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가진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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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아이텐스
작품등록일 :
2017.07.0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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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3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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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0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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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운명 - 왕국력 1013년 2월 봄 (9)

리루비안 연대기 제1부 - 모든 것을 가진 자




DUMMY

세상에서 색이 사라졌다.

모든 사물이 무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일순간의 풍경이었지만, 에릭은 확실하게 인지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순간 세상이 울리는 폭발이 일어났다. 귀가 먹먹해 질만큼 거대한 소리와 땅을 뒤흔드는 지진이 일어났다. 보호막이 없었으면 그 충격만으로 죽었을 것 같았다.

지진에 그만 중심을 잃은 이모뎁은 바닥을 굴렀다. 덕분에 어깨에서 떨어진 에릭도 바닥을 굴렀다.

“으아아악!”

방어막 덕분에 피해는 없었지만, 에릭은 반사적으로 비명을 질렀다. 덕분에 혀를 씹어서 결국 안 봐도 되는 피를 봤다.

간신히 바닥에 붙은 에릭은 바닥을 붙잡고 지진이 끝나길 기다렸다.

한동안 진행된 지진이 끝나고, 에릭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세상은 다시 색을 찾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일어난 이모뎁이 어디론가 뛰어가는 것이 보였다. 에릭도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켜 뒤를 보았다.

“와아.”

에릭은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바로 뒤에 산이 하나 통째로 들어갈 만큼 거대한 분화구가 하나 생겨있었다. 분화구에서는 여러 가지 색이 섞인 불길한 기운이 흘러나왔다.

에릭은 무심결에 마른침을 삼키다 혀에 생긴 상처에 비명을 질렀다.

혀를 치료한 에릭은 서둘러 분화구 쪽으로 달려갔다. 중간에 이모뎁이 떨어트린 것으로 보이는 자신의 칼도 주웠다.

“치에님! 이모뎁 씨! 루프리어스님!”

에릭은 셋의 이름을 부르며 뛰어갔다. 하지만 누구에게서도 대답은 없었다. 에릭은 흙에 발이 빠지는 것을 주의하며 분화구에 접근했다. 몇 개나 되는 흙더미를 헤치고 에릭은 드디어 분화구 안을 보았다.

분화구의 곳곳에선 어두운 기운이 올라왔고, 그 가운데엔 루프리어스가 주저앉아있었다. 이모뎁은 치에를 먼저 살피러 간 것인지 보이지 않았다. 에릭도 치에가 걱정되긴 마찬가지였지만, 우선 눈 앞에 보이는 루프리어스를 보러 내려갔다. 분화구 중심까지 상당한 거리가 있었기 때문에 에릭은 한참을 내려가야 했다.

루프리어스는 멍하니 있다가 누가 오는 것을 눈치채고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게 에릭이라는 것을 알자 루프리어스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괜찮으십니까?”

에릭은 자기도 모르게 루프리어스의 안부를 물었다. 버릇 같은 것이었지만, 상당히 의미 없는 질문이었다. 루프리어스는 에릭을 책망하는 대신 그 질문에 답해주었다.

“치에가 힘이 모자랐던 모양이야. 이모뎁에게 너무 강하게 맞은 탓이겠지. 그래도 보호막은 깼으니 다행이라고 할까나?”

루프리어스는 그렇게 말하고 입가에 흐르는 피를 소매로 닦았다. 에릭은 루프리어스가 피를 흘리고 있다는 것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상대가 신이라는 것도 잊어버리고, 에릭은 즉시 치료마법을 준비했다. 그러나 마법을 사용하기 전에 커다란 사실을 깨달았다. 루프리어스는 자신의 치료마법으로 치료할 수 없었다. 신체구조가 완전히 달랐다.

에릭은 그제야 자신의 치료마법이 포유류에게만 소용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자신이 멍청하게 포유류가 아닌 치에에게 마법을 사용했던 것이 떠올랐다. 치에에게 어떤 부작용이 있었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 오한이 들었다.

에릭은 마법을 취소하고 루프리어스에게 조금 더 다가갔다.

루프리어스는 중얼거리듯 말했다.

“이렇게 되는 것도 계산에 있긴 했지만, 바라던 건 아니군. 안타까운 일이야.”

루프리어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털었다.

“뭐, 그래도 힌트는 되었겠지.”

몸을 돌려 에릭을 향한 루프리어스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팔짱을 꼈다. 에릭은 루프리어스에게서 몇 발자국 떨어진 위치에서 멈췄다. 에릭은 루프리어스보다 키가 컸기 때문에 완전히 내려보는 구도가 되었다. 에릭은 미처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루프리어스도 상관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꼬마, 넌 날 죽이겠지? 아마 녀석이 이모뎁이나 치에가 날 죽이기 전에 날 죽이라고 주문했을 테니까 말이야. 그럼 날 죽이기 전에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마. 시간이 없으니 딱 하나만 해라.”

