쏟아지듯이 달려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들의 선두에 강윤이 자신을 나타내는 깃발과 함께 있었다. 그 대군의 앞에 강윤이 있었다.

이에 맞서 요, 말갈군도 기마대 중 일부를 선두로 내보내어 그들로 하여금, 적의 돌격을 잠시 저지시키게 한 후에 후방에 방어진을 편성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쓸어버려라!!!!"


강윤의 창이 허공을 한번 휘젓자 4명이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썰려나갔다. 그야말로 신의 경지에 이른 창술, 기교가 아니라 힘으로 상대방을 찍어누르는 그의 창에 상대방의 무기는 부러졌고 방패는 박살났으며 칼은 가루가 되어 바람에 흩어졌다. 그렇잖아도 상대적으로 고지대에 위치한 발해군이 아래로 치고 내려오면서 싸우는 형국이라 요군이 불리한 상황인데 동이 트는 시각인지라 태양을 보면서 싸운다는 엄청난 시각 방해가 더해졌다. 이러니 제대로 싸울 수 있을리가 만무하다.

그리고 발해군엔 강윤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우오오오오오오오오!!!"


척유선의 패검이 몇번 휘둘러지자 말과 함께 적들의 시신이 쌓여갔다. 강윤과 척유선이 앞장서자 감히 그들을 막을 수 있는 이들은 단 한명도 없었다. 궁기병 역시 마찬가지, 발해군이 무시무시한 기세로 추격하여 들이받아버리자 속수무책으로 쓸려버렸다.

결국 발해군을 막기 위해 달려나온 기마대는 흩어지기 시작하였고 추격하려는 병사들을 향해 강윤이 다시 소리쳤다.


"놈들을 추격할 필요 없다. 이대로 놈들의 본진으로 돌격한다! 개마는 선두로 나서라! 놈들을 밀어버린다!!"


발해군의 진형이 변경되며 개마무사가 선두로 나섰다. 싸울 때마다 위험을 무릅쓰고 적진으로 가장 먼저 돌격하는 그 옛날 고구려의 혼이 서린 최정예 기마대는 이번에도 선봉이 되어 적진으로 돌격하였다.


"노.... 놈들이 온다!!!"

"어서 서둘러라! 대열을 갖춰라! 방패, 장창 앞으로! 궁수들은 무엇을 하느냐! 어서 쏴라! 사정없이 갈겨!!"


하늘을 뒤덮을 정도로 수많은 화살이 쏘아졌다. 그 무시무시한 양에 화살을 튕겨낸다는 개마무사조차 몇몇이 말에서 떨어졌다. 그 뒤의 병사들은 말할 것도 없겠지.

그래도 그들은 달렸다. 멈추지 않고 달렸다. 달리고 달리고 달렸다. 이어지는 2차 사격에서도 적잖은 수의 병사들이 쓰러졌지만 그들의 돌격을 막을 수 없었다.


"쏴.... 쏴라! 계속 갈겨라!!!"


당황한 요나라의 장수들은 병사들을 재촉하여 다시 화살을 날리게 하였다. 하지만.....


"가자!!!!!!!!!"


이미 발해군이 코앞까지 당도하였다.


"컥!!!"

"크허억!!"


미처 방진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선두는 그들의 돌격을 막아낼 수 없었다. 기다란 기병용 장창인 기창을 풍차처럼 휘두르며 달려드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집채만한 바위가 산에서 굴러떨어지는 것을 연상시킬 정도, 몇몇 용기있는 병사들이 방패와 장창을 앞세워 그들을 막아 보았지만 그들은 바로 기창에 꼬챙이가 되었다. 방패는 박살났고 창은 부러졌으며 사람은 말에 치이거나 혹은 창에 맞아 픽픽 쓰러졌다.

대책없이 밀렸다. 내보낸 기병들이 어느 정도 시간을 끌어주어야 방어진을 펼칠 수 있는데 그게 실패하였다. 제대로 대열을 갖추지 못한 보병들에게 개마무사의 돌격은 치명적이었다. 결국 야율아보기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본진을 뒤로 물려 대열을 갖춰라! 지금 죽어나가고 있는 병사들을 모두 희생하더라도 본진을 지키는 것이 상책이다."

"예 폐하!!"


본진만 지킬 수 있으면 전투를 지속할 수 있으며 이 상황을 뒤집을 수도 있다. 요군은 재정비를 위해 공격받는 군사들은 포기하고 공격받지 않는 군사들을 전부 후방으로 이동시켰다. 오수걸몽 역시 말갈군의 일부를 후방으로 이동시켜 재정비하고자 하였다. 그 위치는 성의 서문 쪽, 그러자 대광현이 다시 움직였다.


강윤이 달려오는 모습을 보자 그는 즉시 퇴각하여 문을 다시 닫고 성벽으로 올랐다. 그와 함께 성 밖으로 나가지 않은 병사들도 성벽에서 상황을 전부 지켜보고 있었다. 그야말로 어둠속에 한줄기의 빛이 깃든 상황, 그들은 절망 속에서 희망을 보았다. 그런데 야율아보기가 군사들을 서문 방향으로 이동시켜 재정비하는 것을 보자 태자는 이를 악 물며 성 안에 남아있는 군사들을 전부 불러모았다.


"다들 이 상황을 지켜보았을 것이다."


태자는 그들에게 호소하였다.


"강윤과 척유선이 지원군을 이끌고 달려온 덕분에 전황은 우리에게 어느 정도 유리하게 돌아가게 되었다. 하지만 상대는 야율아보기, 언제 이 상황이 다시 뒤집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지금 놈은 일부 병사들을 희생시키고 본진을 재정비하여 우리군을 되받아치려고 한다. 아마 놈의 생각대로 된다면 이 전투는 길어지게 되겠지. 어쩌면 우리가 패배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럼 우리에겐 이제 희망이 없게 된다."