에릭은 잠시 놀라서 굳었다. 하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천천히 칼을 뽑았다. 자신이 이 자리에 어째서 왔는지 떠올렸다. 루프리어스는 전혀 저항의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더 베기 쉽도록 에릭이 내딛지 못한 한걸음을 더 다가와주기까지 했다.

에릭은 마른침을 삼켰다.

신을 죽인다. 성직자인 에릭에게 그것이 얼마나 큰 일인지는 말할 필요가 없었다. 아무리 신이 한 명 더 있다지만, 잘못하면 자신의 정체성을 위협할 수도 있었다. 그보다 더 앞서 세계의 균형을 해칠 수 있었다. 그 모든 결정이 자신의 손에 달려있었다. 에릭은 실감이 나지 않았다.

“아, 이건 질문과 상관 없이 내 개인적인 호의로 알려주는 거지만, 네가 몸을 담고 있는 종교는 녀석을 섬기는 종교야. 날 섬기는 종교는 존재하지 않거든. 그러니 마음 편히 먹어도 돼.”

그렇게 말한다고 한들 마음이 편해질 리가 없었다. 에릭은 신에게 들었던 말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으려고 했다. 그러나 좀처럼 잘 되지 않았다. 에릭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렇게 나온 말은 에릭이 가장 원해 마지 않는 것이었다.

“에린스는 살 수 있습니까?”

루프리어스는 미소를 지었다. 정말 그 질문으로 괜찮겠냐고 묻고 있었다.

얼마든지 세계의 진리를 물을 수도 있었다. 마법사라면 남은 여생을 팔아도 좋을 지식을 루프리어스는 가르쳐줄 수 있었다. 하지만 에릭은 고개를 저었다. 자신에겐 이거면 충분했다. 이것만 알 수 있으면 나머진 몰라도 충분했다. 설사 백치가 된다 하더라도 이것만큼은 알고 싶었다.

에릭의 결심을 본 루프리어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 대답은 ‘살 수 있다’다. 에린스는 살 수 있어. 이대로 가만히 두어도 네가 돌아갈 때쯤이면 눈을 뜨겠지. 다만 수명은 앞으로 길어야 30년이다. 하기 나름이겠지만, 대략 20년 정도 더 산다고 보면 되지. 변신을 앞으로 다신 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앞으로 완전변신을 한번이라도 더 했다간 즉사할거다. 본래 수명이 다한 상태지만, 능력이 워낙 강하기 때문이 숨이 붙어있을 뿐이야. 앞으로 침대에 앉혀두고 안정을 취하게 하면서 살면 30년은 더 살겠지.”

에릭은 안도감을 느꼈다. 지금 당장 죽어도 할말이 없을 정도인데, 30년이나 더 살 수 있다니. 에릭의 입장에서는 천국에라도 당도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뒤이어 날아온 루프리어스의 말에 에릭의 기쁨은 사그라졌다.

“하지만 넌 그렇게 못 산다. 그거 아나? 넌 오늘 부로 5년 3개월 23일 5시간밖에는 살지 못해. 네가 쓰고 있는 건틀릿과 칼, 그게 과연 아무런 대가 없이 그런 힘을 준다고 생각하나? 세상이 그렇게 편하면 좋겠지. 하지만 그것들의 대가는 너의 미래다. 네가 그것을 사용해서 행사한 힘은 모두 네 삶에 골고루 부과된다. 그것은 네 삶을 깎아먹고, 널 파멸로 이끌지. 물론 오늘 네가 사용한 분량은 고작 수명 5년치 밖에는 안돼. 문제는 이 다음이다. 넌 이 다음에 네 삶을 통째로 갉아먹을 사건과 조우할 거다. 넌 그걸 절대 묵과하지 못해. 안타깝지만 너에게 있는 건 파멸뿐이다.”

칼을 잡은 손이 떨렸다. 누가 자신의 사망선고를 듣고 태연할 수 있겠는가? 특히나 아직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 에릭의 입장에서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리였다. 에릭은 에린스를 홀로 남겨두고 떠나야 한다는 것이었다.

자신이 사라진 뒤에 에린스가 겪을 고통을 생각하면 에릭은 당장 루프리어스의 멱살을 흔들어서라도 그 운명을 바꾸고 싶었다.

루프리어스는 그런 에릭을 시험하겠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운명을 피하고 싶겠지? 피할 수 있다. 내가 그렇게 만들어주지 않아도 네가 얼마든지 피할 수 있다. 그냥 하루 동안만 수도로 돌아가지 않으면 돼. 그럼 넌 천수를 누릴 수 있고, 에린스의 앞날을 지켜줄 수 있지. 하지만 그 대가가 천 만 명의 목숨이라면 넌 그럴 수 있겠나?”