그러자 병사들의 눈빛이 흔들렸다. 희망이 없어진다는 것은 나라의 멸망을 뜻하는 것이 아닌가. 그것을 본 태자는 다시 말을 이었다.


"이 싸움에서 패하면 우리들은 죽고 끝나겠지만 성 안의 일반 백성들은 전부 끌려가 노예가 되어 차라리 죽기를 바라는 비참한 삶을 살게 되겠지. 그걸 막을 수 있는 이들은 이제 우리 외엔 없다."

"어찌 막을 수 있겠습니까?!"

"여기 있는 우리 모두 성문을 열고 나가 놈들의 본진을 치자. 강장군과 척장군의 부대가 놈들을 뚫고 본진에 다다를 때까지 우리가 저들을 붙잡아 놓자. 그것만이 우리가 이길 수 있는 길이다. 그리만 된다면 우리는 이길 수 있다!"

"......!!"

"나는 나갈 것이다. 그대들은 나와 함께 하겠는가?"


그 말에 병사들은 서로를 돌아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저마다 들고 있는 창으로 땅을 찍거나 혹은 발로 땅을 차면서 싸울 각오가 되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태자는 그들에게 몸을 숙이며 절을 하고는 서문으로 나아가 칼을 뽑아들며 소리쳤다.


"성문을 열어라!! 모두 돌격!!"


문이 열리자 대광현과 함께 5천 병사들이 몰려나와 요, 말갈군의 본진으로 돌진하였다. 느닷없이 성 안에서 적잖은 군사들이 뛰쳐나오자 본진 외부를 수비하는 병사들이 이들을 막고자 하였다. 하지만 발해군은 어떻게 해서든 강윤 등이 도착할 때까지 이들을 붙잡아 놓아야 하였기에 온 힘을 다해 부딪쳤다. 다행히 대광현이 원한대로 아직 정비를 하지 못한 적들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였기에 생각보다 수월하게, 그리고 격렬하게 싸움을 풀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서문에서 사투가 진행될 때, 강윤은 마침내 동문을 해방시키는데 성공하였고 척유선과 아려는 각각 남, 북문의 적들을 밀어 붙이며 서문을 향해 나아갔다.


그러자 강윤은 잠시 휴식을 취하며 군을 재정비할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에게 서문의 소식이 전해졌다.


"장군께 아뢰오! 지금 놈들이 서문 밖에서 군을 재정비하고 있는데 태자 전하께서 군사를 이끌고 놈들과 싸우고 계십니다."

"......!!"


그 말을 듣자마자 강윤은 즉시 군사를 이끌고 동문으로 입성하여 서문으로 달렸다. 자신들이 도착하기까지 태자가 스스로 시간을 끌기 위해 무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쉴 틈이 없다.


"전하!!!"


서문으로 나오자 적들과 힘겹게 싸우고 있는 태자의 모습이 보였다. 이끌고 왔다는 5천 군사들도 전부 죽었는지 기껏해야 몇백 명밖에 보이지 않았다.


"전하!! 무리하지 마십시오! 강윤이 왔습니다!!"


그는 즉시 휘하의 병사들과 함께 적진으로 몸을 던졌다.


"제길.....!!!"

"빌어먹을!!!"


야율아보기와 오수걸몽의 입에서 마침내 거친 말이 튀어나왔다. 상황이 꼬여도 심각하게 꼬였다. 승리가 눈 앞에 있었다. 발해의 도성이 발 아래에 떨어질 날이 머지 않았다. 그런데 강윤이 나타나면서 일이 꼬이더니 본진을 재정비하는 것마저 어렵게 되었다.


"오냐! 내가 직접 상대해주마!!"


결국 분노가 꼭뒤까지 치솟은 야율아보기가 직접 창을 움켜쥐고 강윤을 향해 달려들려고 하였는데.....

남문과 북문 쪽에서 함성이 들리며 2갈래의 발해군이 나타났다.


"저기 놈들의 본진이 있다!! 놈들을 공격하라!!!"

"쳐라!! 한놈도 살아서 돌아가게 해서는 안된다!! 모조리 죽여라!!!"


척유선과 아려가 이끄는 부대가 마침내 남문과 북문의 적군을 격파하는데 성공하고 다다른 것이다. 당연히 그들 역시 태자 대광현이 무리하고 있다는 소식에 쉬지 않고 곧바로 달려온 것이고 그들 역시 적의 본진을 향해 돌격하였다.

마침내 요, 말갈의 본진은 3방향에서 협공을 받게 되었다. 그럼에도 이때까지 그들은 20만에 달하는 대군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이때부터는 3면에서 몰아치는 발해군에 의해 혼이 쏙빠질 정도로 정신이 없어졌다.


"야율질리특!!"


이렇게 된 이상 그냥 이런 상태로 싸울 수밖에 없다. 야율아보기는 강윤에게 달려들 생각을 거두었다. 정신없는 상황의 난전에서는 본진이 제대로 상황 파악을 하여 각 부대에게 명령을 전달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이는 오직 야율아보기, 자신 뿐이었다. 그래서 그는 본진에 남기로 하였고 대신 야율질리특을 불렀다.


"하명하소서."

"그대는 대요 제일의 맹장이다. 남쪽에서 천방지축으로 날뛰며 올라오는 적장의 목을 가져오라!!"

"예 폐하!!"


그는 휘하의 병사들을 이끌고 남쪽에서 올라오는 아려의 부대로 향했다. 그리고 야율배와 소류적, 소아고지 역시 몰려오는 적들을 막기 위해 명을 받고 뛰쳐나갔다.

전술이고 대열이고 이런걸 다 무시한 난전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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