에릭은 그제야 이해했다. 루프리어스가 말한 시련이 무엇인지 에릭은 이해했다. 수도 앞에 수도 없이 늘어져 있을 시체의 행렬, 에릭이 그것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거라고 루프리어스는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에릭은 바로 그대로였다.

에릭은 이를 갈았다. 자신의 수명이 루프리어스가 말한 만큼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했다. 도리어 바로 죽지 않는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할 지경이었다. 에릭은 허탈하게 웃으며 칼을 잡지 않은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저에게 어울리는 최후로군요. 짐작은 하고 있었습니다. 제 최후는 그럴 거라는 걸요. 어릴 때 부모를 잃은 백마법 말곤 아무런 능력도 없는 아이는 평생을 누굴 지키지 못한 걸 후회하며 살아가겠죠. 감사합니다. 만약 모르고 있었더라면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했겠지요.”

손을 내린 에릭은 양 손으로 칼자루를 쥐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손으로 세상을 만든 존재를 죽인다. 평생 후회하며 살아갈 일이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었다.

“신에 의해 모든 것을 희생당한 아이야.”

에릭은 양 손을 머리 위로 올렸다. 루프리어스는 담담히 그 광경을 보았다.

“부디 행복 하거라.”

에릭은 칼을 내리쳤다. 칼은 부드럽게 루프리어스의 목을 쳤다. 잘린 목에서는 피가 솟구치지 않았다. 대신 처음부터 거기에 없었던 거처럼 스러져 내렸다.

루프리어스는 세상에서 사라졌다. 거기엔 빛의 폭발도 없었고, 넘치는 힘도, 빛나는 영광도, 천사의 박수도, 신의 격려도, 피조물의 야유도, 아무것도 없었다. 있는 건 루프리어스가 있었던 자리와 에릭 뿐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아무도 환영해주지 않는 일이었기 때문에, 에릭은 깨달을 수 있었다.

자신은 신을 죽였다.

“젠장!”

에릭은 역할을 끝낸 칼을 바닥에 집어 던졌다. 건틀릿과 칼집도 벗어서 집어 던졌다. 그리고 하늘을 보며 울부짖었다. 손의 흉터가 찢어질 것처럼 아파왔다.

“으아아아아아! 젠장! 젠장! 젠장! 왜!”

에릭은 발작적으로 땅을 팠다. 파헤쳐진 흙은 부드럽게 파졌다.

“대체 왜? 왜 나한테 이러는 거야!”

누구를 향하는지 모를 원망이 튀어나왔다.

평생을 희생하며 살아왔다. 자신을 괴롭히는 무리가 있어도 보복하지 않은 채 넘어왔고, 부모님이 죽었을 때도 참았고, 모든 인간을 대표해 강령술사와 맞섰고, 그 후유증으로 앓아 누워도 아무도 원망하지 않았다.

좋아하는 여자아이에게 오해를 사 미움을 받아도 참았고, 원하지도 않던 자리에 올라 원망을 받아도 참았고, 연인이 떠나갈 때도 참았고, 좋아하는 아이가 슬퍼하고, 고통을 받아도 참았고, 갑작스런 계시를 받아도 참았다. 그런데 자신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햇수를 샐 수 있는 수명과 허울뿐인 명예, 그리고 지켜보지도 못하는 소중한 사람의 임종밖에 없지 않은가?

“난 그저 모두의 행복을 바랐을 뿐이야! 그게 잘못됐어? 그게 잘못됐냐고!”

자신은 분명 최선의 선택을 했다. 누구도 상처입지 않고 지나갈 수 있는 길을 선택해왔다. 그러나 그 대가로 자신은 넝마가 되었다. 그리고 모두 자신을 뒤로 한 채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게 나아간 자들은 모두 상처투성이였다. 자신의 희생은 아무런 가치도 없었다.

자신의 삶은 아무런 가치도 없었다.

“그게 잘못이라면 뭐가 옳다는 건데!”

에릭은 구덩이에 칼과 건틀릿을 넣고, 그 위에 흙을 덮었다. 그것으로 안심되지 않아 밖의 흙더미를 마법으로 모아 분화구를 메웠다. 흙더미에 자신도 묻히는 것도 신경 쓰지 않고 신경질적으로 분화구를 메운 에릭은 흙이 허리까지 왔을 때야 그만두었다.

“난 어떻게 했어야 하냐고······.”

에릭은 주먹으로 바닥을 내려친 뒤에 분화구에서 나왔다. 에릭은 분화구에서 나오자마자 원래대로 돌아온 치에를 업고 오고 있는 이모뎁과 마주쳤다. 이모뎁은 이런 상황에서도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처리했냐?”

에릭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모뎁도 고개를 끄덕이고, 둘은 수도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항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2019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를 맞아 반겨주는 한파가 있었습니다만, 이제 한풀 꺾인 모양새입니다. 

올 한해는 또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좋은 일만 가득한 한해였으면 좋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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